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41
141. 러브홀릭 (5)
“혹시라도 어려운 것은 없습니까?”
“저작권 관련하여 권리를 인수할 의사는 없습니까?”
블루사아피어와 레드코랄의 권리가 남아 있었다. 계약해지가 되었지만 해지 전에 발표한 노래에 대한 저작권과 판권이 여전히 효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처분해야 회사의 정리가 원활했다. 권리를 두고 법인을 청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블루사파이어와 레드코랄이 나가서 BR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는데 거기다 주면 되지 않습니까?”
김운찬 실장이 그렇게 질문을 했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전민상 대표가 배신자라는 생각으로 거부하는 것 같았다. 그런 사정 때문에 딴 곳에 물색을 하는 중으로 보였다.
“그거야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죠. 권리관계가 규정된 관련 서류는 다 있습니까? 그러면 관리하는데 용이할 것입니다.”
저작권자들이 있고 그들에게 정산을 해주어야 했다. 물론 계약관계가 끝났을지라도 실연자에 대한 정산도 필요했다.
“그러면 며칠 안으로 정리해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300만 원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푼돈이라고 할 수 있는 돈으로 블루사파이어와 레드코랄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았다. 상표권까지 등록을 한 상황이라 그들이 그런 이름을 쓰지 못하고 별도의 이름으로 활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잔뜩 인상을 쓴 칼리 크리슨이 노래를 듣고 있었다. 존 드리먼드는 그런 그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만들거나 부르기 위해 모은 노래는 맘에 들지 않는데 남의 노래는 듣는 순간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면 그 심정이 어떨지 빤했다.
칼리 크리슨이 듣는 노래는 나탈리아 캐튼이 발매한 최신 앨범이었다. 타이틀곡인 ‘어 서튼 나이트’를 들으면서 찡그린 얼굴로 감탄을 하더니 마지막에 수록된 ‘러브홀릭’을 들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면서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대단해. 항상 기대 이상의 노래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 더구나 이런 감각적인 노래라니. 내가 필요한 노래도 이런 감각적인 노래야. 이번 앨범은 그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어.”
“작곡을 부탁한다고?”
“그래. 정규는 포기하기로 했어. 싱글이나 미니로 가려고. 지금 시대에 정규는 맞지 않아. 두 곡을 발표해도 한 곡은 묻히는 상황인데 열두 곡이나 발표하면 결국 낭비야. 나중에 싱글로 발표한 노래를 모아서 정규를 내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정규, 최소한 미니를 발표했는데 싱글이라니.”
존 드리먼드는 칼리 크리슨의 선언에 더욱 놀란 기색이 되었다. 존 드리먼드가 지금은 각종 차트의 상위권에 들어야 듣는다는 말을 하면서 싱글이나 미니 앨범을 내자고 해도 정규를 고집하던 그가 갑자기 변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앨범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데? 90% 이상 이미 음원을 다운로드 받는데. 번거롭게 CD플레이어에서 듣는 사람은 거의 없어. 그런 상황에서 앨범은 그저 팬들의 기념품에 불과해.”
“그래서 한국에 간다는 말이야?”
“그렇게 하면 되지. 그가 편곡을 해주러 온다고 했지만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이라도 가서 딱 한 곡, 타이틀곡을 받는 방향으로 계약을 해야지.”
“하지만 그가 만든 노래는 모두 여자가 부른 노래인데.”
“그는 남자지. 그러니 남자가 부르는 노래를 기본적으로 더 잘 만든다고 봐야해. 그럼에도 여자노래를 히트시켰어. 그리고 그가 부른 노래, 남자들이 부른 노래들을 다 들었는데 대단해. 언어가 다르기에 느낌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이지만 언어의 장벽이 없어.”
“언어의 장벽이 없다고?”
“그렇지. 저번에 걔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없었지. 거기다 노래를 들어도 마찬가지야. 비영어권 뮤지션이 만든 노래는 뭔가 어색한 느낌이 있는데 그런 것이 없어.”
“그러면 바로 찾아갈 거야?”
“그렇게 할 생각이야.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래를 만들기 전에 일종의 오디션을 본다고 하니 가서 노래도 불러야 하고.”
앤 플로린과 나탈리아 캐튼이 방송에 나와서 박재선에게 노래를 받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실험, 일종의 오디션이나 테스트 비슷한 것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하여 가수에 맞는 장르의 노래를 만들고 편곡을 했다.
“신인도 아닌데 무슨 오디션?”
“하여간 너도 이제 게을러졌어. 다른 뮤지션에 대해서도 관심을 좀 가져. 걔는 노래를 만들기 전에 노래할 사람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한다고 하잖아. 특히 음역대나 기교 등을 점검하고 가수가 알지 못했던 것까지 제대로 짚어준다는데.”
칼리 크리슨은 처음에는 박재선을 다소 무시했지만 앤 플로린에게 노래를 주고 성공하자 인정을 했고 지금은 경탄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노래를 받기 위해 뭐든 할 정도가 되었다.
“그에게 연락을 하여 만날 약속을 잡으라는 말이지?”
“그렇게 좀 부탁해. 일정에 맞춰 준비도 하고.”
칼리 크리슨의 말에 존 드리먼드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박재선에게 연락을 하니 일정만 통보해 주면 거기에 맞춰서 일정을 조정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박재선은 OST를 부르면서 음악방송에도 출연을 하고 있었다. 사실 OST는 드라마가 방송되는 방송국 외에는 음악방송에서 순위마저 제외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전면으로 보이콧을 하는 것은 아니었고 박재선을 섭외하려고 했다.
박재선이 부른 노래는 다른 OST나 큰 차이가 없지만 음원순위나 인기 면에서 조금 앞선 상황이었다. 마침내 1위 후보에 올랐고 다른 방송사에서도 무시하지 못하고 1위 후보에 올렸다.
“추가로 러브홀릭을 부를 생각이란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피팅은 뮤지카세븐의 래퍼인 우선영이 해줄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국내에 소개하고 싶기도 하고요.”
박재선에게 ‘갈증-사랑’외에 추가적인 무대를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박재선은 나탈리아 캐튼이 부르는 노래를 남자 버전으로 편곡하여 부르기로 했다. 한국에서 음원의 성적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소개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나탈리아 캐튼에게는 그렇게 하기로 양해를 구해놓은 상황이었고 곡의 저작권자이니 부르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박재선이 마침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를 불러준다고 하니 방송사에서는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박재선은 노래를 부른 다음에 음원까지 등록을 했다.
공중파와 케이블TV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르자 나탈리아 캐튼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졌고 박재선이 부른 것과 다른 매력을 지닌 원곡마저 듣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 결과 한국에서 다운로드를 하거나 스트리밍을 하는 사람이 증가했고 음원순위도 순식간에 10위권으로 치솟았다. 이는 빌보드차트 산정에도 반영이 되어 발매하는 1주차에 88위, 2주차에 55위까지 올라갔다.
그 사이에 박재선도 신곡을 추가로 발표했다. 댄스곡은 아니지만 경쾌한 발라드였다. ‘지금 우리는’이라는 곡으로 같은 제목의 노래가 있지만 여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노래였다.
“이거 반칙 아니에요?”
마침 로보틱스가 녹음한 것을 들려주려고 가니 리더인 이영인이 웃으면서 한 마디를 던졌다.
“뭐가 말이야?”
“대표님이 부르는 노래가 우리 노래보다 더 좋은 것 같은데 말이에요. 우리에게 부르라고 주지.”
“그거 너희가 소화할 수 있어? 노래야 부르겠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욕심은.”
“그거야 그렇지만 그런 노래로 나서면 우리가 어떻게 경쟁을 해요. 쉽지 않아 보이는데.”
“호기롭게 나를 바른다고 하던데 그런 패기는 어디로 가고?”
“그거야 그렇지만. 내내 앞에 있을 것 같은데.”
“난 딱 한 달만 방송활동을 하고 그만둘 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나야 현장에서 행사를 뛰어야지.”
“아우, 우린 방송에 행사까지 뛰어야 하니 죽었다고 복창해야겠네. 대표님, 전국일주 몇 번 하겠죠?”
“그렇다고 봐야지. 너희도 이번에 투자비 다 깠으니 제대로 정산 받을 것이다. 제대로 돈이 들어올 것이고. 전에 내가 몇 번 말했지만 아이돌 그룹은 나중에 남는 것은 골병든 몸과 통장의 숫자이다. 흥청망청 허투루 낭비하지 마라. 나중에 후회한다. 그거라도 두둑해야 그나마 좀 낫지.”
박재선이 어떻게 자산을 모았는지 들었고 이현제나 문세운이 그 일화는 잘 설명을 해준 상황이었다.
“무조건 모으고 있습니다. 오직 돈 쓰는 것은 숙소에서 치킨 시키는 것으로 한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세운이 형 조언을 따라 통장도 누구에게 맡기지 않기로 했고요.”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문제지만 실제 경험을 한 문세운이 나서서 경험담을 말해주니 다들 통장을 자신이 관리하고 있었다. 집안 사정이 어렵더라도 실제 생활비만 직접 보내는 상황이었다. 박재선도 법률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3년 후부터 연애하는 것을 막을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권장하고 싶지도 않다. 결국 연애도 돈이 들어가고 몰래 만나다보면 어두운 곳을 찾게 된다. 남의 시선을 피하다보면 결국 좋지 않은 것도 많이 접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박재선은 자신이 잔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보니 같이 활동했던 멤버들의 이야기를 했다.
박재선은 전에 만들어둔 곡 중에서 칼리 크리슨에게 어울릴만한 노래를 고르고 있었다. 대부분의 노래가 멜로디만 있고 편곡을 하지 않아 미완성이었지만 일단 부를 사람을 염두에 두고 고르자 10여 곡이 선정되었다.
“칼리 크리슨이 한국으로 온다는데, 노린 거야?”
김희경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박재선이 수록곡 공모에 응했는데 직접 온다고 하니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면이 없잖아 있지. 칼리 크리슨도 그렇고, 프로듀서인 존 드리먼드도 그렇지만, 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어. 하지만 이번에 나탈리아 캐튼의 앨범을 보고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는 거지. 한 번은 운이지만 두 번은 운이라 할 수가 없고.”
“그러면 칼리 크리슨이 타이틀곡으로 자기 노래 불러?”
“타이틀곡이라 말하기도 그렇지. 정규를 내려고 했는데 싱글로 선회했나봐. 지금 같은 시장상황에서 정규를 내는 것은 낭비라는 것을 안 거야. 주력 한두 곡 외에는 다 묻히지.”
“그럼 정규는 내지 않는 거야?”
“디지털 싱글로 내고 나중에 모아서 정규로 내는 것이 방법이지.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해나갈 것 같아. 나도 정규로 가려고 하다가 사실 그냥 디지털 싱글을 계속 내기로 했어. 지금까지 부른 노래 모아서 연말에 정규로 내려고 해.”
“그럼 매달 신곡을 내려고? 지금도 너무 한다고 다른 기획사에서 말이 나오는데. 우리가 너무 잘 나가 민폐라고 하나 봐.”
“매달은 아니지만 그때, 그때 내려고. 계절감각도 중요하고 트렌드도 있으니 거기에 맞춰서 노래를 낼 필요가 있어.”
‘시의적절’은 예술가에게 시류에 영합하는 것이라 그리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대중예술을 하는 상황에서는 필요한 덕목이었다. 굳이 대세를 거슬러서 어렵게 갈 필요는 없었다.
“칼리 크리슨마저 성공하면 작곡가로 먼저 이름을 날리는 것 아니야? 그러면 가수로 진출할 때 유명세를 가지고 가니 유리할 것이고. 그러다가 작곡 때문에 노래 부를 틈도 없을 수 있겠다.”
“사실 서너 명에게 노래를 주는 것이 금전적인 면을 생각하면 더 이득일 수도 있지. 하지만 작곡을 잘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노래를 부른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하는 면도 있으니 병행해야지.”
자신이 슈퍼스타, 월드스타가 되려면 직접 노래를 부를 필요도 있었다. 유명한 작곡가를 슈퍼스타니 월드스타니 하지는 않을 것이고 결국은 가수로 성공해야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