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40
140. 러브홀릭 (4)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북한보다는 그나마 낫지만 위에서 틀어버리면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들을 믿었다가는 결국 또 당하고 맙니다.”
성시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을 했다. 이번에 허가가 났지만 언제 취소할지 모르는 것이란 말을 덧붙였다. 오히려 안전대책을 수립하라고 경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활동하던 자들이 사라진 것은 확실합니까?”
“대부분 철수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저들도 관계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보여줘야 하기에 물러서지 못한 것 같습니다. 쟝시량이 주도한 일이라 그가 물러나면서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성시원 차관이 문제가 되던 사찰 문제도 해결이 되었다 보고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
박재선은 자신이 사건을 저질렀는데 며칠간 중국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궁금했지만 그럴 것이라 짐작했기에 그러려니 했다. 국가안전부의 내부통신망이 해킹을 당해 파괴가 된 것이 외부에 바로 알려질 수는 없었다.
물론 중국의 각종 사이트에 들어가서 뉴스를 살피는데 말이 없었고 심지어 격리된 공산당 사이트나 행정망, 군부망에도 그런 사실에 관하여는 언급 자체가 없었다. 아예 온라인으로 그런 사실 자체를 논하지 않는 것 같았다.
‘문제는 남겨놓은 흔적인데 그것으로 인해 또 다른 불씨가 당겨져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
일본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그것을 그냥 넘어갈 중국은 아니었다. 그걸 핑계로 외교적인 이득이라도 챙기려고 할 것이 뻔했다. 물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조용히 당하고 말 수도 있지만 중국의 속성상 불가능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밖에 없고 마침 적당한 목표물도 제공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하지도 않은 것을 인정할 수도 없을 것이니 외교적인 분란이 일어야 하는데 외부에 드러난 조짐은 없었다. 일본 정부 사이트까지 살폈지만 그저 중국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는 식의 언급만 몇 군데 드러나 있고 구체적인 사실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게 가능한 나라라면 지금처럼 행동하지도 않았겠지. 일본도 중국의 주장에 결코 양보는 하지 않을 것이다. 조사를 하여 흔적이 드러나지 않았으니 강경하게 나갈 것이다.’
일본이 외교적인 양보를 한다면 해킹사건을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었다. 결국 그런 대립이 벌어지면 중국은 전선이 넓어져서 더 이상 박재선이나 정우그룹에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쌈꾼 이양선에 관한 소식은 없습니까?”
박재선은 마침 예능촬영을 가기 위해 대기하는 상황에서 김운찬 실장에게 외부 소식을 들었는지 물었다.
여전히 그 일로 시끄러운 상황이지만 어디로 숨었는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동영상이 공개되었지만 국외에서 벌어진 일이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쌈꾼 이양선이 나타나지 않으니 사법기관도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나마 동영상의 공개적인 게시만 단속을 하는 정도였고 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네티즌만 이양선의 행방을 좇고 있지만 온라인 공간이 아닌 곳에서 힘을 발휘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디로 잠적했는지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소문에는 어딘가 짱박혔다는 말도 있고요. 기자들이 찾아가면 없었다고 하고요. 여론은 좋지 않지만 사람이니, 특히 젊은 남자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말도 있고, 아직 미혼이니 문제없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김운찬은 소문을 듣고 전달을 해주고 있었다. 박재선은 김운찬을 통해서 자신이 간과했던 부분이 없는지 점검했다.
“데드스팟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뭔가 들은 것 있어요?”
“해체한다고 하더니 그 이야기는 슬쩍 들어갔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그냥 없던 것처럼 문을 열 것 같습니다. 또한 각 방송국도 랩 경연 프로그램 두 개 모두 폐지한다고 하더니 쌈꾼 이양선만 하차시키고 그대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이 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가요?”
“그것보다 반중정서가 쌈꾼에 대한 배신감보다 더 크다고 보입니다. 중국 공안이 나서서 쌈꾼 동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인해 대중들의 반감이 커진 것이라 봅니다.”
“한동안 쌈꾼은 나타나지 않겠군요. 요즘 별명이 ‘벌거벗은 쌈꾼’이라는데 그 이야기가 사라져야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렇겠죠. 한 3년은 매체에서 암묵적인 출연금지 상태일 것입니다. 그 후에 어디서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제는 말한다고 하면서 예능에 출연하여 변명하고 슬금슬금 활동할 것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연예인들은 항상 그런 식으로 컴백을 했다. 자숙하는 기간 동안 자원봉사를 했고 생활고도 겪었다면 동정을 유발하는 작전을 썼고 그렇게 다시 활동을 했다.
“내가 주목받는 사태는 없었으면 하는데 달리 말은 없죠?”
“그렇죠. 요즘은 쌈꾼 관련 이야기는 많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굳이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어디선가 손을 쓰는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기사 올리면 프런트에서 커트한다는 말도 있고요.”
나라망신일 수 있는 내용 떠들어서 좋을 것도 없었고 정우그룹이나 한울그룹도 박재선과 관련하여 떠드는 것이 손해라 생각하여 손을 쓰고 있었다. 괜히 그것을 떠들어야 중국과 관계만 나빠질 것이니 시간이 흘러 가라앉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이상한 자들은 없습니까?”
“며칠 전부터 싹 다 사라진 것 같습니다. 경찰과 정보기관 사람만 몇 명 있지만 중국 쪽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요.”
경호원들의 주된 업무가 주변의 이상한 동태를 감시하는 역할이었고 김운찬이 사실상 지휘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박재선의 일정을 관리하는 책임자는 김운찬이기에 가깝게 지내었다.
“정보기관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정보기관에서 나온 사람들도 박재선이 움직이면 같이 움직여야 하기에 암묵적으로 협조체계가 구축이 되어 있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행선지를 통보하여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었다.
“철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관련된 중국 측의 채널이 변경된 것 같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뭔가 변화가 있다고 합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의 인원도 절반 가까이 교체가 되었다는 말도 있고요.”
보통 대사관의 직원들 중에 상당수는 정보기관의 인원이 파견을 나가있는데 그런 인원은 자주 교체가 되었다. 그런 자들이 교체가 되었다는 말은 정보라인의 교체로 판단할 수도 있었다.
“바뀌었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겠죠. 어쨌든 사라졌다고 해도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좀 더 주의를 해주세요.”
박재선은 언제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자신을 감시하던 중국의 국가안전부가 타격을 입었지만 똑같은 짓을 할 수 있었다.
박재선이 UY엔터의 유지한 실장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방송국에서 녹화한 후에 상암에서 식사를 할까 하다가 시간이 어정쩡해서 청담동으로 그냥 돌아가기로 했는데 여의도 주변에서 교통이 너무나 혼잡해서 당산동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왕에 왔으니 소고기로 먹자고.”
박재선은 당산동왕갈비라 써진 곳으로 가라고 했고 스텝들과 경호원들이 같이 조금 한적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주문이 끝난 직후 김운찬 실장이 숯불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을 가리키면서 귓속말을 했다.
“저 사람이 UY엔터 유지한 실장입니다.”
“UY엔터야 알지만 유지한 실장이라? 잘 모르겠군요.”
“YB엔터에서 5년 정도 근무하다가 UY의 창립멤버로 간 사람입니다. 전민상 사장이 자금은 마련했지만 실질적으로 블루사파이어와 레드코랄을 만든 기획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요? 거기 문 닫았다고 하죠?”
“문을 닫는 중일 겁니다. 아직 폐업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 사람이 끝까지 남아 마무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능력도 좋고 신의도 있는데 UY엔터 출신이라 받아주는 곳도 없어 여기서 일하는 것 같습니다.”
“듣기에 숯불을 가는 것도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데 능숙하게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아르바이트라도 했었나?”
“아마 여기가 부모님이 하는 갈비집인 것 같습니다. UY엔터 소속 연예인과 직원들이 방송국 근처에 오면 갈비집에서 식사를 했다던데 여기 같습니다. 식사 끝나고 조용히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김운찬 실장은 그렇게 말하고 고기를 구워서 식사부터 했다. 점심을 먹고 시작된 녹화가 길어져서 일곱 시가 넘은 시간에 끝났고 출발하고 한 시간 가까이 막힌 상황이라 아홉시가 다 되어가고 있어 배가 고팠다.
“한 잔 하자.”
박재선은 고기를 놓고 입맛을 다시는 이주나를 보면서 소주를 한 병 시켰다. 로드매니저와 경호원을 제외하고 김운찬 실장과 이주나까지 술잔을 돌렸다.
“고기에 한잔을 하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죠?”
“그래. 역시 한잔 하면 기분은 좋지. 그냥 간단히 입만 축이자고. 길어지면 내일 스케줄 힘들고.”
그렇게 말하고 가볍게 반주로 한두 잔을 했다. 그 때 김운찬 실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로를 가지고 나가는 사람을 따라갔다. 궁금한 것을 묻기로 한 것 같았다.
“여기가 자기 본가에서 하는 갈비집이라고 하네요.”
“UY엔터는 폐업했다고 해요?”
“다 정리를 했다고 합니다. 인수를 하려는 업체도 없어 정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냥 놔두고 퇴사를 하려고 했는데 누군가 그 처리를 해야 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폐업까지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감옥에 찾아가서 도장까지 받았나 봐요.”
“그냥 도망을 칠 것인데 그래도 정리하는 것을 보면 책임감은 있나 봅니다. 회사 어려워지면 다들 도망부터 치는데.”
“성격이 꼼꼼해서 매니저 할 때도 평판은 좋았고 UY엔터도 사실상 키웠다고 합니다. 지원실장을 맡아 회사를 운영했고요.”
잠시 자리를 비웠던 김운찬 실장이 다가와서 결과를 보고했다. 직접 관련은 없지만 한 때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민상 대표가 전하라는 말이 있다고 하니 와서 이야기를 할 것도 같습니다.”
“무슨 이야기요?”
그 때 유지한 실장이 다가왔고 김운찬이 안내를 하여 같이 앉게 했다. 조금 어려워하는 기색이었다. 이미 식사를 마무리한 시점이라 식혜와 수정과가 나오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전민상 대표님이 박재선 대표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니 누군가에게 화를 내다보니 그랬다고 합니다. 언제 찾아가서 말씀을 드릴까 하다가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렇게 오셨으니 다행입니다.”
그러면서 전민상 대표의 상황에 대해 말을 했다. 그는 상황이 좋지가 못했다. 중국의 스파이 짓을 한 것으로 찍혀 여러 가지 처벌을 받았고 자업자득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박재선을 모해하려고 했던 일을 사과했다. 유지한 실장도 일조를 한 면이 있어 그 부분도 용서를 구했다.
“전민상 대표님은 이것저것 처벌을 받다보니 징역 5년 정도를 받았습니다. 재판 하나는 아직 진행 중이고요. 다행히 빚은 그리 많지 않아 정리는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전민상 대표가 신용불량자로 오래 있었기에 금융권 대출이 되지 않아 오히려 문제가 없다고 했다. 대부분 중국 쪽에서 나온 자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업보다 폐업이 훨씬 어렵고 비용도 더 많이 드는 일이라고 푸념을 했다.
“그냥 방치를 하면 그게 또 감옥에 간 사람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지기에 깨끗이 정리해야 문제가 없습니다. 더구나 제가 정리를 하던 상황이라 저도 책임을 지는 수가 있고. 직무유기니 신의성실의 법칙 위반이니 하니까요.”
전민상 대표는 이미 문제가 크기에 어떻게 해도 문제가 아니지만 자신까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정리하는 것이라 변명을 했다. 어쨌든 책임감은 있어 보여 인간적인 연민의 감정이 들기도 했지만 달리 해줄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