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02
나 혼자 무한 보급! 202화
‘게임’의 끝에 다다라, 결국 평화를 되찾았다.
하지만 세상의 평화가 꼭 개인의 평화와 등치 되는 의미는 아니었다.
“아! 오랜만에 노니까 재밌네. 앞으 로 자주 불러도 될까?”
“생업 있는 사람들은 좀 사정을 봐줘 야겠는데…… 진짜 그렇게 재미없어?”
“하루 종일 플레이어들 뒤꽁무니 쫓아다니면서 쌈박질만 해대는 생활 을 반년 가까이 했는데 그럼 재미가 있을까?”
기함의 갑판에서 예진과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민수가 대답했다.
저 멀리서 붉게 타오르는 행성이 다가오고 있었다.
마땅한 기준도, 우주적 법칙도 통용 되지 않는 이곳.
지구-117의 차원경면에 세워진 아 카라트의 수도에서는 저것이 곧 시 계나 다름없었다.
“이 ‘게임’은 이제 영원히 반복되는 거니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을 앞으로도 계속해야 하니…… 뭐, 마 냥 재밌을 리는 없지.”
‘게임’은 이제 영원히 지속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우승자들 또한 어딘가에 서 나를 죽이기 위해 칼을 갈고 있 을 것이다.
그 모든 방해를 물리치며 앞으로도 이곳에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
영원히, 그야말로 무한히.
무한의 힘을 가진 내게는 무한한 시간이라는 짐 또한 지워졌다.
“뭐, 그래도 아주 재미가 없는 건 아냐. 온 우주의 차원을 헤집고 다니 니까 구경할 것도 많거든. 각 차원의 도그마들을 하나씩 들춰보면서 키워 주는 재미도 있고.”
“……후회 안 해?”
“후회?”
“나로서는…… 상상이 안 가. 영원 한 시간이라는 거.”
그래.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건 안다.
우주를 멸망시키고 새로 창조하는 건 대안이 될 수 없다.
지금의 우주를 유지하며 새로 만들 어내는 방법은 그것뿐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는 신의 운명 을 짊어지게 되었다.
신의 힘과 신의 운명은 있는데 정 작 신의 정신은 없다.
과연 그는 이 시간을 어떻게 버텨 나갈 생각인 걸까?
“후회 안 해.”
하지만 그런데도 민수의 대답은 단 호했다.
강하게 고개를 저은 민수가 다가오 는 행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주를 구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 내 인연과 지구와…… 네가 있는 우
주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야.”
“그리고 뭐 신 노릇 나쁜 것도 아 니잖아? 내 덕분에 아주 중실하고 재밌게 보내고 있다고.”
그렇게 대답한 민수가 힐끔 예진 쪽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면 너는 어때?”
“ 나?”
“아니, 너뿐만이 아니라 모두 말이 야. 지구의 ‘게임’을 계속하게 되면서 상위 관리자 권한으로 지구를 리셋 하긴 했지만, 정작 너희 기억은 그대 로잖아.” 이건 정말 민수도 예상 못 한 상태 였다.
그 날, 자신을 따라 최종전에 임했 던 지도부 플레이어들의 기억은 사 라지지 않았다.
무슨 사정이 있나 싶었지만, 굳이 자세한 건 알려 하지 않았다.
아니, 알 필요도 없었다. 지금의 나 는 관리자니까.
마음만 먹으면 다시금 모두의 기억 을 지우고 이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 었다.
“솔직히 좀…… 미안하기도 해. ‘게 임’의 기억 때문에 다들 새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애로사항 꽃피는 거, 나도 알고 있어.”
“신경 쓰지 마. 그건 우리가 감수해 야 하는 거야.”
“당장 너도 그렇고, 은비도 알바할 때마다 고생하고 있잖아. 어쩌면 다 내 욕심일지도 몰라. 이제 나를 기억 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너희라도 날 기억해 줬으면 싶은 마음에……
“김 민수.”
짐짓 엄하게 쏘아붙인 에진이 민수 의 손을 잡았다.
이젠 신이 되었어도, 남자 친구의 손은 여전히 따뜻했다.
“거기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그 건 네 짐이 아니야.”
“다들 힘들어하긴 하지만 그래도 널 원망하는 사람은 없어. ‘게임’의 기억이 가끔 사는 데 방해가 될 수 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젠 그것조차 소중한 거야. 이것도 어찌 되었든 인 연이니까.”
김민수라는 교집합 하나로 묶인 사 람들.
나도 은비도, 다른 모두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이 기억은 소중하다.
그러니 차라리 잊어버렸으면 좋겠 다는 생각 따윈 해본 적 없다.
맞잡은 손을 살짝 세게 잡으며 예 진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게 그리 나쁜 것도 아니거든.”
“ 응?”
“너도 알지? 나 엊그저께 경찰 관 뒀잖아.”
“아아, 그거……
엊그저께 마리아한테 보고가 올라 오긴 했었지.
그 순간, 민수의 표정에 살짝 실금 이 갔다.
“잠깐, 너 그거 설마……
“인간관계 다 정리하고 왔어. 아직 좀 남긴 했는데 그것도 한 달 안으 로 다 수습될 거야.”
예진의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피었다.
“나 의리 있는 여자야. 설마 내 남 자 친구 버려놓고 지구에서 혼자 호 의호식할 것 같았어?”
“예진아……!”
“같이 살자. 계속 같이 있자. 앞으 로 계속 함께 있자.”
앞으로 영원한 ‘게임’ 속을 내달리 게 될 이 남자.
이 고독한 남자의 곁에 나라도 남 아주고 싶다.
우주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영원에 몸을 던진 남자다.
그런 남자의 곁에 사랑하는 사람 하나 정도는 남아도 되지 않겠는가.
“우주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평생 재미있게 해줄게.”
“……흐으으으읍!”
그 순간, 시큰한 코를 문지르며 민 수가 예진을 번쩍 안아 들었다.
이전과는 달리 반항도 하지 않고, 가벼운 비명과 함께 예진이 민수 품 에 쏙 안겼다.
“하여간 짐승이야! 이 판국에 어딜 데려가려고?”
“어디 데려갈지 얘기 한 마디도 안 했어! 사실 너도 기대하고 있었던 거 잖아!”
“이, 이럴 땐 모르는 척 좀 해주면 안 돼?”
“시끄러! 아무튼, 못 참겠다! 다나! 지금 바로 선내의 빈방을 검…… 색……
그렇게 기세 좋게 몸을 돌리려던 순간.
민수의 눈이 갑판 출입문에 쪼르르 선 시선들과 마주쳤다.
“크으! 이야, 예진이 멋있다! 그래! 연애는 그렇게 하는 거야!”
“젊은 애들이라 기운도 좋아. 눈 마 주친 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바 로……
“형님 각 나온다고 바로 안아 드는 거 봐! 상남자 인정하십니까?”
“인정! 쌉인정!”
휘파람을 불며 환호하는 다른 동료 들
“어, 어, 어, 어, 어……?!”
“은비. 정신 차려!”
“참 한결 같아. 저 사람들.”
하얗게 질린 은비.
그런 은비를 말리는 나브.
작게 탄식하는 엘레나.
“……아침 댓바람부터 이런 걸 보 게 되다니.”
“이래서 장거리 연애가 무섭지.”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측근 두 사람.
마리아와 알리아가 서늘한 눈으로 민수와 예진을 바라봤다.
“지구 시간으로 이제 겨우 오전 6 시입니다만. 그럴 기운이 나십니까?” “아니, 잠깐. 마리아. 일단 우리 얘 기를……
“그래! 아주 기운이 펄펄 난다! 왜, 꼽냐?!”
머뭇거리는 예진을 안은 민수가 적 반하장으로 버럭 성을 냈다.
자식들이 눈치도 없이, 꼭 이렇게 몰려들어 구경해야 하나?
“알았으면 비켜! 앞으로 3시간…… 아니, 6시간은 건들지 마! 내 말 알 아들었……
“그거라면 죄송합니다만, 폐하.”
“또 뭐야?”
“두 분 연애사정은 조금 나중에 진 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살짝 고개를 숙였다 드는 마리아.
어느새 차분한 눈을 되찾은 그녀가 입을 열었다.
“트리바드-903에서 코드 A 상황이 발령되었습니다. 현재 우시아-641에 서 갈중혁 노사를 모셔오고 있습니 다.”
아르카 왕국의 기사왕이자 건국군주. 대륙 유일의 소드마스터.
여덟 기사단의 기사단장이자 대륙 의 지배자. 북부의 대족장. 남부의 대추장.
“끝인가……
하지만 그런 명칭 따위, 멸망 앞에 서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무너지는 성벽을 바라보며 마르온 이 탄식했다.
“정말 이것으로 제국의 치세는 끝 나는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대륙을 덮친 기현상.
허공에서 나타나는 괴물들. 눈 앞에 펼쳐진 상태창이라는 물건.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인 채 다가오 는 멸망에 맞서 싸워왔지만 역부족 이었다.
여덟 기사단은 전멸하고, 제국군의 정병은 와해되었다.
적들은 우리를 포위하고, 군량은 시 시각각 줄어만 갔다.
‘그리고……
이제 그 모든 것들의 끝이 찾아왔 다.
식량은 동난 지 오래. 수도 안은 이 미 부상자 천지.
그 틈을 노리고, 지금 미지의 침략 자들이 성을 공략하고 있었다.
성벽이 무너진 이상 더는 저항할 여력조차도 없다.
검을 굳게 쥔 마르온이 눈앞의 괴 물을 노려봤다.
“또 저놈인가.”
“크롸아아아!”
기이한 비명과 함께 성벽을 헤집고 나타난 시커먼 흉물이 꿈틀거렸다.
뱀인지, 지렁이인지, 아니면 전설 속의 용인지.
형체를 정의하기 힘들지만 그런 건 알 바 아니다.
이미 죽음을 각오했는데 두려울 게 뭐란 말인가.
“……덤벼라! 괴물아! 내가 제국의 마지막 기사다!”
온 힘을 다해 오러를 뽑아내며 마 르온이 고함쳤다.
여기까지 오며 여덟 기사단을 모두 삼켜 버린 저 괴물.
먼저 간 나의 기사들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꼴사납게 죽을 수는 없다.
“짐은 이 제국의 군주 마르온이다! 짐의 충성스러운 기사들을 집어삼킨 대가를 받아가겠다!”
“크롸아아아아아아아!”
“네 이놈! 엄한 사람 건들지 말고 짐에게 오라! 짐은 네놈의……?!”
콰아아아앙!
그때, 하늘에서 날아온 검은 광선이 괴물의 사지를 박살 냈다.
“……어?”
“크롸아! 꽈라아아아악!”
“아, 거 새끼 비명 꼬라지하고는.”
거친 욕지거리와 함께 광선의 주인 공이 놈의 머리를 쪼갰다.
비명도 못 지르고 축 늘어지는 검 은 괴물.
뒤늦게 그 정체를 파악한 마르온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뜨였다.
“그, 그거…… 소드 오러……?”
“호오. 거기 젊은 군주가 천자께서 말씀하신 생존자인가?”
검은 오러와 검은 도포를 두른 노 인.
“그런 것 같은데요? 애초에 여기 사람 저 아저씨밖에 없다는데.”
차림새는 마찬가지지만, 나이가 퍽 어려 보이는 여성.
뒤늦게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이 번엔 검은 그림자가 마르온의 머리 를 뒤덮었다.
“저, 저건……?!”
하늘을 가리는 거대한 황금의 배.
금색으로 번쩍이는 그 육중한 존재 감이 지상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지, 어떻게 나타난 건지는 모른다.
그림자만으로 이 성을 다 뒤덮어버 릴 정도의 거대한 크기.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마르온의 손 에서 힘없이 검이 떨어졌다.
“대, 대체 이게 무엇이란 말인 가……?”
“알 필요 없네. 젊은 군주여.”
노인, 갈중혁이 웃음과 함께 마르온 의 어깨를 탁탁 두들겼다.
그 손길에 마르온이 힘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천자께서 그대들을 어여삐 여기시 어 친히 그 군세를 끌고 이곳에 왕 림하셨다네. 천자의 명을 받들어 이 땅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 시게나.”
“서, 설명을…… 이게 어떻게 된 건 지 설명을……
“스승님! 슬슬 몰려옵니다!” 넋나간 마르온의 질문보다 거친 고 함이 먼저 들려왔다.
마르온을 내버려둔 채 갈중혁이 냉 큼 몸을 돌렸다.
“허허어……
그 짧은 시간 사이 성벽 밖은 난장 판이 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광선마냥 쏟아지는 시커 먼 검강의 소나기들.
갈가리 찢겨 날아가는 몬스터들 사 이에서 은비의 상쾌한 목소리가 들 려왔다.
“어휴! 시워어어언하다!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네!”
“하하하하하! 아무렴 그래야지. 은 비야! 넌 역시 칼을 들고 있을 때가 제일 아름답구나!”
폭소를 터뜨린 갈중혁이 검강을 뽑 은 채 은비와 함께 뛰어내렸다.
두 줄기의 검강이 몬스터들을 찢고 불태우고 소멸시킨다.
그렇게 정신없이 검을 휘두르던 중 갈중혁이 은비를 바라보더니 씩 웃 었다.
“은비야. 이러지 말고 날 따라오려 무나.”
“스승님을요?”
“내 무림 개혁의 일환으로 마교 단 속부터 하고자 하는데 이놈들이 도 통 말을 안 들어먹는구나. 그렇다고 마냥 역정만 내자니 이젠 내 나이도 있고……
“흐으음……
“장담하는데 네가 오면 단숨에 마 교의 하늘까지 닿을 수 있을 게다. 어떠냐? 생각 없느냐?”
한창 싸우는 와중에도 그리 은근하 게 유혹하는 갈증혁.
거칠게 칼을 뽑아 든 은비가 짧은 시간 동안 생각에 잠겼다.
‘……틀린 말은 없긴 한데.’ 확실히 나는 이쪽에 더 재능이 있 는 거 같다.
칼질하고 있으면 짜릿하고, 수련하 고 있으면 상쾌하다.
성적도 안 나오는 공부나, 진상 상 대하는 편의점 알바 따윈 영 적성에 안 맞는다.
‘아주 작정하고 칼밥 먹는 길…… 나쁘진 않겠는걸?’
재능도 있고,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 오니까.
차라리 이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하지만.
“……죄송합니다! 스승님!”
“뭐라?”
“어차피 칼밥 먹을 거면, 제 남자 옆에서 먹겠습니다! 불초 제자를 용 서하십시오!”
부우우우웅!
그렇게 대답한 은비가 검강 맺힌 검을 붕붕 휘두르며 질주했다.
믹서기 마냥 몬스터들을 갈아버리 며 전진하는 은비.
그 모습을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길 잠시, 이윽고 갈중혁이 폭소를 터뜨 렸다.
“……허허, 참. 젊다는 게 좋구나.”
아무래도 애제자를 데려오는 건 무 리일 것 같다.
바로 미련을 접은 갈중혁이 다음 몬스터 무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 * *
한편 그 시각. 왕성 위.
다차원 항행용 신규 전함 호메오스 타시스의 함교.
“다나, 상황은?”
[왕성 외부 적성 세력 40% 격파.]“ 역시.”
은비랑 천마 어르신 모셔오니 일이 빨리 풀리네.
흐뭇한 미소와 함께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끼리 했으면 하루 정도 걸렸 을 텐데, 협조 받으니 아주 술술 풀 리네.”
“역시 우리 쪽으로 포섭하는 게 나 을 거라고 봅니다, 폐하.”
바로 옆에 있던 마리아가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인력 부족 문제로 곤란 을 겪던 차였습니다. 이미 실적이 있 는 플레이어들이니 우리에게 가세한 다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건 그 사람들이 정할 문제지. 난 억지로 관여 안 하려고.”
“그리 원하신다면.”
꾸벅 고개를 숙이고 뒤로 물러나는 마리아.
그런 그녀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 준 민수가 밑을 바라보았다.
“ 와우.”
왕성을 포위한 몬스터들이 그야말 로 삭제되고 있었다.
비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삭제.
놈들이 죽어 나자빠지는 게 눈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확실히 실적이 좋긴 한데…… 흐 음. 어쩐다.’
나중에 슬쩍 말이라도 해볼까?
강요는 아니고 나름대로 스카우트 제의니까.
직장 있는 사람들은 출퇴근 식으로 근무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뭐, 됐다.”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해도 충분하겠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금 시 선을 끼릭 돌렸다.
마침 호메오스타시스의 카메라가 마르온의 정수리를 비추고 있었다.
넋 나간 얼굴로 주저앉아 있는 걸 보니 참 복잡한 심정이다.
하긴 아카라트의 무력행사를 목격 한 사람들은 보통 저런 표정을 짓곤 하지.
“계속 놔뒀다간 심장마비로 돌아가 시겠네. 마리아. 직접 내려간다.”
“알겠습니다.”
“저 사람이 마르온이지? 직접 접촉 해서 무장시키고 태세 정비한다. 24 시간 내로 왕성 주변 정리하고, 한 달 내로 여기 상황 정리하자고.”
그렇게 명령을 마치기 무섭게.
빛에 휩싸인 민수의 몸이 지상의 마르온 앞에 나타났다.
“허 억!”
“에헤이, 잠깐!”
갑작스런 광채에 깜짝 놀란 마르온 이 벌렁 나동그라졌다.
허둥지둥 그런 그를 제지한 민수가 얼른 그를 일으켜세웠다.
“일국의 왕이나 하시는 양반이 왜 그리 겁이 많습니까? 자, 정신 차리 세요.” “다, 다, 당신은……?”
“나? 저 위에 뜬 저거 차주.”
대수롭지 않게 하늘에 뜬 호메오스 타시스를 가리키는 손가락.
순간 마르온의 얼굴이 경악으로 얼 어붙었다.
“그, 그럼 당신이……?”
저 황금 배. 지금 적들을 짓부수고 다니는 저 신병들.
그것들의 주인이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남자라니.
그런 게 가능하다면, 이 남자의 정 체는 분명……?!
“주, 주신이시여! 무례를 용서하여 주십……!”
“어허! 나 신 아냐.”
“ 네?”
“아니, 신은커녕 엄청 나쁜 놈이야. 굳이 비유하면 이 ‘게임’의 최종 보 스지.”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게임’의 목 적은 하나.
나를 죽일 때까지 영원히 계속될 거니까.
그러니 신이기도 하면서 악마이기 도 하다.
결국 이 모든 건 나의 선택으로 이 루어진 것.
그러니 나도 그 대가를 영원히 치 러 드려야지.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아무튼 난 아저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개 쩌는 놈이고, 아저씨를 도와줄 생각 이니까. 이해했지?”
“네, 네!”
“오케이. 대답 시원하네. 그런 의미 에서…… 그때 민수의 손에서 퐁 하고 나타 나는 무언가.
얼른 그 포장을 벗긴 민수가 마르 온의 코앞에 그걸 내밀었다.
“자! 일단 이거 드시고.”
“어••••••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막 포장을 벗 긴 초코바.
달콤한 냄새에 닷새를 굶주린 마르 온의 뱃속이 요동쳤다.
홀린 눈으로 그것을 받아드는 마르온.
손까지 벌벌 떨며 그걸 입에 넣는 그 앞에서.
뒷짐을 진 민수가 흐뭇한 미소와 함께 외쳤다.
“배고프지? 특별히 싸게 해줄게!”
〈完〉
#작가 후기
이 글을 쓰는 동안, 총 세 번을 울었 습니다.
연재 전, 재미없다는 평가를 듣고 9 화 분량을 지우고 나서 서러움에 찔끔 눈물이 났고.
계약을 위해 마주앉은 자리에서 계약 서를 보다가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서 살짝 울고.
그리고 지금, 마지막 편을 쓰고 이 후기를 쓰기 전에 잠깐 울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아스트랄로입니다 . 이 글의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사실 오리지널 작품을 완결까지 쓰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언제나 쓰던 건 팬픽이었고, 그건 엄 밀히 말하면 제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 었죠.
다른 소규모 플랫폼에서 유료 연재를 해본 적이 있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 로 인해 그 또한 연중하게 되었습니 다.
결국 스스로 만들어낸 무언가를 마지 막까지 써본 건 이번이 처음인 셈입니 다.
다른 작가들은 습작으로 치부할 글이 었고, 저 또한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이 참으로 과분한 사 랑을 받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결국 유료화를 하게 되었고, 이젠 어 디 가서 스스로를 작가로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심도 많이 받았고, 부모님께 자랑 스러운 아들도 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이 글은 저 를 작가로 만들어주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글이 대단하다거나 하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쓰면 쓸수록 스스로의 미흡함과 부족 한 점을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썼어야 했었는데. 이걸 짚고 넘어갔어야 했었는데.
그런 후회들을 안은 채 저는 지금 여 기까지 다다랐습니다.
물론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다 때늦 은 후회지만요. 三三…….
아무튼 여기까지 와주셨으니,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상업작가 아스트랄로의 첫 완결작, ‘나 혼자 무한 보급!’은 여기서 끝났습 니다.
여기까지 함께 해주신 모든 사람들에 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학생 때부터 아들이 글 쓰는 재주가 있다는 걸 너무나도 기뻐하시던 어머 니.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그래도 가는 데마다 아들이 작가라고 자랑하시던 아버지.
밤중에도 저의 피드백 요청에 귀찮은 기색 없이 응해주시던 KW의 관계자분
저한테 웹소설이 뭔지 가르쳐주고,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으신 방구석 김씨 작가님.
이 글을 인연으로 만나게 된 수많은 작가 동료들.
가끔 힘들고 지칠 때 나를 지지해줬 던 엘, 나라카, 클라드, 그리고 형 동 생과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까지 와주신 당신에게 감사하는 바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바로 당신.
당신이 있었기에 저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작가를 있게 하는 것은 독자이기에, 마지막 순간에 독자가 함께 해주는 것 이 최고의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이 어디에 사는 누구이건 간에, 이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주신 것만 으로도 저에게 있어 크나큰 영광입니 다.
이 글은 제가 썼으나, 이 글을 여기 까지 오게 한 건 당신입니다.
앞으로 제가 쓸 수많은 글의 마지막 에서, 오늘처럼 당신과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쌓인 이야기가 많다 보니 조금 말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이걸로 후기를 마무리지을까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은 2019년 12월 23일 밤 10시 50분.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시간은 크리 스마스 밤일 겁니다.
당신에게 성탄의 축복과 새해의 행 운, 그리고 세상의 모든 좋은 인연이 함께하길 빕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조만간 신작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 다.
2019년 12월 23일.
아스트랄로로부터 당신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