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61
161. 불운을 행운으로 (6)
“하지만 해킹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범인을 색출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조치였습니다.”
“해커가 해킹한 목적은 전민상과 우리의 연결고리를 밝히는 것이었어. 결국 해커가 원한 대로 연결고리가 드러났고 한국의 사법기관에 의해 단죄가 되었지. 증명이 쉽지 않은 스파이 혐의가 아닌 다른 혐의였지만. 그걸로 목적이 달성되었으니 그냥 두었어야 했는데 계속 귀찮게 하니 해커가 재차 일을 벌였어.”
“한국에 사람을 보낸 것 때문에 2차 해킹을 초래했다는 말씀이군요. 그 일에 대한 응징으로 서버를 망가뜨린 것입니까?”
“그렇게 분석이 되지. 하지만 쌈꾼이란 자를 응징한 이후에 3차 해킹을 했는데 그 이유가 참 애매해. 쌈꾼의 행위는 박재선을 표적으로 만드는 행위였고 우리는 그걸 응징했는데. 그 때문에 해커의 정체를 밝히는 것에 혼선이 생겼지.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었어. 그 행동은 박재선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중국을 존엄을 해치는 자에 대한 응징이었지. 그걸 우리는 착각했기에 제대로 분석이 되지 않았지.”
“설마 우리에게 굴복하라는 메시지입니까? 우리 중국이 그냥 당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까?”
시메이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이 조금 걱정스러운 량위안청이었다. 어느 순간 중국인들은 오만해지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도광양회를 내세웠는데 지금은 중화의 굴기를 외치고 있었다.
“그렇지. 그냥 패배를 승복해야 했어. 이후 쟝시량을 정리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지만 이번 일은 결국 또 다른 재앙을 초래하는 단초가 될 거야. 실로 멍청한 짓이지.”
“그러면 오늘이나 가까운 미래에 뭔가 일이 터질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어떻게든 막아야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인터넷 통신부터 무선통신까지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하란 말인가? 그렇게 하지 않는 이상 방도가 없어.”
중국은 수많은 외부 통신선로를 통해 외국의 통신망과 연결이 되고 있었다. 그걸 차단하는 순간 스스로 고립이 되고 말았다. 글로벌 시대에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다시 냉전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고 개혁개방을 통해 이룩한 모든 성과를 무로 돌린다는 의미였다.
“어디가 타깃이 될 것 같습니까?”
“내 생각에는 금융 파트일 것 같아. 해커가 2차에서 손대지 않은 곳이 금융이야. 해커도 그렇게 했다가 얼마나 큰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기에 피한 거지. 그때 금융기관까지 손을 댔다면 끔찍했을 거야. 만일 이번에 은행이나 증권을 건드린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이 초래될 거야. 그리고 우리는 박재선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을 것이고.”
량위안청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말을 했다.
오철환 감독은 주로 레이크스튜디오에 있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봤지만 이호수 대표의 불륜 사건이 터지자 갈 곳이 애매해지고 말았다. 엄밀히 말해 정식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 계약을 한 임시직이고 그것도 이호수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었다.
“빈 공간을 하나 줄 것이니 우리 회사로 와요.”
박재선은 집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듣고 회사로 오라고 했다. 오철환 감독이 오자 같이 식사부터 하러 갔다. 궁금한 것도 있고 할 말도 있었다.
“어제 이사회를 했고 이호수 대표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 회사 정관상 이사, 대표이사의 선임이나 해임은 주주총회에서 결의해야 하기에 며칠 후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처리할 예정이라 합니다.”
“이호수 대표가 회사 지분 과반을 가진 것이 아닙니까?”
오너로 꽤나 안정적인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과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죠. 부부싸움으로 인해 주주의 의견이 갈렸습니다.”
“설마 일부 주식이 부인 명의로 되어 있습니까?”
“합쳐서 60%인데 20%가 날아가서 40%가 되었습니다. 부인이 등기이사와 부사장을 맡고 있고요. 투자자 네 명이 10%씩 가지고 있고 사외이사나 감사를 한 명씩 보낸 상태이죠.”
“레이크스튜디오도 이호수 대표가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해임을 해도 문제이겠군요. 이후 어떻게 한답니까?”
“지금 두 작품을 제작 중인데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부인이 나설 것이란 말도 있지만 사무에 대해서는 알지만 제작은 전혀 모르는 상태입니다. 혹시 그 회사에 관심이 있습니까?”
오철환 감독이 의중을 물었다. 박재선도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여건이 되지 않아 보류하고 있었다. 이미 제작에 투자하여 성과를 내고 있었다.
“회사가 붕 뜨지 않았습니까? 엔터 업계에서 그런 일 터지면 회사 문 닫거나 팍 쪼그라들죠.”
불륜을 폭로하는 정도로 응징을 마치기에는 약과였다. 그 정도 해서는 성이 차지 않았다. 뭔가 더 큰 대가를 받고 싶었다. 그러다가 레이크스튜디오에 생각이 미쳤고 그걸 가져오고 싶었다. 평생에 걸쳐 이룩한 것 정도는 가져와야 저울의 추가 맞을 것 같았다.
“한 때 회사를 상장할 꿈에 부풀어있었고 상장만 되면 수백억 원 가치가 될 것이라 기대했는데 이번 일로 인해 물거품이 되고 말았죠. 조만간 회사를 문 닫아야 할 겁니다.”
이호수 사장의 능력과 인맥으로 이끌어가는 회사였다. 이호수 사장이 쫓겨난다면 그 회사에 속한 연출자, 제작PD, 촬영스텝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질 것이고 그러면 끝이었다. 오철환만 해도 다음 작품을 같이할 계획이었는데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혹시 인수할 의사가 있다면 그 부인과 투자자들에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호수 사장도 현실을 깨달았을 것이니 지분을 양도할 의향이 있는지 말해보죠.”
박재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필요한 부분을 말했다. 오철환 감독도 이대로 레이크스튜디오가 무너지는 것은 아까웠다.
“그건 차차 생각해 보고요, 사실 제가 시나리오를 몇 편 적었습니다. 한 번 보고 제작할 가치가 있는지 평가를 좀 해주었으면 합니다. 요즘 그리 바쁜 것 같지 않으면 말입니다.”
디즈니플레이어에 올릴 것도 이미 편집이 끝나 새로운 작품을 구상, 시나리오를 찾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생각이었다. 만일에 시나리오가 괜찮다면 오철환 감독과 같이 작업을 할 생각도 있었다.
“작사·작곡, 노래, 연기, 거기에 시나리오까지 집필한다는 말입니까? 궁금하기도 하군요.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동시에 집필했고요?”
“올 봄부터 시간이 나면 조금씩 적었습니다. 촬영 중간에 비는 시간을 이용하여 곡을 만들기도 했지만 글도 좀 적었죠. 그러면 시간도 잘 가고요.”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데리고 와서 시나리오를 건넸고 비어있는 사무실로 가서 읽기 시작했다.
오후 내내 사무실에 박혀 시나리오를 읽은 오철환 감독은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란 드라마 시나리오가 제일 맘에 든다면서 연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제작에 진출하는데 굳이 다른 사람의 작품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재선은 자기 재주를 뽐내는 것 같아 조금 쑥스러웠지만 본론을 이야기했다. 제작사를 인수해도 간판으로 내세울 사람이 필요했고 실력 있는 연출자와 스텝을 끌어와야 했다.
“이번 기회에 레이크스튜디오를 인수하거나 최소 ‘사랑스러운 엘프의 여왕’의 제작진을 영입하고 싶은 건가요?”
“그랬으면 하는데 어떤가요?”
“자금만 한 50억 있으면 가능하죠. 제작사라는 것이 결국 제작시스템과 스텝인데, 그건 사람이죠. 지금처럼 일이 터지면 무너지고 말죠. 대표나 경영진이 흔들리면 끝이죠.”
“당장은 아니지만 상황을 봐서 진행했으면 합니다. 투자를 받은 자금도 절반은 있고 전반기 영업을 잘해 유보금도 꽤나 되니 그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감독님과 반반으로 투자할 수도 있고요.”
오철한의 영화 ‘한계상황’, 드라마 ‘사랑스러운 엘프의 여왕’을 성공시키면서 꽤나 많은 개런티를 받았기에 투자할 여력이 있었다. 물론 투자를 원하지 않으면 전부 투자할 수도 있었다.
“한 번 생각을 해보죠. 그러면 이 작품은 제가 제작하는 것으로 하죠. 5회까지 나왔는데 몇 회를 예상하고 있습니까?”
“총 16회 정도로 구상을 했는데 시놉대로 쓴다면 조금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직 대본 쓰는 것이 미숙하니 그런 것 같습니다. 초고가 나오고 탈고를 하면서 분량을 맞출 수도 있고요.”
“음악감독은 박 대표가 맡는 것이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죠. 제가 쓴 글이고 분위기를 잘 아는 편이니 OST나 사운드트랙을 만드는 것이 용이할 것이고요.”
“이 작품을 제작하고 그 이후에 유지은 작가가 시나리오 하나를 준비한다고 하니 그걸 들어가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오철환 감독은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콘티까지 작성을 하고 있었다. 이미 끼적거려놓은 것이 꽤나 있어 보였다.
“제작PD가 있어야죠?”
“같이 일하던 곽명석이를 오라고 하면 됩니다. 조연출은 이상기를 시키면 되고요. 촬감은 레이크스튜디오의 홍성민 부감독을 오라고 하면 되고요. 다들 프리랜서이니 움직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고요. 나머지 미술, 소품, 분장, 음향도 사람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고요.”
좋은 일자리가 없지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시나리오와 그걸 살려줄 연출자이고 그것만 있으면 제작은 문제가 없다는 말이었다. 물론 제작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건 박재선이 해결하면 되었다.
“그리고 여기 ‘그녀의 이야기(가제)’는 최영진이라고 여자 PD가 있는데 어울릴 것도 같습니다. 걔도 좋은 시나리오를 찾는데 한 번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그래요? 그러면 한 번 시나리오를 주고 의향을 물어보도록 하십시오. 내가 듣기에 한 작품 제작하는 것보다 두세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들었으니.”
“그건 그렇죠. 공유비용이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전문 인력을 고용하는데 부담이 적고요.”
전문인력이 필요한 일을 외주로 처리하는 것과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의 장단점에 대해여 설명을 했고 내부에 고용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쨌든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사무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계약을 하고 진행을 하죠. 제작비야 끌어오는 것이 그리 어려울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정우그룹, 한울그룹, 거기에 서린그룹도 참여를 한다고 하니. 서린그룹에서 투자를 하면 서린리조트가 있으니 야외 로케이션도 용이할 것입니다.”
박재선은 골프를 치러 가서 서린그룹 강정우 본부장과 몇 번 만나기도 했다. 결국 좋은 작품이 있으면 서린그룹도 투자하고 PPL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물론 제작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에 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었다.
레이크스튜디오의 대표인 이호수는 며칠 사이에 10년은 더 늙은 것처럼 보였다. 오철환 감독의 연락을 받고 시내의 모처에서 만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동방TV에서 약점을 잡고 어떻게든 박재선 대표를 중국에 보내라고 협박했습니까?”
오철환 감독은 상황이 어떻게 진행이 된 것인지 짐작하기에 확인을 했다. 박재선을 만나서 폭로에 관여했는지 묻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내가 미쳤지. 그 사실을 밝힌다고 하니 다급해서 앞뒤 생각하지 못하고 팔아넘기려고 했으니 당연한 것이겠죠.”
박재선과 중국이 어떤 관계인지 알면서도 자신이 살자고 멍청한 짓을 하고 말았다. 설사 박재선을 중국에 보냈다고 해도 그 사실을 폭로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었고 그 사실을 다른 사람도 알고 있을 가능성은 생각자체를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