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62
162. 불운을 행운으로 (7)
“사모님이 이혼소송을 냈다면서요?”
“도장을 찍어 줄 수밖에 없었죠. 양아치처럼 구질거리지 말라고 말하니 할 말도 없고. 회사의 대표에서 물러나기로 했고 회사주식도 모두 위자료로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어 오 감독한테도 면목이 없습니다. 아울러 박재선 대표를 죽을 자리에 보내려고 한 것도 생각할수록 끔찍합니다.”
말을 마치고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정심이 들지는 않았고 가식을 부리는 것 같아 가증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아울러 배신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시현이에게도 못할 짓을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시인하고 죄를 받기로 했습니다. 변호사 말로는 합의하라고 하니 그렇게 해야죠.”
“대표님을 믿고 회사에 온 감독이나 작가는 어쩔 것입니까? 그동안 회사를 위해 일한 직원들은 어떻게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뭘 어떻게 해줍니까? 죄송하지만 각자 살 길을 찾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레이크스튜디오에 남든, 떠나든 각자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제 그 회사와 나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호수는 자신의 손을 떠났다고 선언했다. 오철환 감독은 더 이상 그를 만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방TV의 음모를 밝혀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표님은 사람들과 업무상 대화를 나눌 때 기본적으로 녹음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들을 만난 것은 회사 사무실이었을 것이고요.”
“그것을 밝히면 드라마의 방영도 취소될 것인데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것입니까? 드라마가 방영되면 회사나 방송국이나 오 감독 등 모두 목돈이 들어올 것인데.”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그런 짓을 했는데 제대로 계약을 지킬 것이라 봅니까? 차라리 깨끗하게 파토 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실상을 알려야 또 다른 피해자를 낳지 않을 것입니다.”
오철환 감독은 그렇게 하다가 보복을 당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행동에 나서라고 몰아붙였다. 그런 내용이 밝혀져야 취소를 해도 계약위반에 따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저들의 치졸한 행위를 응징할 수 있겠죠?”
결국 이호수는 그것이 그나마 속죄라 생각하여 동방TV 첸위안위와의 대담을 공개하고 말았다. 통역이 있지만 중국어로 말하는 내용까지 녹음이 되어 있기에 그들이 발뺌할 수도 없었다.
아울러 그런 행위를 이유로 SBC와 레이크스튜디오는 드라마공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동방TV는 그런 것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계약위반이라고 했지만 계약서에 ‘신뢰를 해치는 행위’를 할 경우에 해지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에 법정으로 가도 문제가 아니었다.
이호수의 불륜을 폭로하여 1차적인 복수는 했지만 그 원흉인 중국 정부와 공산당에게는 아무런 응징도 못하는 것으로 인해 울분이 풀리지 않았다.
이호수가 중국의 동방TV에서 협박한 내용을 폭로하자 그들의 만행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불륜을 언급하면서 그 사실을 감추고 싶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박재선을 홍보활동에 참가하게 만들고, 중국에 가도록 만들라고 강요했다.
이호수가 해킹사건을 언급하면서 박재선의 안전이 확보되지 못한다고 항변하자 그런 문제는 이호수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라고 면박을 주면서 노골적으로 박재선에게 위해를 가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박재선은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었다. 지금 당장 일을 벌이는 것은 연관성을 사실상 드러내는 일이기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살펴보자. 시간을 두고 결정하자.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면서 처리하자. 어디선 읽어보니 청산이 푸른 이상 땔감 걱정할 것은 없다고 했다.’
박재선은 상황을 살피다가 적절한 시점에 처리하기로 했다.
“중국과 문제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방송이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할 때 그 사실을 언급했어요.”
전화를 받아보니 나탈리아 캐튼이었다. 벌써 3주째 빌보드차트 1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나탈리아의 박재선의 일을 언급했다는 말에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나탈리아는 가볍게 언급을 했지만 당사자들은 무척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는데. 그러다가 중국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데. 중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위험합니다.”
박재선은 나탈리아 캐튼마저 위험해질까 염려가 되었다.
“할 말은 해야죠. 제가 속에 담고 있는 성격은 아니죠.”
“어쨌든 제 일에 나서 줘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어 서튼 나이트’가 25위까지 올랐어요. 지금은 그 노래를 더 많이 부르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부른 ‘러브 스콜피온’은 32까지 올랐는데 거기서 정체가 되겠죠?”
“그건 모르죠. 아직 올라갈 여력은 있어 보이는데요. 그보다 제게 어울리는 프로듀서는 헨드릭 로엘이라는 말이죠?”
나탈리아 캐튼은 순회콘서트를 책임질 음악감독을 선정 중에 있었고 후보자와 접촉 중이었다.
“네, 프로듀싱 스타일까지 검토를 했는데 그 사람이 좋을 것 같아요. 힙합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고요.”
“그렇죠. 그런데 유스라는 프로듀서도 괜찮지 않아요?”
“저는 그의 범죄이력이 걸리더군요.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나탈리아도 휩쓸릴까 염려가 됩니다. 마약은 전파가 됩니다.”
“그런 면이 있죠. 약쟁이 옆에는 약쟁이가 있으니.”
나탈리아 캐튼도 박재선이 뭘 말하는지 이해했다.
“그러면 순회콘서트 일정을 잡을 예정이에요. 제 일정 보내드릴 것이니 참여하고 싶은 콘서트가 있으면 말해줘요.”
“시간이 날지 모르겠어요. 9월 15, 16일 양일간 제가 기획하는 콘서트가 서울에서 있으니. 그 이후에는 새로운 노래를 발매하고 10월에는 앤 플로린의 아시아지역 콘서트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래도 10월말이나 11월초에 한 번 시간을 내볼게요.”
박재선은 미국에서 하는 거대한 콘서트의 열기를 다시 한 번 접하고도 싶었다. 물론 그런 무대에 올라 자신을 미국에 알릴 필요도 있었다.
오철환 감독은 이호수 대표와 친한 사람이라 레이크스튜디오에 가는 것이 내키지 않지만 연관된 일이 많아 미루다가 방문을 했다. 당장 드라마의 정산도 확인해야 하고 OST 콘서트 관련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이호수 대표의 부인 정운희 부사장을 만나서 SBC에서 요청받은 사안을 처리해야 했다.
“이번 OST 콘서트의 주최자에서 우리 회사가 빠졌으면 한다는 말입니까? 우리 회사의 권리를 포기하라는 말인가요?”
“대외적으로 그렇게 하기를 원합니다. 실질은 그대로 두고 말입니다. 행사 홍보물에서 이름을 뺐으면 합니다.”
정운희 부사장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고민을 했다. 이미지가 구겨진 레이크스튜디오를 내세울 수 없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부부가 같이 10년가량 회사를 키워왔다. PD로 있다가 퇴직한 남편과 같이 창립하여 레이크스튜디오의 안살림을 해왔다. 제작은 잘 모르지만 회사나 연예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사람은 아니었다.
“지금 상황에서 거부하면 콘서트가 취소되겠죠?”
“그렇게 되겠죠. 아울러 SBC와는 한동안 일을 하지도 못할 수도 있고요. 그냥 이름만 빼자는 것입니다.”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라고 하세요. 한데 그 인, 사람 봤다던데 뭐라고 합니까?”
감정을 담아 ‘그 인간’이라고 하려다가 사람으로 바꿔서 말을 했다. 그래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다 포기했다고 하던데요. 회사 일에 손을 뗐다면서요.”
“포기할 것이 뭐가 있다고. 그 지분 아무 가치도 없어요. 여전히 투자받은 것을 빼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이번 드라마가 그나마 성공했지 그 전에는 앞으로 남고 뒤로 깨졌는데요. 누가 회사 가져간다면 넘겨줄까 해요. 오 감독님이 한 10억에 가져가지 않을래요?”
이번에 타격을 입었고 이호수마저 쫓아낸 상황이니 레이크스튜디오가 유명무실한 상황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나마 제작 중인 두 작품, 드라마 하나와 영화 하나가 있어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만 그 이후는 대책이 없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제작사를 인수할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외부 투자자도 넷이나 있는데요. 더구나 레이크스튜디오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이호수 대표였는데요.”
“정 그러면 지분인수하고 그 인간을 데려다가 바지사장으로 내세우면 되죠. 그러면 되지 않아요?”
한 번 마음이 돌아서면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실현가능성이 없지만 그런 제안하는 자체가 이호수 대표를 모욕하는 것인데 부추기고 있었다.
“얼마 전에 이사회를 했는데 투자자들이 저한테 지분을 넘겨받았으면 한다고 하더군요. 20억 원이면 지분 전부 40%를 넘긴다고 하더군요. 한 번 생각 해봐요.”
레으크스튜디오에 대한 애정이 식었는지 빨리 정리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투자자들도 레이크스튜디오의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이득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3년 전에 20억 원에 지분 40%를 확보한 것으로 아는데 원가에 넘기려고 했다.
“인수할 사람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죠. 저도 두 작품으로 꽤나 돈을 모았지만 지분을 인수할 자금은 없으니까요. 또한 인수를 해도 운영할 능력은 없으니까요.”
오철환 감독은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격에 접근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덥석 받을 수는 없기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아울러 외부투자자 지분 40%를 20억 원에 인수하는 것은 너무 높은 가격이었다.
얼마 전에 전반기 배당으로 투자한 금액만큼 가져간 상황이었다. ‘사랑스러운 엘프의 여왕’의 성공으로 돈 잔치를 벌인 상황이었다. 따라서 돈을 다 배당했기에 앞으로 돈이 나올 구멍은 별로 없었다.
박재선이 콘서트 준비를 위해 SBC 팝 오케스트라를 방문하고 돌아오자 오철환 감독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철환 감독은 매일 사무실에 나와서 차기작의 프리프로덕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재선도 시간이 날 때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었고 현재는 12화까지 넘긴 상황이었다. 초고 단계라서 스토리 위주였다. 제작 기획에 참고하라고 넘겨주고 있었다.
“정운희 부사장을 만났고 나영석 이사도 만났습니다.”
“그래요? SBC에서 이름 빼자고 하던데 동의한데요?”
“이름 넣어서 좋을 것 없는데 어쩔 수 없죠. 그나마 각종 홍보자료가 나오기 전이라 다행이죠.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일종의 합의서를 내보였다. 레이크스튜디오는 저작권에 대한 로열티만 받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정운희 사장이 10억 원을 주면 넘긴다고 하는데 외부 투자자들도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한 것을 알기에 그런지 투자원금만 받을 수 있다면 지분을 넘긴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20억 원에 40%의 지분을 3년 전에 획득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돈만 주면 손을 뗀다고 언급했다.
“그 정도 가치가 있을까요? 촬영장비가 있지만 사무실과 인력이 전부인데. 제 가격을 주는 것은 좋지만 호구가 되어 바가지는 쓰지 말아야죠. 그러면 감독님이 인수하실 것입니까?”
“저야 그 정도 자금은 없죠. 설사 있다고 해도 제작을 해야 하는데 회사를 운영할 시간이 없죠. 차라리 박 대표가 인수하여 JS엔터에 합치는 것이 어떻습니까?”
“생각을 해보죠. 더구나 레이크스튜디오는 이호수 사장이 운영하던 것인데 만일 인수한다면 말이 많을 것입니다.”
박재선은 욕심이 나지만 덥석 인수했다가 좋지 않은 말이 나돌 수도 있고 가격도 조금 높은 것 같았다.
“그건 좀 그러니 인수한다면 밑 작업이 필요하겠군요. 당장 회사가 망할 것은 아니니 다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오철환 감독도 한두 달은 끌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직원과 각종 인력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현재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도 차질이 발생하면 가치가 하락할 수 있었다.
“거기를 인수하지 않더라도 드라마 제작은 진행할 것이니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오철환 감독이 그 회사를 인수하기 바라는 것은 현재 준비 중인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사람을 모아서 하는 것보다 기존에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 하는 것이 훨씬 용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