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63
163. 가을은 수확의 계절 (1)
8월이 지나 9월이 되었다. 박재선은 9월 4일에 서린 원더랜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연예인골프대회에 참석했다.
박재선은 시간만 나면 골프연습장에서 연습을 했고 필드에 나가서 게임도 했다. 그 과정에서 강정우 전무와도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와 엔터산업 투자에 대하여도 논의했다.
JS엔터에 투자도 할 수 있고 드라마나 영화제작에 투자할 수도 있으며 합작을 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박재선은 배우인 주영환과 가수출신의 예능인인 우진석과 같은 조가 되어 4조에 편성이 되었다.
“구력이 얼마나 되는지요?”
“최근에 라운딩할 때는 80타 안쪽인 것 같습니다.”
박재선은 실력을 감출 필요는 없기에 정직하게 알렸다. 두 사람 모두 어쩌다 한 번 만나서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이기에 초면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그래요? 나보다 더 잘 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고작 85타 수준인데. 이거 저보다 더 잘 치는데요.”
주영환이 자신의 실력을 밝혔다. 주영환은 주연급은 아니지만 견실한 연기실력과 특색 있는 캐릭터 창출능력으로 늦게 빛을 보는 배우였다. 선후배들 사이에 평가도 좋은 사람이었다.
반면 우진석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요? 나도 10년 가까이 쳤어도 겨우 85타인데 대단하군요. 오늘 한수 배워야겠군요.”
약간 빈정거리는 어투로 박재선에게 말을 건넸다. 가요계 선배이기에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데 역시나 사람의 성격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았다. 같이 촬영을 하기 싫은 사람이라는 말을 하더니 그러했다. 어디든 그런 사람이 있기에 참아야 했다.
박재선이 다재다능한 연예인이지만 그런 실력을 가진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있어 보였다. 박재선이 허풍을 떠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면 구력이 제일 좋은 박재선씨가 호스트를 하시죠.”
우진석이 박재선에게 호스트 자리를 제안했고 주영환도 동의를 하여 박재선이 제일 먼저 티샷을 했다. 보통 추첨으로 결정하지만 치는 사람들끼리 그렇게 결정해도 무방했다.
박재선은 파4인 10번 홀에서 시작을 했다. 홀수조는 1번 홀부터 출발하고 짝수조는 10번 홀부터 출발했다. 그렇게 하여 남녀가 모두 출발을 한 이후에 바꿔서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다.
총 10개 조이기에 게임을 마치고 이동을 하면 쉬지 않고 이어서 게임을 할 수가 있었다. 물론 9홀을 마친 후에 10분가량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박재선의 티샷을 한 직후에 우진석의 표정을 보면서 박재선은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웃고 말았다. 파4 384야드인 이번 홀에서 비거리 300야드를 훌쩍 넘겨 그린 바로 앞까지 날렸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라면 칩샷으로 바로 홀을 노릴 수도 있었다.
우진석과 주영환도 제법 골프를 치는 사람답게 둘 다 270야드 정도의 티샷을 했고 주영환이 약간 뒤라서 먼저 쳤다. 둘이 먼저 두 번째 샷을 했고 온그린을 시키기는 했지만 모두 다 홀과는 10야드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핀의 위치가 다소 까다롭게 자리하고 있어 직접 노리기에는 위험했기에 그린 중앙을 노렸고 결국 꽤나 먼 곳에 있었다.
박재선은 홀을 바로 노렸다. 들어가면 칩인이글이었지만 그런 행운은 없었고 홀 바로 옆에 떨어져 주변을 맴돌다가 2야드 지점에 멈췄다. 스핀을 먹었기에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둘 다 거리가 꽤 되기에 버디퍼팅은 실패했고 박재선은 첫홀을 버디로 마감했다. 주영환은 파퍼팅에 성공을 했지만 멘탈이 다소 흔들린 것인지 우진석은 파퍼팅도 실패하여 첫홀에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9홀을 돌고 난 후에 성적은 박재선 38타, 주영환 42타, 우진석 45타를 기록했다. 박재선은 평소보다 2타 정도 더 나왔는데 거리가 10야드 정도 더 멀어지고 홀의 위치가 평소보다 어려운 곳에 위치했기 때문이었다.
첫홀에서 멘탈이 흔들린 우진석은 무리한 플레이를 했고 그래서 성적도 가장 좋지 못했다. 아직 2조도 출발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한참 기다려야 했다.
우진석은 음료를 마시는 박재선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성적이 나쁜 것은 박재선 때문인 것처럼 노골적으로 적의를 내보였다. 그런 경우가 많기에 박재선은 개의치 않았다. 연예계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접한 것이 그런 질시였다.
박재선은 캐디의 설명에 귀를 집중했다. 후반 9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있었다. 핀의 위치가 달라졌기에 기존의 코스공략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평소보다 최소 5타 정도는 더 나올 거예요.”
캐디가 코스가 어려워도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면서 그런 설명을 했다. 물론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재차 강조했다.
“들었습니다. 기브도 없고 거리도 조금씩 늘어나고 핀의 위치도 평소보다 어려운 곳이고요. 모든 룰이 정식대회랑 동일한 기준이라면서요.”
“맞습니다. 대회 1,2라운드 수준이죠. 대회 파이널라운드 수준으로 핀의 위치나 그린을 맞추면 10타 가량 늘어날 것입니다.”
캐디가 마지막으로 그런 설명을 덧붙였다.
“중간성적이 1위라고 합니다.”
남자연예인의 전반부 성적을 집계한 중간결과가 알려졌다. 박재선의 뒤를 이어 40타가 3명으로 공동 2위였다.
“그리고 2타 차이지만 후반 홀이 조금 어려운 면이 있기에 1타 정도 더 나오는 편이라 실질적으로는 3차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2위는 셋 다 홀수조이잖아요.”
캐디의 설명에 조를 살피니 1조나 3조, 7조로 모두 다 전반부에서 플레이하던 조였다. 짝수조는 41타가 박재선 다음이었다.
한참 기다리자 남자 마지막조인 10조까지 전반부 9홀을 마치고 도착했고 그때 2조가 1번 홀에서 출발했다. 박재선은 휴식을 취해 몸이 식은 것을 알기에 스트레칭을 하면서 준비를 했다.
박재선은 역시 호스트로 경기를 시작했다. 다른 두 사람보다 비거리가 50야드 정도 더 나가는 상황이기에 먼저 치나 나중에 치나 큰 의미는 없었다. 서로 참고할 것은 별로 없었다. 물론 파3인 홀의 경우에는 다르지만 그것도 아이언의 비거리가 달랐다.
“다름 사람보다 비거리가 달라서 저도 헷갈립니다.”
캐디가 5번 아이언을 내밀다가 7번 아이언으로 바꾸면서 변명을 했다. 아이언의 비거리가 다른 사람보다 20야드는 더 나갔다. 그렇기에 5번 아이언으로도 빠듯한데 7번으로 넉넉했다.
“퍼팅만 좀 더 숙달하면 진짜 선수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린의 퍼팅 라인을 보는 것이 좀 미숙합니다.”
1번 홀을 파로 마무리하고 2번 홀로 이동할 때 캐디가 그런 지적을 했다. 2온을 했지만 2퍼팅을 하여 결국 파를 기록했다.
“그게 쉽지가 않아요. 경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재선은 나노머신의 도움을 받기에 그것도 다른 사람보다 나은 편이지만 숙달이 되지 않아 의도한대로 치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라인을 잘 읽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싱글부터는 퍼팅싸움이라 하죠. 실력의 차이가 거기서 나죠. 스스로 감을 잡아야 하는데 그게 어렵습니다.”
캐디는 상당히 유능했고 적절하게 조언을 했다. 그 골프장에서 5년 이상 근무했기에 코스나 그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번 홀은 핀의 위치가 앞에 있군요.”
“보통 중간에 두는데 경기할 때는 앞에 두죠. 절반의 아멘 코스라고 하기도 해요. 칩샷을 구사하다가 퐁당하기 딱 좋죠. 그렇다고 길게 치면 뒤로 주르르 흘러갈 수도 있고요. 전반부에서 여기가 제일 어렵죠. 나머지는 무난하고요.”
“홀인원을 노려야 하는 홀이군요.”
“그런 유혹에 넘어가면 결국 문제죠. 보통 안전하게 조금 길게 쳐서 파를 노려요.”
첫타를 온그린만 노리고 친 다음에 2퍼팅으로 홀아웃을 노리면 무난하게 파를 기록한다고 했다. 하지만 컵을 바로 노리다가 백스핀을 먹으면 홀을 지나쳐서 연못으로 흘러내려갔다.
“못 먹어도 고죠.”
박재선은 그렇게 말하고 7번 아이언으로 파3 2번 홀을 직접 공략했다.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함정이 있었다. 뒤에서 바람이 불어오기에 힘 조절을 잘해야 했다.
홀보다 1피트 정도 오버하여 떨어진 공은 약간의 백스핀을 먹고 홀을 향해 굴러갔다. 하지만 약간 방향이 맞지 않아 옆으로 갔고 그 순간 다시 스핀을 먹어 홀 방향으로 꺾었는데 고작 공 하나 정도 차이로 멈추고 말았다.
다들 탄식을 했다. 모처럼 홀인원을 기록할 뻔 했는데 들어가지 않은 것이니 박재선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서 주영환은 안전하게 쳤고 우진석은 박재선에 이어서 홀인원을 노렸지만 그대로 퐁당 빠지고 말았다. 뒷바람이 부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우진석은 자기가 잘못 쳐놓고 박재선을 다시 노려보았다. 박재선이 그런 시도를 해서 자기도 그런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을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기에 오히려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날 박재선은 2오버파 74타를 기록하여 연예인 골프대회의 우승을 했다. 연예계에서 제법 골프를 친다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박재선은 시상식이 끝나자 상장과 트로피만 챙기고 대회 주최 측에 상금은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부상으로 받은 것도 대부분 기부하기로 했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 클럽하우스에서 오찬을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참가자의 절반 정도가 참여했는데 대회 내내 박재선을 노려보던 우진석은 보이지 않았다. 시상식을 하기 직전까지 보였는데 사라지고 없었다.
박재선은 골프대회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한 이후에 잠깐 휴식을 취한 후에 사무실로 김운찬 실장을 불렀다.
“오늘 회사의 모든 사람이 모이기로 했죠?”
박재선은 회사의 모든 사람을 모아서 회식을 하기로 했다. 로보틱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티스트가 여름 동안의 행사일정을 마무리하고 휴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오직 일정이라고는 신곡 준비나 OST 콘서트 준비 같은 내부 일정뿐이었다.
“세라스 호텔의 로즈홀에 50인의 자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고기집에서 회식을 할까 했는데 아직 여름이고 그런 자리를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어 간단히 뷔페식 디너로 정했어요.”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는데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김운찬 실장은 중요한 공지사항이 있다면 사전에 실장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질문을 했다.
“그건 아니에요. 그냥 다들 여름 행사를 뛰는데 수고했다고 만든 자리입니다. 모든 아티스트가 서너 달 쉬지도 않고 일정을 치렀고 직원들도 그들을 서포트 하느라 전쟁을 치렀는데 모두를 치하하고자 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김희경을 보았다.
“준비는 끝났지?”
“응, 회사의 연혁이 워낙 짧아 연차로 기준을 두기 애매해서 4월 이전 입사자와 이후의 입사자로 나눠서 그 이전은 1천만 원, 그 이후는 기간별로 가중치를 두어 한 달이 줄어들 때마다 100만원을 차감하여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어요.”
김희경이 김운찬 실장이 있어서 그런지 경어를 사용하여 보너스 지급기준을 설명했다. 아티스트 7명을 제외하고 직원 숫자만 34명에 달했다.
“보너스를 기본급 기준으로 책정하지 않은 것은 달리 이유가 있어? 실장들은 불만일 것 같은데.”
“다 같이 고생했고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평소에도 많이 받으니 차별을 두지 않기로 했어요.”
“아티스트의 정산에는 문제가 없는 거야?”
“정산은 그대로 하기로 했어요. 회사의 수입에서 지급하는 것이죠. 사실 수입대비 비용이 적은 편이니 큰 부담은 없어요. 그리고 자기 저작권 수입 중에 일부를 이쪽으로 돌렸고.”
박재선은 저작권 수입 중에 일부를 직원 보너스를 주는데 보태기로 했다. 대표인 박재선이 정산을 많이 받아가는 것은 횡령이나 배임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정산 받지 않고 직원의 보너스로 정산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추석보너스와는 별개로 지급되는 것이지?”
“그렇죠. 추석보너스는 고용계약에 따라 지급할 것이고요. 이건 말 그대로 직원들이 여름에 고생한 것을 치하하기 위해 지급하는 것이죠.”
그날 3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직원들의 보너스로 지급했다. 길고 긴 여름동안의 대장정이 마감되었다.
“가늘고 길게 해서 그런지 다들 쌩쌩한데.”
자리에 특별한 차이가 없지만 상석이라면 상석일수 있는 자리에는 박재선과 문세운, 이현제, 박지연, 오희원이 모여 있었다. 누가 말을 하지 않았어도 저절로 그렇게 자리가 이루어졌다.
4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자리에 모여 있으니 북적거리는 느낌이었다. 그 중에 트레이너 세 명은 고작 근무한지 보름밖에 되지 않아 한쪽에 조용히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