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64
164. 가을은 수확의 계절 (2)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매니저는 매니저끼리, 스텝은 스텝끼리, 사무실 근무자는 근무자끼리 모였고 박광식이나 트레이너들은 따로 모여 있었다.
“하기는 자몽에이드로 활동할 때에 비하면 하루에 행사가 절반밖에 되지 않았으니 여유로웠지. 거기다 차도 널찍했고 숙소도 최상급으로 잡았으니 피로도 쌓이지 않았고.”
“우리 애들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어 정말 좋았어. 내년에도 또 그렇게 가자고 하던데. 애들에게 유명한 가수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았는데 덕분에 증명할 수도 있었고.”
박지연과 오희원이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돌일 때는 자유롭게 스케줄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런 제약이 없이 활동이 여유로웠다.
“둘은 종종 같이 어울려 다녔다면서?”
옆에 있는 이현제와 문세운을 보면서 물었다. 일이 있어 본사에 들릴 때마다 서로 만나서 같이 식사한 이야기를 했다.
“일정 끝나고 저녁 식사도 같이 하면서 반주도 한 잔씩 했지. 여유가 있으니 그리 힘든 것도 아니고 무대에 올랐을 때 호응도 좋아 즐겁게 다닌 것 같아.”
“노래가 좋아서 그런지 다들 떼창을 하는데 놀랐어.”
이현제와 문세운이 한 마디씩 했다. 문세운이 노래가 좋다고 말할 때는 왠지 머쓱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건 그래. 노래가 좋아야 가수는 인기가 있어. 노래방 실적도 좋아서 더 기분이 좋더라. 거기서 인기가 좋아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수입도 없지만.”
박지연이 그렇게 말하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이었다. 노래방에서는 가수의 노래가 나오지 않기에 가수의 수입과는 무관했다. 하지만 가수와 노래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했다. 박재선이 엄청난 수입을 창출하는 곳이기도 했다.
“난 해변에서 내가 노래 부를 때 다들 춤을 추는 것이 너무 좋던데. 어쩌면 이번 여름에 내가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 같아.”
오희원은 노래 대부분이 댄스곡이었고 그 덕분에 행사에 가면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박재선이 활동을 못하는 상황이라 그런지 8월 중에 가장 많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너희는 10월쯤에 컴백할 거지?”
“그러면 좋지. 놀면 뭐해. 활동하는 것이 좋아. 나는 방송보다 축제무대가 더 좋아.”
문세운이나 이현제는 바로 활동하기를 원했다. 그러면서 가을 축제에 어울리는 노래를 주문했다. 가을도 여름만큼 각종 축제가 많았고 문세운이나 이현제를 찾는 곳이 많았다.
“원래 쉬려고 했는데 애들 이야기 들으니 맘이 달라지는데.”
“그러게 말이야. 막상 전국을 순회할 때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며칠 쉬니 몸이 근질거려.”
“이왕이면 가을노래가 좋을 것 같아. 그리고 겨울 노래도 필요하고. 사계절에 맞는 노래가 필요해.”
1월에나 컴백하겠다던 두 사람도 가을에 다시 활동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 번 무대 맛을 보면 떠나지를 못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알았어요. 가을분위기 나는 것으로 두 곡씩만 줄게요. 겨울도 필요해요? 준비는 해놓을게요.”
박재선은 먹이를 바라는 새끼 새의 표정을 짓는 두 사람의 성화에 결국은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더 있으면 무슨 요구를 할지 몰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때? 힘들지?”
8월말을 기점으로 사실상 활동을 마감했지만 유일하게 활동을 접지 않은 팀이 바로 로보틱스였다. 물론 활동량을 줄였지만 여전히 여기저기서 부르는 곳이 많았고 신곡활동중이기도 했다.
“즐겁습니다. 다른 그룹들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는 잘 나가니 저절로 힘이 납니다. 작년과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 영인이 말대로 인기가 모든 것이지. 그래도 잘 나간다고 건방떨지 말고 항상 돈 아껴.”
박재선은 샤이닝로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인기에 취해 흥청망청 쓰다가 나중에 빈털터리가 될 수 있었다.
“물론입니다. 희원이 누나와 세운이 형에게 철저하게 교육받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치킨 값만 쓰고 통장은 본인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설사 부모라도 맡기지 말고 가족에게는 최대 200만 원만 송금하고 있습니다.”
박재선은 몇 가지 자금관리기준을 세웠고 그걸 로보틱스나 뮤지카세븐에게 매번 교육하고 있었다. 헤프게 쓰지 못하게 했고 남들에게 갈취를 당하지 않도록 했다. 가족도 예외는 아니기에 최대 생활비 정도만 송금하도록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맞아. 200만 원이면, 어지간한 가족이라면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어. 그 이상 보내면 나태해지고 너희들에게 빌붙게 만들어. 결국은 가족의 경제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지. 대신 가족이 살 집은 본인 명의로 구입해도 괜찮아. 아직 그 정도로 모으지는 못했겠지만. 지방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 집을 산다면 절대로 보증은 하지 마.”
박재선은 자신의 재산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말을 했다.
“너희들 아이돌 마치면 할 줄 아는 것은 노래와 춤이 전부지. 몸이나 목은 소모품이라 망가질 수밖에 없어. 천년, 만년 아이돌, 가수를 할 수는 없어. 그 때 벌어놓은 것이 있어야 새로운 인생을 준비할 수가 있어. 이런 말 하니 내가 꼰대 같지?”
“아니요. 다른 기획사는 그런 말 별로 안 해 주고 종종 품위를 지키라면서 비싼 물건을 사라고 한답니다. 그러다가 세금 낼 돈도 없어 매년 5월에 가불하고….”
다른 아이돌을 만나서 들은 이야기를 했다. 올해도 소득세를 내야하는 5월말에 벌어졌던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천징수를 하지만 그 금액보다 엄청나게 많은 금액을 내야했다.
“내년 5월이면 너희도 꽤나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거야. 흥청망청 쓰다보면 세금 내지 못할 수도 있어. 너희들 소득 수준이면 정산 받은 돈의 30% 이상은 세금으로 나간다고 봐야해.”
“알고 있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비용처리도 못해 40%에 달할 수도 있다고 배웠고요.”
그렇게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뮤지카세븐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여자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남자들보다 조금 더 밝은 분위기였다.
“뭘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기에 떠들썩해?”
“진아 때문에요. 이번에 OST 축제 나간다고 뻐겨서요. 저도 개인 곡 하나 줘요. 나탈리아 캐튼이 부른 것 비슷하게.”
가끔 박재선과 따로 만나 작사하는 법을 배우거나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보다 편한 기색이었다.
“리나와 진아가 나가지. 너희도 앞으로 기회를 줄 것이니 너무 그러지마. 그리고 선영이는 나랑도 무대 섰잖아? 그리고 아직은 좀 빨라. 너는 랩은 되지만 보컬은 부족해.”
박재선은 그들 사이에 위화감을 줄 수 있기에 그렇게 달랬다. 아이돌 그룹은 멤버들 사이에 인기나 소득의 차이가 나면 그로 인해 불화가 발생했다.
“며칠 후면 너희들도 새로운 노래로 활동을 할 것이고 각자 자신의 능력을 계발 중이니 시기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다들 잘 될 거야. 저번 싱글 앨범으로 제법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박재선은 말을 하다가 괜히 와서 분위기를 망친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김희경이나 다른 사람을 내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박광식의 옆으로 가서 술을 한 잔 따라주었다.
“김성현씨는 이제 한 달 정도 지났죠?”
새로 사운드엔지니어로 들어온 사람에게 말을 붙였다. 박재선보다 한 살이 많지만 직급이 있기에 그냥 그렇게 호칭을 했다.
“작곡은 잘 되어가고 있어요?”
“그냥 습작을 만드는 정도죠.”
“일단 사운드엔지니어로 일하지만 결국 작곡과 편곡이 중요하니 많이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그렇게 말을 하다가 세 명의 트레이너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아직 면접을 진행 중에 있어 고작 남녀 보컬트레이너 두 명과 여자 안무트레이너 한 명만 채용이 결정되어 근무 중이었다.
현재는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 뮤지카세븐의 신곡 준비를 보조하는 일을 하는 수준이었다. 박재선은 특별히 할 말은 없었지만 그들과도 적당히 이야기를 했다. 돌면서 한 마디씩 해주는 것이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매니지먼트 파트로 가서 매니저들과 주로 여자인 코디스텝들과도 이야기를 했다. 전이라면 이런 회식 자리에서는 한쪽구석에 조용히 박혀서 음료만 마셨을 것인데 회사의 대표이니 사람을 챙겨야 했다.
한동안 중국을 어떻게 응징할지 고민했다. 시끄럽던 이호수 대표의 일은 조용히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불륜이 폭로되고 동방TV에서 협박한 사실이 폭로되었을 때는 소란스러웠지만 그것도 일주일 정도 지나자 조용해졌다.
박재선은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응징하기로 했다. 방법은 다시 해킹을 하여 손해를 끼치는 것과 전에 중국 국가안전부 서버에 있던 기밀문서를 공개하는 것이었다.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치명적인지 비교했다. 금전적인 손실과 정치적인 고립,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물론 둘 다 할 수도 있지만 너무 과한 행동은 꺼림칙했다.
‘해킹으로 서버를 망치는 것은 결국 중국의 국민이 고통을 당하는 것이다. 반면 문서를 공개하면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곤란해진다. 결국 나를 노리는 자들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이다. 애꿎은 중국인들을 괴롭히지 말고 당사자를 응징하자.’
박재선은 그런 결정을 내리고 전에 획득한 문서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다. 아마도 자신이 해커와 연관이 있다는 심증 정도는 가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심증만으로 행동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것까지 어떻게 해결할 수는 없었다.
박재선은 인터넷을 켜고 미국의 구글 사이트로 들어갔다. 그런 다음 전에 숨겨둔 파일을 검색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봉인해둔 파일이 검색되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봉인을 해제했다.
‘내가 중국에 갔다면 어떻게든 죽였겠지. 몰래 암살을 하거나 아니면 사형을 시킬 범죄를 뒤집어 씌워서 처리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정도는 당해도 싸다.’
박재선은 한 번 진행을 하면 돌이킬 수가 없기에 잠깐 주저했다. 세계전쟁이 터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궁지에 몰린 중국에 최후의 발악을 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자신이 죽는다면 모든 것은 끝이기에 목숨만큼 중한 것은 없었다.
전에 대충 살폈지만 그 안에 든 내용은 상상을 초월한 내용들이었다. 절반가량은 일상적인 보고서이지만 공개되는 순간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내용도 많았다.
한동안 어디까지 공개할까 하다가 전부를 공개할 경우 불러올 파장을 생각하여 일부만 선별하여 공개하기로 했다. 중국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지 세계전쟁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중국이 감당할 정도만 공개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나중에 나머지는 공개하면 되었다. 그들이 스스로 잘못을 알고 수긍을 한다면 더 이상 공개하지 않지만 계속 날뛴다면 전부 다 공개할 수도 있었다.
결행하기로 작정하자 복사를 했고 기존 파일은 다시 봉인을 하여 보관했다. 혹시 모르기에 삭제하지 않았다.
복사본을 살피면서 공개할 대상을 선정했다. 중국이 감당이 가능할 정도의 적당한 사건 30여 건을 선정했다. 선정조건은 중국이 크게 욕을 먹겠지만 수습이 가능한 사건들이었다.
주로 중국인이나 외국인 중에 반중국 인사를 처리한 사건이나 중국의 이익을 위해 외국인을 매수하고 사건을 조작한 것을 주로 밝혔다. 물론 그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 건을 골랐다.
선정이 된 사건은 국내 문제도 있고 외국과의 문제도 있었다. 해당되는 파일을 사건별로 하나로 묶었다. 첨부파일은 용량을 최대한 줄여 시스템의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했다.
그런 다음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메일리스트를 검색한 다음에 200여 개의 메일리스트를 선별했다. 사용되는 언어나 나라별로 최소 하나씩 선별했다. 이메일리스트는 하나당 최소 10만개 정도에서 수백만 개가 들어있었다.
중요 국가의 경우에는 리스트를 두 개 이상 선별했고 중국의 경우에는 무려 10개에 달하는 리스트를 골랐다.
아울러 공안당국의 검열로 일괄삭제가 이루어질 수가 있기에 이메일과 파일 자체에 새도우기능을 넣어 아이디 로그인을 하여 파일을 다운로드 하기 전에는 검열프로그램이 인식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중국 정부에서 퍼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면 유·무선 통신시스템을 모조리 폐쇄시켜야 가능했다.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니 결국 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리스트에 있는 모든 주소에 메일을 발송하도록 프로그래밍을 했다. 발송자는 물론 중국 국가안전부로 지정했다. 처음에는 구글로 지정을 할까 했지만 미국의 구글마저 연루가 되면 피곤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하자 세계 곳곳으로 메일이 발송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에 의해 각종 리스트에 있는 메일로 순식간에 발송이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