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78
178. 월드스타? (3)
최우철도 모닝E&M에 관심이 있어 살폈고 일성미디어까지 살폈다. 전형적인 재벌 3세인 김상민은 허세로 경영을 했고 그의 몫으로 주어진 일성미디어를 몇 년 사이에 망하게 만들었다.
“김상민이 모닝에 투자한 것 자체가 안목이 없다는 증거지. 심지어 최상혁에게 지분을 인수한 것은 완전 사기를 당한 거야.”
“최상혁이라면 강남 사채 큰손?”
“그렇지. 지금은 양지에 있다고 하지만 원래 공사판 물주에 사채업자였지. 검사시절에는 그 사람 관련 자료를 한 때 모으기도 했고. 그 사람은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야.”
“가격만 맞으면 가져와서 레이크스튜디오랑 합치는 것도 괜찮아 보이기는 하는데. 박 대표는 인수할 기회를 보는 것도 같고.”
“오늘 주가가 3,800원이네. 최고는 26,000원인데. 회사 가치가 한 때 2000억까지 갔는데 지금은 300억 수준으로 폭락했어. 조만간 관리대상 종목이 되겠지. 사실 거저 주어도 가져다가 살리기 쉽지 않은 애물단지이지. 일성도 그걸 알기에 정리한다고 하지만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상태이지.”
“그러니 일성에서도 손을 털려고 하는 것 같아. 일성 계열사가 아니라면 이번에 부도가 났을 것 같은데. 모닝에 100억 원 이상 투자한 것이 휴지가 되었으니.”
“대부분의 회사는 문 닫으면 남는 것 없어. 남는 것은 사무실 보증금 정도가 고작이지. 저작권이니 상표권이니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연예인들 계약도 사실 정산 제대로 못해줘서 다 해지가 되는 것이 보통이고.”
“얼마에 인수해야 좋아? 선배, M&A도 잘 알지 않아?”
“재무제표를 보고 실사를 해야겠지만 사실 내재가치 제로 아닐까? 방송 영업권 정도나 가치 있지. 하지만 부채가 많아 만만치 않아. 잘 해야 10억 정도겠지. 인수했다 망할 수도 있고.”
“나도 그럴 것이라 생각해. 더구나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인데 100명이 넘는 사람을 해고해야 할 것도 같고. 박 대표가 살릴 수 있을까? 난 반대하고 싶은데.”
“일단 자료나 모으면서 상황을 지켜봐. 상장사인데 바로 정리는 힘들 것이고 한두 달은 지나야 가닥이 잡힐 것이니.”
바로 결론 내릴 문제가 아니라면서 판단을 유보했다.
일본 콘서트가 끝났지만 바로 베트남 콘서트가 며칠 후에 있고 박재선은 그 후에도 앤 플로린의 월드투어 중에 서울 공연과 일본 공연을 참여해야 하기에 그것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어느새 대표님이 월드스타로 부각이 되었는데요.”
“그저 언론에서 갖다 붙이는 것이지 아직 멀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국민 배우가 있고 월드스타가 있습니까? 최소한 빌보드차트 1위는 해야 그런 말을 붙일 수 있어요.”
박재선은 업무협의 전에 홍정민 대표가 칭찬을 하자 그냥 언론에서 띄어주기 위해 하는 호칭이라고 겸손하게 대꾸했다. 그저 조금 잘 나가는 연예인이 박재선의 위상이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한 것 같던데요.”
“물론 그렇지만 다른 나라 사람일지라도 최소한 대표곡을 들으면 한 번은 들었고 절반 정도는 누가 부른 것인지 알 정도가 되어야 월드스타라고 할 수 있죠.”
“그건 너무나 목표가 높은데요. 그 정도는 비틀즈나 마이클 잭슨, 아바 같은 레전드가 되어야 가능한 수준이죠. 그나마 월드스타라고 하는 BTU의 노래도 10%나 알지 모르는데.”
“말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를 월드스타라고 부르기에는 아직은 멀었다는 말입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잖아요. 박 대표님이 진정한 월드스타가 되었으면 합니다. 참, 드라마 관련 계약 대부분 처리했고 이제 촬영준비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오철환 감독과 최영진 감독도 능력이 있더군요.”
자연스럽게 홍정민이 업무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했다.
“꽤 실력 있는 감독들입니다. 촬영은 그들에게 맡겨두고 나는 대본과 OST만 신경 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단 내부의 뮤지션으로 녹음 작업을 하고 적당한 사람이 없으면 외부에서 섭외할 것이니 그 부분은 홍 대표님이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재선은 작가로 제 때 대본을 주고 음악감독으로 OST를 작곡하고 편곡하며 가수만 골라 녹음하면 되었다.
“연주 세션도 섭외해야 하나요?”
“그 부분도 명단을 넘길 것이니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앤 플로린과 12월초나 1월 중에 작업을 같이 해야 하니 일단 내 일정부터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만간 만나니 그 때 협의해야 합니다.”
김운찬이 알지만 장기적인 일정은 사무실만 아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경우가 있기에 같이 확인해야 했다.
“일정이 빡빡하군요. 앤 플로린이 20일에 방문하죠?”
“그렇습니다. 베트남 공연을 마치고 내가 귀국한 직후에 그들도 한국에 올 예정입니다. 그 때 다음 앨범 작업일정을 협의할 것입니다. 앤의 경우 월드투어를 마친 후에 휴식을 취한다고 하니까요.”
“매일 녹음이 있는데 이렇게 바쁘면 언제 작곡을 하고 시나리오를 씁니까? 조금 일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니에요?”
박재선의 일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이라서 누가 도울 수도 없고 직접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할 것 다하는 편입니다. 세운이와 현제는 녹음을 거의 마쳤고 박지연씨와 오희원씨도 들어갈 것이고 나도 베트남 가기 전에 녹음을 마칠 예정이니 음원등록일정만 챙기면 됩니다. 어그러지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일정에 따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드럽게 협의를 해나갔고 대부분 박재선이 주도권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을 지시하거나 부탁했다. 업무 성격상 박재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회사는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모닝E&M의 일은 일단 정리가 끝날 때까지 후속 작업을 보류합니다. 자산인수인데 법인인수로 착각하여 채권자들이 귀찮게 할 수도 있습니다. 샤이닝로드 권리를 찾아오는 것이 목적이고 애들을 영입하는 것이 덤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보도 자료도 내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레쎄나 빅 라이언의 영입은 보류합니까?”
“지금 당장은 영입할 상황이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아직 처리할 일도 있고요. 조금 지나면 연말이고 중요한 뉴스가 많을 것이니 그 때 적당히 영입하도록 하죠. 다른 뉴스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입니다.”
박재선은 그렇게 말을 하고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았다. 홍정민이라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니 길게 말하지 않았다.
김운찬도 오사카 공연을 마치고 복귀했다. 다음날 박재선이 일찌감치 퇴근을 했기에 그도 일찍 퇴근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집으로 갈 수는 없고 약속장소로 갔다.
“앉아서 이야기 하자.”
유혜민이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회사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고 그곳에 가자 기다리고 있었다. 레쎄의 멤버들도 같이 나온다고 했지만 일단 유혜민만 나오라고 해서 만났다.
“결국 퇴직했다고?”
“네, 고용보험에 밀린 임금 신고까지 했어요. 얼마나 나올지 모르지만 받을 건 받아야죠.”
“그건 그렇고 애들은 집에 있는 거야?”
“집에 있는 애도 있고 하원이 집에 모여 있는 애도 있고요. 한순간 갈 곳 없는 애들이 되었으니 안타깝죠. 그렇다고 애들을 데려가려고 하는 기획사도 없고요. 저도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데 당장 오라는 곳도 없고 애매하네요.”
망한 회사의 직원이니 당장은 암담할 수밖에 없었다.
“뭐가 궁금해서 보자는 거야? 한두 달은 기다리라고 했잖아.”
“회사 청산절차에 들어갔다고 들었어요. 자산을 다 정리해야, 현금으로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저작권이나 상표권도 처분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요?”
“듣지 못했어?”
“성욱이도 나랑 같이 퇴직을 해서 더 이상 알 수는 없죠. 청산 절차를 위해 김지성 이사만 회사에 남았다고 들었어요.”
“일단 우리 회사에서 인수하기로 했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야. 절차가 복잡해서. 권리관계가 얽혀있어 그걸 처리해야 정리가 되니 한참 시간이 걸려.”
“회사 만드는 것은 금방인데 정리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들었어요. 출생 신고는 서류 한 장이면 되지만 사망을 하면 재산을 정리해야 해서 복잡한 것처럼 회사도 마찬가지라고요.”
“나도 그런 일은 잘 몰라. UY엔터에서 그 일을 했던 유지한 실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간단한 것은 아닌 것 같아. 어쨌든 기다려 봐. 혹시라도 다른 곳이랑 접촉하는 것은 아니지?”
아무리 갈 곳이 없지만 이상한 생각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여자들이기에 그런 자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었다.
“몇 군데서 연락이 오기도 했지만 이름도 없는 곳이고 사기꾼 같아서 거절했어요. 1인당 2천만 원을 계약금으로 준다고 하는 곳도 있지만 아닌 것 같아서요.”
“그런 것은 너도 잘 알겠지. 일단 기다려봐.”
김운찬 실장도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였다.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애들이 너는 안 챙겨 주니? 강진희 실장은 어려워도 알아서 챙겨주었던데….”
“생활비를 하라고 좀 주긴 했어요. 다들 월급과 퇴직금도 못 받은 것을 알고 자기들끼리 모았다고 하네요.”
“다행이다. 다른 애들은?”
“로드와 스타일리스트가 각각 하나씩 있는데 걔들도 대기 중이죠. 그것도 한두 달이 고작이겠지만. 바로 해결이 되지 않으면 각자 살길 찾아야죠.”
같이 영입이 될 것이라 기대하면서 팀을 이뤄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운찬은 샤이닝로드가 해체했지만 회사가 건재한 상황이라 대기하다가 스스로 사직한 것인데 그들은 상황이 달랐다.
“그러면 매니저가 셋에 애들 여섯이겠네.”
“그렇죠. 매니저를 받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아티스트를 영입해도 기존 매니저를 꼭 받아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같이 간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회사의 평판이 좋지 않거나 아티스트가 힘이 없으면 매니저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박성구 실장은 뭐해?”
“몰라요. 같이 그만두었는데 여기저기 다니면서 일자리를 찾는데 쉽지 않죠. 나이가 많잖아요. 중소 기획사에 들어간다는 말도 있는데.”
“혹시 같이 하자고 하지 않아?”
“그런 말을 하는데 어떤 사람인지 아는데 그럴 수는 없죠. 자기랑 같이 움직여야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고 약을 팔아서 조윤희가 그냥 들이받았어요. 그러자 찍소리도 못하던데요. 빅라이언에게 갔다가 멱살잡이를 했다는 말도 있고.”
빅라이언은 회사에서 지원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여섯 명이 좁은 빌라 하나에서 살고 있는 사실을 언급했다. 심지어 데뷔 3년이 지나자 임대료도 멤버들이 모아서 내고 있었다.
계약서상 3년간은 합숙 의무기간이고 그 이후는 의무기간이 아니기에 그들에게 숙소를 제공할 의무가 없었다. 그나마 연습실은 회사의 빈 연습실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회사가 사라졌으니 연습도 제대로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레쎄는 그나마 경제적인 여유가 조금 있어 연습실을 임대하여 같이 모여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선은 모처럼 집에 일찌감치 퇴근하여 집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있었다.
“같이 외국에 나갔으면 좋을 텐데….”
전에는 같이 갈 상황이 아니었고 지금은 만삭이라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니 괜히 미안해서 말을 했다.
“콘서트 때문에 가는 것이라 같이 있지도 못할 텐데. 그냥 집에 있는 것이 편해. 나중에 천천히 가도 되고 미국에 간다면 같이 갈 것인데. 회사에 다닐 때 일본은 출장도 다녀왔고.”
“그래. 아이 낳고 미국에 가서 같이 다니자. 없는 동안 인수인계는 잘 진행되었어? 오늘 이야기를 해보니 거의 다 넘겨준 것 같던데. 넘겨줄 것도 별로 없겠지만.”
“맥을 짚어서 필요한 질문만 하니 빨리 진행이 되죠. 나나 유희정 팀장보다 훨씬 직장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척 하면 바로 알아차리고. 그러니 별도로 넘겨줄 것도 없어요.”
“그러면 다행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하는데 그건 어떨 것 같아? 문제는 없어 보여?”
“조금 애매해. 유희정 팀장은 조금 성격이 급한 면이 있지만 뒤끝은 없는데 홍 대표님은 쉽게 파악이 안 돼. 조금 무섭기도 하고. 회사에서 상사로 만났다면 가까이 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 직원들은 조금 어려운 것 같아. 실장들도 보고할 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대기업 임원까지 지냈는데 뭔가 카리스마가 있겠지. 잘 되었네. 혹시 박지연 선배나 오희원 선배와 만났어?”
괄괄한 성격의 두 여자라면 홍정민 대표와 대거리를 할 수도 있기에 물었다. 서로 대립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