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8
6. 음악감독(4)
“아, 유희성 대표가 그나마 음악성을 인정하는 아이돌이라고 했던가요? 거기로 연락하면 통할 것도 같습니다. 음악감독의 일도 거기서 소개한 것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유성엔터 소속은 아니지만 유성과 가까운 연예인으로 분류하면 되는 것 같았다. 전 소속사인 모닝E&M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알려진 상황이니 그쪽을 통할 수는 없었다.
“작가님이 직접 연락을 하려고요?”
“그래야죠. 처음이고 그래도 이름값이 있는데 밑에 맡기기는 불안하죠. 우리가 먼저 접촉하는 것이니 주의할 필요도 있고요.”
방송국은 ‘갑’이었다. 그것도 공중파이니 그런 프라이드는 계약직인 방송작가일지라도 지켜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먼저 연락을 하는 것이니 적절한 수준의 예우도 필요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저 뮤직센터 작가 최연희예요. 유성 엔터의 일이 아닌 일로 전화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혹시 박재선씨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아, 그러면 제가 연락을 드리라고 하면 어떨까요? 이 번호로 전화를 하면 되는 것이죠?”
“네, 그렇게 해주세요.”
유희성은 덥석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고 전화를 하도록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법도에 맞는 것이지만 왠지 불편한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5분이 지나지 않아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박재선이라 합니다. 최연희 작가님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뮤직센터 아시나요?”
“물론입니다. 작가님도 전에 ‘전설을 노래하자’에 나갈 때 봤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뮤직센터 메인이시네요.”
유희성에게 최연희가 누구인지 들었기에 이전의 인연에 대하여 언급하여 호감을 주려고 했다.
“메인은 여기가 처음이죠. 전에는 서브로 돌았지만요. 이번에 전역하고 복귀한 것 축하드립니다. 이번 금요일에 뮤직센터 녹화가 있는데 나왔으면 해서요. 솔로이니 안무는 없을 것이고 우리 쪽에서 무대는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출연 가능한가요?”
무대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후에 출연여부를 물었다. 사실 솔로 가수의 출연료는 푼돈이고 특별무대를 꾸민다면 최소 10배 이상의 비용이 깨지는 상황이니 출연을 고사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그러면 좋죠. 출연은 가능합니다. 세션도 준비가 되나요?”
“MR이 아닌 세션을 원한다면 편곡된 악보가 필요합니다.”
“그럼 사전에 악보를 넘기도록 하죠. 코러스는 KDS 예술단이고 백댄서는 고연화 무용단이군요.”
“코러스도 필요할 것 같군요. 거기다 솔로이니 무대가 비어 보일 것이니 백댄서도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댄서는 발라드 특유의 페어 댄스면 되겠군요.”
음악방송 작가라면 무대연출에 대하여 잘 알아야 했다. 그렇기에 노래에 따라 어떤 무대를 꾸밀지 바로 그림을 그려야 했다.
“그냥 페어보다 더블 페어가 어떤가요? 현대 창작 무용 스타일로 하고요. 기본 안무는 저와 협의를 하고요.”
박재선이 그리는 무대가 있기에 남녀 두 쌍을 말했다. 남녀 단 둘이 하면 시선이 댄서들에게 집중될 수가 있기에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았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예술단과 무용단도 연락을 하여 협의하도록 하죠. 무대가 너무 휑한 것보다 낫겠죠.”
전에는 아이돌 위주다보니 세션이나 코러스, 무용단은 각자 개별로 준비해야 했는데 지금은 음질이나 현장감도 중시하기에 방송국에서 준비를 하여 옵션으로 제공했다. 솔로 가수들도 서너 명 정도 출연을 하는데 그런 옵션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박재선도 유닛 활동을 했던 적도 있고 솔로 가수의 무대를 본 적도 많기에 설명만 듣고도 대략 이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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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선은 방송 활동을 시작한다면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기에 일단 매니저 한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대상자는 샤이닝로드 시절매니저를 하던 인물이었다. 보통 팀장 아래 실장이라는 직책을 두는데 3년 차에 들어와서 실장을 하던 김운찬이었다.
아이돌로 활동할 때 서너 명의 매니저가 그들을 따라다녔는데 그 중에 가장 처신이 올바른 인물이었다. 그래서 다른 매니저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노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그것을 알기에 연락을 했는데 마침 회사를 그만 두고 쉬는 상황이라 채용을 하기로 했다. 나이는 박재선보다 두 살이 많지만 말이 잘 통하는 편이었다.
“샤이닝로드가 해체되고 사실상 해고가 되었다는 말씀이죠?”
“그렇다고 봐야죠. 더구나 모닝의 급여체계는 현장활동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 실장이라고 해도 15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니.”
모닝이나 대부분의 기획사는 기본급은 낮게 책정하고 아티스트를 맡을 경우 수당을 급여의 50% 정도 추가로 지급했다. 각종 상여금도 아티스트의 수익에 비례하여 지급했다.
그 때문에 매니저들이 아티스트를 혹사시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티스트가 버는 만큼 자신들의 급여가 올라가니 의욕적으로 움직였지만 그 때문에 도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담당 아티스트인 샤이닝로드가 해제되면서 사실상 기존 급여의 50% 수준으로 하락했다. 매월 세후 400만 원 가까이 급여를 받았는데 200만 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바로 취직을 하지도 못했다.
“일단 200만 원 + 알파 형태로 지급 할게요. 저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많이 줄 수는 없어요. 해야 하는 일은 스케줄 관리와 로드 매니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가 알려지지 않아 그리 바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음원 수익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떻게 될지 몰랐다. 그것도 정산을 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차는 밑에 있는 SUV를 이용하면 되죠?”
“그렇습니다. 승용차를 구할까도 했지만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려면 밴이 나을 것 같아 그걸로 구입했습니다. 앞으로 나 대신에 심부름을 해야 할 것인데 음악에 대해서 좀 알죠?”
김운찬은 한 때 아이돌을 준비하던 연습생을 하던 가락이 있어 노래나 춤에 대해서도 제법 식견이 있었다. 단지 매니저이기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장 안목이 좋은 편이었다.
“그런 편이라 생각하는데 회사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인 면도 있습니다. 입바른 소리 했다가 최지철 프로듀서에게 찍혔죠.”
보컬 트레이너인 최지철은 트레이너이지만 한편으로 프로듀서까지 겸했다. 그렇기에 앨범 제작에 대해 총괄하는 역할을 했는데 종종 매니저들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그런 자리에서 의견을 내다가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회사에 사람이 혼자이니 모든 것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로드부터 본부장의 일을 다 한다고 보면 됩니다. 사무실에서는 비용정산 같은 경리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옥상에 위치한 옥탑방의 창고로 안내를 했다. 급하게 에어컨을 달고 사무용품을 비치한 상태였다. 서너 명 정도가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김운찬에게 자세히 설명할 시간도 없이 박재선은 자료를 챙겨서 KDS로 갔다. 당장 ‘뮤직센터’ 최연희 작가와 사전미팅을 해야 했다. 세션을 위한 악보를 전달하고 코러스와 안무에 대한 것도 사전에 협의가 필요했다.
“MR을 사용하면 간단하지만 무대 자체를 위해서는 세션 연주가 낫다고 봅니다. 이것도 사전에 녹음을 하겠지만요.”
“별도의 편곡이 필요하기에 기획사에서 잘 사용하지 않지만 해서 나쁠 것은 없죠. 우리의 경우 회당 비용을 정산하니 별도의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고. 사실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계약 자체를 폐기할 수 있어 곤혹스러운 면도 있죠.”
경음악단과 세션계약을 맺었는데 1회 방송에 4번 정도는 사용을 해야 하는데 아이돌의 경우 사용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안무를 하는 것이 힘이 드는데 세션과 맞추는 것은 더 어려웠다.
“코러스도 그렇고 백댄서도 그런 면이 있어 곤혹스럽죠. 코러스의 경우 MR로 연습을 하고 댄스도 마찬가지인데 특별한 안무가 있나요?”
“백댄스의 안무는 기본적인 것만 구상을 했고 안무팀을 만나직접 시범을 보일까 합니다.”
페어댄스라 영상으로 작성하는 것도 애매하여 직접 여자댄서를 지도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자신도 율동 수준의 댄스를 선보일 것이기에 같이 맞추어야 했다.
최연희와 논의를 마치고 세션을 맡은 강문길 팝 오케스트라의 연습실을 방문하여 편곡한 악보를 전달했다. 이미 이메일로 악보를 보냈지만 직접 연주를 들어보고 한 번 맞춰보기로 했다.
“이 정도면 크게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MR을 활용하면서 기타와 드럼의 독주에 좀 더 신경을 써주시면 됩니다. 아울러 코러스가 들어가는 부분에서 볼륨을 조금 낮추고요. 자칫 반주가 노래와 코러스를 압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잘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바빠서 이 정도로 하지만 언제 ‘김건우의 음악산책’에 출연하면 그 때 제대로 맞춰 봅시다. 우리는 아이돌보다 솔로 뮤지션이 더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박재선이 음악적인 식견이 없다면 그들과 대화 자체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돌의 경우 이런 일은 프로듀서가 나서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복잡해 그냥 MR로 끝내고 말았다.
코러스와 백댄서는 같은 건물에 연습실이 있었다. 세션이 사용하는 연습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원래 코러스가 있던 곳인데 백댄서가 KDS의 일을 하면서 그곳에 별도로 연습실을 냈다고 했다. 코러스의 경우에는 베테랑이라 그리 지적할 것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안무를 담당하는 고연화 무용단을 방문했다.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기에 가장 나중으로 약속을 잡았다.
“제가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기본 안무입니다.”
MR의 USB를 건네 플레이를 시킨 다음 자신이 노래를 부를 때 중간에 하는 간단한 안무를 보여주었다. 보통 백댄서는 가수가 안무를 할 때는 동일하거나 비슷한 안무를 하고 노래를 부를 때 적절한 안무를 채우는 것이 기본이었다.
“대충 무슨 안무를 원하는지 알겠습니다. 혹시 사전에 구상한 안무가 있습니까?”
“여기 동선을 딴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안무는 표현하기가 그래서 직접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박재선은 다양한 댄스를 익혔기에 ‘너와 나의 가능성’에 사용할 안무를 직접 보여주었다. 고연화 단장이 아닌 수석 댄서라는 여자 댄서가 나서서 상대를 해주었다. 무대 안무는 대부분 반복이기에 몇 가지 기본적인 것만 알려주고 서로 합을 맞추었다.
다시 MR을 켜고 동선에 따라 안무를 했다. 사전에 연락을 받았기에 페어에 나설 백댄서들도 같이 자리를 한 상황이었다.
“아이돌 출신이라 안무에 대한 이해가 높아 다행입니다. 몇몇 솔로 가수들의 경우에 역으로 우리가 안무를 짜서 연습을 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몇 번 연습을 하고 간단하게 무대에서처럼 연습을 했다. 연습실 바닥에 테이프가 붙여 있었는데 이번에 만들 무대의 사이즈였다. 김운찬이 그런 장면을 촬영하여 나중에 참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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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선은 KDS 뮤직센터에 출연하기로 했지만 다른 방송국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아직 음원 성적이 20위권에 불과해서 꼭 부를 필요는 없었고 출연을 위한 심의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라면 방송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팬클럽에서 단체로 방청을 하기로 해서 도움이 되었다. 방청객 중에 팬이 없을 경우 팬덤 위주의 주간 음악방송에서 기가 죽을 수 있었다.
영화 ‘한계상황’은 120개 상영관에서 개봉을 했고 1일 박스오피스 6만여 명을 기록하면서 상영관이 200여 개로 늘어났다. 영화가 상영되면서 영화도 호평을 받았고 OST인 ‘너와 나의 가능성’이 화제가 되면서 순항을 했다.
“우리 제이슨 오빠가 뮤직센터에 나온다고?”
샤이닝로드의 팬클럽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했던 최유희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문화센터라고 하는 공연장의 매니저로 근무 중이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최유희가 서울문화센터의 매니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오너 일가이기에 가능했다.
서울문화센터는 재계 8위인 한얼그룹에서 문화예술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서울문화재단에서 소유한 공연장이었다. 오너 일가이지만 방계나 마찬가지인 최유희는 다른 사촌, 육촌들과 달리 문화재단에 취업을 했고 그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평소에 K-POP에 관심이 많아 공연에 관심이 많았고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으로 이루어진 서울문화센터에는 각종 공연이 끊이지 않아 스스로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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