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80
180. 공연기획 (1)
베트남에서 돌아온 박재선은 월드투어 중인 앤 플로린을 맞이했다. 지친 모습이지만 한편으로 활기가 넘치기도 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모습이었다.
“이제 월드투어도 마지막이죠?”
“3개월 가까이 월드투어를 했죠.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군요.”
“한국과 일본을 끝으로 휴식이죠? 이번 월드투어를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월드스타가 된 것인가요?”
“아직은 부족하죠.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도 있고요. 다음에 한 번 더 월드투어를 하면 달라질 것도 같아요.”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봅니다. 저도 오프닝에라도 서고 싶지만 마음뿐이지 사실 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한국과 일본, 마지막에 일조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제이슨도 얼마 전에 콘서트를 했다면서요. 본인의 콘서트는 아니지만 콘서트의 주역으로 상당한 흥행을 거뒀다고 들었어요. 마침 공연실황도 봤고요. 역시 음악도 좋더군요. 그 덕분인지 디즈니플레이어에 올라간 드라마의 인기도 상당하더군요.”
“고맙군요. 중간에 신곡도 발표한 것 같아요?”
“전에 제이슨이 다듬어준 곡을 발표했어요. 지금은 디지털 싱글을 내는 것은 간단해서 말이에요. 한 달 전에 냈는데 이제 40위권까지 올라왔어요. 미국에 돌아가서 몇 군데 얼굴을 보이면 홍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캠페인을 할 것은 아니고.”
앤 플로린은 월드투어 중간에 신곡을 하나 발표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꽤나 인기를 얻기도 했다.
“벌써 그 정도로 순위가 올랐어요? 사실 콘서트를 하고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작업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박재선은 빌보드차트 사이트에 들어가서 상황을 살폈다. 2주 전에 나탈리아 캐튼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 정상에서 밀려난 후에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고 베트남에 다녀오느라 이번 주에 발표한 순위를 보지 못했다.
“나탈리아 캐튼의 노래가 여전히 10위권 안에 머물고 있고 제 노래도 20위권에 머물고 있군요. 앤의 신곡은 43위이네요.”
“제이슨이 만든 노래가 올해 한국의 각종 차트를 30여 주나 석권하고 있다면서요? 가수로는 몰라도 작곡가로는 정상에 오른 것 같아요. OST까지 성공을 시키고. 미국에서도 빌보드차트 정상에 무려 12주나 머물고.”
적당히 덕담을 주고받은 다음에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를 결정하고 리허설 일정을 협의했다. 이어서 1월 10일에 한국에 와서 말일까지 작업을 같이 하기로 했다.
“중간에 한국에 올 수도 있어요. 작업을 하다가 막히면 저번처럼 와서 머물까 하는데 문제없죠?”
“크게 상관은 없어요. 잠깐 시간을 내는 것이야 가능하죠.”
“그리고 칼리 크리슨도 어느 정도 회복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요? 나에게는 연락도 없던데.”
“한 달 전에 파리에서 만났어요. 잠시 아는 사람을 만나러 왔다면서 연락을 했더라고요. 요사이는 쉬면서 운동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탈리아 캐튼도 스코틀랜드에서 페스티발에 참여했다가 만났어요. 대대적인 월드투어는 하지 않고 5~6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건 나도 들었어요. 나 때문인지 서울과 도쿄도 포함이 되었더군요. 유럽은 런던, 파리, 로마만 하고요. 중간에 한두 군데 더 추가될 수도 있지만 큰 도시에서 1만 안팎의 규모로. 아직은 외국보다 미국에 집중하고 싶다고 하던데 그런 것 같군요. 나탈리아는 앤과 입장이 다르기도 하죠.”
“그런 면이 있죠. 아직 미국에서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한 면도 있고요. 힙합 팬들은 잘 알지만 일반 대중은 이번에야 그녀를 주목하는 실정이니. 나탈리아 다음 앨범도 작업할 예정이죠?”
“그렇게 하자고 하는데 제가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내년 초에 정규앨범을 내고 국내 캠페인과 아시아지역 캠페인을 할 예정입니다. 그러다보면 시간이 없을 수도 있고요.”
“그게 끝나면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할 예정이죠?”
“그렇게 해야죠. 한 2년 정도 집중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할 생각입니다. 물론 노래도 하고 작곡가로도 활동을 하고요.”
박재선은 식사를 하면서 앤 플로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로마 공연을 하는데 로마 주재 중국대사가 찾아왔더군요.”
“중국 대사가요? 무슨 이유로요?”
“월드투어에 중국을 제외한 이유가 무엇인지, 중국에서 공연을 할 예정은 없는지 묻더라고요?”
“그래서 없다고 했죠. 그동안 허가를 해주지 않았던 사례나 허가를 했어도 직전에 취소한 건들에 대하여 언급했고요. 그래서 그런 리스크가 있기에 아예 계획 단계에서 제외했다고 말했죠.”
“그래서 그냥 갔어요?”
“지금이라도 계획을 변경하면 어떤지? 중국에서 총 10회 정도 콘서트를 개최하도록 해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막 중국의 각종 만행이 밝혀진 시점이고 그렇게 하려면 계획 자체가 엉망이 되니 불가능했죠. 그래서 이미 계획이 진행 중이라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는 일종의 위약금을 부담할 수도 있다면서 계획을 바꾸라고 하는데. 그래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딱 잘라서 거절했죠.”
만행이 공개되어 당장 궁지에 몰린 중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타개책을 모색했는데 그것이 중국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개방이었다. 하지만 급조한 그런 방법도 사실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은 섬나라처럼 고립이 되어 정말 급한 사람이 아니면 방문하지 않으려고 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제이슨을 속여 데려가려고 했다면서요?”
“그런 것 같아요. 나를 중국에 오도록 만들기 위해 협박까지 했다면 그럴 의도가 다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렇겠죠. 아마도 샬럿 케이스가 일어났겠네요.”
샬럿 케이스란 이번에 폭로한 중국의 만행 중에 가장 비난을 많이 받은 사건 중에 하나였다. 현재 그 건으로 인해 영국과 중국은 외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영국의 기자인 샬럿은 중국의 인권문제를 고발하는 기사를 많이 작성했다. 그런 샬럿은 아파트에서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가 되었고 결국은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받았고 형이 확정된 직후에 사형이 집행되고 말았다.
“제이슨도 조심해요. 언제 테러를 당하거나 납치를 할지 모르니까요. 그런 나라가 있다니 겁이나요.”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러는지, 참.”
박재선은 가만히 있으면 그만인데 귀찮게 하는 것이 짜증이 났다. 그나마 최근에는 얼씬거리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박재선은 첫날 같이 식사를 했고 다음날 앤 플로린의 서울 공연 리허설에 참여했다. 아무리 같은 레퍼토리로 공연을 하더라도 현지 사정이 다르기에 리허설은 해야 했다. 무대가 조금만 달라져도 동선이 달라졌고 그러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컸다.
당장 음향 상태가 다르기에 음향을 조정해야 했고 조명도 다르기에 그에 맞춰서 조정이 필요했다. 또한 공연장의 상태가 다르면 무대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지 공연기획사에서 티켓을 많이 판매하기 위해 무대의 크기를 줄이려고 해서 문제에요. 원래 기본 무대는 눕혀진 H형인데 올림픽경기장은 그렇게 하면 객석이 500석 이상 줄어들어서 그냥 역T형 싱글무대로 만들었어요.”
앤 플로린은 박재선에게 올림픽체육관에 설치한 무대가 처음에 기획한 무대가 아닌 변형된 무대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퍼포먼스도 변경해야 했다.
“풀 오케스트라가 아닌 팝 오케스트라 편성이네요.”
“오케스트라는 60여 명이 필요한데 대략 20여 명의 팝 오케스트라로 편성을 했어요. 오케스트라를 동원하면 좋겠지만 굳이 그 정도의 악단이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요. 그들을 고용하려면 세션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막 악단이 연주를 하면서 음향 상태를 점검했다. 음향 기기마저 가지고 다니면서 설치를 했지만 설치가 끝나면 매번 새롭게 조정을 했다. 공연장마다 음향 상태가 달랐다.
“뭐가 문제인가요?”
앤 플로린이 컨트롤박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음향을 조정하는 팀, 담당자에게 물었다.
“저쪽 구역의 음향 상태가 좋지가 않아요. 몇 번 조정을 했는데도 계속 에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 전광판에서 소리가 반사되어 저 구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가리면 되지 않아요? 흡음재가 있지 않나요?”
“그건 가능한데 그러면 공연 중에 영상을 내보내지 못합니다. 정 안 되면 그렇게라도 하겠지만 일단 최선은 다 해야죠.”
“그건 제가 조정이 가능할 것 같군요. 우리도 그 문제로 애를 먹었어요. 여기에 익숙하지 않으면 어렵죠.”
OST콘서트를 할 때도 문제가 되었지만 그럭저럭 해결이 가능했다. SBC 담당자들이라 그 장소에 익숙했다. 스피커의 위치를 몇 군데 조정하여 에코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다. 또한 주파수도 변형을 하여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이 공연장을 잘 모르면 조금 고생을 하죠. 원래 전문 공연장이 아닌 체조경기장으로 설계가 된 곳이라 그래요. 80년대에 만들어졌는데 그 후에 개선작업을 했지만 구조적인 문제까지 해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박재선이 나서서 스피커 위치를 조정하고 컨트롤박스에서 기기도 일부 조정을 했고 그러자 에코로 인한 노이즈 발생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들어줄 정도는 되었다.
“이제 리허설을 해도 되겠군요. 제 무대부터 할까요?”
음향과 조명이 정리되자 박재선이 나섰다. 박재선이 새로 합류한 상황이기에 이번 리허설은 박재선이 각종 세션과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을 했다.
사전에 영어로 발표한 싱글앨범에 수록된 세 곡을 부르기로 했다. 이어서 앤 플로린과 같이 중간에 러브홀릭을 부르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앤 플로린은 자신의 노래도 아닌데 러브홀릭이 맘에 드는지 서울 공연과 일본 공연에 레퍼토리로 추가를 했다. 박재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힙합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노래는 맘에 들어요. 그리고 다음에는 이런 흥겨운 곡도 부르고 싶고요. 월드투어를 하면서 보니 관객을 들썩이게 하는 곡이 별로 없는 것도 아쉽고요.”
같이 1차로 노래를 부른 다음에 그렇게 말을 했다. 이후 현장에서 팝 오케스트라의 단장과 같이 MR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을 했다. 작곡자이자 편곡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역시 전문 프로듀서가 참여하니 좋군요. 사실 미켈리안이라는 프로듀서를 고용했지만 사운드엔지니어가 주다 보니 대부분 내가 모든 것을 컨트롤 하는 편이고요.”
음향을 담당하고 있던 자가 미켈리안이라는 프로듀서였다. 프로듀서이지만 앤 플로린보다도 음악적인 역량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공연기획자로 음악은 앤 플로린이 컨트롤하고 있었다.
“메인 프로듀서는 제가 맡고 그는 서브 프로듀서를 맡는 상황이죠. 제가 나서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싱어송라이터의 경우에 프로듀서가 있지만 전문 프로듀서는 보통 서브 프로듀서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음악적인 문제로 가수와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보통 떠나고 말았다.
“사실 제이슨이 특이해요. 다른 프로듀서는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나에게 맞춰주지를 않는데, 아니 맞춰주지 못하는데, 제이슨은 그게 가능해요.”
그러면서 세션과 합을 맞추면서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문제가 없는지 질문을 던졌다. 박재선도 간단히 수정이 가능한 부분은 몇 가지 지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에 발표한 앨범 위주로 그렇게 했다. 앨범에 들어간 노래의 공동작곡자이자 프로듀서이고 편곡자이니 의견을 말한다고 해도 문제가 아니기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월권일 수도 있고 남의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꼴이었다.
“원래 저래요?”
박광석과 두 명의 사운드엔지니어도 같이 동행한 상황이었다. 박광석이 의외로 영어를 잘하는지 프로듀서인 미켈리안과 같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둘 다 기기를 다루는 사람이라 말이 잘 통하는지 따라 다니면서 내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귀가 좋아요. 그리고 음악적인 식견도 뛰어나고요. 직접 오케스트라도 지휘할 수 있어요. 얼마 전에 총 12회의 콘서트를 직접 기획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OST 콘서트를 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박재선에 대해 다소 과장을 해서 소개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박재선의 대단함을 알려 미켈리안이 반발하지 않도록 설득하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