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87
187. 전국순회콘서트 (2)
“어떻게 된 건지 나도 의아한 상황이야.”
OST콘서트부터 앤 플로린의 콘서트, 전국순회콘서트까지 기획하고 참여하느라 별로 활동을 못했다. 그렇기에 박재선의 팬들은 활동하지 않고 음원장사만 한다고 불만을 표명할 정도였다.
“자기가 다른 방식으로 활동을 하니 주목을 받은 거지. 거기다 부산 공연을 했던 영상이 업로드 되면서 그런 걸 거야. 한데 여기 이 기사 뭐야? 장르가 뭔지 모르겠다는 말인데?”
“그거야 여기 도입부는 전형적인 발라드이고 … 다음은 재즈 스타일의 R&B이고 … 여기 후렴 부분은 전형적인 록 발라드이고 … 그 다음 여기는 힙합이고.”
“K-POP이 다 그렇지 않아?”
“그렇지. 솔로들이 부른 노래가 아이돌 노래와는 다른데 같으니 그런 것이지. 요즘은 솔로도 이런 노래를 부르는데 이 기자가 조금 유별난 거지. 단지 그 특징을 확연히 드러낸 것이 조금 특이한 면이 있지만 그것도 작곡가나 가수의 역량인 거고.”
부산의 콘서트 영상이 아이튜브에 각 가수별로 업로드가 되었는데 박재선의 영상은 이틀 사이에 300만 명의 조회수가 기록이 되었다. 다른 가수에 비해 배는 많은 숫자라 의아했는데 가장 멋진 공연이라는 말이 나왔다.
“갑자기 각 방송국마다 주간 음악방송에 나오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1위 후보라고 하네.”
김희경이 연습실에서 그렇게 설명을 해주었다. 대표 사무실을 나온 상황이라 하루 종일 옆에서 박재선이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보조를 해주기도 했다. 박재선은 드라마 OST 데모곡을 작업하고 있었는데 각종 악기의 연주를 녹음하고 있었다.
“주말이면 콘서트를 해야 하고 드라마 촬영에 오디션 심사까지 있는데 난리 났네. 그렇다고 1위 후보인데 바쁘다고 나가지 않을 수도 없고.”
“그나마 다른 가수들 녹음은 다 끝난 덕분에 그건 없잖아?”
“그것 외에도 많아. 벌써 연말 행사 준비를 해야 하니 그것도 문제이지. 편곡이야 박광석씨랑 다른 뮤지션이 담당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최종 점검은 내 몫인데.”
소속 연예인들에게 자유롭게 활동하라고 했지만 노래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확인을 받으려고 했다. 로보틱스나 뮤지카세븐은 그럴 수밖에 없지만 다른 넷은 알아서 할만도 한데 여전히 뭔가 변화가 있다면 와서 봐달라고 했다.
“콘서트도 이제는 공연기획사, 예당이 준비한 것을 확인만 하면 되잖아.”
“그렇지만 공연장이 바뀌면 결국 한 번 확인을 해야지. 그렇지 않았다가 중간에 난리가 나지. 어쨌든 일정을 잡아봐. 참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니. 콘서트와 겹치면 못나가는 것이고.”
“사전 녹화라도 하자고 하면 그건 해야겠지?”
“그건 하는 것이 당연하지. 갑자기 각광을 받으니 적응이 안 되는 것 같아. 유명 스트리머의 커버곡도 많이 올라오고.”
“뜬다는 증거이지. 그보다 어제 레쎄의 유혜민씨가 연락을 했던데 언제 만날 거야?”
“조만간 연락을 해야지. 폐업신고가 마무리되었으니 계약을 하는 것도 좋고. 그런데 계약기간을 얼마로 할까?”
“기본 3년이 어때? 연예인은 보통 그 정도로 하잖아.”
“그렇게 해야겠지. 너무 길면 서로 부담스러울 것이니. 계약금은 많이 줄 필요는 없겠지. 선급금이니.”
“그게 낫지 않을까? 정산을 받아야 힘이 나지. 계약금을 까야 정산을 해줄 것인데 그 기간이 길어지면 문제이지.”
갓 데뷔한 아이돌의 경우에 계약금은 적게 받지만 투자비를 공제해야 정산을 해주었고 대략 2억 가까이 잡혀 있기에 앨범 두 번 정도 성공해야 정산을 했다.
“걔네 줄 노래는 있어? 빨리 계약하려는 이유가 어떻게든 노래 받아서 활동하려는 것 같은데.”
“뮤지카세븐 주기에는 아직 이른 노래가 있어 봉인한 노래도 많아. 그런 노래 세 곡 정도 골라서 내도록 할 예정이야.”
박재선은 굳이 많은 노래를 발표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가창 실력은 문제없겠지?”
“오라고 해서 한 번 살펴보고 보컬도 손을 봐야지. 한둘은 조금 게을러져서 요령으로 노래를 하는 것도 같으니 고쳐야지.”
박재선은 이미 계획을 세워놓은 상황이었다.
박재선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연습생 오디션까지 진행했다.
“오늘 봐야 할 인원이 다섯 명이죠?”
“그렇습니다. 연습생 출신 세 명에, 지망생 두 명입니다.”
유지한 실장과 트레이너들이 참석하여 같이 심사를 하기로 했다. 박재선은 조용히 오디션을 지켜보았다. 업계에서 보는 것이 정해져 있기에 그 방식을 따라서 진행했다.
박재선은 오디션 맨 마지막에 몇 가지 점검을 하고 참가자를 내보냈다. 그런 방식으로 두 시간에 걸쳐 다섯 명의 정밀 심사를 진행했고 그 이후에 당락을 결정하기 위한 평가회를 진행했다.
“장민호와 유지훈은 연습생으로 받아들이고 이기훈은 받지 않는 것으로 하죠.”
“네? 이기훈을 받고 둘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요?”
“이걸 보죠.”
박재선은 한 사이트를 가리켰다. 이기훈이 졸업한 성진예고 출신이 개설한 블러그였다. 거기에 좋지 않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학교 다닐 때 일진으로 몰려다녔다는 내용과 그들이 했던 행동을 암시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검색된 사이트가 다섯 군데 정도 있습니다. 거기를 면밀히 살펴본 결과 확증은 없지만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거기다 화장품 냄새로 가렸고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어 모르겠지만 춤을 출 때 담배냄새가 나더군요. 흡연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지만 그 때문에 목소리가 불안정합니다.”
박재선이 하나하나 사이트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트레이너들이 그것을 살폈고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보았다. 박재선은 딱 보는 순간 애가 불량스러운 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몸에서 발산되는 기운이 불안정했고 종종 짜증을 내는 기색이 보이기도 했다.
“장민호는 춤과 랩은 그리 좋지 않지만 보컬은 상당히 좋습니다. 춤이나 랩은 몇 가지 특수한 트레이닝을 한다면 개선이 가능해 보입니다. 춤은 시야가 좁아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랩도 호흡과 발성의 불일치로 인해 불안하고요. 그 부분은 데뷔가 결정되고 퍼포먼스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반복 숙달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박재선의 평가에 일부 트레이너가 동의하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지만 반박을 하지 않았다.
“유지훈은 일단 외모가 상당히 수려합니다. 노래, 춤, 랩, 어느 하나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쓸 정도는 아닙니다. 반복하여 연습하면 일정 수준으로 올라설 것입니다.”
데뷔가 결정되고 노래 세 곡 정도 연습을 할 것인데 사흘이면 숙달을 하는 사람이 있고 한 달이 걸리는 사람이 있는데 대충 보름 정도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정도였다.
“둘은 지속적으로 기본기를 다지면 데뷔조에 들어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기훈은 다 괜찮지만 아마도 내가 본 것을 기획사에서 알고 탈락시켰을 것입니다.”
한번 학교폭력으로 낙인이 찍히면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런 자들은 평소 생활도 거친 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단체생활을 하는데 저해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오혜정과 서준영은 일단 받아서 훈련을 시키도록 합시다. 2년 정도 연습생으로 있으면 기본은 갖춰질 것 같습니다.”
총 다섯 명 중에서 네 명을 연습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1차 심사과정에서 이미 한 번 거른 상황이라 어느 정도 가능성은 검증했기에 상당히 실적이 좋았다.
유혜민은 박재선이 만나자고 연락을 하자 당일 저녁으로 약속을 잡았다. 다른 멤버들도 온다고 했지만 동행할 것이면 리더인 유성희만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들 중에 조윤희가 가장 친하지만 협상을 할 것이니 그래도 리더가 오는 것이 좋았다.
“좀 힘들죠?”
유혜민은 나이가 박재선보다 한 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실장이 아닌 대리 직급으로 근무를 했다. 그 위에 박성구 실장이 있어 관여를 했다.
“그렇죠. 이런 일을 저도 겪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박명한 대표님이나 최지철 팀장이 이런 일을 벌일 줄 누구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보는 것 아닙니까?”
박재선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앉았고 김운찬도 그냥 가볍게 인사만 하고 옆자리에 앉았다.
“성희씨도 오랜만이네요.”
“네, 선배님. 얼굴은 몇 번 봤지만 인사만 하고 말았어요.”
서로 아예 모르는 척은 하지 않지만 간단히 인사만 하고 제 갈 길을 가는 사이였다. 특히 박재선은 구설수에 오를까 걱정하여 여자 아이돌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일단 식사를 하기 전에 간단히 이야기부터 하죠. 이제, 4일 전엔가 모닝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죠.”
모닝이라는 부도난 업체가 방치되어 있으면 레쎄도 골치가 아플 것인데 그나마 다행히 대주주인 일성미디어가 있어 청산절차를 진행했다. 마침내 청산이 완료되어 법인등기가 말소되었다.
“그리고 모닝이 가진 상표권과 저작권을 JS엔터에서 인수를 했습니다. 그게 남아있으면 청산이 어려우니 정리를 했고요.”
박재선은 모닝의 저작권과 상표권을 인수한 사실을 먼저 언급했다. 이는 약점일 수도 있고 강점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실 레쎄가 이적을 하고 싶다고 해서 검토를 했어요. 같이 활동했던 후배이니 당연히 받아주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기획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많아요.”
박재선의 말에 유혜민이나 유성희의 표정은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거절하려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았다.
“5년차가 지나 6년차로 접어든 상황이죠?”
“그렇습니다. 여름이 지나면서 6년차가 되었죠. 사실상 계약기간이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요.”
계약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는 활동을 줄이면서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기에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그 정도였다.
“영입할 경우 성공할지, 성공하더라도 앞으로 얼마나 활동할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멤버 개개인은 어떤 상태이고 생각은 어떤지 파악할 필요도 있고요.”
박재선은 그런 말을 하면서 그들을 보았다. 물론 이적할 생각이 있기에 그 자리에 나왔을 것이지만 그런 것만 믿고 영입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 회사는 1년 전에 뮤지카세븐을 영입했어요. 데뷔를 해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였죠. 듣기 거북할 수 있지만 그들이나 레쎄나 큰 차이가 없어요. 물론 경력이 있고 그동안 이룬 것이 있지만 반대로 성장가능성은 그만큼 없기 때문이죠.”
박재선의 말에 뭔가 말을 하려다 나중에 덧붙인 말을 듣고 억지로나마 수긍한 표정이 되었다.
“결국 동일한 조건으로 영입하겠다는 말씀이군요.”
짧게 정리하는 유혜민이었다. 그리고 뮤지카세븐의 계약조건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 멤버 개개인을 별도로 영입했고 각자 2천만 원을 계약금으로 받았고 7년 동안 계약을 했다. 걸그룹 계약을 맺을 때나 차이가 없지만 훈련비용이 없기에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대신 계약금은 2천5백만 원으로 할 겁니다. 물론 나중에 정산할 때 먼저 공제를 하니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뮤지카세븐과 동일한 조건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 차이라도 둬서 약간의 자존심이라도 세워주어야 했다.
“대신 계약기간은 7년이 아닌 3년으로 할 겁니다. 그 외 세부내용은 회사의 표준계약서가 있으니 그걸 보면서 정하죠.”
박재선은 그 정도가 서로 무난할 것 같았다. 장기 계약을 했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기획사로서도 부담이 되었고 레쎄는 벌써 스물다섯에서 스물셋의 나이인데 몸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아 길게 활동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유혜민씨나 다른 매니저들의 거취는 정해졌나요?”
박재선의 질문에 유혜민은 바로 말을 하지 않고 눈치를 봤다.
“레쎄와 매니저들이 같이 의논하여 정하도록 해요. 유혜민씨와 다른 두 매니저가 같이 온다면 받아줄 의향이 있으니. 그럴 경우 별도의 고용계약을 체결해야 하고요. 참고로 레쎄 담당 매니저는 한두 명을 추가할 생각입니다.”
박재선은 그렇게 말하고 식사를 시켰다. 밥을 먹자고 모인 것은 아니지만 식당에서 만났으니 식사부터 해야 했다.
“빅라이언은 영입하지 않을 거예요?”
유성희가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같이 영입하기를 바라는 기색이었다. 자신들의 거취가 결정되니 남도 챙기려고 했다.
“왜? 걔네들과도 연락을 하고 지내는 거야?”
“알고는 지내죠. 걔네들도 계속 실패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3년 했는데요. 노래만 좋았다면 지금처럼 바닥을 헤매지 않았을 것인데 발표하는 노래마다 죽을 썼죠.”
“만나볼 생각이야. 하지만 보여준 것이 없으니 검증도 해야 하고. 최소한 기본실력이라도 있어야겠지.”
박재선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인정에 이끌려 받아들이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못했다. 더구나 그들은 샤이닝로드가 해체한 후에 데뷔한 그룹이라 인간적인 유대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