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35
35. 드라마 출연과 오프닝 공연 (4) #35. 35. 드라마 출연과 오프닝 공연 (4)
박재선은 이용을 하려고 하면 이용을 당할 수밖에 없지만 최소한 명분이라도 주지 않으려고 했다. 논란을 일으킨다면 꼭 손해는 아니었다. 그런 논란으로 ‘트루 포 유’의 음원 판매가 많아지면 수익은 그만큼 커질 것이니 문제는 아니었다. 거기다 KM이니 경쟁에서 질 것 같지 않았다.
박명한은 원하는 반응이 아니라서 떨떠름한 기색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하면 적당히 포장하여 후배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공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재선이 말한 내용 때문에 레이튼은 고려할 상황이 아니게 되었다.
박명한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박재선의 성격상 녹음을 할 것 같았다. 같이 녹음을 한다면 그걸 편집하여 수작을 부리기에는 좋지 않았다. 원본을 공개하면 조작으로 몰렸다.
기껏 체면을 버리고 찾아온 상황인데 아무런 소득도 없으니 화가 났다. 자신의 밑에 있을 때 어떻게든 처리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하여간 사장이나 그 밑에 있는 놈들이나 똑같아. 어쨌든 저들이 뭘 하려는 것인지 대충 알았으니 대비할 필요는 있어. 잔머리는 굴릴 줄 알지만 어설퍼. 한방에 보낼 방도가 없나?’
자신이 곡을 준 것을 알고 그것을 핑계로 뭔가 득을 보려는 것 같지만 망하는 길이었다. 박명한 사장이 뭔가를 하려고 기를 썼지만 최지철저럼 면박만 당하다 쫓겨 가고 말았다.
정우전자 신사업기획팀의 팀장인 곽도훈이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연락을 받은 김운찬은 재벌인 정우전자에서 연락을 했고 박재선에게 그곳의 부사장인 박관석을 알고 있다는 것을 들은 상황이라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에 박관석 부사장님을 뵌 적이 있지만 그거야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난 것인데 무슨 일입니까?”
알고 지내서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에 시간을 내서 만날 약속을 잡았지만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면서 박관석의 이름을 내세워서 일반적인 갑을관계가 아님을 은연중 내보였다.
박재선이야 직접 사람들과 대면을 하지 않아서 크게 문제는 아니지만 대외적인 창구인 김운찬은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두 가지 일로 찾아뵈었습니다. 하나는 레이크프로덕션에서 제작하는 ‘사랑스러운 엘프의 여왕’에 우리가 투자하려고 검토 중입니다. 그에 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다른 하나는 JS 엔터테인먼트와 우리 신사업기획팀이 협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투자도 하고 싶지만 그건 거부했다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신사업기획팀이 박관석 부사장 직속의 조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투자를 맡고 있다는 설명을 했다.
“일단 첫 주제로 가서 그 드라마는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까? 아무리 검토를 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음악감독을 맡기로 했다면 가능성을 봤을 것 같습니다.”
곽도훈 팀장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까 고민이 되었다. 박재선이야 제작이 되면 좋고 안 되어도 아쉬울 것이 없어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성공 가능성이라? 제대로 제작이 된다면 손익분기점은 넘길 것이고 해외 판권까지 고려하면 분명 수익이 난다. 조선 구미호나 이 작품이나 기존의 드라마에서 초월적인 영역이 일부 가미가 되었고 그것은 특수 촬영이나 CG로 구현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차이점도 인식을 했다. 바로 극중 배경이 과거가 아닌 현대라는 점이었다. 그건 PPL의 사용이 훨씬 용이하다는 점이었다. 같은 성과를 거둔다면 수익은 훨씬 크다는 의미였다.
“잘 만든다면 대박은 어려울지라도 기본은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제대로 만들 제작사와 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고요. 자금의 여유가 있어 투자한다면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입니다.”
박재선은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런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손실을 보더라도 투자한 금액의 반 토막도 건지지 못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면 음악감독만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직접 출연할 것입니까? 얼마 전에 박재선씨가 출연했던 드라마도 살폈는데 연기력은 문제가 없다고 하더군요.”
“음악감독은 음악적인 능력만 있으면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문제는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연기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역과 어울려야 하고 적절한 인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티켓 파워가 있어야 합니다. 즉, 시청률을 올릴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박재선은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섣불리 나서지 않았다. 자신의 역량이 충분히 검증된 이후에 적절한 자격을 갖춘 다음에 캐스팅이 되고 싶었다.
‘음악이 중요하지만 사전에 준비한다면 엔지니어를 고용하면 동시에 진행해도 문제는 아니다. 이미 습작으로 몇 개의 곡을 만들기도 했다. 그것만 편곡하여 적절하게 배치를 하면 된다. 그 중에 OST 둘 정도는 직접 불러도 되고.’
박재선은 대본을 받은 직후부터 곡을 만들고 있었다. 곡 그 드라마에 사용할 필요는 없기에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만들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다듬고 있었다.
“출연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현재 가수로도 위상이 높아지고 여기에 예능에 출연하여 대중들에게 호감을 주면서 주목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거기다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가 방영되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 봅니다.”
“팀장님의 판단에 제가 출연하는 것이 그 드라마에 득이 된다고 봅니까?”
“그렇습니다. 투자를 한다면 출연을 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낼 것입니다. 다른 누구보다 어울릴 것이라 봅니다.”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여건이 된다면 출연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데 무리하게 출연할 생각은 없습니다.”
박재선은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의구심을 가진 상황에서 출연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잘 하는 것과 성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어쨌든 조만간 레이크프로덕션과 미팅을 갖고 투자를 논의할 것입니다. 조건만 괜찮으면 투자를 할 예정입니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상황으로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판단이 옳다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온 것으로 보였다.
박재선은 일주일 내내 정신없이 보내야 했다. 계속 1위 후보가 된 덕분에 매일 음악방송에 나가야 했고 그 사이 시간을 내서 드라마를 촬영해야 했다.
드라마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남자인 박재선과 지하성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파국을 향해 달려가지만 역시 이복남매인 지연과 지희의 갈등도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막판에 지하성이 그동안 행한 각종 범죄가 드러나 감옥에 가고 박재선이 지연을 만나서 화해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박재선에게는 지하성도 원수지만 자신을 버리고 지하성을 택한 지연에 대한 배신감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렇기에 화해가 아닌 그저 양해에 불과했다. 용서나 화해는 그 때의 감정을 덮고 원한을 잊는 것 정도였다.
여기에 지희와 지연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미묘하게 변했다. 결국 지연은 박재선이 자신과 한 때 사귀던 사이라는 것을 밝힌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보였다.
하지만 막장이지만 로맨스 코미디이기에 결국 호러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지연과 지희가 이복이지만 자매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박재선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따라 드라마에서 하차를 한다. 그들과 엮이길 거부하고 떠난다. 정해진 결말이었다.
박재선은 그렇게 드라마 촬영이 종료되자 드라마에서 자신의 역할에 의구심을 갖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적당히 인기드라마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박재선이 사라진 이후에 지하성과 유지희, 유지연만 남는다. 그 이후의 전개에 대하여는 박재선은 알 수 없었다. 박재선은 자신이 등장하는 부분만 대본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재선은 드라마의 촬영이 끝나자 2회에 걸쳐 진행되는 칼리 크리슨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 리허설도 참여했다. 세션과 맞춰야 하는 면이 있기에 쉽지 않았지만 세션의 실력이 좋아 악보대로 연주를 하기에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박재선이 리허설을 마치자 전날 도착하여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던 칼리 크리슨도 나타났고 서로 인사를 했다. 그 전에 중국 상하이에서 공연을 마친 상황이었다.
“나도 반가워요. 오프닝 공연 요청을 받아줘서 고마워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내 콘서트에 오프닝을 맡아주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칼리 크리슨은 립 서비스일지라도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 거만하거나 무례하지 않는 태도라 오히려 놀랄 지경이었지만 그렇기에 다른 뮤지션들의 존경을 받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리허설을 한 번 더 할 수 있을까요? 어떤 무대를 하는지 보고 싶습니다.”
그럴 바에는 조금 먼저 와서 리허설을 할 때 보면 되었을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생각을 지우고 요청에 응하였다. 연습이 끝난 상황에서 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순서는 ‘레인보우 스토리’가 먼저이고 이후에 ‘희망으로 내일을’입니다. 레인보우 스토리는 제공한 편곡에 따라 노래를 부를 것이고 제 노래는 제가 편곡한 것을 세션이 연주할 것입니다.”
그렇게 칼리 크리슨과 존 드리먼드에게 설명하고 무대에 올라갔다. 존 드리먼드가 세션들을 모아서 요구사항을 말했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세션들이 집합했다. 그들도 박재선과 같은 생각인지 일부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이미 리허설을 마친 상황이라 준비가 끝난 상황이니 공연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연주가 시작되고 박재선은 오프닝 공연에 보일 무대를 선보였다.
첫 번째 무대인 레인보우 스토리를 부른 후에 칼리 크리슨과 존 드리먼드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뭔가 고쳐야 할 것이 있습니까?”
“그건 아니지만 한 가지 확인할 것이 있어서요. 지금 보인 무대는 텍스트에 충실한 것입니까, 아니면 원래 그런 스타일로 부르는 것입니까?”
칼리 크리슨 대신에 프로듀서인 존 드리먼드가 질문을 던졌다. 아마도 박재선이 노래한 스타일에 의문을 가진 것 같았다. 박재선은 자신의 색을 내보이지 않고 악보에 충실하게 노래를 했다. 다른 공연이라면 자신의 색을 입혔겠지만 칼리 크리슨의 콘서트이니 악보 자체에 충실했다.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아 그렇게 노래한 것입니다. 제 스타일은 다음에 부르는 제 노래를 들으면 명확해질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무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서 물은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동일한 레퍼토리로 오프닝 무대를 했지만 생각했던 무대가 나오지 않아 의문을 가졌던 참입니다.”
칼리 크리슨의 태도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도 동일하게 현지 가수에게 레인보우 스토리를 부르게 했지만 맘에 들지 않은 것 같았다.
박재선은 자신의 음악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희망으로 내일을’을 부르기 시작했다. 레인보우 스토리를 부를 때는 세션의 연주에 자신이 맞췄다면 이번에는 세션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휘했다.
전주가 흘러나오고 조금 지나 박재선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코러스의 경우에는 세션이 아닌 직접 섭외한 사람을 세웠다. 아무리 해도 외국인이 코러스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략 4분가량의 연주가 끝이 났다. 박재선의 공연이 끝나자 칼리 크리슨과 존 드리먼드가 박수를 쳤다.
“대단하군요. 박재선씨와 언제 한 번 작업을 하고 싶군요. 이번 공연을 보니 모든 의문이 풀리는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칼리 크리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존 드리먼드가 옆에서 부연설명을 했다. 각국에서 콘서트를 할 때 초청가수를 오프닝 무대에 세웠는데 항상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초청가수가 레인보우 스토리를 부를 때 발음이 좋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고 심지어 세션과 따로 노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했다. 그런 모습에 적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재선의 두 공연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앞에 한 공연을 레인보우 스토리에 맞는 공연이고 뒤에 한 공연은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낸 공연이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이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가수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칼리 크리슨의 공연은 1회 12,000명의 관객이 입장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이 되었다. SBC에서는 콘서트 실황을 녹화하여 밤 11시에 방영했다. 공중파와 종편에서 방송권을 놓고 경쟁을 했지만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SBC가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