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60
60. 60. 빛과 그림자 (2)
“다소 단가가 저렴한 면이 있지만 기존 광고모델계약의 부속 계약인 면도 고려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지의 광고모델 단가로 환산하면 낮은 것도 아닙니다.”
기업은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내려는 의도가 명확했다.
박재선의 입장에서도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기에 광고촬영을 위해 일정을 하루 정도 추가하면 되는 일이라 임도 보고 뽕도 따는 면이 있어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아울러 현지에서 경호와 경비를 담당할 인원을 수배하여 배치하도록 할 것입니다. MTV에서도 신경을 쓰겠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행사라 특정인에게 전력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문제가 없는지 검토를 해 보겠습니다. 국내도 아니고 해외이고 현지 법률도 검토할 필요도 있고요.”
박재선은 바로 승낙을 하지는 않았다. 당장 단가부터 따져봐야 했다. 어느 정도 편의는 봐줄 수 있지만 터무니없는 염가로 봉사할 생각은 없었다.
미팅을 마친 박재선은 곧바로 최우철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서린 호텔에서 받은 계약서의 검토를 부탁했다. 그가 읽었을 때는 크게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교묘하게 함정을 파놓을 경우에는 알기 어려웠다.
설사 그런 의도가 없더라도 실수로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예상 밖의 사건이 발생하여 계약서대로 하려고 보니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었다.
“한 번 봐서는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어 보이는데 좀 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마. 베트남 현지 법규도 살펴보고.”
“그리고 사람 하나 조사할 수 있어요?”
“무슨 일인데?”
박재선은 강세환에 대하여 설명했다. 며칠 전에 만났을 때 느낌이 싸했던 것에 대하여 설명했다. 특히 뮤직케이스 해체과정에서 뭔가 일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자신에 대해 적대감을 가질 이유가 없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고 했다.
“괜한 의심일 수도 있고 그 상대가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일 수도 있어. 너와 관계없이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있을 수도 있고.”
“그 적의나 살기가 저를 향한 것 같아서 그래요. 저 감이 좋은 편이잖아요. 뭔가 이상하다 하면 꼭 뭔가 있고요.”
박재선의 성격 자체가 상당히 신중하지만 감이 유달리 좋아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면도 있었다. 그렇기에 위험한 느낌이 들면 그것을 해결해야 움직였다.
“그런 면이 있으니 일단 조사를 해보자. 이런 경우 누가 사주를 해서 접근하는 것인데 모닝일까? 아니면 제3의 인물인지 애매하군. 알았다. 이 일은 나한테 맡겨두어라. 괜히 네가 들쑤시다가 눈치 챘다고 생각하여 꼬리를 감출 수 있으니.”
박재선은 강세환에 대해 알려진 것을 알려주었다. 핸드폰 번호부터 그가 기억하는 것에 대해 모두 다 알려주었다. 그런 것이 많을수록 조사하기 용이했다. 최우철의 경우 별도로 이용하는 정보원이 있는 것 같았다.
“저번에 찾아온 것도 이상하긴 합니다. 연락도 하지 않던 녀석이 갑자기 연락을 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만나서 나눴던 이야기를 했다. 그 때부터 뭔가 설계를 들어간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보였다.
“사람이 나쁜 맘을 먹는 것이 한순간이니 뭐라고 하기 어렵구나. 그냥 단순히 네가 잘 나가는 것이 기분 나빠 그럴 수도 있고 옆에서 누가 사주했을 수도 있어. 조사를 해보면 나오겠지.”
“제대하면 밑으로 영입을 할까 했는데 감이 좋지 않으니. 일단 명확해질 때까지 보류해야겠습니다.”
“내년 1월이면 아직 시간이 있으니 알아보자.”
최우철은 살기라는 말에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저 사기를 치는 정도라면 살기를 내보이지 않을 것이니 뭔가 해코지를 할 것 같았다. 특히 점점 해코지도 물리적인 방식보다 지능적으로 음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당할 때까지 알기 어려웠다.
“참, 모닝의 건은 어떻게 되었나요? 일성에 넘어갔어요?”
“최상혁 회장, 최한수의 아버지 지분이 일성그룹에 넘어갔고 최민혁 이사가 물러나고 일성 출신의 인사가 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레이튼은 연말까지 활동하고 사실상 해체될 것 같다.”
최우철은 여전히 모닝을 살피고 있었다. 박재선 때문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후에 관여한 부분이 있기에 당사자일 수도 있어 경계를 하고 있었다. 박명한이 한 발 정도 암흑가에 발을 걸치고 있으니 주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 쪽에 관여하실 겁니까?”
“굳이 그럴 생각은 없지만 해체하는 과정에 멤버들이 찾아오면 수임할 수도 있겠지. 걔들도 머리가 커졌는데 정산 제대로 못 받은 것 다 알 텐데, 끝나는 마당에 가만히 있지 않겠지.”
소속된 상황에서야 참고 지나가지만 헤어지는 마당에야 거리낄 것이 없었다. 레이튼이 행사를 뛰었는데 모닝에 행사비가 제대로 입금이 되지 않은 경우가 하나라도 밝혀진다면 그 자체로 골치 아플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털면 멤버 하나당 몇 억씩 더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각종 증거수집부터, 해야 할 것이 많으니 전문가가 필요하지. 성공보수만 제대로 받아도 클 것 같아.”
최우철은 기대가 크다는 반응이었다. 박재선도 막판에 하려고 했다가 이미 꼼꼼하게 정산을 받은 상황이라 실익이 별로 없을 것 같아 포기했었는데 레이튼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였다.
“방송국에서 하는 행사이니 안전대책도 잘 세웠을 것이지만 철저하게 준비해. 위험한 곳은 가지 말고 움직일 때는 항상 경호원들과 같이 다녀.”
최우철은 다시 한 번 안전대책에 대해 언급했다.
“서린 호텔과 계약이 되어 있는 현지 경호업체에서 24시간 경호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저도 항상 조심할 것이고요.”
박재선도 외국에 나가는 상황이라 조심할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박진성의 사념체를 접한 것이 우연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박재선은 칼리 크리슨의 프로듀서인 존 드리먼드의 전화를 받았다. 콘서트 할 때 같이 작업하자는 말을 들었지만 립 서비스라 생각하여 기대하지 않았는데 마침내 연락을 해왔다.
그동안 칼리 크리슨의 순회 콘서트를 주관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끝난 후부터 한 달 가까이 정산을 하고 마무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이제 다시 칼리 크리슨의 새로운 앨범을 기획하는 단계라고 했다.
“이번에 같이 작업을 했으면 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미국으로 갈 상황이 아닙니다. 내년 1월에 결혼식도 있고 1월 말에는 드라마 촬영을 해야 합니다.”
“굳이 미국에 올 필요는 없습니다. 내년 겨울쯤에 앨범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지금부터 그 준비를 할 것인데 앨범의 주제는 ‘중간결산’으로 정했습니다. 데뷔 15년차인데 30년 동안 현역으로 활동할 예정이니 지금이 중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저희가 관련 자료를 보낼 것이니 의뢰한 내용에 맞춰서 작업하시면 됩니다.”
1차로 유명한 작곡가들에게 작곡의뢰를 하고 이후에 곡을 모아서 앨범 콘셉트와 칼리 크리슨의 선호도에 의해 대략 2배수 정도로 선별 작업을 했다. 그 후에 해당 작곡가와 면담을 한 후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칼리 크리슨의 경우 본인의 노래도 서너 곡 정도 들어가지만 나머지는 다른 뮤지션의 노래로 채우는 것이 보통입니다. 의뢰서를 보내드릴 것이니 살펴보시고 응모여부를 먼저 통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존 드리먼드가 보낸 의뢰서라는 것도 계약서나 마찬가지였다. 곡에 대한 요구사항도 세세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고 그에 따른 조건도 까다롭게 규정이 되어 있었다. 물론 제출한 곡에 대한 권리관계나 채택이 된 이후의 권리관계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저작권의 보호조치를 사전에 한 이후에 보내라는 말이군. 곡의 유출이나 표절의 위험을 책임질 수 없다는 말이군. 하긴 선별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유출이 될 위험이 있으니 그걸 뮤지션이 대비한 후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겠지.’
박재선은 중간결산이라고 하여 다소 사무적인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보내온 문서에 적힌 주제는 ‘새로운 트렌드, 과거와 미래’라고 적혀 있었다. 물론 적혀 있는 내용은 중간결산의 의미였지만 미사어구를 사용하여 애매모호하게 적어놓고 있었다.
“2월 말까지, 대략 3개월 정도 시간이 있군요.”
자료를 검토하고 다시 전화를 했다. 응모여부를 통보해 달라고 했으니 회신을 해주어야 했다.
“작업을 해보겠습니다. 물론 작업을 했지만 성과가 없으면 못 보낼 수도 있지만요.”
“그것은 걱정할 것 없습니다. 창작이란 것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어쨌든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이번에 의뢰서를 보낸 해외 뮤지션은 10여 명에 불과합니다.”
해외에만 10여 명에게 의뢰를 했다면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작곡가에게 의뢰했는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어쨌든 최고의 가수에게 곡을 줄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었다.
“그리고 의뢰사실은 공표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알려진다고 크게 문제는 없지만 귀찮아질 수 있고 와전이 될 경우 법적인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존 레이먼드의 말에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었다. 종종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데 그 사실을 이용하려고 할 수가 있었다. 그러다보면 단순한 작곡의뢰를 수록 확정으로 보도가 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굳이 외부에 알려 귀찮은 일을 초래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쪽에서 먼저 발표하지 않는 이상 알리지 않겠습니다. 그보다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질문이 있으면 언제라도 제게 물어보십시오. 나중에라도 작업을 하다가 의문이 생기면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1차로 공모를 하는데 가사를 붙일 수도 있고 컨셉만 간략히 적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더 좋습니까?”
“둘 다 하면 가장 좋죠. 그 외 작품 설명을 별도로 하면 좋지만 굳이 그것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데모 곡을 작성할 때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합니까? 간략히 멜로디만 넣을 수도 있고 실제 MR처럼 만들 수도 있는데.”
“곡이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으면 됩니다. 일반적인 MR, 가이드 녹음 정도까지 되어 있으면 충분할 것입니다.”
“그리고 곡의 형식에는 특별한 제약이 없다고 하는데 주로 록, 재즈, R&B, 발라드 그런 계열을 원하는 것입니까?”
“보통 그런 쪽이 적당할 겁니다. 힙합도 좋고요. 컨트리 계열 음악도 상관은 없습니다. 칼리 크리스는 다양한 음악을 하는 편이니. 중간결산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칼리 크리슨이 했던 모든 음악을 망라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시도도 좋고요. 기존의 칼리의 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모호한 부분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박재선은 작업을 시작한 후에 궁금한 것이 생기면 더 물어보기로 했다. 물론 작업을 하기 전에 칼리 크리슨이 발표한 음악을 전부 다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박재선은 오철환 감독으로부터 수정된 대본을 계속 받고 있었다. 유지은이 대본을 수정하여 넘기면 박재선에게 보내주었다. 물론 음악작업에 참고하고 촬영준비를 하라는 의미였다.
“마침내 편성이 확정되었습니다. 조금 급해진 면이 있습니다. 수목 편성으로 5월 둘째 주에 첫 방송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본의 구성상 16부작이 아닌 20부작이 될 것 같습니다.”
회사로 직접 찾아온 오철환 감독이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알려주었다. 주연 배우이자 음악감독이니 일정을 알아야 했다.
“급하게 되었군요. CG 작업도 있는데 가능합니까? 그러면 1월 마지막 주에 촬영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다행이라면 세트 촬영이 대부분이라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봅니다. CG도 정우시스템에서 지원하는 상황이고 이미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라 어려울 것은 없어 보입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CG작업 몇 개 들어간 것을 제외하고 다른 멜로드라마나 미니시리즈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고난이도의 액션이라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고요. 음악작업도 핸드 싱크를 하는 일이니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오철환 감독의 말대로 하면 쉬워 보이지만 그 말대로 간단한 것은 아니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대본은 다 나온 상황이니 어떻게든 될 것도 같았다. 더구나 얼마 전에 흡수한 사념체의 능력을 사용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액션도 연습해야 하나요?”
“그렇게 했으면 합니다. 대역을 사용하면 시청자들이 알아차리고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파주에 있는 액션연구원과 협약을 체결했으니 빠른 시간 안에 방문하여 필요한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상상 장면에서 사령마를 타고 달리는데 진짜 말을 탑니까?”
“그게 고민입니다. 말도 와이어 액션을 해야 하는 장면인데 결국은 모션캡처를 하여 CG처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과 환상을 종종 넘나들기에 어려운 액션이 많았다. 액션으로 처리가 되지 않으면 CG로 구현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61. 빛과 그림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