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1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14화
201. 아니, 카르나스라고 하지.
아르카나의 고서적에서 읽었던 ‘골렘’이라는 건 일종의 ‘수호자’ 역할이다.
무언가를 지키고, 방어하며, 필요하면 병기로도 사용되었던 인공적인 존재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런 유적 깊숙한 곳에 골렘을 만들어 둘 이유가 없다.
다른 곳에 있던 골렘을 누군가 옮겼을 리는 더더욱 없을 테고.
결론적으로 이 골렘은 이 안에서 무언가를 지켰다는 추측이 나온다.
“벽 뒤?”
“응. 여기.”
어니스트는 잠시 벽에서 떨어져 횃불을 들었다.
횃불은 잔잔하다.
탁, 타닥.
불꽃은 위로 곧게 솟은 채 천천히 일렁이며 기름 타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하지만 벽, 정확히는 벽 사이로 난 아주 작은 틈에 횃불을 가져가자…….
“불꽃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
횃불이 꺾이며 요동쳤다.
일반적인 벽에 난 단순한 틈이라면 이럴 리 없다.
즉, 안쪽에 공간이 존재한다는 뜻.
“내가 스캔해 볼게.”
이번엔 알투르가 나섰다.
골렘을 상대할 때 그럭저럭 활약했는데, 그걸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웅웅웅.
알투르는 마력을 투입시켜 벽 너머를 스캔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헉, 허억. 뒤에…… 무언가 있어.”
알투르는 탈진해서 털썩 쓰러졌지만, 꽤 뿌듯한 표정이다.
마력이 넘쳐나는 내가 하면 탈진할 일도 없지만 당분간은 알투르가 하게 둬야겠다.
“틈은 생겼으니, 부숴야겠군요.”
두 번째로 나선 녀석은 도리안.
얘들이 오늘 좀 아쉬웠나.
“골렘 주먹에 맞았는데 괜찮아?”
“아주 멀쩡합니다. 프리실라…… 아니 프리실라 선생님이 축복해 주셔서.”
난 보았다.
눈빛을 주고받는 둘을.
난 모른 척 물러섰다. 그러자 도리안이 건틀렛을 고쳐 쓰더니, 주먹 쪽으로 마력을 집중시켰다.
“흐읍.”
난 그사이 혹시 몰라 천장 쪽으로 마력을 전개할 준비를 마쳐 둔 상태.
혹시라도 무너지면 큰일이니까.
콰앙!
그사이 쇄도한 도리안의 주먹이 벽에 난 틈을 정확히 강타했다.
쾅, 콰앙!
이어지는 두 번째, 세 번째 권격.
그리고 네 번째 묵직한 주먹질이 벽을 타격했을 때-
쩌억!
마침내 금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후우.”
이윽고 심호흡한 도리안이 다섯 번째 주먹을 내지른 순간.
“물러서.”
몇 발자국 물러서자 벽이 무너지며 사람이 충분히 드나들 수 있는 입구가 나타났다.
“이거지.”
도리안은 마찬가지로 뿌듯하게 웃었다.
건틀릿을 낀 주먹이 벌벌 떨리는 것 같지만 모른 척해 주자.
아르카니움제 검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벽 부술 일 있을 때는 도리안에게 부탁해야 할 것 같다.
“그럼, 이젠 내 차롄가?”
이번엔 어니스트다.
아주 줄줄이 나서는구만.
어니스트는 자신의 횃불을 안쪽 공간으로 던졌다.
칠흑 같은 어둠이니 좋은 선택이다.
탁.
다행히 안으로 떨어지거나 하는 거 없이 바닥에 떨어져 주변을 밝히는 횃불.
“안쪽에 함정은 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어니스트답게 횃불이 밝혀 주는 시야에만 의존하지 않고, 잠시 동안 입구 앞에 서서 유심히 바라본다.
그러더니 날 바라보곤 입구 위쪽을 가리켰다.
“데인, 저기 기계장치가 보여.”
과연.
어니스트의 말대로 입구 위쪽, 얕은 천장 쪽에 무언가 보인다.
“압력 감지식 같은데. 정확한 건 봐야 알겠지만.”
어니스트의 말에 나는 기감을 확대해 안쪽을 살폈다.
안에 보이는 건…….
함정이 아니다.
“네 말대로 함정은 없는 것 같지만, 다른 건 있는 건 같은데.”
나는 거침없이 안으로 한 발 디뎠다.
당연히 아무 일도 없었다.
대신, 무언가 많이 보였다.
“잠시 기다려.”
나는 허공에 아예 커다란 불덩이를 하나 띄워 볼까 하나 재미난 걸 하나 발견했다.
어니스트가 본 기계장치.
함정이 아니라, 무언가 에너지를 공급하는 듯한 장치다.
정확히 말하면…….
우웅!
[공급 가능 전원 감지. 전원 공급을 시작합니다.]새롭게 발견한 무언가다.
“우와.”
철컹, 철컹.
천장 위를 불덩이로 밝히지 않은 건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만약 그랬다면, 천장에 매달린 마력석 수십 개가 마치 빛이 퍼져나가듯 순차적으로 켜지는 장면을 보지 못했을 테니까.
“너무 아름다운데……?”
그리고 밝혀진 시야 속에서 드러난 건, 이제 막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킨…….
미니 골렘이었다.
아까 골렘이 소환한 것보다 훨씬 작아서, 한 손에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돌멩이에 팔다리가 달려 있었다.
“검…… 뽑아야 하나?”
레일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가운데 미니 골렘으로부터 목소리가 들려왔다.
[총 8개 개체의 생명 반응이 확인되었습니다. 주 소통자를 지정하신 뒤 저에게 오셔서 머리 위에 마력 정보를 등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주 소통자라.
고개를 돌려 보니 모두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알투르마저도 어깨를 으쓱였다.
“데인 너 아니면 누가 해?”
그야 뭐, 맞는 말이지.
난 망설임 없이 다가가 미니 골렘을 바라보았다.
돌멩이에 동그란 손발이 달린 귀여운 모양새.
머리 위 문양이 손을 올리는 지점인 듯하여 그 위로 손을 가져가자…….
[등록 완료되었습니다. 저를 부르실 이름을 설정하여 주십시오.]“이름?”
왜 본격적인 느낌이 들까.
내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뒤에서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이름을 정하래. 근데 데인 이름 잘 못 짓잖아.”
“유일한 단점이지. 네이밍 센스가 없는 거.”
“낭만도 그때 레일라 아니었으면 그 긴 이름 그대로 확정이었을걸.”
“카르나스 기술명도 이상하게 지어서 내가 지어줬었는데.”
쟤들이 나만의 예술을 몰라주네.
“설마 또 이상하게 짓진 않겠지.”
“그래도 예쁜 이름 하나는 떠오르지 않을까.”
나는 녀석들의 기대감 속에서 심플한 이름을 꺼내놓았다.
“미니골렘.”
“…….”
“…….”
들릴 듯 말 듯한 한숨.
[미니골렘으로 이름이 확인됩니다. 이대로 확정하시겠습니까?]“확정한다.”
“확정한다고.”
왜 묘하게 따져 묻는 느낌이지.
[정말…… 확정하십니까?]이젠 심지어 절박함까지.
“정말 저게 최선의 네이밍 센스야?”
“내 말이.”
안 들리게 수군거리든가.
“음.”
그래도 너무 성의 없었나.
나는 결심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초미니골렘.”
순간 감도는 침묵.
그러다 들려온 미니골렘의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
[역시 미니골렘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그래, 이거 봐. 맞다니까?
“그럼 원래대로 미니골렘.”
[확정……합니다. 미니골렘. 이름으로 등록됩니다.]마치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지만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그렇게 이름을 확정한 가운데 미니골렘이 입을 열었다.
[저, 미니……골렘은 이곳에서 설계도를 수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설계도라. 무슨 설계도지?”
[수호자 골렘의 제작 설계도입니다.]월척인데.
그럼 방금 우리가 쓰러뜨린 골렘을 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설계도에는 제작에 필요한 재료들을 물론, 프로그래밍을 위한 코드 안내서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그럼 너에게 임무를 준 사람은 누구지?”
[골렘의 창시자이자 설계도의 제작자, 위대하고도 아름다우며 세상에 비할 데 없는 최고의 실력자 데카니우스 님입니다.]어째 마지막 멘트는 누가 미리 입력해 둔 것 같은데.
데카니우스라.
아르카나의 고서적에서 종종 등장했던 이름이라 생소하진 않다.
여하튼 골렘의 설명은 이러했다.
[데카니우스 님께서는 아주 오래된 이곳 유적에 자신의 설계도를 감추어 두면서 골렘으로 수호하라 명하셨습니다.] [하여, 이후 골렘을 격파하는 자가 있다면 설계도를 취할 자격이 있다 판단하시었습니다.]그럼 아르카나의 한 마법사가 지극히 개인적인 용도로 이 유적 아래 골렘을 두고 그 설계도를 숨긴 셈.
마족 녀석들은 이걸 알았을까.
강력한 마력이 담긴 골렘의 핵을 미리 오염시켜 두고, 향후 가져가려 했지만 핵심은 설계도다.
[저는 그런 데카니우스 님의 의지에 따라 향후 이곳을 찾을 ‘적합자’를 위해 준비된…….]“미니골렘.”
[……미니골렘입니다.]“초미니골렘은 어때?”
[한 번 설정한 이름을 수정하는 건 적절치 못합니다.]억지로 말하는 것 같지만, 역시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그래서. 이 설계도만 있으면 골렘을 만들 수 있는 거군.”
[그렇습니다. 다만 재료는 제공되지 않는 만큼, 직접 구하셔야 하며 이 설계도를 이해할 만한 지식적 기반이 있어야 합니다.]설계도 하니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있지.
우리 큰누나 말이다.
그나저나 아르카나의 골렘 제작 기술이라.
생각보다 큰 수확인데.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이 골렘 제작 기술은 데카니우스 님이 고안하고 퍼뜨린 것입니다. 물론, 데카니우스 님만큼 완벽하고 강력한 골렘을 제작하시는 분은 없었습니다.]“알겠다, 미니골렘.”
[…….]그 골렘이라는 거, 확실히 강하긴 하다.
우리나 되니까 상대한 거지, 일반적으로는 어림도 없는 ‘병기’ 수준의 존재다.
하지만 내 생각에 놀라운 건 따로 있는 듯하다.
“네 존재를 설명해 봐라, 미니골렘.”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녀석.
큰 돌멩이 정도 되는 모습인데 나와 사람처럼 대화하고 있다.
[저는 데카니우스 님께서 10년 동안 직접 프로그래밍하여 제작된 미니……골렘입니다. 저는 아르카나에서도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고등 마력 프로그래밍 시스템입니다.]생명체가 아닌데 대화한다.
감정도 있다.
이건 무척이나 대단한 일이다.
[데카니우스 님께서는 저를 만드신 뒤, 다시는 같은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시고 코드를 완전히 폐기하고 자체 기억 소거 마법까지 거셨습니다. 마법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럴 만하다.
결국 이런 존재는 다시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소리.
하지만 데카니우스라는 마법사의 선택을 존중한다.
지금은 이미 세상을 떠났겠지만,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데.
돌아가면 서적에서 조금 더 찾아봐야겠다.
그나저나, 아르카나에 존재했던 사람의 이름과 흔적, 그리고 그 업적을 들은 건 처음인데.
뭔가 조금씩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다.
“그럼 네 임무는 이것으로 끝인가?”
[제가 사전에 할당받은 임무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제 이름을 지어 주신 주 소통자께서 새로운 임무를 내려 주시면 됩니다.]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네 주인은 데카니우스라는 사람 아닌가?”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 내린 명령입니다. 저는 이제부터 주 소통자의 명령에 따릅니다. 이곳에 계속 머무르거나, 혹은 저를 데리고 가셔도 됩니다.]뭐야.
갑자기 일행이 하나 늘었잖아?
[참고로 저는 습하고 어두운 곳을 싫어합니다.]졸지에 미니골렘의 주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끼륵?”
이런 가운데 고개를 뿅, 내밀고 관심을 보이는 카르나스.
[드래곤이군요. 아르카나에서도 보기 힘든 개체였는데, 심지어 미니 드래곤이군요.]“끼륵!”
전혀 놀라지 않는 미니골렘.
녀석은 그러면서 물었다.
[혹시 이 개체의 이름은 ‘미니 드래곤’입니까?]“아니, 카르나스라고 하지.”
[…….]미니골렘은 고개를 홱 돌렸다.
설마 토라진 건가.
대단한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