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13)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13화
200. 죽진 않았던데
아르카나의 후손이 무슨 소리인지 데인은 전혀 알아듣지 못한 눈치였다.
그래서 대답은 저렇게 했지만 마족 녀석에게 물었다.
“안에 있는 놈도 아는 사실인가? 너희들이 지금까지 말한 사실들 말이야.”
“안에 있는 놈? 설마…….”
“이름은 그라코라더군.”
그라코.
여기 없기에 무사히 몸을 빼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
“……그렇다.”
그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미 다 들킨 마당에 숨길 것도 없다.
“그럼 잘됐군.”
휙.
데인은 허공에서 검을 한번 내리그었다.
“힘 조절 안 해도 되니까.”
섬찟함.
마족들은 생전 거의 느껴본 적 없는 감각에 몸을 떨었다.
심지어 상대는 인간이다.
비록 지금이야 상당히 쇠퇴했다지만, 자신들은 분명히 마족이다.
‘저놈은 정말 아르카나의 후손인가?’
고대 마법왕국 아르카나.
그곳은 일순간에, 아무도 모르는 이유로 멸망했다.
단 한 명의 탈출자도 없이.
아무리 그래도 엄청나게 발전한 왕국인데 탈출자 한 명 없는 게 말이 되냐며, 그래도 후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사람은 본 적 없다.
다만, 이제부터는 다를 것 같다.
저 말도 안 되는 강력함.
아르카나의 후손이 아니라면 과연 설명이 가능할까?
‘그렇다면 저놈을 어떤 식으로든 죽이고 힘을 흡수해야 한다.’
만약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원래 원하던 골렘의 핵 정도야 아무것도 아닌 수준 취급할 수 있는 힘이 눈앞에 있는 셈.
이들은 그게 가능하다.
아무리 마족이라지만 지난 오랜 세월 동안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
바로 타인의 힘을 흡수하는 것.
“미안하다, 동족들이여.”
그래서 그는 재빠르게 양팔을 움직였고.
푸욱, 퍽!
“커헉!”
“어억…….”
양쪽에 있던 동족 마족 두 명의 가슴에 양손을 박아 넣어 심장을 움켜쥐었다.
“우리 동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너…… 이…….”
“망할…….”
둘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화했고, 그 연기는 놈의 몸에 스며들었다.
그 순간 폭사되는 강력한 힘.
데인이 그 모습을 보고 보인 반응은 이러했다.
“상종 못 할 녀석이군.”
그 말에 묵직한 목소리로 답하는 마족.
“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
그러더니 그는 지금 레일라, 베나티오와 싸우는 마족을 바라보았다.
거의 밀렸고, 패배가 확정되었다.
이제 자신의 힘, 정확히는 두 마족을 흡수해서 더해진 힘만 남은 상황.
“널 죽이고 네 힘을 내 것으로 만들겠다.”
“누구나 계획은 그럴듯하게 짤 수 있지.”
마족 세 명 분량의 힘.
쇠퇴했다지만, 만만히 볼 게 아니다.
폭사되는 힘도 방금과는 전혀 다르다.
한데 데인은 전혀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허공에 창 몇 자루를 만들어냈다.
마족은 그걸 보더니 피식거린다.
“힘이 더해진 이상 그 정도 수준의 마법은 안 통한다.”
마력의 창.
낮은 체인급의 마법이며, 재배열도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이 정도야 마기를 흘려보내 재배열된 마력을 순차적으로 흩어 버리면 그만.
그때 데인이 피식거렸다.
“그렇게 보여?”
“……?”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그때, 데인이 손을 까닥이자 창 세 자루가 동시에 그를 향해 날아갔다.
“이 정도쯤이야.”
그러자 손을 휘저으며 재배열을 하려 했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분명히 흩어버렸는데…….
날아오는 세 자루의 창 모두 멀쩡했다.
그러니까-
퍽, 퍼퍽!
“커억!”
해제되기는커녕 그대로 날아들어 고스란히 틀어박힌 것이다.
“안 통한다면서?”
데인의 물음에 마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왜?
분명히 재배열을 해제시켰는데?
“하나 알려 주지. 그건 재배열한 마력 구체 수천 개를 뭉쳐서 만든 창이야.”
“……!”
듣도 보도 못한 마법이다.
그러니까, 미세할 정도로 작은 마력 구체들을 한데 뭉쳐 창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것.
그래서 재배열을 해제해 봐야, 사라지는 건 그 작은 마력 구체 하나에 불과한 셈.
‘이제 그럼 남은 방법은…….’
단 하나.
몸 안의 마기를 폭발시키는 것뿐.
‘죽을까? 그걸로?’
하지만 안 할 수는 없었다.
놈은 자신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마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 순간-
퍽, 퍼퍽!
허공에 몇 개의 창이 더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날아들어 자신의 몸을 꿰뚫어 버렸다.
눈으로 보고 좇기 힘들 만큼 엄청난 속도.
“컥, 쿨럭.”
결국 끌어올리던 마기는 흩어져 버렸고, 그는 무릎을 꿇었다.
마족이라 망정이지 사람이었으면 몇 번을 죽었을 상처.
그런 그에게 데인이 다가왔다.
“뭔가 하려던 것 같은데, 그래서 좀 빨리 날렸어.”
“…….”
데인은 주변을 힐끗 둘러보았다.
촤악, 푸욱!
마침 레일라가 마지막 일격을 날려 상대하던 마족 한 명을 베어 쓰러뜨렸으며.
“으아…….”
이어서 베나티오가 힘겹게 남은 한 명을 마무리하고, 가슴께에서 흘리며 털썩 주저앉았다.
상처가 깊진 않아 보였지만 레일라가 얼른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괜찮아? 베나티오?”
“괘, 괜찮습니다. 커헉.”
데인은 피식거렸다.
결국 이겼다.
마력을 나누어 주어 일시적으로 전반적인 실력을 향상시켜 주긴 했지만, 무려 마족을 상대로 승리한 것.
데인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너만 남았군. 안에 있는 그라코라는 놈을 빼면.”
그러더니 아르카니움제 검을 놈의 어깨에 박아 버렸다.
“컥!”
“아직 할 게 남았나?”
“젠……장할.”
놈의 손에서 뭉치던 마기가 흩어졌다.
데인이 잠시 고개를 돌린 사이 남은 마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던 것.
하지만 기감을 극도로 끌어 올린 데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잘 가라.”
그리고 데인은 지체 없이 놈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어 상황을 마무리했다.
털썩.
쓰러지는 시체.
“끝났군.”
데인은 곧바로 놈의 시체를 어깨에 걸치고 레일라와 베나티오에게 다가갔다.
“상태는 어때?”
“깊진 않아. 그런데 마족에게 입은 상처니까 프리실라한테 보여야 할 것 같아.”
레일라의 말대로였다.
베나티오의 가슴께에서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검은 연기.
이런 가운데 베나티오는 데인을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데인이 아니었다면 죽었을 것이다.
아마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지.
방첩대 소속인 만큼, 애초에 존재하던 사람이 될 테고.
하지만 살 수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무위를 선보인 데인 소그레스 덕분에.
“실력이 제법이던데, 신입생치고는.”
베나티오는 그 말에 약간의 머쓱함을 느꼈다.
굳이 신입생이라 칭하는 건, 아마 자신의 정체를 숨겨 주기 위함이겠지.
실력도 넘치더니, 배려심도 넘친다.
데인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베나티오였다.
“상처부터 치료하자. 레일라, 부축 가능하겠어?”
“응, 괜찮을 거야.”
“난 마족 시체부터 처리할게. 유적 아래로 내려가 있어. 프리실라한테 미리 연락하고.”
“알았어.”
전투는 끝났다.
그러니 이제 전리품을 챙길 시간이다.
* * *
나는 세 구의 마족 시체에서 이전에 하바로스크 산맥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족의 정수를 채취했다.
정확히는 추출해 내서 한데 뭉쳤다.
“주변에 있는 물건만 잘 관리하면 괜찮겠지.”
이전에는 이 유적에서 나온 펜던트 때문에 폭주했다.
또 다른 폭주 조건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장은 괜찮으니까.
“하나는 큰누나 다시 주고…… 다른 하나는 크로스 교수 주고.”
나머지 하나는 내가 가져야겠군.
언제 쓸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것만 따로 보관할 아공간을 하나 사서 두면 되겠지.
“시체가 이렇게 처리되니 편하긴 하네.”
참고로 마족 시체들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기를 추출해 한데 뭉쳐 버리면 이렇게 되는 게 신기하다.
“아무튼…… 이제 가 볼까.”
나는 가기 전에 유적 상황을 확인했다.
전투가 벌어졌음에도 이쪽으로 오는 자는 다행히 없다.
내가 미리 깔아 둔 소리 차단 마법이 유효했던 모양.
“아르켄트 백작 건도 처리해야겠군.”
아르켄트 백작은 내가 처리할 일은 아니다.
그 사람이 마법사가 되고 싶어서 온갖 방법을 알아보든 말든, 나와 관련 없는 일이니까.
다만 그 과정에서 거래한 이 녀석들이 마족임을 알고 있었으냐가 쟁점이 될 것이고, 또 그걸 판단하는 건 내가 아니라 황실 쪽이 될 터.
“베나티오에게 맡겨 두면 될 테고.”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유적 아래로 내려가서 골렘의 핵을 취하고 그라코라는 녀석을 신문하는 것.
난 곧장 유적 아래로 향했다.
“데인 왔다.”
“어후, 밖에서 난리도 아니었다면서?”
다들 기다렸던 모양이다.
나는 프리실라에게 치료받는 베나티오의 상태를 살핀 뒤 그라코 쪽을 바라보았다.
“프리실라, 놈은 좀 어때?”
“죽진 않았던데.”
마족다운 생명력이다.
빈사상태에서도 버티다니.
“으으…… 크윽…….”
난 프리실라에게 물었다.
“마족을 치료할 방법은 없는 거야?”
“치료해 주게?”
“아니. 신문하던 도중에 죽으면 안 되잖아.”
살려 둘 이유가 없는 녀석이지만, 당장 죽으면 안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프리실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없어. 일반적인 치료는 안 될 거야. 신성력은 당연히 안 되는 거고.”
“어쩔 수 없지.”
나는 일단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라코는 날 알아보곤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내 동족들은?”
“모두 죽었다.”
“하하…….”
녀석은 체념한 듯 한숨을 흘렸다.
“그래…… 넌 강하군. 정말로. 아르카나의 후손인가?”
“밖에 있던 녀석도 그 말을 하던데.”
“그게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니까.”
“별로 중요한 사실은 아닌 것 같은데.”
“……마족들조차 놀랍게 지켜봤던 고대의 마법왕국인데, 중요한 사실이 아니라고?”
난 간단하게 답했다.
“지금은 멸망한 왕국이잖아.”
“그렇다 하더라도…….”
“그리고 나는 소그레스 백작가의 막내아들이지.”
“…….”
놈은 날 바라보더니 별안간 옅은 웃음을 터뜨렸다.
“넌 참 신기한 녀석이군.”
“그렇게 보이나?”
“그래. 그렇게나 덤덤한 것도 그렇고, 딱히 그걸 바라지도 않는 것 같고.”
그러더니 별안간 묻지도 않았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어차피 이제 다 끝난 마당이니 말해 주지. 밖에 있는 다섯이 모두 죽었다면, 내가 남은 마지막 마족이다. 그리고 이제 나도 사라져서 이 대륙에는 어떤 마족도 없게 되겠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넌 여기 오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거짓을 입에 담았는데.”
“그럼 가서 직접 확인해 봐라.”
녀석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허공에 검푸른 빛이 나타나 하나의 지도를 그렸다.
이어서 반짝이는 하나의 지점.
“서부 사막 끝. 하늘이 닿는 곳에 우리가 지낸 곳이 있다.”
서부 사막.
아주 먼 곳이다.
“그곳에서 유사(流砂)를 잘 살펴라. 소용돌이치는 모래 바닥 아래쪽이다. 꽤 많다만…… 너 정도 된다면 어디가 입구인지는 알아보겠지.”
녀석이 덧붙였다.
“그곳에 가면…… 내 말이 진심임을 확인할 테고…… 우리가 그간 남긴 것들도 확인할 수 있겠지.”
그 말에 든 생각은 이것이다.
녀석들은 고대 마법왕국이 존재하던 시절에도 이 대륙에 존재했다.
그렇다면, 놈들이 모은 정보나 기록한 것들을 통해 보다 많은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다는 소리.
“거짓말은 아니니 안심해라.”
“그건 좀 고민해 보지.”
녀석은 큭큭, 웃음을 흘리곤 서서히 눈을 감았다.
“이걸로 끝이군.”
그리고 멈추는 심장박동.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척했지만, 결국 이 녀석은 우리를 속이고 죽이려던 녀석.
일말의 동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미련 없이 몸을 일으켰다.
“서부 사막 끝, 하늘이 닿는 곳이라.”
가야 할 곳이 하나 늘었다.
학기 중엔 못 가겠지만 말이야.
사실 여부는 조금 더 알아 보면 그만이고.
“데인, 데인.”
이런 한편 어니스트가 조금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데인, 이쪽 벽 뒤에 뭔가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