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79
79. 79. 미국진출 (4)
“우리 재선이 축하해. 인석이도 곧 올 거야.”
유한석이 시골에서 온 어머니를 만나 같이 다가와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다시 동네에는 같은 나이 또래가 두세 명은 있었기에 박재선 위아래로 꽤나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 절반 정도는 온 것도 같았다.
봉투를 준비하여 어디에 내야 하는지 묻기도 했지만 부조금은 사절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했다. ‘부조금은 정중히 사절합니다.’란 안내문에서 ‘정중鄭重’이라 쓰인 한자가 특이해서 박재선의 시선을 붙잡기도 했다.
박재선은 시골 친지들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결혼식에는 이런 친지들이 참석하는 것이 당연했고 그들의 축하를 받는 가운데 진행되어야 정상이었다.
처남들이 나서서 친지들을 안내했고 외삼촌네 식구들도 도착하여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인근 마을에 살았기에 다들 얼굴을 알고 있었다. 특히 검사로 지역 사람들의 민원도 여러 건 해결해 준 적이 있기에 다들 아는 체를 했다.
“자네, 출마하라니까. 출마하면 내가 운동을 해줄 것이니.”
한 때 동네 이장을 지내던 노인이 외삼촌에게 출마하라고 권유를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두 아들이 외삼촌과 비슷한 나이 또래인데 한동안 사고를 많이 쳐서 외삼촌에게 신세를 제법 지기도 했었다. 그 때문에 잘 아는 것 같았다.
“어르신, 그런 일은 제 적성에 맞지 않아요. 그러니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정치는 관심 없습니다.”
“이 근동에서 인물은 자네나 저기 재선인데 자네가 나서야지. 그래야 마을도 뭔가 들어서서 발전하고.”
시골노인의 생각은 여전히 국회의원이 지역구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것에 머무르고 있었다. 최우철은 난감한 표정으로 친구 아버지를 보고 있었다.
박재선은 최우철이 종종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것을 아는지 그 어른도 옆에서 바람을 넣고 있었다. 박재선은 주변이 시끄럽고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누는 대화인데도 집중을 하자 다 들리는 것이 신기했다.
박재선은 하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를 다 듣고 이해가 되는 것이 신기했다. 종종 박재선이나 김희경에 대해서도 험담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인내심을 발휘하고 그동안 배운 연기력으로 못들은 것처럼 행동했다.
“축하해. 오늘따라 멀리서도 빛이 나는데.”
친구인 유인석이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옆에는 결혼할 예정이라더니 신붓감과 같이 다가왔다.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 네 형님은 아까 봤어.”
유인석과 여자친구가 ‘연예인은 달라요’ ‘나도 꾸미면 저 정도는 돼.’라고 여자 친구에게 속삭이는 소리마저 명확하게 들렸다.
‘이거 참, 점점 몸 상태가 이상하게 변하는 것 같아. 오감이 예민해지고 힘도 점점 세지고 어지간히 일해서는 지치지도 않는 것을 보면 나노머신과 박진성 어른이 빙의했기 때문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하객들을 상대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기억력도 좋아졌는지 어른들을 보자 이름이나 택호, 관련된 각종 정보가 떠올랐다. 그렇기에 인사를 하는데 어렵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 딸린 가족들에 대한 안부도 물었다.
“너, 동네 사람들 다 기억하는 거야? 나도 이제 시간이 지나 가물가물한데 말이야.”
아버지마저 놀란 표정으로 박재선을 보면서 물었다. 만나는 사람들을 전부 기억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동네 사람 몇이나 된다고요. 드라마 하려면 책 한 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워야 해요. 그 정도는 별로 어렵지 않아요.”
박재선은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 그렇게 하려면 쉽지 않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앤 플로린과 성지은은 결혼식에 같이 참석했다. 둘은 내내 붙어 있었다. 둘 다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기에 나이가 어린 박재선이 성대하게 결혼하니 부럽기도 했다.
“성, 프로포즈를 받았다고 하던데 진짜 결혼할 예정이야?”
“그럴 생각이었는데 그냥 포기할까 해. 미국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도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특히 결혼상대자로 최악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거든.”
“그거야 나도 잘 알지. 심지어 비싼 콜걸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고. 실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거야 어떤 직업군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배우나 가수 같은 연예인만 그런 걸로….”
“어쨌든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완전히 수락한 것은 아니니 거절하려고 생각 중이야. 깨지면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고. 일거리도 다 끊어질 것 같아. 조만간 촬영에 들어가는데 만날 시간도 없을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멀어질 것 같아.”
성지은은 결혼을 한 때의 해프닝이라 말을 했다.
“그냥 한 때 좋은 사람 만났다 생각해. 결혼하고 바로 이혼소동을 벌일 바에는 안 하는 게 나아. 그 때문에 잘 나가던 사람들 몰락하는 경우도 많고.”
“내일 미국으로 출발할 것인데 네 노래는 어때?”
성지은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지 화제를 전환했다. 매번 이야기해도 답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만든 노래 중에 최고인 것 같아. 내가 만든 두 곡과 쟤가 만든 한 곡, 사실 내가 만든 두 곡도 아이디어만 내가 냈고 사실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해. 쟤가 만든 노래를 듣고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날 불러줘서 정말 고마워.”
“정말이야? 그 정도로 쟤가 대단한 거야? 작곡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줄은 몰랐는데.”
“너도 한 번 정도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지? 박재선씨의 도움을 받으면 좋은 앨범을 낼 수 있을 거야. 거기에 보컬에 대한 이해도 높아 좋은 보컬 트레이닝도 받을 수 있고.”
“보컬 트레이닝? 그런 것도 받았어?”
“직접 받지는 않았지만 내 목소리와 창법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지. 너도 앨범을 낸다면 그 부분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일단 나는 노래하러 가야겠다.”
박재선의 노래가 끝났고 이어서 ‘웨딩’을 부를 가수가 등장하고 있었다. 그 다음이 앤 플로린이라서 도우미가 와서 준비해 달라고 알려주었다.
앤 플로린은 이런 자리에서 노래 부르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이번에 큰 도움을 준 박재선의 결혼식이라 요청을 받고 거절할 수 없었다.
더구나 한국에 와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약간의 흔적이라도 남기고자 요청을 받자 바로 승낙을 했다. 또한 이후에도 박재선과 작업을 같이 하거나 곡을 받고 프로듀싱을 받으려면 좀 더 가깝게 지낼 필요도 있었다.
성지은은 ‘웨딩’이란 노래가 끝나자 곧 이어서 앤 플로린이 소개되고 등장하여 노래하는 것을 들었다. 그 자리에 온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뭔가 쇼를 기대하는 면이 있었고 그런 면에서 박재선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때? 좀 괜찮았어?”
“너야 최고지. 다들 네 노래가 나오자 놀란 표정이고 저기 기자들 봐? 놀라서 계속 보고 있잖아? 아마 이런 자리가 아니라면 너에게 마이크 들이댔을 거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성지은과 앤 플로린에게 호기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좋았어. 그런데 쟤들은 누구야? K-POP 아이돌 같은데.”
“저 노래도 박재선이 만들었어. 그래서 와서 축가를 하는 것이고. 쟤가 아이돌 그룹 출신이기도 하고.”
“그렇지? 뮤지션이란 생각만 했지 그건 생각하지 못했네. 영화음악도 했었지. 저런 노래도 만들다니, 음악적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 것 같아.”
골든 메이트의 노래를 끝으로 사실 결혼식이 끝나고 있었다.
결혼식은 불청객 일부가 입장하려고 해서 약간의 소란이 있기도 했지만 큰 문제없이 진행이 되었다. 축가도 계획대로 불렀고 사진촬영도 원만하게 진행이 되었고 폐백이나 연회도 만족스럽게 끝이 났다.
이후 박재선과 김희경은 저녁 여섯 시경에 인천공항에 당도하여 비행기에 탑승했고 목적지인 하와이로 출발했다.
저녁에 출발을 하여 같은 날짜 새벽에 당도했다. 날짜가 바뀌지 않고 같은 날 새벽에 도착하니 이상하기도 했지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아마 돌아가는 날은 하루를 건너뛸 거야.”
“그거야 알지. 16일에 저녁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면 18일 새벽이 되는 마법을 경험하겠지.”
둘은 그렇게 말하면서 같이 웃기도 했다. 그들은 공항에 마중을 나온 서린 호텔 관계자와 가이드를 만나 리조트로 갔다.
신혼여행도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진행이 되었다. 더구나 현지 호텔에서 고용한 경호원들이 철저하게 경호를 했기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에 돌아왔다고요?”
박재선은 신혼여행 중이지만 전화를 꺼놓을 수는 없었다. 받고 보니 앤 플로린이었다. 앤 플로린도 결혼식에 참석한 다음날 미국으로 출발을 했고 LA의 자택에 도착했다.
“음원을 가지고 바로 앨범 제작에 들어갔고 음원서비스 회사와 계약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발매일은 2월 1일로 결정이 되었고 그 때부터 전국 순회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서부에서 20일 정도 하다가 동부로 넘어갈 것입니다.”
“잘 되기를 바랄게요.”
“잘 되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기대가 크기에 더 그런 것도 같고요. 전미 음악저작권 협회에 약정한 대로 권리를 등록할 것이니 기대를 해도 될 것입니다.”
앤 플로린이 작곡한 노래도 편곡은 박재선이 많이 참여했기에 공동 편곡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악기 세션도 참여한 경우에 실연자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라 권리가 상당히 컸다.
“잘 되어야 그런 것도 의미가 있죠. 어쨌든 잘 준비하세요.”
“캠페인을 하는 동안 동행하면 좋은데 그럴 수는 없겠죠?”
“좀 그렇죠. 아무리 해도 신혼인데.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한 번 가도록 하죠.”
“참, 어제 미국에 당도하니 칼리 크리슨의 프로듀서인 존 드리먼드에게서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전화를 했어요.”
신혼여행인 것을 알면서 그런 용건으로 전화한 것이 이상했는데 그 때문에 전화를 한 것 같았다.
“무슨 내용인데요?”
“그쪽에서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작곡 의뢰했다면서요? 그동안 같이 작업을 했는데 박재선씨가 어떤지 말이에요.”
“서로 잘 아는 사이에요?”
“아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음반회사에 있었기에 어느 정도 안면은 있어요. 실력은 어떻고 워크 에씩은 어떤지 묻더라고요. 그래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는 언급만 했어요.”
말을 하는 앤 플로린도 다소 짜증스러운 것이 칼리 크리슨 측에 대한 불만이 있어 보였다. 이는 박재선에 대한 무례이면서 그 당사자인 앤 플로린을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알았어요. 일단 응모는 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곡이 나오는 게 우선이고 곡을 보낸다고 해도 채택여부는 그들이 판단할 문제이죠. 곡만 줄지 추가로 작업할지 여부는 아직 몰라요.”
“아마 공동 작업을 의뢰할지도 몰라요. 그 준비의 일환으로 같이 작업했던 제 의견을 듣는 것도 같아요. 어쨌든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연락했어요.”
김희경은 박재선이 영어로 통화를 하자 누구인지 아는지 지켜만 보고 있었다. 통화내용을 대충 이해한 것 같았다.
“칼리 크리슨에게 작곡의뢰를 받은 거야?”
“단순한 작곡의뢰야. 공모를 해서 좋은 곡을 선정하여 앨범에 수록하는 것이지. 싱어송라이터도 그렇게 많이 해. 수십 명에게 의뢰한 상황이라 선택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그러면 무슨 말이야? 평판을 물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같이 작업을 했으니 어떤지 묻는 것이겠지. 그런 일을 이렇게 대놓고 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지. 그런 느낌이 드니 앤 플로린도 나에게 연락을 해준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곡을 보내지 않을 거야?”
“굳이 보내지 않을 것은 없어. 조금 무례하지만 그런 일은 다 하는 일인데, 뭐. 대놓고 하느냐, 조용히 은밀하게 하는지, 그것 정도가 다르지. 나도 그렇게 하는 편이고.”
그 정도 위치라면 그런 일을 한다고 해서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이유는 없었다. 단지 자신의 위치가 아직 그 정도라는 사실에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도 했다.
“자기도 칼리 크리슨 정도로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
“그 정도가 되면 좋겠지.”
박재선은 나중에 그 정도 위치가 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았다. 아직 빌보드차트 13주인 BTU 정도도 까마득한 상황인데 세계 정상급인 칼리 크리슨의 빌보드차트 50주 정도를 돌파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미국에는 작곡으로 진출할 거야?”
“당장은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야. 가수로는 한국에서도 성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 상황이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한 1~2년 정도 활동하다 성과를 내면 진출해야지.”
박재선은 앤 플로린이 잘 되고 칼리 크리슨에게 곡을 줄 수 있다면 가수로 진출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80. 드라마 촬영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