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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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주차, 10주차, 11주차로 훈련이 들어가면서 사용자들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는것 같았다. 1주차에는 단순한 오래 달리기도 힘들어하던 사용자들은 어느새 웃으면서 가볍게 스무바퀴는 넘게 달리는걸 볼 수 있었다. 단 한명의 낙오도 없이 모든 훈련을 소화하는걸 보며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남은 인원은 얼추 80명을 넘는 수준이었다. 사용자 아카데미의 졸업 인원이 80명이 넘는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졸업 시즌인 마지막 13주차가 다가올수록 아카데미 내부는 기묘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
가장 먼저 변한건 교관들이 신규 사용자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교관은 무조건 황금 사자 클랜원들만 있는건 아니었다. 7할이 대도시 대표 클랜 인원들이 자리하고 남은 3할은 일반 도시와 소도시 대표 클랜의 선별된 사용자가 출장을 온다.
초반에는 죽일듯 호통치던 교관들은 점점 더 상냥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한명 두명 몰래 불러내 맛있는 식사를 사주는건 거의 예사로 일어나는 일 이었다. 애초에 훈련이 끝나고 대놓고 그 자리서 오퍼를 하는 모습도 왕왕 볼 수 있었다. 물론 어느정도 실력이 있는 사용자들에 한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심지어 생활 교관 명목으로 새로 배정된 교관을 보니 가관이었다. 남성 사용자들 숙소에는 아름다운 여성 교관을, 반대로 여성 사용자들 숙소에는 훈훈한 남성 교관을 배정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이러한 인사 이동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것이다.
훈련이 빨리 끝나니 일행들이 만나는 시간도 자연스레 많아졌다. 요즘들어 안현, 안솔, 유정은 만날때마다 향후 진로를 어떤 방향으로 나갈건지 얘기는 무슨 무조건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은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오빠. 오빠는 어때. 오퍼도 많이 들어왔을거 아냐. 어디 들어갈 계획이라도 있어?”
“…….”
나를 따르려는건 좋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자기들도 생각을 하고 말을 하면 몰라도 맹목적으로 의지하려는 모습은 서둘러 버릴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의도를 담아 최대한 완곡하게 말하니, 유정은 뾰루퉁한 얼굴로 대답했다.
“누가 안한데? 그래도 오빠 생각 먼저 듣고 싶어서 그렇지.”
“아직 생각중인데. 그러다 너랑 나랑 생각이 다르면 어떡할래.”
“어떡하긴? 당연히 오빠 따라가야지.”
“그럼 그럼. 나도 형을 믿어요. 형 파이팅.”
옆에서 얘기를 듣던 안현 또한 고개를 주억이면서 한마디 거들었다. 얘들은 요즘 나를 떡으로 생각하는것 같았다. 도대체 왜 그러는건가 물어보니 “수현이 오빠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잖아요.” 라고 안솔이 방실방실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쓴웃음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았다. 통과 의례에서의 헌신과 사용자 아카데미의 유명세가 애들한테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킨 모양이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믿어주는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지만 일단은 말을 아끼고 싶었다. 졸업 전에 입을 열기는 하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한별은 이제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었다. 듣자하니 유정이와는 얼굴을 봐도 서로 얘기도 하지 않고 지나친다고 들었다. 그녀 또한 여성 사용자들중 순위권에 오르는 가능성을 보인만큼 여러 클랜에서 군침을 흘리는것 같았다.
이처럼 어느정도 싹이 보이는 사용자들은 우쭐한 기분으로 오퍼가 들어온 클랜들을 저울질하고 있겠지만, 반대로 오퍼를 받지 못한 사용자들도 많았다. 그런 이들은 점점 졸업 시즌이 다가올수록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가보면 대형 클랜은 무리라도 소도시 또는 일반도시에 들어갈만한 클랜은 있을것이다. 그러나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대형 클랜에 미련을 가진 사용자들도 있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꽤나 대담한 짓거리를 하는 여성 사용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슬슬 교관들과 친해졌겠다, 자신의 몸으로 유혹해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치열하게 서로를 밀고 당기고 하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점점 더 여유를 부리는 애들을 보며 나는 아직 훈련 시즌인 만큼 훈련이나 신경쓰라고 잔소리를 했다. 사용자 아카데미 기간을 괜히 3개월로 잡은건 아니었다. 능력치를 빠르게 올릴 수 있는 황금 기간이란 사용자에 따라 다르지만 약 90일 ~ 100일 사이로 보면 될 것이다.
애들은 투덜거렸지만 나중에는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린다는 말을 하자 바로 입을 다물었다. 나 또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욱 훈련에 매진했다. 과거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루기 전까지는 난 단 하루도 수련을 거른적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만가고, 졸업 시즌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
훈련도 13주차로 넘어가고 졸업일을 하루 남겨 놓고 있었다. 사용자들 또한 서서히 아카데미의 생활을 마무리 하고 있었다. 훈련때는 엄했던 교관들도 그 외의 시간은 상당히 풀어주는 편 이었다. 그 시간동안 사용자들은 개인 정비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었다.
그 하루도 훌쩍 지나가 어느새 밤이라는 시간이 성큼 다가왔다. 마지막 날인 만큼 같은 숙소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간단한 회식을 했다. 교관들도 너무 심하게만 하지 말라며 어느정도 눈을 감아주고 있었다. 비단 내가 사용하는 숙소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숙소 또한 마찬가지였다.
거창한 회식은 아니고 보급 받은 말린 고기와 음주가 다였다. 그래도 간만에 술을 본 사용자들은 눈을 뒤집고 달려들어 신나게 떠들고 마시고 있었다. 나와 안현은 서로 마주본채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정의 제안으로 각각 몰래 숙소에서 나와 우리끼리 따로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 나와 현은 살금살금 문 밖으로 나서는데 성공했다. 어차피 다들 얼큰하게 취한 상태였고 서로 어깨 동무를 하면서 우리는 해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런 난리 법석을 떠는 통에 몰래 나오는건 식은죽 먹기였다.
습관적으로 주머니를 뒤지던 나는 연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숙소에 놓고온것 같았다. 나는 안현에게 먼저 약속 장소에 가 있으라고 말한뒤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안현은 그깟 담배 안피면 어떻냐고 했지만 나는 애연가인 만큼 술을 먹을때는 꼭 연초를 피우는 버릇이 있었다.
안현을 먼저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연초를 챙긴 나는 다시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학술 정보관 한 구석. 나름 대담한 짓거리 였지만 지금이라면 걸려도 별 탈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깊은 밤 하늘은 어둑한 땅거미를 뿌리고 있었다. 나는 아무도 없는 커다란 운동장을 가로질러 보이는 건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의 화장실을 지나치려는 순간….
“아흑…윽…앙….”
화장실 안에서 묘하면서 달뜬 신음이 새어나왔다. 예민한 내 청각이 용케 놓치지 않았나 보다. 호기심이 고개를 들었고, 나는 조심스럽게 꾹 닫힌 화장실 문을 열었다. 최대한 조심조심 열었지만 문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그러나 미처 소음을 걱정할 틈도 없이, 열린 문 내부에서 풍기는 야릇한 열기가 내 전신을 덮쳤다.
“으아아앙…앙…흐엉!”
흐엉. 내부는 난장판 이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건 이리저리 널브러진 옷가지와 교관용 모자를 쓴 사용자 한명. 그리고 그의 배 아래 깔려 신음을 내지르는 여인이 보였다. 칠흑빛의 컷트 머리는 바닥에 닿은 상태로 흩뿌려졌고 고운 허벅지 라인을 가진 다리는 양방향으로 벌려진채 허공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저 얼굴은…분명 한두번 본것 같은데.
그녀의 배 위에 타고있는 사내는 교관이 확실했다. 그가 있는 힘껏 위에서 아래로 허리를 내지를때마다 여인의 몸은 물고기처럼 펄떡이며 여지없는 교성을 질렀다.
“조용히…해! 신음…소리가…너무…크잖아!”
“아응…! 교관님이 너무 격렬하게 하시니까…흐응…으…응…!”
어절이 끝날때마다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움직인다. 사정없이 자신의 하물을 내려찍던 교관은 힘에 부치는지 이내 삽입한 상태로 허리를 한번 크게 휘젓고는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자 누운 여자의 몸이 자지러지며 그를 꼭 끌어안는게 보였다.
그 상태로 잠시간 여운을 음미하는 둘. 그리고 아래 황홀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의 입술이 열렸다.
“약속 한거에요? 분명 당신네 클랜에 입단시켜 주기로….”
“걱정 말라니까. 내일 퇴소식 끝나고 기다리고 있어. 내가 데려갈테니까.”
그들은 말을 마치고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음란한 교성 소리가 화장실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로 대강 상황을 짐작한 나는 다시 문을 닫았다. 서부 대륙처럼 반 강제로 하는건 없지만 결국 이런일의 발생을 원천 봉쇄할수는 없었다. 규율이 엄격한 북부 대륙이라고 해도 신규 여성 사용자가 스스로 원해 몸을 미끼로 저런 일을 벌이는 이상 말이다.
나는 얼른 정보관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헉.”
“…….”
나도 모르게 헉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언제 왔는지 한별이 내 등 뒤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감지를 안하고 마음을 푹 놓고 있었다고는 해도 인근까지 다가온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운 감정이 들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보는 남녀의 정사 장면에 너무 집중해 있었던것 같았다. 나는 순식간에 표정을 가다듬고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놀랐잖아. 언제부터 있던거야.”
“할 얘기가 있어서 오빠 숙소로 갔는데 안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돌아가는길에 오빠가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가 나오는걸 보고 따라 나왔어요.”
“그럼 화장실 안도…?”
본거야? 라는 말이 생략 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대충 알아 듣는것 같았다. 살짝 얼굴을 붉히고 내 시선을 회피하는게 아무래도 처음부터 본 모양이었다. 무언가 들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잘못한건 없기에 나는 당당하게 나가기로 했다. 일단 그네들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 이 자리를 피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향하는 방향은 학술 정보관. 그녀 또한 내 뒤를 종종 거리며 쫓아오더니 이내 내 옆에서 보폭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와 그녀는 시린 달빛을 받으며 나란히 걸었다. 조금전의 어색함 때문인지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먼저 말문을 연건 한별이었다.
“아마 방금전 그곳 안에서 본 여성 사용자는 이지영이란 사람일 거에요.”
“이지영…한두번 본것 같은데.”
“모르시는 건가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는 한별을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모르는게 당연하지. 특별히 능력이 좋은것도 아니고 나랑 친하지도 않은데 내가 어떻게 알아? 얼굴은 제법 예쁘장한 편이긴 한데 솔직히 유정이나 솔이, 한별이를 보다보니 그저그런 수준이었다. 나는 당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모르지. 내가 어떻게 알아. 한마디도 나눈적도 없는데.”
내 말에 한별의 얼굴이 안도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나는 점점 더 이지영이란 사용자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얘가 도대체 누구길래 내가 모른다고 하니까 한별이가 이러는걸까? 내가 채 생각을 잇기도 전에 한별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르시는 편이 좋아요. 저희들 내에서도 그렇게 평판이 썩 좋은건 아니거든요. 방금전에 보셨듯이…그런 소문도 돌고 있었구요. 설마 저도 실제로 보게 될줄은 몰랐지만요. 그런데 오빠는 왜 그 장소에 있었던 거에요?”
“졸업 기념으로 애들이랑 학술 정보관 안에서 회식하기로 했거든. 가는길에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문을 열었는데 그러고 있더라. 아무튼. 이왕 만난거 너도 갈래?”
너도 갈거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한별과의 사이가 소원했던 터라 선뜻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내 말에 고개를 숙이더니 바닥만 물끄러미 응시했다. 문득 칠흑 같은 생머리 사이로 비죽 솟아나온 그녀의 귀가 참 앙증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시덥잖은 생각을 하던 도중 그녀의 입술이 조금씩 열리는걸 볼 수 있었다.
“잠시…얘기 좀 하고 싶어요.”
그러고보니 할 말이 있다고 했던가. 지금와서 딱히 거리낄 이유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얘랑 둘이서 얘기를 나누는것도 참 오랜만인것 같았다.
“황금 사자 클랜에서 오퍼가 들어왔어요.”
“…응.”
“원래는 신규 사용자들을 바로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수를 늘인다고 하더라구요. 특히 직업이 마법사 계열인 만큼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수도 있다고 했구요. 그리고…저한테 입단하게 되면 간부 후보로 추천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강한 침음성을 흘렸다. 시작부터 직구로 덤빌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뒤에 이어진 말은 확실히 나를 놀라게 했다. 마법사 계열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소리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건 차치하고서라도 뒤에 말한 간부 추천은 내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아무리 김한별이 뛰어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간부 추천은 신규 사용자한테 과한 조건이었다.
시크릿 직업이나 레어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몰라도…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머리속을 강타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나를 보며 한별이 이상한 눈동자로 쳐다봤지만 그에 아랑곳않고 곧바로 제 3의 눈을 활성화 시켰다.
『 사용자 정보(Player Status) 』
* 이름(Name) : 김한별(0년차)
* 클래스(Class) : 보석 마법사(Jewel Mage Beginer)]
* 소속 국가(Nation) : -(Unsettled)
* 소속 단체(Clan) : -(Unsettled)
* 진명 · 국적 : 별에서 비롯된 자 · 아름다운 빛과 광택을 다루는 자 · 대한민국
* 성별(Sex) : 여성(22)
* 신장 · 체중 : 170.5cm · 45.0kg
* 성향 : 질서 · 혼돈(Lawful · Chaos)
『능력』
* [근력 44] [내구 52] [민첩 64] [체력 48] [마력 82] [행운 62]
“오빠…?”
멍하게 있던 나는 한별이 부르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그리고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았다. 왜? 어째서? 어떻게? 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었지만 일단은 정신을 다잡을 필요가 있었다.
확실히 보석 마법사라면 초반에 성장하는데 클랜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법 촉매제로 보석을 사용하는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이 들 테니까. 그러나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김한별은 보석 마법사를 얻었다는 사실을 나한테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황금 사자 클랜의 간부로 추천 되었다는 말은 그놈한테는 자신의 직업을 밝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였다.
순간 몸 내부로 차오르는 뜻모를 배신감에 이를 악물었지만…나는 이내 힘을 빼버리고 말았다. 따지고보면 나도 인연으로 그녀를 대하기로 했었고, 여차하면 놓아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그런 감정이 치솟은걸 보니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미련이 남은 모양 이었다.
애초에 그녀가 시크릿 직업중 하나인 보석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태도가 달라졌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와서 내 입장만 생각하는 합리화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건 내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이었으니까.
감정을 배제하고, 머리속을 차가운 이성으로 가득 채운다, 나는 순식간에 숨을 추스르고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제부터는 같이 행동한 동생이 아닌 한명의 사용자로서 그녀를 대할것이다.
“황금 사자 클랜에서 오빠한테도 오퍼를 넣었다고 들었어요.”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말하는 김한별을 보며 나 또한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
“생각해본다고 하긴 했어.”
“지금은 결정을 하셨나요.”
“응. 거절하려고. 난 클랜에 들어갈 생각이 없거든.”
“…왜요?”
거절한다는 말을 하는 순간 그녀의 몸이 움찔 떨리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걸음을 움직였다. 그러자 그녀 또한 나를 따라 발걸음을 놀렸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녀의 눈을, 그녀는 나의 눈을 서로 응시하고 있었다. 서로의 시선에는 말할 수 없는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포함 되어 있었다.
============================ 작품 후기 ============================
일전에 어느분이 질문하셔서 후기에 올린적이 있는데, 시크릿, 레어 직업을 얻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하나로 획일화 되있지는 않아요. 홀 플레인은 언제 어디서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변수 덩어리라는 말은 이런 경우도 포함 되어 있지요. 혹시 의문을 품으신 분들이 있을까봐…. ㅇㅅㅇ
『리리플』
1) 사람인생 : 1, 2, 3등 축하드립니다. 둘이 닮은 설정이지만 분위기가 닮은검니다. 실제로 자매는 아니에요. 크크.
2) JoWoon : 네! 재밌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이런 코멘트를 원했다구요! 전에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
3) 블라미 : 15개를 가득 채운 상태라서 고민하다가 유운님과 함께 +로 넣었지요. 흐흐.
4) 여옥아놀자 : 급전개는 처음 써보는 부분이라 많은 걱정이 일었는데 다행이네요. ㅜ.ㅠ
5) 골렘 : 위에 코멘트를 달았지만…전자의 의미가 더 강해요. ㅇㅅㅇ
6) GradeRown : 근력을 뒷받침할 정도의 능력치는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되요. 더 자세한 사항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노 코멘트를. 🙂
7) 크리아센 : 오호. 그렇군요. 꾸준히 쓰다보면 언젠가 순위권에 오를날도 있겠죠? 그날까지 힘내볼게요.(아 그리고 한별이 너무 싫어하지 마세요. ㅜ.ㅠ)
8) hohokaya1 : 아마 다음화를 보시면 의문이 해결 되실것 같아요. 기대해주세요.
9) Toranoanal : 재미가 역시 1순위네요.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니 한결 안심이 됩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10) 애독자C : 그렇긔?! ㅇㅅㅇ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긔! ㅇㅅㅇ!
11) 백인티모시 : 제가 아직 초보라 감정에 따라 글이 많이 휘둘리더라구요. 피아노를 들으면서 글을 쓰는 버릇을 들여서 그런가봐요.
12) Edward Wong Hau Pepelu Tivrusk : 다음화를 보시면 의문이 풀리실거에요. 하하하.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