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7
00047 Dungeon Of Alchemist =========================================================================
결론을 말하면 애들은 하루만에 감지를 익힐 수 없었다. 내가 요구한 한시간은 커녕 유정이 최장시간인 28분을 채우고 쓰러지고 말았다. 솔직히 처음 한것치고는 칭찬할만한 수준으로 봐도 무방했지만 나는 일부러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소도시 뮬은 개척 도시인 만큼 발견했을 당시의 건물들만 있었다. 새로 올라간 건물이라고 해봤자 꼭 필요한 것들만 올라간 상태였다. 대도시처럼 수련을 전문으로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감지 수련만 시킬 예정이었다.
애들은이 수련을 하는 동안 나는 정보를 모은다는 명목으로 여관을 나섰다. 아무리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내가 가진 정보가 확실하다는 보장은 없었다. 더구나 굵직한 사건이 아닌 사소한 것들은 확실하게 알아본 후 움직이는게 정답이었다. 다만 그전에 일단락 지을 일이 하나 있었다.
움직이기전 나는 일단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창고로 먼저 걸음을 옮겼다. 사용자 전용 창고는 들고 다닐 수 없는 인벤토리로 생각하면 편할것이다. 홀 플레인의 으로 분류하는 만큼 다른 사람은 손댈 수 없는 자신만의 공간이지만 오직 GP로 구매한 물품만 보관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사용자 전용 창고를 찾은 나는 안에 있는 물품들을 천천히 살펴 보았다. 아끼다가 똥 된다고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사용하는게 마음이 편했다. 일단 일부 영약(물약)을 전부 꺼낸 나는 더 볼것도 없이 전부 입 안으로 털어 넣었다.
『천사의 눈물을 사용합니다. 능력치 6 포인트가 추가로 생성 되었습니다.』
『체력 상승의 영약을 사용합니다. 체력 포인트가 2 포인트 올라갑니다.』
『비전의 영약을 사용합니다. 능력 1 포인트가 추가로 생성 되었습니다.』
순서대로 떠오르는 메세지들을 보며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얼른 정보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사용자 정보창을 로드했다.
1. 이름(Name) : 김수현(0년차)
2. 클래스(Class) : 검술 전문가(Sword Specialist Master)
3. 소속 국가(Nation) : –
4. 소속 단체(Clan) : –
5. 진명 · 국적 : 검(劍)의 주인 · 대한민국
6. 성별(SEX) : 남성(24)
7. 신장 · 체중 : 181.5cm · 75.0kg
8. 성향 : 질서 · 혼돈(Lawful · Chaos)
1. [근력 94] [내구 92] [민첩 98] [체력 72] [마력 96] [행운 88]
1. 통과 의례 보스 몬스터
1. 제 3의 눈(Rank : S)
1. 신검합일(Rank : EX)
(현재 능력 1 포인트가 남은 상태입니다.)
1. 백병전(Rank : A Plus)
2. 쓰러질 수 없는(Rank : A Plus)
3. 심안(정)(Rank : A Plus)
4. 전장의 가호(Rank : EX)
현재 보유한 능력치와 능력, 그리고 남은 포인트는 보면 볼수록 뿌듯하고 동시에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1회차때 느낄 수 없었던 기묘한 쾌감이 내 몸을 사로잡는것 같았다.
보스 몬스터 2 포인트. 천사의 눈물 6 포인트. 체력 영약 2 포인트. 사용자 임무 보상 4 포인트. 그중 체력 영약 2 포인트를 제외하면 여유 포인트가 총 12 포인트 남은셈 이었다. 그것 말고도 잠재 능력 랭크를 올릴 수 있는 포인트도 하나가 남은 상태였다.
나는 능력치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할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성적으로 따지면 체력에 투자하는게 옳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보니 근력, 마력, 민첩에 자꾸 눈길이 가는걸 막을 수 없었다. 애초에 내가 막을 생각이 없었지만. 이런 고민은 능력 포인트를 봐도 비슷했다. 고유 능력에 투자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웠다.
능력치는 근력. 내구. 민첩. 체력. 마력.
잠재 능력은 백병전. 쓰러질 수 없는. 심안(정).
남들이. 아니 사용자들이 보면 행복한 고민이라고 돌을 던질것이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나는 이번에도 보류하고 말았다. 일단 모두 체내로 흡수한 만큼 필요할때 언제든지 올릴 수 있을것이다. 생각을 더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쳐올지 모르니 내가 감당하기 힘든 경우를 대비할 마음도 있었다.
무검과 엘릭서는 잠시 고민하다가 당분간 사용자 창고 안에 보관하기로 했다. 둘 다 후반용 장비들인 만큼 초반에는 꺼낼 일도, 사용할 일도 없었다. 더구나 겉보기 수수한 무검이라도 눈썰미가 좋은 탐험 관련 직업을 가진 사용자가 본다면 귀찮은 일이 생길수도 있었다. 나중에 고위 사용자의 징표인 아공간을 구하게 되면 그때 꺼낼 수 있을것이다. 보유한 골드의 3할에 해당하는 300 금화를 꺼내면서 나는 창고에서의 볼 일을 마무리 지었다.
고개를 돌리자 한가로운 도시의 대로가 보였다. 내가 원하는 정보는 현재 북대륙의 정세가 아닌 우리들이 이룰 목표를 위한 정보였다. 솔직히 주어진 시간만 많다면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은 지역에 가 몬스터를 정리하면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나 촉박하다. 1차 연합 전쟁이 발발하고 클랜들이 들고 일어날 때까지 적어도 정식 클랜 명칭은 달고 싶었다. 대형 클랜에서 지부를 만드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3개월만에 정식 클랜으로 발족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에 속한다.
결국 남은 방법은 단시간에 뮬의 노른자만 쏙쏙 빼먹으며 실적을 쌓는 방법 밖에 없었다.
뮬에서 필수로 공략할 장소를 총 3곳 선정할 수 있다.
폐허의 연구소. 고대 연금술사 비비앙의 던전. 절규의 동굴.
절규의 동굴은 2년차를 넘긴 시절 내가 속한 캐러밴이 우연히 밝힌 동굴이다. 그러나 연구소와 연금술사 던전은 소문으로만 들어 나름의 준비가 필요했다.
초보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동굴이나 던전의 발견을 어렵지 않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런곳들은 절대로 쉽게 툭툭 튀어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결계 안에 꽁꽁 숨겨진 상태거나 아니면 들어가는데 특정한 물건이 필요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물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 3의 눈으로 상당 부분 해결이 가능할지도 모르나, 낙관하기에는 불확정 요소들이 너무나 많았다.
나는 일단 도서관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홀 플레인에서 도서관은 온갖 종류의 문서나 기록을 모아 두고 사용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시설로 정의할 수 있다.
주변 시국이 어수선하고 막 출범한 개척 도시인만큼 대표 클랜에서도 일단 도시의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굴이나 던전을 탐험하겠다고 대놓고 나서는건 바보짓 이었다. 도서관을 가는게 미련한건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정 안되면 일단 절규의 동굴을 먼저 가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그 동굴은 웬만하면 마지막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
나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애들은 확실히 자신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중에 특히 장족의 발전을 보인 애는 솔 이었다. 처음부터 지닌 마력이 너무 많아 조절하는데 애를 먹은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효율적인 마나 운용 노하우를 알려주고 몇번 마력을 인도하는 방식으로 가르치자 하루가 다르게 부쩍 실력이 늘고 있었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애들한테 추가적인 부분을 요구했다. 단순한 부동 상태에서가 아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마력 감지를 유지하라고 요구한것이다. 겨우 감지 유지 40분대를 달성한 애들은 무빙을 더하는 순간 제자리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안현과 유정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럼 전투할때 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서 싸울래?” 라는 한마디로 잠재울 수 있었다.
솔이 한테는 요구 하나를 더 추가했다. 사제가 기초로 배우는 신성 주문중 속박(Shackles)이라는 마법이 있다. 치료(Cure)와 더불어 초반에 가장 쓸모있는 신성 주문이었다.
땡!
나는 은화 하나를 꺼낸 후 허공으로 높이 튕겼다. 핑그르 돌며 허공을 날던 은화는 이내 다시 내 손으로 떨어졌다. 옆에서 진지한 얼굴로 보고 있는 솔이를 보며 나는 차분히 수련 방법을 설명했다.
“지금 내가 은화를 잡은 부분을 잘 기억해. 마법사나 사제들은 마력 능력치 다음으로 주문 속도가 가장 중요하거든. 얼마나 빠르고, 얼마나 신속하게 네가 의도한 마법을 펼칠 수 있는가. 그게 관건이야. 은화가 완전히 바닥에 떨어지기 전 허공에서 속박으로 잡아내 봐.”
“네!”
방실방실 웃으며 힘차게 대답하는 솔이를 보며 나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러자 솔이 갑자기 내 앞으로 머리를 쑥 내밀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솔이 바라는 의도를 파악해 손을 내밀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실거리는 솔이를 보낸 다음 다시 도서관에서 가져온 문서에 열중하려던 순간. 문 밖으로 옆 방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있는 방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또 누군가 싶어 고개를 들어올리자 안으로 고개를 빼꼼 들이민 유정의 얼굴이 보였다.
============================ 작품 후기 ============================
이런. 오늘 분량이 적습니다. 아무래도 어제 달린 17K의 여파가…ㅜ.ㅠ.
그래도 45회 만큼 자괴감이 들지는 않네요. 다행입니다. 그때는 글을 쓰면서 정말 우울했는데 역시 사람은 상황에 따라 바뀌나 봅니다.
많은 분들이 소중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제 글의 전개는 하나의 원칙을 지킵니다. 필요한 부분은 느리게, 빠른 부분은 빠르게. 하하. 하지만 그 원칙을 지키느라 글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면 단연 제 필력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겠죠.
단. 개그는 확실히 제가 잘못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시리어스 개그를 집어 넣고 싶었는데 마음만큼 손이 따라주지 않았나 봅니다. 많은 작가분들과 대화 후 제가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해당 부분은 지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설명이나 묘사를 최대한 줄이니 용량이 거의 1K~2K는 줄어든것 같네요. 내일은 조금 더 많은 용량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독자분들의 양해 부탁 드립니다. 🙂
『리리플』
1. 아일릴리아 : 1등 축하합니다. 다시 첫코 OP가 되셨군요. 🙂
2. 에인트제 :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것이다! 으하하하. 오랜만에 그 멘트가 생각나네요.
3. GradeRown : 정답입니다. 조금 더 복잡한 설정이 있지만 후기에 쓰려면 너무나 길기에… 오른다고 답변 하기는 애매하네요. 쪽지 주시면 설정 붙여 보내 드리겠습니다.
4. 포보리 : 네. 수현이가 절대 쓰지 말라고 했거든요. 101 포인트가 엄청 대단한 능력친건 맞지만 행운에 투자하기는 조금 애매한 감이 있거든요.(초반에 나온 능력치 중요도 순서 참조 부탁드려요.)
5. 봉인된톨스토이, 백인티모시, 허허상인 : 소중한 조언 해주신점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제가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한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코멘트는 항상 전부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리리플에 없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정 궁금하신 부분은 쪽지로 주시면 답변 드릴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