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73
00073 펫 하나 만들기 프로젝트 =========================================================================
뮬을 떠날때 우리들이 나갔던 북문으로 들어온 이후 애들의 얼굴은 눈에 띌 정도로 밝아졌다. 다들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열망어린 얼굴로 나를 보는게 지금 수련이라도 하자고 하면 당장 주저 앉을 기세였다. 나는 피식거린 후 품 안에서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낸 후 안현에게로 던져 주었다. 사용자 한명을 업고 있던 안현은 당황한 얼굴이 되었고, 다행히 유정이 중간에 끼어 들어 주머니를 낚아 채는데 성공했다.
“잘했다.”
“칭찬만 하지 말고 보상을 줘.”
“여기.”
나는 순순히 몸에 업고 있던 사용자를 끌어 내린 후 유정에게로 건네주었다. 유정을 투덜거렸지만 그래도 곱게 그 사용자를 받았다. 조금 걸리적거리는듯 끙하고 힘을 주는 유정을 보며 나는 바로 입을 열었다.
“조신한 숙녀 여관이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지? 돈은 충분하니까 일주일로 방 두개 대실하고. 저녁 먼저 먹고 있어.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먹어도 돼. 그리고 다 먹었으면 먼저 들어가서 쉬어.”
“오빠는?”
“나는 잠시 비비앙이랑 볼 일이 있어서. 그리고 탐험 보고도 해야 되고.”
“우리도 같이….”
“혼자가 더 편해. 먼저 들어가서 쉬어도 괜찮아.”
유정의 낯빛이 살짝 흐려졌지만 이내 고개를 주억이는걸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현재 휴식을 취하고 싶은 욕구와 배가 고파 얼른 여관으로 들어가고 싶은 모양 이었다. 솔직히 꽤나 귀찮은 일 이었지만 어쨌든 해야할 일 이었다.
애들을 먼저 보내고 난 이후 비로소 난 비비앙과 둘만 남을 수 있었다. 비비앙은 나를 보며 입을 삐죽인 후 한숨을 크게 쉬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뭐가?”
“애들이랑 너.”
가는 눈으로 나를 흘겨보는 비비앙을 보며 나는 무음으로 “왜.”라는 단어를 표현했다. 비비앙은 아예 삿대질까지 하며 점점 더 목소리를 높였다.
“애들도 무슨 새 새끼들도 아니고. 너만 바라보고 짹짹 거리는데 눈꼴 시려워서 원. 그리고 너도 똑같아. 아주 그냥 애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더라. 오냐오냐하는거 보고 기도 안차더라. 왜. 아주 궁둥이도 뚜덕여주지 그래.”
“나 원래 그런데?”
“그래? 그럼 나도 앞으로 막 칭얼거리고 그렇게 해도 돼?”
나는 대답 대신 손을 들어 올렸다. 비비앙은 눈알을 한번 돌린 후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막 불평을 터뜨리려던 비비앙의 입이 열리려는 찰나 나는 손을 그대로 비비앙의 머리로 옮겼다.
“몸은.”
“어, 어?”
“몸은 좀 괜찮냐고.”
내 기습에 당황한 비비앙. 그녀는 어버버 거리는 얼굴로 눈알만 도록도록 굴리며 말을 더듬었다. 이윽고 살짝 나를 올려다보녀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그녀가 보였다.
“아직은…괜찮아. 견딜만해. 그런데 이 손좀…하우.”
한번 부드럽게 쓸어넘긴 후 나는 몸을 돌렸다. 뒤에서 조금 머뭇거리는것 같았지만 이내 내 뒤를 바짝 따라오는 그녀의 기척을 느꼈다. 같이 행동하기로 한 이상 신뢰를 주고 받고 최대한 뽕(?)을 뽑으려면 간간이 상냥히 대해줄 필요가 있었다.
뮬의 거리는 확실히 우리가 떠나온 아침보다는 소란스러웠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나처럼 탐험 후 탐험 보고를 하기 위해 신전으로 가는 모양이었지만, 그래도 탐험을 나가는 사용자들도 한두무리는 볼 수 있었다. 이 밤에 나가는 그들을 보며 나는 간단히 명복을 빌어 주었다.
가기전 내가 먼저 들른곳은 사용자 창고였다. 신전과 창고가 완전히 반대편에 있다면 난감할뻔 했을것이다. 조금 돌아가긴 해도 다행히 둘은 어느정도 같은 방향 이었다. 신전으로 가면 갈수록 바바라보다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사용자들이 복작이는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사용자들의 시선도 비비앙에게로 모아지고 있었다. 비비앙은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며 내게로 더욱 몸을 밀착했다. 등에 느껴지는 물컹한 느낌에 나는 기분이 좋았지만 그만큼 질투어린 시선들은 쏟아지고 있었다.
그나마 군기나 치안이 엄정한 북대륙이라서 이렇게 갈 수 있는거지, 서대륙에서 이런 차림으로 거리에 나선다면 대놓고 “저는 당신들에게 따먹히고 싶어서 이렇게 입었어요. 그러니 얼른 저를 따먹어주세요.”라고 광고하는거나 다름 없었다. 그렇다고 딱히 걱정이 드는건 아니었다. 힘만 회복시킨다면 비비앙은 확실히 쓸만한 재목 이었으니까. 아마 어지간한 사용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뼈도 추릴 수 없을것이다.
이윽고 사용자 전용 창고에 도착한 후 나는 곧바로 안에 든 엘릭서 한병과 금화 전부를 꺼냈다. 이제 내가 보유하고 있는 금화는 1200골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외 보석이나 기타 물품을 판다면 엄청난 거금으로, 초반에 시작하는 사용자 치고는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었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확실히 앞으로의 계획이 편해진다. 그리고 이미 사용할 곳을 어느정도 정해논 상태라 나는 묵직한 돈주머니를 품 안으로 집어 넣었다.
“그건 뭐야?”
밝은 노란색으로 채워진 빈병 하나를 빙글 돌리자 비비앙이 호기심을 표했다. 얼굴을 바싹 들이미는 그녀를 보며 나는 간단히 대답해 주었다.
“엘릭서.”
엘릭서라는 말 한마디가 가져온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처음 보는 표정을 짓던 비비앙은 이내 “핫.” 하더니 콧방귀를 뀐 후 내게 손을 까딱거렸다. 이녀석이 어디서.
“에휴.”
“엘릭서를 아나봐?”
“바보. 연금술사들은 물약도 만든다고. 그중 최고봉으로 알려진게 엘릭서인데. 일단 속아준다. 이리 가져와바.”
“너가 직접 와서 보시지.”
내 말에 비비앙은 투덜거린 후 고개를 빼꼼이 내밀었다. 잠시동안 꼼꼼이 엘릭서를 살피던 비비앙의 표정은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었다. 막 손을 내뻗으려고 하자 나는 곧바로 엘릭서를 물렸다. 확실히 어느정도 실력을 쌓았던 연금술사라서 그런지 비비앙의 얼굴은 조금전과는 달리 심각해진 상태였다.
“이, 이상하다. 잠깐만. 빼지 말고 가까이 좀….”
“굳이 그럴 필요가 뭐 있어. 조금 마셔보면 되잖아.”
나는 굳게 마음을 먹었다. 이미 결정을 마친 이상 미적거리는건 내 성격이 아니었다. 과감히 엘릭서를 밀봉안 뚜껑을 개봉한 후 그 뚜껑에 소량의 엘릭서를 따라 비비앙에게 건네 주었다. 얼른 뚜껑을 받아든 비비앙은 잠시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곧바로 목으로 꿀꺽 넘겼다.
“음….”
“어때?”
“잠시…음? 어…어?”
그리고. 잠시동안 맛을 음미하던 비비앙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벌렸다. 자신의 몸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은것이다. 나는 곧바로 제 3의 눈을 활성화 시켰다. 이번에는, 제법 강하게 일으켜 속속이 그녀의 정보를 알아낼 생각 이었다.
* 거주민 정보를 사용자 정보로 변환합니다.
1. 이름(Name) : 비비앙 라 클라시더스
2. 클래스(Class) : 키메라 연금술사(Rare : Chimera Alchemist Master)
3. 소속 국가(Nation) : 에스피니온(현재 멸망한 도시(국가)입니다.)
4. 소속 단체(Clan) : –
5. 진명 · 국적 : 고대 연금술사 · 칠흑의 사냥 거미 · 홀 플레인
6. 성별(Sex) : 여성(24 · 128[?])
7. 신장 · 체중 : 165.5cm · 48.8kg
8. 성향 : 혼돈 · 중용(Chaos · Neutral)
* 엘릭서 소량을 마심으로 몸이 일시적으로 회복 되었습니다. 추가적인 섭취가 없다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1. 66 마수 군단의 지배자(Rank : A Plus Plus Plus)
1. 연금 마법(Rank : A Zero)
2. 정통 마법(Rank : C Plus)
3. 마법 진지 구축(Rank : A Plus Plus)
4. 물약 제작(Rank : B Plus)
1. 김수현 : 540
(능력치 포인트가 12 포인트 남아 있습니다.)
[근력 94] [내구 92] [민첩 98] [체력 72] [마력 96] [행운 88]
2. 비비앙 라 클라시더스 : 365
(능력치 포인트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근력 48] [내구 50] [민첩 56] [체력 45] [마력 92] [행운 74]
이게 바로 모든 힘을 회복한 비비앙의 실력인가? 나는 작은 탄성을 흘리며 새삼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거듭 말하지만 마법사와 사제는 마력 능력치 포인트가 가장 중요하다. 다른 능력치가 평균 30이라도 마력만 90을 넘으면 그 사용자는 어느 클랜에서든 모셔가려고 혈안이 될 정도다. 홀 플레인에서 마법사들은 그런 존재였다.
특히 A+++랭크 판정을 받은 는 어떤 능력일지 정말로 궁금했다. 레어 클래스의 직업은 시크릿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일반 클래스와는 확실히 궤를 달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일반 직업도 잘 키우면 강력하지만, 레어는 전투시 효율성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고, 시크릿은 막강한 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용자들이라면 누구나 오매불망 기대하는게 바로 두 클래스였다.
대강 생각을 정리하고 전방으로 시선을 돌린다. 당황한 얼굴로 자신의 몸을 살펴보던 비비앙은 이내 다급한 얼굴로, 아니 다급한 얼굴이 아니다. 저건 아예 눈이 훼까닥한, 정신을 놓은 얼굴이었다.
그녀와 나 사이에는 일순간 정적이 맴돌았다. 그러나 그 정적은 한순간 이었다. 이윽고 이를 까득 깨문 비비앙은 몸을 날려 나에게 달려 들었다.
“그거 나 줘어어어!”
“얼씨구.”
나는 바로 한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에 대었다. 두 팔을 붕붕 휘두르며 그녀는 내게 다가오려고 했지만, 역부족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더욱더 발광하며 내 손에 들린 엘릭서를 가지려 용을 썼다.
“줘! 줘어! 줘어어!”
“그렇게 바로 줄수는 없어. 먹고 입 싹 씻으면 어떡해?”
“안그럴게. 정말로. 그러니까 내놔!”
그녀를 강하게 밀쳤지만, 비비앙은 바로 다시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대신, 이번에는 머리가 아닌 가슴쪽으로 내민게 변화라면 변화였다. 곧이어 내 품으로 달려든 비비앙을 봄과 동시에 오른손 가득히 물컹한 살덩이가 잡히는걸 느꼈다. 오. 느낌 좋은데.
“꺄아아앗!”
“으음. 좋다.”
“흐앗? 꺄앗? 으아앗?”
나는 손아귀에 들어온 젖가슴을 연신 만지작 거리며 고개를 주억였다. 실로 오랜만에 만져보는 여성의 가슴이기에 왠지 모를 쾌감이 밀려왔다. 비비앙은 달려들다 깜짝 놀라 다시 몸을 빼려고 했지만 이번엔 내가 그녀의 가슴을 쥐고 놔주지 않았다. 그 탓에 그녀의 가슴이 내 손에 딸려 나오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비비앙은 두 손을 거두었다.
“뭐하는거야! 손 떼! 이 바보!”
“멍청이. 그러게 누가 달려들래.”
그녀는 엘릭서를 노리던 두 손으로 내 손을 강제로 떼어 내었다. 조금 아쉽기는 해도 나는 순순히 손을 거두었다. 조금 세게 잡았는지 비비앙은 눈물을 글썽이며 잡힌 가슴을 살살 주물렀다.
“흑흑…어떡해…나 더럽혀졌어.”
“고작 가슴 하나 가지고 꼴깝 떤다. 아무튼 이걸로 내가 너를 치료할 수단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
내가 한껏 여유를 부리며 거드름을 피우자 비비앙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어떻게 하면 그 엘릭서를 줄거냐는 눈빛에 나는 키득 웃고는 말을 이었다.
“어차피 주기로 마음 먹었으니 조금만 기다려. 네가 한가지 약속만 확실히 하면 준다니까.”
“던전 안에서 말한거라면 기억하고 있어.”
“뭘 하려고 하는지도 모르잖아.”
내 일침에 비비앙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아직 연금술사 시절의 고고한 지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고, 엘릭서에 마음이 급해진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가 바로 내가 노리는 하나의 이었다. 막말로 먹고 도망치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귀한 엘릭서 하나를 그대로 날리는것과 다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의 대비는 해둘 필요가 있었다.
“그,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후후. 계약을 하자고.”
“계약?”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하는 비비앙을 보며 나는 싱굿 웃으며 대답했다.
“응. 계약. 일단 신전으로 가자. 가서 탐험 보고도 하고 계약서도 작성해야지.”
============================ 작품 후기 ============================
일단 한편 더 올립니다. 이로서 연참 약속은 지킬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하하하.
73회도 어찌나 구박을 받으면서 썼는지, 참 서럽습니다.
내일은 자정에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일일연재는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자정에 올라오지 않으면 그냥 기다리지 말고 주무세요. ㅜ.ㅠ)
다음회를 올리면 그때 70회부터 오타와 내용 수정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리리플도 몰아서 해야겠지요.
지금은 이거 쓰고 올리고 후기 쓰고 하는데 왜 이렇게 눈치가 보이는걸까요. 하하하.
저는 이제 육전을 부치고 오겠습니다. 휴….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