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43)
#재능만렙 플레이어 143화
본래 이명은 철혈여제.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녀를 일컬어 철혈마녀라고 불렀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철혈마녀가 망나니 중 으뜸 망나니로 유명했던 송진철에게 많은 애정을 쏟아준 누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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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이름 : 송정희
나이 : 28
레벨 : 28
클래스 : 철혈군주(鐵血君主)
수호자 : 붉은 빛의 결계
고유 능력 : [강제굴종]
상태 : 약간의 적대/약간의 기대/약간의 지배욕
성향 : 지배/오만/귀족의식
요약 :
1) 가면을 쓴 정복자
2) 호기심이 동한 재벌 3세
+ 성향 및 특징/요약은 대표적인 몇 가지가 드러나며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합니다.
+ 감각안의 숙련도가 높지 않아 상세 정보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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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송정희가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이 탁월해서 송기열을 잡아먹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현재 기준 최상위급 플레이어들은 대부분이 레벨 30에 도달했다. 레벨 30부터가 올리기 힘들어서 그렇지, 레벨 30까지는 비교적 쉽게 올리는 편이니까.
‘감각안을 통해 느껴지는 기세도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고.’
글쎄. 미래의 철혈마녀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의 철혈마녀는 그저 그렇다. 다른 최상위급 플레이어들을 많이 경험해본 나는 철혈마녀에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이 집구석은 참.’
이제 겨우 14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오만하고 파괴적이었던 ‘자칭 선민’. 미래에도 유명했던 으뜸 망나니 송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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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자존심에 상처 입은, 자칭 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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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배의식과 귀족의식이 강한 철혈마녀 송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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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면을 쓴 정복자
2) 호기심이 동한 재벌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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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태극방패의 길드장 송기영은 정말로 양호한 것 같다. 송기영의 요약을 떠올리면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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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스승을 만난 길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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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송정희는 약간 굳은 얼굴로, 그렇지만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띈 상태로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반갑습니다. 송정희입니다.”
보자마자 가식과 가면이 느껴졌다. 저 눈빛과 미소. 철저히 만들어진 미소다. 송정희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 클래스가 관찰자다. 저 눈빛 속에는 나를 향한 시기와 질투도 섞여 있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관심을 내가 모조리 빼앗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별다른 감흥 없이 대꾸했다.
“아. 송정희 씨군요. 안녕하세요.”
티나지 않게 송정희의 몸이 움찔 거렸다. 아주 조금이지만 미간이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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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 약간의 불쾌/약간의 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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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미미한 미소를 띠고 있는 상태.
“저를 알고 계시나 보군요.”
감히 나를 알고 있는데 이렇게 무뚝뚝하게 대해? 라는 의중이 읽혔다. 쉽게 읽히네.
“네. 저랑 깊은 관계에 있는 태극방패의 길드장의 동생분이시잖아요. 신문에서 본 적 있습니다.”
일부러 송정희의 자존심을 살짝 건드렸다. ‘송정희’에게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라 ‘태극방패 길드장의 동생’에 포커스를 맞췄다. 안 그래도 지금 태극방패가 거슬릴 텐데. 자존심이 좀 상할 거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건데?’
이 느낌을 뭐라고 해야 할까.
‘수호자들을 판 위에 놓고 춤을 추게 만들다가……. 얘를 만나니까 왜 이렇게 쉽냐?’
아직 덜 여문 철혈마녀라서 그런가. 쉬워도 너무 쉽다. 생각이 술술 읽히고 어떻게 움직일 지가 훤히 보인다.
“요즘 태극방패와 굉장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에요.”
거짓말은.
“저도 조만간 태극방패에 비견되는 훌륭한 길드를 만들 건데, 저와도 함께 하시지 않겠어요?”
미안한데 나는 송정희를 밀어줄 생각이 없다.
[한 대에 백만 원이야. 개XX야.]과거의 송정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성신의 누군가를 야구 배트로 폭행했다. 물론, 송정희는 별다른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그저 기소유예를 받았을 뿐. 법 위에 돈과 권력이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줬던 사건.
“태극방패와 협력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네요. 죄송합니다.”
“제 말은 아직 듣지도 않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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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 상당히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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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쉽게 자극 받네. 미미한 웃음도 어느새 사라졌다. 너무 쉽게 넘어 온다. 귀족인 자신의 말을 하층민인 내가 무시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송정희 옆에 한 남자가 스윽- 다가와 섰다. 덩치가 거의 마상현과 비슷할 정도의 거구. 나는 저 플레이어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
‘송정희의 오른팔. 금강불괴 강웅민.’
마상현과 비슷한 덩치이고 싸우는 스타일도 비슷한 면이 있다. 마상현보다 훨씬 더 험악하게 생겼다. 마상현이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의 공격형 플레이어라면, 강웅민은 조금 더 방어적인 성향의 방어형 플레이어다. 감각안으로 보니 레벨은 30. 역시 상위급 재능을 가졌다.
내가 되물었다.
“제가 꼭 들어야 하나요?”
이 타이밍에 저 거대한 덩치가 스윽- 나타났다는 것. 무언의 압박을 주는 것 아니겠는가. 나한테 이런 사람있다. 조심해라.
“저 송정희예요.”
“압니다.”
“제 제안을 들어볼 가치 정도는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바빠서요. 혹시 오빠분에게 들었을지 모르지만 저는 광화문 던전 클리어 때문에 바쁩니다.”
“…….”
송정희는 잠시 침묵했다가 이내 조금 더 밝은 미소를 지었다.
“굉장히…….”
무슨 말이 나올까.
“자신감이 넘치시는 분이네요.”
감각안은 상대의 감정을 읽는다. 겉으로는 웃고 있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칭찬하고 있지만 이건 욕이다. ‘네 까짓 것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고?’ 의 감정이 잔뜩 묻어나 있다.
“하긴. 그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니 맨 땅에 헤딩하듯 할아버지를 찾아오셨겠죠, 처음에.”
“…….”
“좋아요. 오늘은 이만 물러가죠. 다음에 정식으로 날짜를 잡고 만나면 좋을 것 같아요.”
철혈여제 송정희. 과연 송정희가 송기영 회장의 손녀가 아니었다면 과연 ‘여제’라는 이명을 얻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아직 성장하지 못한 송정희는, 내가 보기에는 그저 어린애처럼 보였다.
송정희가 몸을 돌렸고 강웅민 역시 고개를 살짝 숙이고 몸을 돌렸다.
툭!
어깨와 어깨가 부딪쳤다.
웃음이 나왔다.
‘이거. 도발인가?’
도발이라.
‘응해줄까?’
지금의 송정희는 전혀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 강웅민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잠깐 생각에 빠졌다.
‘송정희는 과연…… 나에 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있을까?’
현재 나에 관한, 그나마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송기열 길드장을 뽑을 수 있겠다. 그리고 송기열을 송정희와 경쟁관계다. 올바른 정보를 주지는 않았을 거다. 정보를 왜곡시켰을 것이 분명하다.
‘나한테 뭔가가 있기는 있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고.’
그래서 접근해봤는데 개무시를 당했다.
‘내가 만약 송기열 길드장이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송정희에게 이런 정보를 줬을 거다.
[김혁진 플레이어는 군주 계열의 클래스이며 비전투 클래스치고, 꽤 강한 전투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재능판 검사에서 ‘재능 없음’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정확한 판단은 보류해야 한다.]딱 이 정도 정보라면? 송정희가 안일한 마음으로, 준비 없이 이 곳에 왔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모든 설명이 가능하네.’
‘철혈여제’치고는 너무 대비 없이, 준비 없이 다가온 것. 좀 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 강웅민이 같잖은 도발을 하는 것까지. 결과적으로 쟤네는 나에 대해 모른다. 송기열이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
송정희를 불렀다.
“송정희 씨.”
송정희가 걸음을 멈췄다.
“할아버지께서 왜 저한테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을까요?”
“글쎄요. 저도 궁금해요.”
“왜 태극방패가 저한테 엄청나게 협조를 하고 있을까요?”
“…….”
송정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김혁진 씨가 어떤 약점을 잡고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요. 그 약점이 저한테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요.”
아. 저렇게 판단했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럼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지.
“왜 성신의 주춧돌인 송기영 회장님과 태극방패의 길드장인 송기열씨가 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지. 나아가 저에게 목을 매달고 있는지.”
초월급 아이템. [이사벨]을 꺼내들었다.
“한 번 보여드릴까요?”
* * *
김혁진은 잘됐다고 생각했다. 김혁진의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갔고, 세니아의 주선으로 인해 PVP존이 선포되었다.
신연서가 방긋 웃었다.
“독립 PVP 존이네?”
신연서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다. 투자를 아끼지 않는 중간 관리자인 ‘로아’가 신연서의 수호자. 그 어떤 방해를 받지 않는 PVP존. 파티원들끼리만 독립된 공간으로 이동하는 PVP존이다.
강웅민은 당황하지 않고서 물었다.
“제 상대는 그럼 신연서 씨입니까?”
“아뇨.”
“제가 군주이기는 한데.”
사실 군주도 아니고 관찰자다. 어쨌든 사람들은 군주로 알고 있다.
“싸움도 좀 하거든요.”
“직접 싸우신다고요?”
“그럼요.”
강웅민은 그제서야 조금 황당한 듯 신연서를 쳐다봤다.
‘놈들의 콧대를 눌러주기 위해서……. 신연서나 마상현을 제압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특별히 아이템도 맞춰왔다.
‘신연서가 아닌 김혁진과 싸운다?’
강웅민은 조금 김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정보를 전해 듣기로 [재능 없음] 판정을 받은 플레이어라고 했다. 다만, ‘용병술’이 굉장히 뛰어나 ‘훌륭한 파티원들’을 효과적으로 부리는 능력을 가졌다고 했다.
‘스스로의 자질이 별로 없어서 한계가 뚜렷한 플레이어.’
멀지 않은 미래에 저 파티는 붕괴될 거다. 강웅민은 그렇게 판단했다.
“재미있네요. 군주 클래스가 직접 전투라니.”
도끼를 꺼내들었다.
“주 무기는 검입니까?”
“예. 근데……. 검날은 안 쓰겠습니다.”
강웅민의 인상이 조금 구겨졌다.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검은 찌르고 베는 무기다. 그런데 날을 안 쓰겠다니.
“대단한 자신감이군요.”
힐끗 송정희를 쳐다봤다. 송정희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반쯤 죽여놔도 된다는 뜻이다. 이 곳은 PVP존. 부활의 권능이 적용된 곳이다. 그러니까 죽이더라도 대단히 괴롭게 죽이라는 뜻. 이를테면 본때를 보여주라는 뜻이다.
강웅민의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김혁진은 피식 웃었다.
[퀘스트. ‘사냥꾼의 자질’이 시작되었습니다.]이거 참. 복이 굴러들어오네. 누군가에게 굳이 시비를 걸지 않아도 이런 일이 알아서 벌어지고 있다.
[PVP가 시작됩니다.]김혁진이 [이사벨]을 꺼내들었다. 초보구간에 존재하는 그 어떤 둔기보다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몽둥이’인 이사벨. 그 몽둥이의 강제 개방 능력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참. 그 전에.’
김혁진은 자신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백색 사냥꾼’에 대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기로 했다.
[특수 스킬. ‘사냥꾼의 노래’를 사용합니다.]순식간에 버프가 적용되었다.
[자신의 상태이상 치료 상태가 적용됩니다. 적용 시간 :120초] [크리티컬 샷 확률 +3% 적용됩니다. 적용 시간 :120초] [소모성 아이템의 효과 +20% 적용됩니다.]강웅민도 봤다.
‘특수한 버프 능력.’
저 버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직접 전투 클래스와 비전투 클래스의 차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버프 따위로 클래스의 한계를 돌파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강웅민이 자신만만하게 도끼를 들고서 자세를 취했다. 그 기세가 자못 당당했다.
‘검을 사용하는 군주라.’
검사 클래스가 아닌 바에야 공격패턴은 단순할 거다. 그 패턴만 파악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제압이 가능하겠지.
-예. 근데…… 검날은 안 씁니다.
그게 떠올라 조금 화가 났다. 완벽하게 압도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애초에 이 상황을 자신이 그렸다고 생각했다. 잘 됐다. 김혁진이 알아서 PVP를 신청해 주다니. 아주 좋은 상황이다.
‘비전투 클래스는 아무리 날고 기어도 전투 클래스를 이길 수 없다.’
강웅민이 보니 김혁진이 검을 쥐는 자세부터 이상했다.
‘흡사 몽둥이를 들고 있는 것 같군.’
자세만 봐도 안다. 검술을 배워본 적 없는 놈. 정식으로 검을 배운 적이 없고, 정식 ‘검류 스킬’을 가지고 있지 않다. 틀림없다. 게다가 이 곳은 독립된 PVP존. 외부에 이 상황이 공개되지 않는다.
‘어떤 한 순간에, 신연서가 공격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부러 이런 독립된 공간을 선포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저 파티가 잔꾀를 부리고 있는 것이겠지.
‘그래봤자다.’
신연서가 끼어들 틈도 없이, 완벽하게 김혁진을 제압해 버리기로 마음먹었으니까. 그는 자신 있었다.
강웅민이 말했다.
“먼저 오십시오. 3번의 공격을 양보하겠습니다.”
“그래요?”
김혁진은 그 양보를 받아들였다.
[고유 능력. ‘패고 패고 또 패고’를 사용합니다.]김혁진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