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Digger Gutter Slime RAW novel - Chapter 113
113. 이벤트 예고.
안녕하십니까. 비상식량입니다.
집의 정령인데 이름이 비상식량입니다.
태어나고 어느덧 14년. 인간이었다면 사춘기가 한참일 무렵입니다.
이름을 비상식량으로 짓는 부모가 있다면 그 아이는 무조건 가출을 겁니다.
사춘기 때는 아주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낼 겁니다.
그러니까 이름은 잘 지어야 합니다.
저도 마음 같아서는 가출도 하고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내고 싶습니다만, 집의 정령이므로 외출도 할 수 없습니다.
외출 이야기가 나와서 말입니다.
주인이 바쁜지 한동안 집에 안 돌아왔습니다.
바닥에 구멍을 뚫고 통로를 연결해놓고서는 왜 안 돌아오는 겁니까!
언제든 바로 집에 돌아올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럴 거면 왜 구멍을 뚫을 겁니까!
그 구멍을 뚫을 때 제가 얼마나 참았는지 압니까?
아무리 팝콘과 콜라를 내놓으라고 해도 알아채지 못하는 주인이니까 모를 겁니다!
작명 센스가 없는 것으로 모자라 집에도 잘 안 들어오다니.
정말 못난 주인입니다.
뭐, 무사히 돌아온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안에서 저주가 꿈틀거리는 거야 평상시의 일이므로 무사한 것은 맞았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말해야겠습니다.
주인은 바보입니까?
대체 무엇을 꺼내놓고 다니는 겁니까?
꺼내려면 확 꺼내서 아예 떼어놓거나 꾹꾹 눌러 담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구석에 처박아 둬야지.
저 어중간한 상태는 대체 뭡니까!
저 저주도 저주입니다.
활활 불타고 있으면서 뭘 웃고 있는 겁니까?
징그럽습니다!
역시 저주와 악령은 상종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주인이 아니었다면 저런 게 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뭘 보는 겁니까?
뭘 쪼개는 겁니까.
싸우자는 겁니까?
덤벼 보십쇼.
집의 정령은 집에서는 최강입니다.
주인을 더 일찍 만나지 못 한 게 한입니다.
주인을 더 일찍 만나서 성령으로 태어났다면 저 저주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집의 정령.
집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라면 모를까 주인에게 직접 무언가 할 힘은 없습니다.
저 저주는 주인의 일부.
저는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저 저주가 집을 공격해 온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만.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외치며 반격하겠습니다만.
조금도 그런 낌새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저는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듯합니다.
슬픕니다.
***
남자는 현관문을 열고 에어컨 설치 기사를 안에 들였다.
6월 초.
아직 에어컨을 사용하기에는 이른 시기지만, 에어컨을 설치하기에는 꽤 적합하다. 에어컨 가격이 싸고 설치 기사가 여유가 있어서 순서가 뒤로 밀리지 않으니까.
남자는 작년에 뻗은 에어컨과 작별하고 새로운 에어컨을 설치했다.
을 비롯한 펭귄 세트로 버틸까도 잠깐 생각해봤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집에서 기르는 소중한 털북숭이 가족이 더위에 뻗을 테니까.
“고생하셨습니다.”
무사히 설치가 끝나고 남자는 에어컨을 설치하는 내내 열어뒀던 현관문을 닫았다.
그리고 돌아섰는데 닫아뒀던 방문이 열려있었다.
불길한 예감에 남자는 서둘러 방에 들어갔다.
“철이야?”
키우는 회색 슈나우저의 이름을 불렀지만,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
평소라면 부르기만 해도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을 정도로 기운이 넘치는데.
“철이야?”
방 안쪽을 샅샅이 뒤졌는데 어디에도 없었다.
“철이야!”
남자는 황급히 반려견의 이름을 부르며 집 내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색 털북숭이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밖으로 나와 평소에 다니던 산책로를 따라 달렸다.
그런데도 발견되지 않았다.
초조함에 떨면서도 그는 가능한 한 침착하게 행동했다.
유기견 보호소에도 연락하고, 전단도 작성해 돌렸다.
그렇게 피가 말리는 24시간이 흐르고.
-철이 주인이신가요?
“네, 네! 혹시 철이가 발견됐나요?”
-비슷한 개가 발견됐는데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 지금 장소를 보내드릴 테니까 와주세요.
곧 문자가 도착했다.
‘슬라임랜드? 철이가 왜 거기에?’
혹시 에 빠진 것일까.
이유야 무엇이든 좋았다.
남자는 그저 철이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슬라임랜드로 향했다.
을 통과한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넓은 연못이었다.
거기서부터 개 탈 슬라임을 쓴 마스코트가 솟아났다.
마치 산신령처럼 길고 하얀 수염을 단 그 마스코트의 품에는 개가 안겨 있었다.
“네가 잃어버린 개가 이 개냐?”
철이와 매우 닮았으나 입가가 더 노란 개였다.
“아, 아닙니다.”
남자가 실망하여 돌아서려는데.
“네가 잃어버린 개가 이 개냐?”
슬라임이 잠시 연못 아래로 내려가더니 새로운 개를 데리고 나왔다.
철이와 무척 닮았으나 털이 더 흰 개였다.
“아닙니다.”
슬라임은 다시 연못에 잠수했다.
“네가 잃어버린 개가 이 개냐?”
“철이야!”
슬라임이 물가에 철이를 놓아주자 철이는 반갑게 달려가 남자의 품에 뛰어들었다.
“솔직하게 답해준 네게···.”
“괘, 괜찮습니다!”
두 마리의 슈나우저를 추가로 입양할 위기에 놓인 남자는 황급히 사양했다.
“32종의 가성비 사료 가운데 철이가 가장 흥미를 보인 제품을 추천하려고 했는데 필요 없느냐?”
“어···. 감사하게 듣겠습니다.”
“받거라.”
슬라임은 남자에게 사료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내밀고 연못 아래로 사라졌다.
-장난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가끔 주인인 척을 하려는 사람도 있어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사료는―.
쪽지에는 정중한 말투로 적은 사과의 말과 추천하는 사료와 간식이 적혀 있었다.
확실히 주인이 아니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의 작은 차이였다.
남자는 연못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철이를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보글보글 방울이 호수에서 올라왔다.
철이의 주인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사람이 찾아왔다.
연못의 슬라임은 이번에는 고양이 탈을 쓰고 나타났다.
“네가 잃어버린 고양이가 이 고양이냐.”
이 뒤로도 실종된 반려동물을 찾으러 많은 사람이 슬라임랜드를 찾았다.
실종된 반려동물을 슬라임랜드에서 찾았다는 소식이 자꾸 들려오자 사람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대체 얼마나 많은 개와 고양이가 슬라임랜드에 있는 거지?’
검증 과정을 보면 발견된 반려동물과 같은 종의 개나 고양이가 둘씩은 더 있었다.
혹시 슬라임랜드 내부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로 가득한 장소가 있는 게 아닐까.
-요즘 보호되는 아이들은 그냥 그쪽으로 보내고 있어요.
이 의문은 유기 동물 보호소 직원의 증언에 더욱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슬라임랜드 내부 어딘가에 동물로 가득한 장소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꿈을 품은 사람들이 수색에 나섰다.
“낙원은 있었다!”
수많은 고양이가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장소를 발견한 사람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 모습을 본 지나가던 마스코트가 웃었다.
“낙원이란다.”
“여기에 있는 애들은 얌전한 애들이지 않습니까.”
“솔직히 나는 그 애들이 단체로 달려들면 이길 자신 없다.”
“저도 없습니다.”
***
세계 여기저기에 있는 테마파크들을 보면 내부에 동물원이 있기도 한데 나는 굳이 만들지 않기로 했다.
호랑이를 보고 싶다면 호랑이 모양의 슬라임과 호랑이 탈을 쓴 마스코트 슬라임이 있다.
코끼리를 보고 싶다면 슬라임과 코끼리 탈을 쓴 마스코트 슬라임이 있다.
펭귄이 보고 싶다면 주변을 둘러보면 된다.
이렇게 동물을 굳이 구해와 기를 생각은 없다.
그래도 슬라임랜드에 들인 동물은 있다.
버려지는 동물들과 갈 곳이 없는 동물들.
그것들을 슬라임랜드 내부에 받아들였다.
어차피 슬라임랜드 내부에 공간은 넘쳐나니까.
게다가 요즘 세계 곳곳에 을 팔면서 자금이 풍족해졌다.
과연 세계에 있는 모든 유기 동물을 받아서 돌볼 수는 없다.
그래도 한국의 길거리를 헤매는 동물들에게 음식과 잘 곳을 제공할 여력은 있다.
주로 보호소에 들어가는 동물들을 쓸어오고 있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에 들어오는 동물이 많다.
길 잃은 반려동물은 십중팔구 들어온다.
동물은 안전한 장소를 찾기 마련인데 내부가 안전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렇게 찾아온 주인이 있는 아이들은 주인에게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인이 없는 아이들도 많다.
그 아이들은 성격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한다면 사람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쉽게 찾을 수는 없게 해뒀다.
사실 그냥 알려줘도 되기는 했는데.
‘본인의 힘으로 찾아낸 게 더 소중한 법이란다.’
찾을 수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찾는 건 그만큼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뜻이다.
해코지할 가능성이 작다. 또 찾아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며 특별함을 맛볼 수 있다.
사람을 싫어하는 애들은 그냥 알아서 살아가게 두고 있다.
그리고 호전적인 아이들.
이 아이들은 으로 무장하고 싸우는 훈련 중이다.
사냥꾼으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
처음 훈련을 시작한 것도 싸움을 막으려는 의도였고.
호전적인 아이들이 심심하면 싸움을 일으켰다.
땅의 크기는 넓고 먹이도 충분히 제공하는데도 싸웠다.
싸우지 못하게 하면 스트레스받을 테니까 대신 노리라고 슬라임을 던져줬다.
그랬더니 싸우는 대신 즐겁게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 사냥법을 공유하며 발전시키기까지 했다.
그것을 본 한 헌터가 말했다.
“요즘 애들이 하는 거 보면 차라리 이 아이들을 으로 무장시켜서 싸우게 하는 게 낫겠다니까.”
본인은 그냥 장난삼아 한 말 같았는데 이 농담은 다른 헌터들에 의해 진지하게 연구되기 시작했다.
[전도+] 스킬의 영향일까.개는 물론이고 고양이들까지 내 지시에 잘 따른다.
몸에 을 붙이고 몇 가지 학습시키니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리는 지시도 잘 들게 됐다.
싫어하면 그만두려고 했는데 개와 고양이들도 재밌는 놀이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마치 산책할 때가 되면 산책용 줄을 가져오는 개처럼 알아서 을 착용하고 사냥 연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개나 고양이에게 을 사용한 사냥법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대로 두면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우선은 개들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개는 무리 생물.
본능적으로 다 함께 사냥하는 일에 금방 익숙해졌다.
그 과정에서 서열도 제대로 정립돼서 다툼이 없어졌다.
고양이들도 조금 훈련하자 비슷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물고 늘어지는 게 주력 무기인 개들과 다르게 고양이들의 주력 무기는 발톱. 집단 사냥하는 습성도 없었다.
싸움 법이 달라 대형 슬라임을 상대할 때는 조금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소형 슬라임을 상대할 때는 개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슬라임랜드에 사용할 일이 있을까 싶은 군대가 생겼다.
원래도 은퇴 헌터들이라는 강력한 병력이 있었는데.
마더와 함께 진격을 시작하면 한국 정도는 간단하게 점령해버리는 거 아니야?
***
, , 등을 활용하여 치장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인기를 끈 뷰티 W튜버 뷰티라임.
그녀는 현재 뷰티 W튜버라고 하기보다는 리뷰어에 가까워졌다.
필요하지 않아도 매일 연금센터 앞에 줄을 서 을 샀을 정도로 의 광팬인 그녀에게 슬라임랜드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슬라임랜드 내부에서 을 판매하기 시작한 뒤로는 연금센터에 가는 대신 슬라임랜드로 매일 출근했다.
슬라임을 사 보관함에 둔 뒤에 슬라임랜드 내부를 돌아다녔다.
역시 「슬라임 코스」가 가장 좋았으나 다른 곳들도 재미있었다.
「내가 바꾸는 이야기」에서 옛날에 읽었던 소설 속 여주인공을 구원하기도 하고.
「탐험 코스」에서 발견한 을 액자에 담아 방에 장식하기도 하고.
「가족 코스」에서 시청자를 가족 삼아 즐겼고.
「절규 코스」는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이 좋아 금전적인 의미에서 재미가 있었다.
슬라임랜드는 서울과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접근성이 좋기는 하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찾아오려면 꽤 번거로웠다.
아무리 이용료가 무료라도 오고 가는 것에 걸리는 시간이 있다 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찾기에는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다.
소식은 많은데 직접 갈 수 없을 때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바로 다른 사람의 영상을 보는 것.
뷰티라임이 찍은 체험담은 조회수가 쏠쏠하게 나왔다.
본인도 즐거운데 영상을 찍으면 일을 하는 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덕업일치.
그녀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슬라임랜드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사실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처음 며칠은 슬라임랜드 내부에 있는 숙소에서도 묵어 봤다.
과연 펭라임이 만든 숙소답게 시설이 장난이 아니었다.
편한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콘셉트를 지닌 방들이 있었다.
구름 위처럼 꾸며놓은 방도 있었고.
바닷속 같은 방도 있었고.
이 바글바글하게 모여 있어 그사이를 비집고 지나다녀야 하는 방도 있었다.
심지어 모든 방에는 으로 부품을 코팅한 최고급 컴퓨터까지 있어서 영상 편집 작업도 할 수 있었다.
뷰티라임은 그냥 여기서 계속 살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불가능했다.
숙박비가 비쌌다.
아무리 방의 영상을 찍어서 얻는 돈을 통장에 보탠다고 해도 눈물이 흘러나오도록 비쌌다.
노숙이라는 선택지가 잠깐 머리를 스쳤으나 언제 펭라임이 지나갈지도 모르는 장소에서 노숙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뷰티라임은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갔다.
떠나기가 싫었을 뿐 집에서 의 거리는 가까워서 오가기 쉬웠다.
“반응 귀엽지 않나요?”
오늘도 슬라임랜드에 들어온 그녀가 바위 슬라임에게 마사지를 해주면서 놀고 있는데.
펭귄 슬라임 한 마리가 옆을 지나갔다.
비슷하게 생긴 마스코트 슬라임은 많으나 저건 펭라임이라고 뷰티라임은 확신했다.
다만.
“홀로그램이네요?”
진짜 펭라임은 아니었고 홀로그램 펭라임이었다.
그 펭라임은 등에 수십 단에 달하는 디저트 스탠드를 매고 있었다.
그 디저트 스탠드에는 몽블랑이나 쇼트케이크처럼 뷰티라임이 아는 케이크에서 통나무처럼 생기거나 커다란 인절미처럼 생긴 이름 모를 케이크도 있었다.
펭라임은 그런 케이크를 한 조각씩 빼먹으며 길을 걸어갔다.
“저거 혹시 먹방일까요?”
-깔창내놔 : 지금 다른 곳에서도 목격담이 올라옴.
시청자가 다른 곳의 소식을 전했다.
뷰티라임의 눈에만 보이는 환각이나 특별 서비스가 아니었다.
그녀는 실망하지 않았다.
펭라임이 드디어 화면을 뚫고 나왔으니까.
뷰티라임은 SLimelove를 만난 적이 있으나 펭라임의 모습을 한 SLimelove는 만난 적이 없다.
3D 펭라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심장이 두근거려 독점하지 못했다는 생각은 애초에 들지도 않았다.
-여긴어디 : 나 왜 지금 집에 있지?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운이었다.
뷰티라임은 펭라임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고 본인의 눈으로도 뚫어져라 봤다.
높이 솟은 디저트 스탠드는 좌우로 흔들렸고 이따금 케이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저건 일부러 떨어뜨리는 거예요.”
온갖 묘기를 부려가며 먹방을 찍는 펭라임이 먹을 것을 땅에 떨어뜨릴 리가 없다.
그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듯 케이크는 땅에 똑바로 떨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땅에 스며들 듯이 사라졌다.
저건 케이크를 떨어뜨린다기보다는.
“꼭 케이크를 땅에 심는 것 같네요?”
그렇게 케이크를 하나씩 남겨가며 3d 펭라임은 앞으로 걸어갔다.
뷰티라임은 그 뒤를 쫓았다.
사방에서 모인 3d 펭라임은 둥근 원으로 모였다.
전부 같은 동작으로 등에 멨던 디저트 스탠드를 양손으로 들었다.
그것을 동시에 땅을 향해 내려쳤고.
그 중심부에서 수십 층짜리 웨딩케이크처럼 생긴 거대한 탑이 솟아올랐다.
-여긴어디 : 지금 펭라임 채널에 영상 올라옴.
-여긴어디 : 이벤트 예고 떴다!
“잠깐 방송 끌게요”
뷰티라임은 방송을 중단하고 펭라임의 채널에 들어갔다.
시청자의 말대로 내일 이벤트를 한다는 예고가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