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Digger Gutter Slime RAW novel - Chapter 118
118.
탄탄한 노래 실력을 지닌 한 남자 가수.
그에게는 고민이 있었었다.
바로 탈모.
한때는 모근들이 탈주할 기회만을 노려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미간에 주름까지 생겼었다.
그걸 가릴 앞머리가 없다는 사실에 한층 더 주름이 깊어졌었다.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봤으나 이미 패배가 확정된 전쟁.
남은 병사들의 탈출이 끝나지 않았었다.
허허벌판을 가짜로 가리며 살아가던 와중.
이 세상에 나왔다.
질감이 독특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현존하는 모든 가발의 단점을 극복한 놀라운 물건.
남자는 신께 감사하며 을 머리에 썼다.
그 뒤로 그는 ‘머리 뚜껑이 열린 것 같다.’라고 평가받는 고음으로 승승장구하며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연예인 관찰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주제는 슬라임랜드 내부에서 진행되는 이벤트.
방송국으로서는 시청자들이 몰려올 꿀단지나 다름없는 소재였으나 모든 프로그램이 이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방송 주제랑 맞지 않으면 아무리 시청률이 올라갈 것 같아도 방송할 수 없다.
고향 찾아가는 방송인데 슬라임랜드 내부를 찍어 내보내면 후폭풍이 장난이 아닐 테니까.
하지만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조금 꾀를 부리면 방송할 수 있게 된다.
PD는 케이크 구역에 보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을 찾았다.
그래서 평소에 을 많이 사용하며 슬라임랜드에도 자주 가기로 유명한 그가 섭외된 거다.
남자 가수는 현관문을 열어 촬영팀을 안으로 들였다.
그의 머리카락에서 빛의 가루가 떨어졌다.
그 광경에 촬영팀 직원들은 의혹을 품었다.
을 애지중지해서 인정받으면 은 그 마음에 응해준다.
머리카락에서 빛 가루를 흩뿌리거나 머리카락을 조금씩 꿈틀꿈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의 수명이 다하더라도 선대의 의지는 후대에 계승된다.
처음부터 다시 친분을 쌓을 필요 없이 탈모라는 강적과 싸우며 선대와 다진 전우애를 이어갈 수 있다.
이 출시되고 꽤 시간이 흐르기는 했으나 저렇게 선명한 빛 가루를 흩뿌리는 사람은 흔치 않다.
보통 저 정도 애정을 보이는 사람은···.
물론 예외는 있지만···.
남자 가수는 촬영팀의 의심을 눈치채지 못하고 집 내부를 보여줬다.
“집이 단출하죠? 집에서는 별로 시간을 안 보내거든요.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지금부터 갈 곳에 옮겨놨어요.”
집 소개는 짧게 끝내고 남자 가수와 촬영팀은 슬라임랜드로 이동했다.
거기서 남자 가수는 촬영팀을 슬라임랜드 내부에 있는 마이룸으로 안내했다.
“이것저것 많네요?”
“집보다 여기가 훨씬 편하거든요. 집에서는 잠만 자요.”
“여기서는 못 자나요?”
“잘 수는 있지만···.”
남자 가수는 검지와 엄지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말했다.
“가구 대여료랑 공간 대여료가 꽤 되거든요.”
마이룸이라고 해도 소유권을 가진 방은 아니다.
가구를 대여하거나 자기 가구를 가지고 와서 게임 속 마이룸처럼 세팅해둘 수 있다.
그것을 불러오면 설정한 그대로 가구가 배치된다.
공짜는 아니다.
기본 가구를 제외하고 추가로 가구를 빌렸다면 대여료를 내야하고 본인의 가구를 가지고 와 맡겨뒀다면 보관료를 내야 한다.
“게다가 오래 있으면 오래 있을수록 할증이 붙어요.”
야간 할증이 붙고,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면 할증이 붙고, 한 달에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면 할증이 붙는다.
다른 곳에서 이런 식으로 요금을 물렸다면 돈독이 올랐다고 평가했겠지.
하지만 슬라임랜드에서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
남자 가수는 그 이유가 짐작됐다.
“이해는 돼요. 그렇지 않으면 그냥 여기서 살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질 테니까요.”
여기는 너무 편하다.
온갖 편의 시설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놀이 시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교통은 을 통해 서울 곳곳으로 매우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온갖 할증을 붙여 돈을 더 내게 하지 않았다면 그냥 여기서 살겠다는 사람이 잔뜩 나올 게 분명했다.
한 달 동안 여기서 살았을 때 들어가는 돈을 계산해보면 비슷한 조건을 갖춘 강남의 아파트에 월세로 살 때보다 약간 비싼 정도다.
시간 당으로 돈이 나가니까 온종일 방에만 있는 게 아니라면 조금 더 쌀 거다.
“마이룸이 아니라 슬라임랜드 내부에서 놀면 마이룸 이용 시간에는 들어가지 않으니까―”
남자 가수는 몇 가지 소소한 팁을 전했다.
“그래서 여기는 혼자 쉬고 싶을 때나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 와요. 특히 노래할 때 여기가 정말 좋아요. 소리가 다르거든요.”
남자 가수는 의자에 앉아 통기타를 집어 들었다.
그가 기타를 치며 노래하기 시작하자 이 살짝 꿈틀거리며 한층 더 화려하게 빛 가루를 흩뿌렸다.
그 신비로운 분위기에 감미로운 노래가 더해지자.
“와···.”
촬영팀은 저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홀린 듯이 노래를 듣다가 노래가 끝났을 때 손뼉을 쳤다.
“감사합니다. 노래가 다르죠?”
“네! 정말 다르네요!”
“직접 노래할 때도 느껴지지만, 녹음한 것을 들을 때도 정말 달라요.”
방음실에 따라서 녹음되는 소리가 다르다.
벽에 흡수되고 반사되는 소리가 달라서 그렇다.
아무리 잡음이 하나도 안 들어갔다고 해도 결국 프로그래밍으로 만져줘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녹음된 소리를 크게 만지지 않아도 소리가 매우 깔끔하게 녹음됐다.
“혹시 여기 특별한 설정을 한 방인가요?”
“아니요. 그냥 기본 설정인데도 이래요. 연금슬라임이 소리를 진짜 잘 다뤄요. SLimelove의 먹방 소리는 진짜 일품이잖아요?”
***
드라마의 배경이든, 예능의 촬영장소든, 뉴스 촬영 팀이든.
매일 방송국에서 사람이 와서 적어도 방송 하나는 찍어간다.
국내 방송국만이 아니라 해외 방송국도 찾아온다.
그리고 그들의 방송은 죄다 긍정적인 내용뿐이다.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면 대응하겠지만, 단점을 지적하는 정도는 문제 삼을 생각 없는데.
혹시 그 일 때문인가?
슬라임랜드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방송국 중의 하나가 슬라임랜드를 조롱하는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었다.
크게 잘못된 내용은 없었으므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방송국에는 안됐게도 타이밍이 나빴다.
내가 S 등급 연금술사가 된 직후 그 방송이 송출됐다.
그날 그 방송국의 주가가 15% 날아갔다.
그 뒤로 주가는 쭉쭉 하락하고 있고.
방송국들이 몸을 사리는 건 그 여파일까?
나를 칭찬해주는 건 기쁘다.
다만 너도나도 나를 칭찬하다 보니 몇몇은 겹치지 않게 다른 칭찬을 하려고 머리를 짜낸다.
그 내용은 종종 엉뚱했고 그렇게 헛소문이 생겨났다.
소리의 전문가?
아니라고.
내 먹방에서 나는 소리는 그냥 찍었더니 그렇게 됐다.
어떻게 해야 좋은 소리가 나는지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른다.
슬라임랜드 내부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녹음하면 그 악기의 특성이 잘 살아난다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악기를 잘 알고 잘 다룰 거라고?
그런 기능을 설정한 적 없다.
그냥 마더가 뛰어난 거다.
악기라면 아마 영상을 보면 대부분 재현할 수 있을 거다.
예를 들어 피아노.
각종 스킬과 촉수로 무장한 지금이라면 손가락이 11개 필요한 곡이라도 기계처럼 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그걸 잘 친다고 하지는 않잖아?
바이올린도 영상 몇 개 보고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그걸로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는 안 하잖아.
나는 내게 대단한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헛소문은 헛소문.
대부분 금세 사그라들어 힘을 잃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끔 그 헛소문이 엉뚱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피아노를 만들어주세요.”
현역 S 등급 헌터를 슬라임랜드로 이끈다거나.
지금 내 앞에 있는 헌터 세이지 클라크는 젊은 나이에 S 등급에 도달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세상에 퍼진 난제를 해결하며 명성을 쌓아야 할 시기인데.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낭비하게 생겼다.
“피아노 전문 제조 업체를 찾아가는 게 낫지 않나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몬스터 소재로 피아노를 제작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사는 사람이 있다.
몬스터 소재로 만든 튼튼한 피아노는 비싸지만, S 등급 헌터가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건 말이 안 된다.
“만족스러운 소리가 나지 않아요. 내구성에 문제가 있고요.”
내구성이라면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다.
괴력으로 유명한 S 등급 헌터 송태산도 내 을 입으면 안전한 마스코트가 되니까.
소리는 내가 손대기 어려운 분야다.
나는 악기의 달인이 아니라고.
피아노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는 사실은 알아도 어느 게 좋은 소리인지는 모른다.
피아노를 으로 코팅하는 정도가 가장 나을 것 같기는 한데.
“뭐, 일단 해볼까요.”
무작정 거절하지 말고 해서 안 되면 명성이 자자한 피아노를 으로 코팅하자.
“두 시간 정도 시간을 주세요. 잠시 피아노를 조사하러 다녀올게요.”
밖으로 나가 피아노 가게 정문에 품절 쪽지를 붙여주고 돌아왔다.
피아노를 맛있게 먹고 나니 피아노의 구조는 완벽하게 파악됐다.
가장 비싼 피아노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다고 좋은 피아노가 되는 건 아니겠지.
슬라임의 특성을 살리려면 바꾸는 게 좋다.
정보가 꽤 쌓였으니까 괜찮은 피아노가 나올 것 같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슬라임. 사용자와의 교감을 통해 완성된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사용자의 감상은 어떨까.
“연주해보세요.”
자리에 앉은 세이지는 긴장되는지 몇 번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했다.
위에 손을 천천히 올려놨다.
숨을 몇 번 더 쉬고.
쾅쾅쾅 쾅!
운명이라 불리는 유명한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딴딴딴 딴!’이 아니라 ‘쾅쾅쾅 쾅!’이다.
손을 내려치지 않았다.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린 채로 강하게 눌렀을 뿐인데도 저런 소리가 난다.
새삼스럽지만 세상은 각성자가 살기 힘들게 만들어졌다.
굉음은 계속됐다.
이걸 연주라고 해도 될까?
건반을 치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강해서 소리가 뭉쳐서 들린다.
나니까 소리를 구분할 수 있지 일반인이 듣는다면 정체불명의 소음으로 느껴질 거다.
내가 세간의 평가만큼 음악을 깊이 이해한 것은 아니나 이게 좋지 않은 연주라는 사실은 알겠다.
듣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조금도 없다.
연주자 내부에 가득 쌓인 울분을 건반에 쏟아내고 있을 뿐이다.
연주라기보다 내구성 테스트를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친다면 일반 피아노로는 견디는 게 불가능하다.
일반 피아노라면 눌렀던 건반이 다시 올라오기도 전에 내려치는 속도니까.
저런 연주를 견디는 동시에 정확한 음을 내는 피아노가 어디에 있을까.
으로 코팅해도 어려울 것 같다.
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순식간에 곡이 끝났다.
여전히 건반에 손을 올린 채 세이지는 고개를 푹 숙였다.
뚝뚝.
건반 위로 눈물이 떨어졌다.
조용히 기다렸다.
“사실 저는 각성하고 싶지 않았어요. S 등급 헌터로 활동하며 많은 부와 명성을 얻은 제가 이런 소리를 하면 고마워할 줄 모르고 불평이나 한다고 여기겠죠. 그래도 저는 만약 시간을 되돌려 각성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면 각성하지 않을 거예요.”
세이지의 손가락은 피아노 건반 위를 조심스럽게 뛰어놀기 시작했다.
“저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거든요.”
어딘지 아련하게 들리는 연주를 하며 세이지는 말했다.
“첫 번째 사냥을 끝낸 뒤였어요. 저는 쉽사리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그럴 때면 늘 하던 대로 피아노 앞에 앉았죠. 그리고 평생을 함께해 온 피아노를 부숴버렸어요. 평소대로 눌렀을 뿐인데.”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손가락이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힘 조절. 네. 피아노를 칠 때 힘 조절은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을 너무 신경 써야 하는 나머지 연주에 감정을 담을 수 없게 된다면 대체 피아노를 왜 치나요. 벌벌 떠는 소리만 가득한 피아노 연주를 대체 왜 듣나요. 컴퓨터가 정확하게 찍어내는 음의 나열이나 듣지.”
거칠어진 것을 넘어 세이지의 손가락은 소리의 격류를 일으켰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지금은 소리의 파도에 휩쓸릴지언정 소리에 얻어맞는다고 느낄 수준은 아니다.
“피아노를 뺏긴 대가로 얻는 힘 따위 필요 없다고. 찬란한 재능이고 뭐고 필요 없으니까 피아노를 돌려달라고 몇 번이나 빌었어요. 하지만 신은 제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죠.”
묵직하게 울리던 소리가 가벼워졌다.
”포기하고 생각을 바꿨어요. 돈을 모아 엄청 튼튼한 피아노를 제작하자고. 사냥에 재능이 있었기에 돈은 금방 모였고 피아노가 제 앞에 되돌아왔어요. 나쁘지는 않았어요. 여러모로 불만은 있었지만, 그래도 피아노는 칠 수 있었으니까.”
전쟁터에서 잠시 취하는 휴식처럼 가벼운 연주는 금방 끝났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제 힘은 강해져만 갔어요. 사냥을 그만뒀다면 달랐겠죠. 하지만 제게는 책임이 있으니까요. 원했든 원치 않았든 힘을 가진 이상 져야 하는 책임이 있으니까요.”
잠깐 온화해졌던 연주는 세이지의 분노와 함께 거세게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 헌신을 대가로 세상은 또다시 제게서 피아노를 빼앗아 갔어요. 제 감정을 받아내려면 더는 악기라고 부를 수 없는 무언가의 형태로 제작해야 했죠.”
쾅! 강렬한 소리와 함께 절망과 분노로 가득했던 연주가 뚝 끊겼다.
“드디어···.”
세이지는 눈을 감고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가벼운 터치로 건반을 눌렀다.
“드디어···. 피아노가 돌아왔어요.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어요. 정말···.”
피아노는 꿈과 희망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각성은 축복이자 저주다.
누군가에게는 어두운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축복이고.
누군가에게는 꿈을 박살 내는 저주다.
돈과 명성은 얻었지만, 피아노를 칠 수 없기에 행복하지 않다.
세이지의 이러한 심정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오히려 세간의 평가로는 더 좋은 결말에 다다랐으니까 오히려 잘된 게 아니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그 사람들은 나쁘지 않다.
그들은 그저 꿈을 꿀 기회가 없었거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던 것일 테니까.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어느새 연주를 끝낸 세이지는 오랜 장마가 끝나고 겨우 얼굴을 내민 해님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시 사람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슬라임랜드를 모두가 꿈을 꿀 수 있는 장소로 만들렴.’
그리고 나는 그 기회를 줄 수 있다.
“혹시 슬라임랜드에서 연주해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제안은 기쁘지만, 너무 오랜만이라서 제대로 된 연주를 못 해요.”
“연습하시면 되죠.”
“그래도 저는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꼭 세이지가 해야 하는 일인가요? 오랫동안 포기해왔던 피아노를 겨우 칠 수 있게 됐잖아요. 잠시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잠시 고민한 세이지는 고개를 끄떡이며 웃었다.
“그러네요.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일게요.”
이렇게 우리 슬라임랜드에 현역 S 등급 헌터라는 드문 경력을 지닌 연주자가 임시로 추가됐다.
‘아주 오래오래 깨어나지 않아도 되는 꿈을 꾸는 장소로 만들렴.’
세이지가 슬라임랜드에 머무는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나도 모른다.
가능한 한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