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Digger Gutter Slime RAW novel - Chapter 117
117. 깜짝.
남자는 숲의 중앙에 있는 탑을 올려보며 생각했다.
‘슬슬 들어가지 않으면.’
탑 자체는 예전에 발견했으나 숲에 즐거운 게 너무 많아서 탑을 뒷전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숲에 있는 시설들에 숨겨진 보물은 수량이 한정됐다.
벽 같은 것은 복구됐으나 그 시설의 핵심이 되는 보물은 다시 생겨나지 않았다.
즉, 선착순.
보물을 얻고 싶다면 누구보다도 빨리 그런 숨겨진 장소를 찾아서 안을 수색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탑은 뒷전이 됐다.
탑은 모두가 도전하는 장소.
만약 거기에 보물 같은 게 있더라도 앞서나간 사람들이 이미 죄다 차지했을 게 분명했다.
한편 케이크 구역의 숲은 매우 넓었다.
아무리 숲은 수색하는 사람이 많아도 숨겨진 장소 하나나 둘은 찾을 수 있을 만큼 광활했다.
어차피 탑에 도전해도 남이 쓸어간 뒤의 흔적을 뒤적거리게 된다면 탑 주변을 돌아다니는 편이 나았다.
남자의 그러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덕분에 하늘의 별을 따서 먹을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끝날 때다.
슬슬 탑 주변의 비밀 장소들과 보물들도 다 발견됐을 무렵이니까.
숲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먹는 것도 즐겁지만, 슬슬 메인을 먹어야지.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파헤쳐 놨다고 해도 연슬이 만든 곳인 만큼 즐길 거리는 충분할 거다.
탑에 들어가자 남자를 맞이한 것은 넓은 방과 네 개의 문이었다.
각각의 문에는 다음과 같은 단어가 적혀 있었다.
「용기의 문」.
「절제의 문」.
「믿음의 문」.
「근면의 문」.
바닥에는 문에서 뻗어 나와 방의 중앙으로 향하는 문양이 있었다.
방의 정중앙에는 둥근 원이 그려져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는 수정구슬이 얹힌 기둥이 있었다.
아마 모든 문을 공략하고 저 수정구슬을 기동하면 위쪽으로 향하는 길이 열리는 식일 거다.
‘남자라면 용기지.’
남자는 첫 번째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
얼핏 봐도 살벌한 장애물들을 뚫고 문에 도달해야 했다.
‘이거 「절규 코스」 설계자가 설계한 거다.’
‘용기’라는 단어에서 눈치챘어야 했다.
남자가 나가는 문을 슬쩍 봤을 때 위쪽에서 하늘하늘 쪽지 한 장이 내려왔다.
[겁쟁이라면 팔찌의 탈출 버튼을 누르세요.]남자는 그 쪽지를 움켜쥐어 구겼다.
“해주면 되잖아!”
남자는 양옆이 뻥 뚫린 발판에 발을 디뎠다.
1m 정도의 폭이 있으니까 좁지는 않다.
걷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난간이 없고 조금만 몸을 기울여도 아래쪽이 보였다.
까마득한 아래에 부글부글 끓는 붉은 액체가 보였다.
그 액체가 뿜는 열기가 여기까지 전해졌다.
“와···.”
떨어져도 죽거나 다칠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도 무서웠다.
남자는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보폭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휭~ 휭~.
앞에서 거대한 슬라임 구체가 달린 진자가 좌우로 왔다가 갔다가 했다.
그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
달리지 않고 조금 빠르게 걸으면 충분히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 뒤로 비슷한 함정이 연달아 있었다.
일단 저걸 지나친 뒤에는 거의 멈추는 일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남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때 팔찌가 깜빡였다.
[탈출하시겠습니까?]“안 해!”
남자는 이를 악물고 힘껏 오른발을 내밀었다.
바닥이 출렁~ 움직였고 몸이 굳었다.
퉁.
남자는 거대 슬라임 진자에 얻어맞고 발판에서 밀려났다.
“이건 치사하잖아!”
마그마를 향해 낙하하던 도중 남자는 보이지 않았던 슬라임에 통 튕겨 출발 장소로 돌아왔다.
[탈출하시겠습니까?]“안 한다고!”
그 뒤에도 갖은 함정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75cm 정도지만 뛰어야 넘어갈 수 있는 발판도 있었다.
투명한 발판이 있는 곳도 있었다.
세찬 바람이 부는 길도 있었다.
1m 정도 아래로 뛰어야 하는 단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돌파하여 남자는 끝에 도달했다.
“어떠냐!”
[층 돌파를 축하합니다.케이크 섭취 개수 : 0.]
그 알람에 남자는 머쓱해졌다.
지금 막 1층을 돌파한 것이었다.
밖에서 봤던 탑의 높이를 생각한다면 아직 가야 할 길은 한참 남았다.
‘그런데 케이크 섭취 개수는 뭐지?’
남자는 뒤를 돌아봤다.
여기에 도달할 때까지 좁아졌던 시야가 넓어지며 아까까지 보이지 않던 게 눈에 들어왔다.
게임에서 나오는 보너스 코인이나 별처럼 공중에 떠 있는 케이크들이 보였다.
남자는 잠시 고민한 끝에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
케이크가 있는 장소는 그렇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말도 안 되게 어렵지도 않았다.
먼저 탑에 들어간 사람들 가운데 저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결국 저 케이크는 들어올 때마다 다시 생겨나는 종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급하게 위로 올라갈 필요 없다.
‘1층이 이런 난이도인데 위층은 어떻겠어.’
남자는 탑의 정상에 도달할 자신은 없어졌다.
그렇다면 손에 닿는 범위 내에 있는 것들을 최대한 즐기는 게 맞았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즐기는 올바른 방식은 아니니까.
***
한편 모든 사람이 여유를 가진 건 아니었다.
명성이 고픈 D 등급 헌터가 그러했다.
왠지 느긋하게 보내는 사람들은 탑을 금방 찾아내는데 서두를수록 탑은 멀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인간 마음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건 안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탑의 장소를 찾아냈다.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층을 올라갔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살려서 저층은 쉽사리 돌파했다.
그런데 일정 이상 올라가자 신체 능력으로 돌파할 수 없는 장애물들이 나왔다.
“「절규」 죽어라!”
헌터는 절규하며 마그마로 몸을 던졌다.
[층 돌파를 축하드립니다.케이크 섭취 개수 : 0.]
「절규 코스」 설계자의 악명은 드높다.
사람을 괴롭히기를 좋아하는 그 더러운 성격은 「용기의 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분명히 층을 돌파했는데 더 쉬운 코스가 나왔다.
난이도 설계를 잘못했나 싶었으나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된 뒤에 헌터는 깨달았다.
어느 새부터인가 [층 돌파를 축하합니다.]라는 알람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가지를 시험한 끝에 겨우 [층 돌파를 축하합니다.]라는 알림이 떠오르는 조건을 찾아냈다.
편한 길로 가면 층 돌파가 안 된다.
용기가 넘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한 되돌이표.
“아니, 이건 너무 어려운 거 아니야?”
간신히 또 하나의 층을 돌파한 헌터는 앞을 가로막는 함정들을 보며 말문이 막혔다.
“탑을 올라가게 할 생각이 없나?”
일반인보다 신체 능력이 월등한 헌터조차 막막해지는 함정들이었다.
그래도 여기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탑의 정상에 도달한 게 아니라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만약 정상에 도달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어디까지 올라갔느냐가 인정받을 수 있겠지.
하지만 일반인도 아닌 헌터가 도전했다가 도중에 포기했다고 하면 비웃음만 살 뿐이다.
“으아아아아!”
헌터는 기합 소리를 내며 앞으로 달려갔다.
맹렬한 기세로 돌아가는 펭이 슬라임에 얻어맞고 날아갔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케이크가 있는 장소에 떨어졌다.
“못 깨! 이딴 걸 어떻게 깨라고!”
헌터는 홧김에 떠 있는 케이크를 잡고 입에 쑤셔 넣었다.
단 것이 입에 들어가니까 조금 진정됐다.
그리고 함정들의 속도가 느려졌다.
“설마···.”
헌터는 장애물들을 어떻게든 피해 또 하나의 케이크가 있는 장소에 다다랐다.
그것을 먹자 함정의 기세가 줄어들었다.
팔찌를 조작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움직이는 함정들을 보자 이 층을 돌파할 때 봤던 것보다 명백히 느렸다.
즉, 이 탑은 케이크를 챙겨 먹을수록 전체적으로 쉬워지는 구조라는 뜻.
“이런 건 미리 알려줘야지!”
헌터는 투덜거리면서 1층으로 돌아갔다.
해법을 찾은 이상 남은 건 시간만 투자하면 해결된다.
[「용기의 문」 돌파를 축하합니다.]헌터는 끝내 「용기의 문」을 정복했다.
“어떠냐!”
몇 등인지는 몰라도 드디어 탑의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문을 통과했고 처음 탑에 들어왔을 때 도착했던 방으로 나왔다.
「용기의 문」이 붉게 빛나고 있었고 바닥에 난 문양을 통해 그 빛이 방의 중앙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그제야 헌터는 문 네 개를 모두 클리어해야 탑의 정상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장난하냐···.”
기운이 빠진 헌터는 탑 밖으로 나왔다.
***
과연 일주일째가 되니까 탑에 도착한 사람이 늘어났다.
문 하나나 둘 정도는 공략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고.
내가 추구하는 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
게임의 이벤트처럼 누구라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물론 아이와 어른에게 같은 난이도를 내밀면 아이에게는 너무 어렵고 어른에게는 너무 쉽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난이도가 조금 바뀐다. 자꾸 실패하면 조금씩 쉬워지는 구조이기도 하다.
애쉬는 가변형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투덜거렸는데 가변형으로 만들었다.
그저 애쉬의 눈에는 최고 난도도 수준 이하였을 뿐이다.
통과해야 하는 문은 총 네 개.
절규의 이도아가 설계한 「용기의 문」.
통수의 어병욱이 설계한 「절제의 문」.
방랑의 마르코가 설계한 「근면의 문」.
외계의 한스가 설계한 「믿음의 문」.
이 네 개의 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그야 사천왕이니까.
사천왕 하나만 잡고 마왕에게 도전하는 주인공 봤어?
있을지도 모르나 나는 정석을 추구했다.
「용기의 문」은 함정 돌파가 주제다. 투명한 발판 위를 지나거나, 대포 안에 들어가 발사되거나, 마그마에 뛰어들거나, 불의 고리에 뛰어들어야 한다.
서커스인가?
뭐, 층마다 있는 케이크를 먹으면 전체적으로 쉬워지니까 꼼꼼히 챙겨 먹으면 저런 짓까지는 안 해도 된다.
「절제의 문」은 다크라이드와 비슷하다. 갈림길에서 길을 고르고 만난 문지기가 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다만 가끔 욕심을 부리고 싶어지는 장소가 나온다.
문지기가 안 보고 있을 때 슬쩍 규칙을 어기거나.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하는 길을 사용하거나.
배달 의뢰받은 케이크를 몰래 빼고 돌아가 거짓말한다거나.
그러면 실패하게 설계됐다.
「근면의 문」은 어드벤처 게임에 나오는 유적과 비슷하다. 숨겨진 장치를 찾아내고, 벽화의 비밀을 풀어내고, 멀리 떨어진 장치를 쏘아 줄을 끊는 등 다양한 장치들을 돌파하면 된다.
다만 이 길에는 도전자를 유혹하는 함정들이 있다.
보물 케이크가 있는 보물창고.
맛있는 향기가 풍기는 주방.
슬라임 검투사들의 혈전을 벌이는 훈련장.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도전자들을 샛길로 빠지게 유혹한다.
마지막 하나는 「믿음의 문」.
협동을 중시하는 문이다.
친구가 없으면 슬라임과 함께 도전할 수 있다.
여기는 슬라임이나 사람을 믿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설계됐다.
슬라임을 못 믿고 사람을 못 믿으면 도중에 막힌다.
어느 게 쉽고 어려운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사람마다 특기가 다르니까.
그래도 실패할수록 쉬워지니까 시간만 충분히 들이면 누구나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응?”
탑의 정상으로 향하는 기둥이 기동했다.
문 네 개를 모두 공략한 사람은 없었는데?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탑의 정상에 도달하고 있다.
아래층은 사람에 따라 다른 방으로 안내되지만, 탑의 정상은 다르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게 설계됐다.
정상에 도달한 사람들이 통로를 지나 옥좌가 있는 방 앞에 모여들고 있다.
내 감지 능력을 피해 모든 문을 공략했다고?
S 등급에 도달한 암살자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암살자가 저렇게 많을 리가 없다.
있다고 해도 여기에 모여 있는 건 이상하다.
슬라임랜드를 정모 자리로 잡았을 리는 없을 테니까.
저런 숫자를 동원하려면 그야말로 전 세계의 국가와 길드가 합심하여 나를 토벌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내 눈을 가린 누군가가 있다.
이런 게 가능한 상대라면 애쉬?
아니, 애쉬는 아닐 거다.
이런 짓을 할 이유가 없고.
다른 S 등급 연금술사가 수작을 부렸나?
전투를 준비하는데 마더가 필사적으로 촉수를 흔들었다.
“마더···.”
내 감각을 속일 수 있는 상대가 또 있다.
나는 [연결] 스킬을 사용하여 마더의 감각을 빌리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관찰한다.
마더가 정보를 차단한다면 나는 장님이 될 수밖에 없다.
마더가 내게 해를 가하려고 할 리는 없는데.
대체 무슨 생각이지?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은 등 뒤로 무언가 숨기고 있었다.
무기 같지는 않다.
그들은 서로 눈짓하더니 숨겼던 물건을 일제히 내밀었다.
“연금슬라임 님.” “연슬.” “펭라임.” “라임.” “SLimelove.”
“생일을” “각성을” “일주년을”
“축하합니다!”
협의가 완전하지 않았는지 각자 다른 말을 했으나 무슨 의도로 여기에 왔는지 알겠다.
마더가 왜 내 눈을 가렸는지도 알겠고.
깜짝 선물이다.
이런 선물은 무척 기쁘다.
‘저들을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자.’
저들을 슬라임랜드에 거둬 언제까지고 에 둘러싸여 살도록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을 사랑하는 저들이라면 그 생활에 행복감을 느끼겠지.
‘그렇단다.’
하지만 안 될 일이다.
***
슬라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연슬을 마음이 가득 담긴 푸짐한 선물로 혼내주기로 결심한 그들은 바로 작전을 세웠다.
그들은 열심히 토의하여 연슬에게 선물할 선물을 골랐다.
숲에서도 한눈을 파는 일 없이 바로 탑을 찾았다.
탑을 발견한 뒤에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문을 공략했다.
그들 가운데 몇몇은 며칠 전에 모든 문을 공략했다.
언제든 탑의 정상에 올라 누구보다도 먼저 연슬을 대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가 모든 문을 공략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들의 목적은 다 함께 연슬에게 축하 선물을 주는 것이지 누구보다도 먼저 탑을 공략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드디어 일행의 마지막 일행이 마지막 문을 공략했다.
그들은 기둥을 기동하여 탑의 정상으로 향했다.
커다란 문 앞에 모인 그들은 동시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연금슬라임 님.” “연슬.” “펭라임.” “라임.” “SLimelove.”
“생일을” “각성을” “일주년을”
“축하합니다!”
몇몇이 고집부리는 바람에 하는 말이 제각각이었으나 가장 중요한 축하의 말만큼은 제대로 전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혹시 생일이 아닌 거 아니야?’
‘협력한 게 나빴나?’
‘단체로 몰려온 게 싫으신가?’
다양한 걱정으로 모두는 긴장하고 연슬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때 갑자기 연슬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겉모습은 평소의 귀여운 펭라임 모습이었다.
그런데 빨려 들어가 다시는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어딘지 위험한 향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하하하!”
호쾌한 웃음소리가 묘한 분위기를 깨부쉈다.
펭라임은 웃으며 옥좌에서 일어났다.
“도전자들이여 잘 왔다! ”
펭라임은 양팔을 벌리며 외쳤다.
그 동작은 부드러우면서도 절도가 있었다.
“내가 바로 이 탑의 주인이자 꿈과 촉수와 희망과 슬라임의 나라 슬라임랜드의 주인 연금슬라임이다.”
겉모습이 귀여우면 무슨 행동을 하든 귀엽다고 하고 싶으나 지금은 달랐다.
연슬은 펭라임의 모습으로 군주다운 위엄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원래는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 물을 차례지만, 이미 용건은 들었으니까 여기까지 할게요.”
펭라임은 먹방에서 늘 보여주는 장난기 넘치는 부산스러움을 장착하고 모임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축하 감사해요. 우와! 선물인가요! 고맙습니다. 뜯어봐도 될까요?”
“네, 네!”
“와! 정말 귀엽네요. 고맙습니다.”
펭라임은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사람들 앞을 돌면서 선물을 받았다.
“혹시 정말 생일인가요?”
“정확한 날짜는 비밀입니다.”
도중에 질문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볍게 대답해주기도 하고.
“슬라임랜드에서 정말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즐기고 계시다니 저도 기쁘네요.”
가볍게 잡담을 나눴다.
“선물을 받았으니 저도 드려야죠! 부담가지실 건 없어요. 원래 탑의 정상에 도달하신 분들께 간단한 선물을 나눠드릴 생각이었으니까요.”
연슬은 줄곧 가볍고 명랑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그가 잠시 보였던 모습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