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Digger Gutter Slime RAW novel - Chapter 73
73. 무럭무럭 성장하는 마더 [여기부터 유료입니다.] >
더운 날을 이겨내는 친구.
세상에 존재하는 과일의 종류보다도 맛이 다양한 간식.
시원함과 달콤함이 기본이지만, 쓴맛, 신맛, 심지어 매운맛까지 있는 음식.
아이스크림.
더운 여름날 햇빛을 받으며 걸어 다닐 일이 많은 놀이동산에서 아이스크림은 필수지.
슬라임랜드는 실외보다 실내의 비중을 크게 둘 생각이지만, 그래도 놀이동산에 아이스크림이 없으면 쓰나.
빙글빙글 쌓아 올린 새하얀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는 아이스크림콘을 양손으로 쥐고 걸어가는 아이가 없는 놀이동산이 무슨 놀이동산이야.
아이스크림만큼이나 중요한 게 아이스크림의 콘.
개인적으로는 얇고 바삭하고 특별한 맛이 없는 웨이퍼 콘보다 달고 고소한 와플콘을 선호한다.
와플 반죽을 만들어서 격자무늬가 새겨진 원뿔 형태의 에 넣어서 구웠다.
판매할 때 맛은 무엇으로 할까.
바닐라랑 초콜릿은 기본이니까 당연히 메뉴에 넣어야 하고. 둘을 섞은 초코바닐라도 당연히 메뉴에 넣어야지.
기본 메뉴를 몇 개 두고 판매점마다 약간씩 메뉴의 차이를 둘까?
물론 불편함은 있겠지만, 찾아다니면서 먹는 재미가 있을 테니까.
랜덤 맛은 꼭 넣어야지.
지금은 근본인 바닐라 아이스크림부터.
바삭하게 구운 와플콘을 아이스크림 기계에 대고 레버를 당겼다. 흰색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콘에 꾹 눌러 담았다. 살짝 빙글빙글 돌려가며 쌓고, 쌓고, 또 쌓아 50cm 아이스크림 완성!
아이스크림콘에 높게 올려서 먹는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맛있기는 한데 단점이 있다.
녹는다.
특히 여름의 햇살을 받으면 주르륵 녹아내려서 손이 끈적끈적해진다.
이를 막을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1. 에 아이스크림을 올린다. 이 [변환] 스킬로 아이스크림에서 열을 흡수해 오랫동안 먹을 수 있게 해줄 거다. 다만 위쪽이 녹는 것은 막기 어렵다.
2. 을 아이스크림을 관통하듯 끼운다. 아이스크림 중앙에서 [변환] 스킬로 아이스크림의 열을 흡수해 오랫동안 먹을 수 있게 해줄 거다. 도 그냥 먹으면 된다.
다만 이것도 아이스크림 표면이 녹는 건 완전히 막지 못한다.
최고는 마지막 방법.
3. 을 먹는다.
-차갑고 달콤한 슬라임. 뱃살, 복통, 두통 걱정 끝~!
차가운 음식을 단숨에 먹었을 때 찾아오는 두통. 이기에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숨에 먹고 먹을 게 없어져서 서글퍼지는 건 책임을 못 지는데.
소장의 온도를 빼앗아 소화 불량을 일으키지 않을 테니까 복통 걱정도 없다.
열량 설정을 하지 않았으니까 뱃살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된다.
꿈과 희망의 나라 슬라임랜드에 왔다 갔더니 체중이 2kg 느는 건 너무 비극적이잖아?
실수로 옆으로 기울여도 땅에 떨어질 걱정도 없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자주 하는 실수니까 은근히 중요하지. 땅에 덜어진 아이스크림을 보며 울먹이는 사람은 슬라임랜드에 필요 없다.
개인적으로 아이스크림콘을 선호하지만, 컵에 담아서 숟가락으로 퍼먹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역시 녹는데 해결책은 마찬가지다.
대신 을 사용하고.
높게 쌓아 올린 아이스크림에 을 박으면 된다.
덤으로 을 사용하면 일반 아이스크림이 숟가락 위에서 녹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도?
아니면 을 먹으면 된다.
“이것도 괜찮네.”
일반 아이스크림을 에 담아 으로 떠서 먹었다.
녹지 않는다.
위쪽이 조금 녹아도 위에서 다시 얼고.
물기가 많아져 맛이 달라진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언제나 첫 숟가락 그 느낌을 즐길 수 있다.
마무리로 도 먹는다. 아, 이건 내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먹을 수 있다. 맛은···처럼 랜덤으로 할까?
아 참. 이것도 만들어야지.
컵에 다양한 색의 구슬을 담았다.
자그마한 구슬을 하나 손가락으로 들었다.
차가운데 손에서 녹지 않는다.
입에 던져넣자 그제야 매끄럽게 입 안에 퍼져 부드럽게 녹는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에 넣었다.
다양한 과일의 맛이 혀 위에서 손을 잡고 뛰어논다.
이게 진짜 구슬 아이스크림이지.
솜사탕과 소프트크림 사이의 질감으로도 하나 만들까?
솜사탕처럼 몽실몽실한 을 부드럽게 찢어 입에 넣었다.
차갑고, 달콤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의 잠재력은 무한!
“그런데 이거 못 팔지 않나?”
일반인은 이 아이스크림 세트를 팔 수가 없다.
도, , , , 까지 전부 . 연금 제품이니까.
현재 나는 B 등급 연금술사.
5%의 제품을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연금센터를 거치지 않고 판매하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이 경우 별도의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민간 기간에서 실시하는 안전성 검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번거로움이 매우 많다.
그도 그럴 게 한국에서 연금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해주는 기업이 없으니까.
해외까지 보냈다가 돌려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생각하면 없는 선택지나 마찬가지다.
연금센터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한국에서 장사할 거면 연금센터와 거래하는 게 맞다.
세금 문제도 있고.
번거롭기는 해도 연금센터에 물건을 보내고.
안전성 검사를 받은 물건을 되돌려 받아서 판매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긴다.
판매는 아무나 할 수는 없다.
연금술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을 팔면 불법이니까.
한스라면 해결할 수 있으려나?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그래도 역시 내가 직접 해결하는 게 좋겠다.
***
어디 보자···. 이 방법이라면 법적인 문제는 없겠다.
슬라임랜드에서 연금 제품을 판매하는 편법을 찾아냈다.
주로 음료수를 판매할 때 사용하는.
일본에서는 온갖 물건들을 담아서 파는.
지금은 기술이 발전해 요리까지 해주는 기계.
자판기.
면허가 없는 사람이 연금 제품을 팔 수 없다면 사람이 팔지 않게 하면 된다.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물건은 자판기 주인이 파는 것으로 취급하니까.
-물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간단히 조리하여 내놓는 슬라임. 드셔봅쇼.
식품 보관에 있어 내 은 매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식품 표면에 있는 균이라면 이 전부 먹어 치운다. 새로운 균이 붙을 일도 없으니 식품 내부의 균만 신경 쓰면 된다.
그쪽은 일반적으로 식품 보존에 사용되는 방법. [변환] 스킬로 열을 뺏어 냉장고처럼 사용하면 된다.
을 연구한 덕분에 [저장+] 스킬로 더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게 됐다.
보관도 오래 할 수 있으니 한 번 채워두면 꽤 오래 유지되겠지.
사실 보관 기관은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 어차피 마더 내부 말고는 설치할 생각이 없으니까.
사람을 고용할 필요 없이 마더가 수시로 물건을 보충하면 된다.
보관 기능보다 중요한 건 조리 기능.
에 나온 안내에 따라 핫바를 주문했다.
띵 소리와 함께 따끈따끈한 핫바가 완성됐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식품은 너무 쉬운가.
난도를 조금 올려 다음은 라면이다.
띵 소리와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이 완성됐다.
물을 부으면 거의 끝나는 식품도 너무 쉬운가.
난도를 더 올리자.
다음은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자판기 안쪽에서 와플콘이 나오고 위에서 아이스크림 주입기가 내려와 아이스크림을 꾹꾹 눌러 담았다.
뭐, 간단하네.
이건 이미 자동화 기계가 있으니까.
이것만으로는 아쉽지.
파르페 만들 수 있어?
커다란 컵 안에 다양한 식재가 층층이 쌓이고 마무리로 과자까지 꽂혔다.
이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가.
자, 그러면 여기서부터는 고난도 문제다.
튀김.
전자레인지에서 데우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 튀길 수 있겠는가.
에 나온 안내에 따라 콘도그를 주문하고 설탕을 추가하고 잠시 기다리자.
띵.
입구가 열리고 바싹 튀겨진 핫도그가 에 담겨 나왔다. 케첩 버튼을 눌러 케첩을 위에 뿌리고, 이어서 머스터드 뿌렸다.
바삭바삭.
음. 괜찮네.
방금 튀겨져서 뜨겁고 바삭바삭하다.
자, 그러면 최고 난도.
솜사탕이다.
그냥 둥글게 돌돌 마는 것으로는 부족.
폭신폭신한 캐릭터 솜사탕을 만들 수 있는가?
자판기의 앞쪽이 열리고 철제 통이 튀어나오고 양옆에서 슬라임 팔이 나왔다.
꼭 드럼 치는 원숭이 장난감 같다.
통 내부가 가열되고 안에서 회오리바람이 설탕 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개천에서 난 용처럼 솟아오르는 설탕의 실을 슬라임 팔이 막대기 슬라임으로 붙잡고 모양을 가다듬었다.
솜사탕 완성.
이걸 자판기라고 불러도 되는가 미심쩍은 수준이나 자판기는 자판기.
에 합격 목걸이를 걸어줬다.
이것으로 음식 판매원은 필요 없어!
잠깐만. 음식 판매원에서 그칠 게 뭐야?
자판기라고 꼭 먹을 것만 팔라는 법은 없다.
담배도 팔고, 앨범도 팔고, 우산도 팔고, 유심도 팔잖아.
다른 것을 팔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어.
다양한 을 만들었다.
잘하면 100% 무인 매장을 만들 수 있겠는데?
“그런데 마더가 감당할 수 있나?”
이 자율 행동을 한다고 해도 물품 보충은 전적으로 마더의 몫이다.
음식의 조리도 은 마지막 부분만 맡고 밑 준비는 전부 마더의 몫이다.
파는 물건을 전부 으로 해버리면 마더의 부하는 줄어들겠지만.
을 생산해야 하니 그건 그거대로 마더의 부담이 커지겠구나.
공산품과 의 비율을 조금 고민해봐야겠는데.
그 전에 부하 테스트를 해봐야겠다.
꼼꼼하게 옷차림을 정돈하고 잔뜩 쌓아둔 을 들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도보로 마더가 있는 쓰레기처리장으로 향했다.
“어?”
쓰레기처리장 주변의 냄새가 달랐다.
전에 왔을 때는 냄새마저 죽어버린 듯해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공기로 가득했다.
그랬는데 지금은 눈 내린 대지의 냄새가 난다.
걸어가다가 무심코 발을 멈췄다.
쓰레기처리장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도 보였다.
공동으로 마구 흘러들어온 마나가 서로 충돌하여 위로 솟아오르는 광경이.
“심봤다!”
아, 이게 아닌가.
우물이나 석유가 터졌을 때 하는 말이 뭐지?
아무튼 대박!
쓰레기처리장으로 달려가 마더를 꼭 안았다.
“잘했어!”
마나가 샘솟는다.
여기는 더는 죽은 땅이 아니야.
아무런 걱정 없이 슬라임랜드를 지을 수 있어!
“마더. 이거 먹자?”
우선 마더에 챙겨온 을 잔뜩 먹였다.
그리고.
“공기 중의 마나도 흡수하고.”
지금까지 마나 많이 주입했으니까 조금 이자 처서 받겠습니다?
땅에 공급하던 마나, 내가 챙겨온 , 공기 중에 넘쳐나는 마나, 아직도 남은 쓰레기.
이 모두가 합쳐지며 마더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역시 체격이 깡패다. 가뜩이나 큰데 곱셈으로 성장하니 커지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지금은 일단 거기까지 하자.”
이 정도 크기일 때 자판기를 몇 개까지 운용할 수 있을까.
내가 전한 설계도에 따라 마더의 몸에서 자판기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빠르네.
나보다 생산 속도 빠른 거 아니야?
“조금 많지 않아?”
내 말에 모든 자판기가 동시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판기에서 음식을 만들어내고 그걸 다시 흡수한 뒤 다시 만들어냈다.
“문제가 없구나.”
마더가 촉수로 을 건네줬다. 무려 60cm짜리 이다.
맛있다.
“마더 대단하네. 나보다 더 조종할 수 있는 수가 많은 것 같은걸.”
마더의 몸에 솟아난 을 보다 이질적인 자판기를 발견했다.
“저 자판기 이상한데?”
그 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설계한 것보다 움직임이 더 매끄럽다.
“어···. 개선한 거구나.”
나보다 조종할 수 있는 숫자도 많고. 설계도 할 수 있고.
쓰레기를 치우고 을 생산하는 일이야 체격이 큰 마더가 지금도 앞선다.
마더의 몸집이 커질수록 격차는 벌어지겠지.
“이러다가 네가 나보다 더 일을 잘하게 되는 거 아니야? 마더가 내가 하는 일을 전부 대신할 수 있겠는걸.”
마더가 나를 완전히 대체해버리는 일 따위 일어날 리가 없다.
···없지?
내가 필요 없어지는 일···.
없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