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4
14화 : [제5장] 무명검 2
“백리 사형. 오늘 고생하셨어요. 마충 그자가 왜 그렇게 무모하게 달려든 것이죠? 약 먹은 사람처럼 흐느적거리던데······.”
“나도 잘 모르겠어. 난 그저 주먹을 내뻗었을 뿐이었고, 그는 쓰러졌지.”
“사초.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든 부조장을 이긴 것 아냐? 사람들이 놀라는 것 봤지?”
“그래도 조금 아쉬워요. 추 교관이 이번에도 마충에게 문제가 있어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폄하했잖아요? 잘못하면 다음번에 또 비무를 벌여야 할 판이에요.”
악소소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백리사초는 담담했다. 초웅은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특히 초웅은 그동안 자신을 지속해서 괴롭혔던 마충이 나가떨어진 것에 대해 큰 쾌감을 느낀 것 같았다.
“부조장 그 녀석은 이빨도 대여섯 개나 빠지고 이제 겨우 정신을 차렸나 봐. 아까 밥 타러 공동 식당에 갔을 때 들었는데, 아무래도 타격이 심한 것 같아. 사초. 놈들이 보복하지 않을까?”
“보복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 조장은 이대로 넘어갈 놈이 아니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조장은 모레 열릴 특별 평가대회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 그때까지는 별일 없을 거야. 게다가 우리는 내일 새벽에 산에서 내려가 화산객잔에 가야 하잖아.”
“그렇군.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야. 생각보다 집요한 놈들이니까.”
“백리 사형과 초 사형 두 분 모두 조장과 부조장 패거리에게 그동안 많이 당한 것 같군요. 왜 상부에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교관들뿐인데, 그들 모두 한통속이라 그래. 특히 추상 그자는 조장과 부조장 부모로부터 뒷돈을 받아 먹은 게 많아 이야기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지. 오히려 더 당하게 될 게 뻔하지. 자,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어서 식사나 마저 하자.”
“호호. 그래요. 한데 정말 앞으로 열흘 동안 못 보는 거예요?”
악소소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거처를 백리사초와 초웅이 기거하는 방 옆으로 정했지만, 하루도 못 되어 벌칙 수행을 위해 산에서 내려가야 하는 그들 두 사람이었다.
“그래, 소소 너는 모레 있을 평가대회 준비를 해야지. 그리고 너무 방심하지마. 여자 제자 중에도 몇 명 실력자가 있으니까.”
“알겠어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평가대회 끝나고 기회를 봐서 화산객잔에 한번 가볼 테니 그때까지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지내세요.”
“하하하. 우리가 무슨 말썽을 피운다고 그래? 나는 웅이가 객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을까 봐 그게 걱정일 뿐 다른 걱정은 하지 않고 있어.”
“사초. 무슨 말이냐? 나 생각보다 많이 안 먹어.”
“그런가? 아참, 웅이 네 어머님 병환은 조금 어때? 차도가 있으셔?”
“좋지 않아. 안 그래도 내려가 봐야 했는데 솔직히 열흘간 집 근처에 가게 되어 나는 좋아.”
초웅이 안색을 굳혔다.
그의 어머니는 지난 수년 동안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특히 백리사초로 하여금 참회동 대리 청소를 시켰던 석 달 전에는 위독한 상태까지 갔었다.
“의원은 뭐라고 그래?”
“그게······ 원인 치료가 안 되면 얼마 살지 못하신다고.······.”
초웅이 풀죽은 표정을 지었다.
악소소가 말했다.
“초 사형.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평가대회 마치고 사형 어머님 한번 뵙도록 할게요. 상태가 심하다고 해도 아버지께 보이면 무슨 방도가 있을 거예요.”
“아! 그게 정말이야?”
초웅이 뛸 듯이 기뻐했다.
“네. 저는 한입에 두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치료는 장담하기 어려울 거예요. 아버지께서도 특히 의술이 뛰어나신 것은 아니니까.”
“그렇겠지. 하기야 의원 말로도 절대 내공을 지닌 무림인이 아니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했어.”
“절대 내공이라면 내공이 삼갑자 이상이어야 하잖아요?”
“그래. 내가 알아보니 무림에서 그 정도 내공을 지닌 분은 무림맹주님 정도밖에 없을 거라고 하더군.”
초웅이 다시 안색을 굳혔다.
사실 그가 그동안 어머니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의원은 물론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 방도를 물어봤던 것이다.
백리사초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마. 절대 내공으로 치료가 될 것 같으면 분명 기회가 있을 거야.”
“그게 정말이야? 혹시 그런 고수를 알고 있는 거야?”
“갑자기 무슨 고수?”
“네 보검을 준 고수 말이냐? 사실 연습제자들 사이에서 네 검이 화젯거리야. 교관님들과 교두님들, 그리고 각주님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상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고 말이야. 정말 어디서 났어? 돈 한 푼 없는 네가 병기점 가서 샀을 리도 없고 말이야. 혹시 산속에서 주운 거야? 사흘간 실종되었다가 나타났을 때 검을 차고 있었잖아?”
“웅이 너도 이 검에 관심 있는 거야?”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혹시라도 검을 노릴까 봐 걱정되는 것이지.”
“초 사형. 백리 사형이 갖고 있는 검이 그렇게 화제예요? 검끼리 부딪치다 보면 부러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검이 오래되어 부러질 때가 된 것일 수도 있잖아요?”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한데 아까 들으니 부조장이 가지고 있던 그 검이 보통 검이 아니라 특수 제조된 청강검이라고 하더라고. 물론 진짜배기 청강검은 아니겠지만, 일반 검보다 기본적으로 두 배는 더 강한 게 사실이거든. 그런 검을 일검에 두 동강 냈으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지.”
“아, 그렇군요. 하지만 구매를 했든 주웠든 개인 소유의 검인데 관심을 가져봤자 뭐하겠어요? 백리 사형. 신경 쓰지 마세요. 특별히 겉으로 드러나는 보검도 아니고 단지 다른 검보다 강할 뿐이니, 검 때문에 곤란을 겪지는 않을 거예요. 한데 검명은 무엇이죠?”
“검명은 아직 정하지 않았어. 이름이 없다고 할 수 있으니 아무래도 당분간 무명검(無名劍)이라 부를까 해. 그리고, 이검, 아니 무명검은 웅이 말대로 내가 산속에서 주운 게 맞아. 아마도 본파의 선배 고인께서 남기신 것 같아.”
“호호. 그러면 더욱더 백리 사형의 것이에요. 본파 금역 중 한 곳인 화산검총(華山劍塚)에서 훔친 것이 아니라면 병기는 습득한 자가 임자이지요. 어디 병기뿐이겠어요? 본파 출신 고수들이 남긴 비급 역시 먼저 습득한 사람에게 그 소유권을 인정하는 게 우리 화산파의 전통이에요.”
“나도 알고 있어. 그 전통은 언제부터 수립된 것이지?”
백리사초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전통 때문에 전생에서 우천위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던가.
“이전에 아버지께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러한 전통은 칠백 년 전 매화검선께서 만드신 것이라고 해요. 매화검선께서는 본파가 배출한 불세출의 고수로 그분의 말씀을 거역할 제자는 아무도 없지요. 그분의 후예가 나타나지 않아 그게 가장 안타까워요.”
“그랬군. 만약 그분의 진전을 이어받은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매화검선께서 남긴 매화검보를 익힌 분이 나타나면 그분은 당연히 차기 장문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칠백 년간 나타나지 않은 비급이 우리 대에 나타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사실 저는 매화검보의 출현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사람이에요.”
“그건 왜 그렇지?”
“그건 바로 옥녀심경 때문이에요. 잘 모르시겠지만 제 몸에 흐르는 절대음기는 옥녀심경에 수록되어 있는 옥녀심공(玉女心功)으로만 다스릴 수 있어요.”
“그랬구나. 그래서 매화검보가 나타나면 옥녀심경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로군.”
“호호. 그래요. 백리 사형께서도 매화검선과 화산옥녀 두 분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군요.”
“그래.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본파 제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지. 한가지 궁금한 게 있어. 만약 소소 네가 옥녀심공을 익히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건 비밀이에요. 아버지께서 그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으음, 하기야 약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도 되는 거지?”
“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악소소가 미소를 지었다.
백리사초 역시 눈을 빛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하지만 예감이 좋지 못했다.
‘절대음기는 일종의 절맥과도 같다. 소소가 옥녀심공을 익혀 그 음기를 내공으로 변환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만에 하나라도 중상을 입게 된다면, 그때는 목숨이 위태로울 게 분명하다.’
백리사초가 매화검보를 통해 얻은 의술에 대한 지식은 상당했다.
게다가 직접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절대 내공까지 보유 중이었다.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소소에게 옥녀심경을 줘야겠구나. 그렇게 해야 뜻밖의 환난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백리사초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그때.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백리사초, 초웅 두 사람 안에 있어?”
“그래.”
초웅이 방문을 열자 소년 한 명이 보였다.
바로 같은 십조 조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악소소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가씨께서도 계셨군요.”
“잠시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어. 그래 무슨 일이야?”
“조장이 사초, 웅이 너희 두 사람을 위해 환송회를 연다고 데려오라고 했어.”
“환송회?”
“그래, 내일 너희 두 사람 산 아래 화산객잔으로 가잖아?”
“고작 열흘인데?”
“알고 있어. 하지만 조장이 꼭 너희를 데려오래.”
“됐어. 우리는 피곤해서 일찍 자고 내일 새벽에 산에서 내려갈 예정이야. 조장에게는 네가 잘 말해줘. 웅이 너도 같은 생각이지?”
“당연하지.”
“이걸 어쩌지? 조장이 조장패(組長佩)를 사용했어. 너도 알다시피 조장패에 불응하면 벌칙으로 심하면 제명까지 가능해. 그걸 감수할 생각이야?”
“조장패는 적이 침입했을 때나 사용 가능한 소집령이잖아? 그걸 환송회 때문에 사용했다고?”
백리사초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조장의 말을 전하러 온 연습제자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그는 초웅과 마찬가지로 백리사초와 동기였다.
이름은 사도박(司徒博)이라 했다.
나이도 열다섯으로 같아 가끔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몇 안 되는 조원이었다.
조장이 그런 그를 보낸 것에서 설득해서라도 데려오라는 무언의 압력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최근 서안 일대를 장악한 흑천방(黑天幇)이 본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 환송회 겸 우리 조 자체 경계 태세 강화 차원에서의 모임이라고도 말하기는 했어.”
“으음, 무슨 수작인지 모르겠군.”
백리사초가 인상을 찌푸렸다.
화산객잔에 내려갈 때까지 최대한 그들과 엮이기 싫은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특히 무명검 때문이라도 당분간 다른 연습제자들과 어울리기 싫었다.
하지만 가지 않으면 제명은 아니더라도 무슨 벌칙을 줄지 몰랐다.
‘추 교관이 벼르고 있으니 거부하게 되면 꼬투리를 잡힐 것이다.’
백리사초가 고민하자 옆에 있던 악소소가 말했다.
“백리 사형.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상황이면 저도 따라갈게요. 저도 이제 십조 조원이니 제가 가는 것을 막지는 못할 거예요.”
“그래 주겠어?”
백리사초가 반색했다.
초웅 역시 기뻐했다.
“고맙다. 어서 갔다 오자. 준비할 것도 많은데 귀찮게 하네.”
“그래, 어서 가자. 박이 네가 앞장서라. 환송회는 어디서 여는 것이냐?”
“매화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