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13
213화 : [제69장] 사천무림연합 1
[제69장] 사천무림연합“지금부터 사천무림연합 전체 지휘부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아미파 총관의 말에 아미광장에 모인 천여 명의 무림인들이 술렁였다.
이들 무림인들은 각 막사의 조장급 이상 무사들로, 아미산에 모인 이만여 명에 달하는 사천 무림인들의 대표들이었다.
원래 작전 회의를 열 때 최대 삼백 명을 넘지 않는 게 관례인 것을 생각하면 전체 무사 수에 비해 많은 참석 인원이었다.
하지만 다들 말을 안 해도 알고 있었다.
지금 모인 천여 명의 지휘부 무사들이 모여 강력한 방어진을 형성하려 한다는 것을.
그 진의 이름은 아미북두진(蛾眉北斗陣)으로 방어진의 성격뿐만 아니라 공격진의 성격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진의 구성원의 무공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는 한계가 있어 아미파 무사들만으로는 진을 만들 수 없었다.
다만 아미북두진을 운용하는 연습을 하기 전에 사천무림연합의 지휘부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아미파 태상장로 아미사태를 중심으로 작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하루 이틀 사이 사천성 각 지역에서 많은 무림인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미파 총관이 다시 말했다.
“영웅 여러분.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현재 사천성 각 지역은 서장무맹 백만 병력이 장악했습니다. 놈들이 장악하지 못한 곳은 바로 이곳 아미산 일대뿐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놈들이 이곳으로 진격을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할 터. 이에 우리 사천무림연합의 수장을 공식적으로 뽑고 그 지휘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어 여러분을 모시게 된 겁니다. 일단 사천무림연합을 결성하는 데 다들 찬성하십니까? 찬성하면 함성을 질러 주십시오.”
와아아.
아미광장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아미광장은 막사들이 있는 연무장보다는 좁은 곳이지만, 만여 명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어 광장이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천여 명에 달하는 지휘부 무사들의 작전 회의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한편 함성을 지르는 무사 중에는 백리사초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시진 전 진 무사와 조장 자리를 걸고 싸웠던 그는 손쉽게 그를 누르고 조장이 되었다.
사실 대결이랄 것도 없었다.
백리사초가 무형지기를 발출해 진 무사를 무릎 꿇린 것으로,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패배를 자인했다.
무형의 기세에 제압되었던 그는 순간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것인데, 이후 그는 악소소와 임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으음, 아미사태 저분이 장문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총 지휘자로서의 자격에 대해 논란이 있는 모양이군. 서장무맹 무사들이 본격적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큰데, 이렇게 자리다툼이나 하다니. 아무리 명성을 구하는 것이 무림인의 생리라고는 하지만 과도한 면이 있구나.’
백리사초가 안색을 조금 굳혔다.
하지만 그는 지금 모인 지휘부 고수 중에서도 가장 지위가 낮은 위치에 있어 발언권 하나도 주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미 발언권 같은 것은 아미광장에 마련된 단상에 앉아 있는 백여 명의 고수들에게 대부분 가 있었던 것이다.
백리사초가 단상에 앉아 있는 고수들을 보다가 당리를 발견했다.
그녀는 당가 고수 몇 명과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사천성에서 사천당가가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었다.
‘총 지휘자를 놓고 다툴만한 곳은 아미파를 제외하고 사천당가와 청성파 정도인데, 아무래도 전쟁 후 사천성의 패권을 생각해 비무를 통해 총지휘자를 뽑을 가능성이 크겠군.’
백리사초가 나름대로 전망을 해보는 가운데, 아미파 총관의 말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럼 먼저 본파의 태상장로 아미사태님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당금 상황을 직접 여러분께 말씀드린 후 총지휘자 자리에 도전할 분의 지원을 받게 되실 겁니다.”
총관의 말에 이어 아미사태가 단상 앞으로 나왔다.
참고로 아미파의 경우 장문인, 태상장로, 총관 등 모든 문도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모두 비구니인 것은 아니고 젊은 무사들의 경우 일반인들도 상당했다.
이는 보다 많은 인재를 얻고자 하는 아미파의 정책 덕분으로 많은 젊은 여협들의 호응을 얻고 있었다.
아미사태가 말했다.
“현 상황이 너무 긴박해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금 전부터 서장무맹 놈들이 아미산으로 가는 길을 막기 시작했습니다. 놈들이 이곳 아미산으로 사천 무림인들을 몰아넣어 한 번에 소탕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을 일찌감치 간파했었는데, 우리 세력이 급격히 불어나자 이 정도에서 끊고 총공격을 가하려는 의도로 파악됩니다.”
아미사태의 말에 지휘부 무사들이 술렁였다.
이는 서장무맹 측의 의도를 그동안 몰랐던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상황 파악은 잘하고 있었군. 하기야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이었지.’
백리사초가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아미사태가 다시 말했다.
“놈들과의 전면전은 이르면 내일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당장 이곳에서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방어진법을 연습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동의하십니까?”
와아아.
지휘부 무사들의 함성이 다시 터져 나왔다.
아미파 총관이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 사천무림연합의 수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가겠습니다. 일단 다수의 추천에 따라 현재 총지휘를 맡고 있는 아미사태님이 후보로 올라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단독 후보이니만큼 아미사태께 도전할 분은 지금 비무대 위로 올라와 주십시오. 무림 관례에 따라 세 명의 도전자를 연속으로 물리치면 아미사태께서 우리 사천무림연합의 공식적인 수장이 되실 겁니다.”
* * *
도전자로 처음 나선 사람은 청성파 태상장로 청성진인(靑城眞人)이었다.
서장무맹 본대가 청성산 일대를 장악하면서 청성파 역시 초토화가 된 것은 물론이었다.
청성진인은 당시 다른 곳에 파견을 갔다가 화를 면했는데, 살아남은 청성파 무사들을 규합한 후 이곳 아미산으로 온 바 있었다.
그런 그에게 사천무림연합의 수장 자리는 단순한 명예를 넘어 청성파 부활의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었다.
“오랜만이오. 청성진인. 한 수 가르침을 부탁드리겠소.”
아미사태가 담담히 말했다.
청성진인 역시 담담히 말했다.
“가르침을 청할 사람은 바로 본인인 것 같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장력을 겨뤄 한 걸음이라도 뒤로 물러난 사람이 패하는 것으로 하는 게 어떻겠소?”
“좋소이다.”
아미사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벌어진 두 사람의 장력 대결은 아미사태의 승리였다.
아미사태보다 두 걸음이나 더 물러난 청성진인은 얼굴을 붉히며 패배를 시인했다.
“대단한 장법이었소. 장법 이름이 무엇이오?”
“아미분뢰장(蛾眉分雷掌)이라고 하오.”
아미사태의 말에 지휘부 무사들이 술렁였다.
아미분뢰장은 아미파의 전설적인 장법으로 수백 년 실전되었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미파 총관이 득의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다음 도전자 분은 올라오십시오.”
“이번에는 제가 도전하겠습니다.”
담담한 음성과 함께 중년인 한 명이 비무대 위로 올라왔다.
한데 그는 당리와 함께 있던 사람이 아닌가.
“사천당가의 당강(唐姜)이라고 합니다.”
“아! 귀하는 당가주의 동생분이 아니오?”
“그렇습니다.”
당강이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다들 그에 대해 소문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당가에 잘 머무르지는 않고 한 번씩 들르지만 그 무공은 당가주에 못지않다는 것을.
그가 본가에 잘 가지 않게 된 계기는 가주 자리를 두고 형과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그가 당가가 위기에 처하자 나타나 흩어진 당가 무사들을 규합하는 중이었다.
그런 면에서 그가 비무대에 오른 것은 앞선 청성진인과 비슷한 의도로 보였다.
“저 역시 장력으로 겨뤘으면 합니다.”
당강의 말에 아미사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지요.”
쏴아아.
쏴아아.
두 고수의 장력이 폭발적으로 분출되었다.
꽈앙 하는 폭음과 함께 당강이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반면 아미사태는 원래 있던 자리 그대로였다.
“제가 졌습니다. 역시 아미파의 벽은 높군요.”
당강이 순순히 패배를 시인하고 물러나자, 아미파 무사들의 함성이 더욱더 커졌다.
물론 당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파 무사들이 함성을 지르긴 했으나, 아무래도 아미파가 가장 컸다.
“이제 마지막 도전자를 모시겠습니다. 어느 분이 도전하시겠습니까?”
아미파 총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백의청년 한 명이 비무대 위로 올라왔다.
“제가 도전하겠습니다.”
백의청년의 말에 지휘부 무사들이 술렁였다.
도전자로 나서기에는 너무 젊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림에서는 나이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없었다.
“귀하의 사문과 명호를 밝혀주시겠소?”
“사천검객(四川劍客)이라고 합니다. 사문은 따로 없이 우연히 고대 비급을 얻어 혼자 수련했습니다. 서장무맹의 침공을 맞아 미력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강호에 출도했습니다.”
“으음, 그 용기가 가상하오. 이번에도 장력 대결이 좋을 것 같구려.”
아미사태의 말에 사천검객이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저의 장기가 바로 검법이라 병장기를 사용했으면 합니다.”
“알겠소.”
아미사태가 옆에 세워두었던 선장을 집어 들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사천검객이 고개를 조금 숙인 후 검을 뽑아 앞으로 빠르게 나아갔다.
순간, 지휘부 무사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쾌검이다!”
“빠르다!”
그랬다.
사천검객이 출수하자마자 그의 검이 벌써 아미사태의 가슴 앞까지 도달했다.
“아미타불!”
아미사태가 흠칫하면서도 옆으로 몸을 피한 후 선장으로 사천검객의 검을 내리쳤다.
한데 바로 그 순간 사천검객의 검이 기이한 각도로 휘어지며 아미사태의 복부를 찌르는 것이 아닌가.
푹.
“으윽!”
아미사태가 피를 한 차례 토한 후 비무대 위에 쓰러졌다.
비무대 밑으로 내려오거나 먼저 쓰러지는 쪽이 패배하는 것으로 규칙이 정해졌기에 그녀의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승패가 아니라 아미사태가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이었다.
아미파의 비전단약인 아미환단(蛾眉丸丹)을 복용하지 않았다면 즉사할 수도 있는 상처였다.
“이거 너무 심한 게 아니오?”
“우리끼리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소?”
지휘부 무사들이 함성 대신 야유와 항의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비무 중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그의 승리를 번복할 수는 없었다.
사천검객이 포권을 한 후 말했다.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미사태께서 이전 두 번의 대결에서 내공을 소모하셔서 움직임이 조금 둔해지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의례적인 변명이었지만 그 말 한마디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미파 총관이 굳은 안색으로 말했다.
“사천검객께서 승리하시면서 새로운 총지휘자 후보로 오르셨습니다. 이제 다시 세 분의 도전자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연달아 두 명의 도전자가 나왔다.
사천성의 대표 문파 두 곳의 장문인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천검객의 검초에 맥도 못 추고 패하고 말았다.
다만 이번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사천검객이 두 사람에게 큰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다.
그러자 점점 분위기가 사천검객에게 쏠리고 있었다.
신비한 배경에다가 강자를 잇달아 쓰러뜨리자 고수를 좋아하는 무림인들의 생리에 부합한 것 같았다.
백리사초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중원 무공이 아닌 것 같다. 신분도 불확실하고 혹시 서장무맹의 간자가 아닐까.’
백리사초가 생각에 잠겼을 때.
옆에 있던 임설이 급히 전음을 보냈다.
「맹주님. 아무래도 사천검객이란 저자의 정체가 수상해요. 서장무맹주의 제자 중에 검술이 뛰어난 자가 있다던데, 혹시 그자가 역용을 한 게 아닐까요?」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이오. 신원 검사를 하긴 했으나 상당히 허술한 편이었으니까.」
「맹주님. 저자가 사천무림연합의 수장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아무래도 맹주님이 나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알겠소. 나 또한 그럴 생각이었소.」
백리사초가 전음을 보낸 후 비무대 위로 올라갔다.
“무아문의 문주 무아검객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사천검객께 도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