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23
223화 : [제72장] 천마신교 2
소종사가 비명과 함께 목이 없는 시체가 되자, 불사대제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네놈이 내 아들을 죽이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뭣들 하느냐? 저 가짜를 죽여라!”
불사대제가 명을 내렸다.
하지만 마교 무사들이 천마검에 이은 성녀의 등장으로 충격이 큰 탓인지 서로 눈치를 보고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십만선생이 급히 말했다.
“교주님. 고정하시고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총군사. 다른 방안이 있소?”
불사대제 역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것인지 흥분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십만선생이 말했다.
“자칭 성녀라고 하는 분께 묻겠소. 조금 전 내게 제보가 하나 왔소. 그대의 이름이 임설이라고 했소?”
“그래요.”
“임설은 현 영웅맹의 총군사 이름과 같다고 하오. 원래는 임설화로 알려졌는데, 최근 임설로 바꿨다고 하오. 혹시 그대가 바로 그 임설이오?”
“그래요. 사실이에요. 이미 진성부인께서도 알고 계신 일이에요. 이게 다 그대들이 우리 가문을 멸문시키려 했기 때문이 아닌가요?”
임설이 말을 한 후 자신이 어떻게 화산파로 가게 되었고 이후 영웅맹 총군사 자리까지 오르게 된 과정을 간단히 설명했다.
무사들이 다들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은 물론이었다.
십만선생이 말했다.
“하하하! 네년이 실토했으니 더는 추궁할 필요가 없겠구나. 이제 나도 기억난다. 오 년 전 네년을 완전히 죽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왔구나. 하지만 영웅맹과 본교는 물과 불의 사이다. 네년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영웅맹 총군사를 본교의 성녀로 인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네년은 아직 초대 성녀께서 남기신 최후 시험도 통과하지 않았다. 할 말이 있느냐?”
“안 그래도 최후 시험을 통과할 생각이었다. 이미 준비까지 해둔 것을 보면 모르느냐?”
임설이 초대 성녀의 무덤 앞에 마련된 청동향로를 가리켰다.
최후 시험은 성화가 타오르고 있는 청동향로 속에 들어가는 것으로, 성녀의 후예가 아니면 목숨을 잃고 한 줌 재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반대로 성녀의 후예라면 진정한 성력을 갖추게 되는데, 반드시 초대 성녀의 무덤 앞에서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십만선생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자신 있다면 지금 모든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청동향로 안으로 들어가라. 네년이 진짜 성녀의 후예라면 무사할 것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되면 영웅맹 총군사 경력도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 어때 겁이 나서 못 하겠느냐?”
“아니다. 하겠다.”
임설이 청동향로 앞으로 걸어갔다.
진성부인과 홍예가 함께 따라가 그녀를 보필했다.
백리사초 역시 그녀들을 따라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다만 그 역시 임설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없어 긴장된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청동화로의 불길이 지금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성화라고는 하지만 그 온도가 너무 높아 다들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인데······.’
백리사초가 안색을 조금 굳혔다.
임설에게 탈이 나면 현재 아미산에 있는 악소소 역시 위험에 처하게 될 게 분명했다.
참고로 현재 아미산 상황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황금진이 잘 버텨주고는 있지만 그 위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었다.
이는 서장무맹 측의 특유한 파진 진법 때문으로, 이미 그 위력은 이곳 성녀곡에서 성녀수호진을 파훼함으로써 증명된 바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하루 정도는 여유가 있어 악소소에게 지휘를 맡기고 서둘러 임설을 데려온 것이었다.
진성부인이 말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성녀께서는 들어가셔도 됩니다.”
“네.”
임설이 대답 후 목에 걸려있는 성녀옥패를 한번 만져봤다.
백리사초에게서 돌려받은 이 성녀옥패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것으로, 이번 최종 시험에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그 외 그녀는 성녀비록을 통해 성녀가 익혀야 할 무공까지 연마한 터라 사실 그렇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시험 통과를 통해 진정한 성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최종 관문을 통과해 정식 성녀가 되어야만 그녀의 성력 또한 진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백리사초가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전력이 생기는 셈이었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자.’
임설이 호흡을 가다듬은 후 청동향로 속으로 몸을 던졌다.
성화의 뜨거움이 마치 용암과도 같았지만 이미 기호지세였다.
그렇게 화로 속으로 뛰어든 바로 그 순간.
성화가 활활 타오르며 백색 섬광을 뿜어냈다.
“성광(聖光)이다!”
“초대 성녀께서 반응하셨다!”
성녀 전 무사들이 놀라며 감탄성을 터뜨렸다.
백리사초 역시 그 광경을 봤다. 백색 섬광은 초대 성녀의 무덤까지 뒤덮어 청동화로와 함께 한 덩어리가 되고 있었다.
동시에 임설의 모습은 사라져 그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임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십만선생이 껄껄 웃었다.
“하하하. 내 예상대로 완전히 녹아버렸군. 어디서 근본도 모르는 계집 하나를 데려와 가짜 성녀로 만들더니, 이제는 아예 죽였구나. 요행을 바란 모양인데 성녀의 후예가 아닌 한 죽음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십만선생의 말에 성녀전 무사들의 안색이 굳어졌다.
바로 그때였다.
백색 섬광, 즉 성광 사이로 한 여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데 그녀는 바로 임설이 아닌가.
그녀의 온몸은 백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자체가 하나의 빛 덩어리처럼 보였다.
“성녀께서 성공하셨다!”
“최종 시험을 통과하셨다!”
성녀전 무사들이 환호성을 터뜨리는 가운데, 임설이 두 손을 옆으로 펼쳤다.
순간 청동향로와 무덤을 뒤덮었던 백색 빛이 모두 그녀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일종의 갈무리였다.
임설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향로 밖으로 내려섰다.
“운이 좋아 성공한 것 같네요. 초대 성녀님의 말씀까지 들었답니다.”
“아! 초대 성녀님께서 남기신 말씀이 있었습니까?”
“네. 돌아가시기 전에 대법으로 남기신 것인데, 제가 익힌 무공들과도 관련 있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임설이 말을 한 후 우수를 들자, 그녀의 손에 검 한 자루가 나타났다.
백색 섬광을 뿜어내는 그 검은 조금 전까지 못 보던 것으로, 이를 본 진성부인이 깜짝 놀랐다.
“아! 그것은 초대 성녀님께서 사용하셨다던 성녀검(聖女劍)이 아닙니까?”
“네. 맞아요. 감사하게도 초대 성녀님께서 성녀검까지 주셨어요.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무슨 말씀을 하셨던가요?”
“천마검의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면 그분을 천마신교의 교주로 추대해야 본교가 다시 한번 영광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임설의 말에 천마신교 무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초대 성녀의 혼백까지 백리사초를 지지한 셈이기 때문이었다.
불사대제가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사기꾼들이 작당했구나. 원로원 고수들은 들어라. 즉시 임설과 천마서생 두 연놈을 척살하라! 천마령으로 명한다!”
불사대제가 천마령을 흔들었다.
딸랑딸랑.
“명을 받들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원로원 고수 백여 명이 백리사초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다들 내키지 않는지 그 속도가 느렸다.
바로 그때였다.
성녀곡 안으로 열 명의 노인이 들어왔다.
절세의 경공을 펼치며 나타난 그들은 바로 천마생사관 앞을 지키던 십대원로들이 아닌가.
“앗! 저분들은 십대원로!”
“천마생사관을 지키던 저분들이 어찌 이곳에?”
마교 무사들이 놀라는 가운데, 십대원로들이 백리사초 앞에 무릎을 꿇었다.
“교주님을 뵙습니다.”
“교주님을 뵙습니다.”
그 광경에 마교 무사들이 크게 술렁였다.
“일어나십시오.”
백리사초의 말에 십대원로들이 몸을 일으켰다.
그들 중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백마노인이 마교 무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분 천마서생께서 우리를 한 수에 제압하신 후 천마생사관을 뚫고 천마검까지 확보하신 것을 우리가 보증하겠소. 이제 본교의 교주는 외세와 결탁한 불사대제 저자가 아니라 이분 천마서생님이시오. 특히 원로원 고수들은 옳은 결정을 하기 바라오.”
백마노인의 말에 백리사초를 공격하기 위해 나왔던 원로원 고수들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십만선생이 소리쳤다.
“아무래도 저들이 천마서생의 주술에 걸려 횡설수설하는 것 같소. 좌사! 어서 천마서생을 죽이지 않고 뭐 하는 겁니까?”
좌사 허무객이 담담히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어찌 함부로 저분을 공격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래도 본교의 관례에 따라 천마서생 저분과 교주님이 각자의 신물과 교주 자리를 걸고 생사결을 벌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좌사의 주장이 옳습니다!”
“찬성합니다!”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마교 무사들의 찬성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무사들이 해답을 찾았다고 판단했는지 백리사초와 불사대제 두 사람의 대결을 촉구했다.
이는 마교 일반무사뿐만 아니라 지휘부 고수들의 일치된 의견이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불사대제가 자신에게 반대하는 고수들을 모조리 숙청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그에게 충성을 바치는 자는 십만선생 한 사람 정도뿐이었다.
십만선생과 불사대제 두 사람이 전음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리고 얼마 후 불사대제가 말했다.
“좋소. 본교의 전통은 강자가 모든 것을 쟁취하는 것이오. 여러 영웅이 저자와 본 교주의 생사결을 원하니 그렇게 하겠소. 다만 그 전에 준비를 해야 하니 내일 정오 십만봉(十萬峰) 위에서 단둘이 겨루는 것이 좋겠소. 미리 말하지만, 우리 두 사람 말고 다른 사람들은 절대 올라와서는 안 될 것이오. 천마서생. 어떻게 생각하는가?”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수락하겠소.”
“좋다. 그럼 우리는 일단 물러가겠다. 내일 십만봉에서 보도록 하지.”
불사대제가 말을 한 후 마교 무사들과 함께 마교 총단으로 돌아갔다.
서장무맹 무사들 역시 환희불의 명에 따라 함께 복귀했다.
성녀곡에 남은 사람은 성녀전 무사 천여 명과 십대원로, 그리고 백리사초와 임설 정도였다.
진성부인이 말했다.
“분명 음모가 있을 거예요. 조금 전 불사대제 그놈을 죽였어야 했는데, 괜히 놈에게 시간을 준 것이 아닌가 걱정이군요.”
“그자가 끝내 천마령으로 명을 내렸으면, 적어도 병력 절반은 그 명을 받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큰 희생이 따랐을 터. 비록 술수를 부리겠지만 나와 불사대제 두 사람의 대결로 모든 것이 정해지면 그보다 좋은 해결책이 없지요. 중요한 것은 실력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네. 교주님만 믿겠습니다. 한데 이놈들이 내일 생사결까지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겠습니다. 성녀수호진도 없는데 이러다가 기습 공격을 가해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도 그렇군요. 제가 입구에 보호진을 쳐두도록 하겠습니다.”
백리사초가 말을 한 후 성녀곡 입구에 황금진을 쳐두었다.
그리고 십대원로들로 하여금 황금진 바로 뒤에서 경계를 서도록 했다.
백마노인이 고개를 숙였다.
“교주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개미 새끼 하나 들어오지 못하게 저희가 막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를 해주십시오.”
백리사초가 경계 상태를 한 번 더 살핀 후 임설과 함께 성녀곡에 마련된 처소로 왔다.
임설과 단둘이 있게 되자, 임설이 말했다.
“내일 분명히 불사대제 혼자 오지는 않을 거예요. 예상하고 계시겠지요?”
“물론이오. 오히려 내가 바라는 상황이오. 이 기회에 불사대제의 최측근을 제거할 수 있을 테니까. 문제는 서장무맹 병력인데, 그들 역시 가세를 하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소.”
“저도 내일 십만봉 근처에 가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