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115
115화 자본주의 요정
유니크 등급의 거름으로 이루어 낸 이른바 똥의 기적.
핑크 인시리움을 전설 등급으로 만들어 낸 것은 당연하게도 대박 중의 대박을 쳤다.
“영구 능력치는 못 참지.”
농부. 그리고 상인이기 이전에 진우는 엄연히 각성자다.
영구 능력치의 획득이 적용된다면 어디까지나 남에게 팔지 않고 직접 섭취해 줘야 인지상정일 터.
허나 중요한 것은 이것은 한 번 얻고 끝인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거다.
– 흙 마싯다!
– 소화는 왕성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더 먹을 수 있다!
– 지룡 원은 똑똑하다!
– 후후후, 이 정도는 기본이다.
뿌직- 푸드드득-
파먹는 흙의 양에 비례해서 잔뜩 생산되는 지룡의 분변토.
물론 대부분은 희귀 등급이나 극히 소량이긴 해도 유니크 등급 역시 생산이 된다는 점.
그리고 이 거름을 사용한다면 전설 등급의 핑크 인시리움을 언제든지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 굳이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전설 등급의 작물이라니……. 게다가 이 효과, 말이 되는 거예요?”
“세상에. 이런 효과라니!”
신상품.
그것도 전설 등급이라는 진우의 말에 농장으로 뒷일을 마다하고 달려온 정수아와 정국진.
둘은 전설 등급의 약초를 조심스럽게 만지면서 혀를 내두르기 바빴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을 거다.
전성이 제아무리 대기업이라고는 해도 전설 등급.
그것도 영구 능력치 상승이 기본적으로 탑재된 작물은 희귀하기 마련이니까.
이른바 돈이 있어도 물량이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귀한 물품이다.
더군다나 진우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돈 나올 구멍은 이것 말고도 넘쳐흐른다.
“카페 일은 괜찮으신 거예요?”
“그거라면 이미 직원들을 다 배정해 둬서 제가 없어도 충분히 돌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이 기세랑 공급 상태라면 두 번째 매장도 오픈할 준비를 해도 되겠네요. 게이트도 확보해 뒀고요.”
“그건 좋은 소식이네요.”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매장을 건축할 때 땅의 정령들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저도 이득을 보는 건데 거절할 이유가 없죠.”
비록 영구 능력치의 증가는 붙어 있지 않지만, 딸기와 커피 등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성의 카페.
능력치 증가뿐 아니라 맛까지 좋았으니 인기가 없을 턱이 있겠는가?
매장의 증가는 곧 수익의 증가였으니 진우로서도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
“진우 군.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이 전설 등급의 약초는 더 구할 수 있는 겐가?”
“음, 아마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수확해 봤으니까요.”
“오오!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었다니까!”
“아빠. 말은 제대로 해 주셔야죠. 진우 씨를 처음 본 건 저라고요!”
카페도 카페지만, 전성의 입장에서 가장 기쁜 소식은 누가 뭐라 해도 진우가 전설 등급의 작물을 계속해서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돈 주고도 못 사는 귀한 영약은 VIP경매장이든 해외에 납품하든 간에 실로 어마무시한 돈과 함께 명예를 안겨 줄 터.
또한 대기업인 전성의 입장에서는 사업의 확장을 위한 발판으로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다.
물론 그것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진우 역시 덩달아 탑승해서 이득을 누릴 수도 있고 말이다.
“흠흠. 어쨌든 이번 전설 등급의 인시리움은 사울 VIP경매장에 부탁드릴게요.”
“응? 미국이 아니라?”
“이번에도 미국에 먼저 납품하면 제 채널이 매국노라고 도배될 것 같아서요. 다만 해외에도 그렇고, 등록되기 전에 최대한 많이 알려지게 해 주시면 좋겠네요. 저도 채널에 홍보용으로 올려 볼 생각이기도 하고요.”
“자네의 뜻이 그렇다면야 뭐. 전성은 언제든지 진우 군의 의견이 최우선이니 말일세. 그리고 홍보 부분은 맡겨만 주게나. 마케팅 부분으로 최선을 다해 줄 테니.”
딱히 애국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에 신상품을 납품한 지 얼마 안 돼서 또 다른 신상품을.
그것도 더욱 높은 급에 속하는 ‘전설’ 등급을 한국에 납품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은 이미지로밖에 비칠 수밖에 없다.
‘수익적으로도 손해 볼 일이 없고 말이지.’
덧붙여 미국에서 이미 그의 작물들이 한 번 공개됨으로서 진우의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심어진 지 오래다.
썩어 나는 게 돈뿐인 S등급 각성자들은 영구 능력치의 전설 등급 물품을 보면 한국과 정반대에 위치한 곳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올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미국에 납품하든 한국에 납품하든 장소의 차이만 있을 뿐 수익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뜻.
그렇다면 애국심이라는 이미지라도 챙기는 것이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그럼 다음에 보도록 하지.”
“일만 쌓여 있지 않았어도…… 아기 오리들이랑 놀았을 텐데. 후우, 저도 이만 가 볼게요.”
“네. 고생하세요.”
순식간에 진행된 거래와 함께 전성의 사람들은 떠나갔다.
물론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놀 진우가 아니다.
하나의 작물을 돌보고 나면 또 돌봐 줄 작물이 생기는 현 상황에서 농부에게 쉴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저렴한 한무 감자든, 비싼 핑크 인시리움이든 모든 작물이 다 진우에게는 돈과 경험치를 선사해 주는 복덩이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평생을 농사만 하면서 살고 싶지만, 세상에 원하는 것만 할 수는 없는 법.
무엇보다도 진우가 원치 않게 적도 꽤나 늘린 상태라는 걸 잊어서도 안 된다.
‘다들 스바프니르보다는 강할 테니까.’
스바프니르를 가뿐하게 쓰러트렸다 한들 녀석은 뱀 중에서도 최약체.
중국에서 마주했던 그라바크도 그렇고, 다른 뱀들에 대한 정보가 진우에게는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다.
물론 해결책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정보에 대해서 의뢰를 할 수도 있을까 해서 말이야.”
– 아! 그런 거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다만, 의뢰를 요청하는 요정들에 따라서 비용과 정보 수집에 많은 차이가 있어서 그런데요. 누구한테 의뢰를 하시려고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 몰리는 지금 편집일로 바빠서 힘들어요!
“그거라면 이미 정해 뒀어.”
요정 찻집.
방법은 알 수 없으나 대통령의 녹취록 등.
수많은 정보를 다루는 곳이라면 뱀들의 거처를 확인하는 것도 쉬운 일일 터다.
어차피 돈 나올 구멍도 많겠다.
목숨을 위해서라면 투자를 아낄 필요가 있을까?
“티타니아로 부탁할게.”
– ……!
요정 여왕 티타니아.
그녀라면 차원 저 너머의 비밀이라도 어떻게든 알아내 주지 않을까?
* * *
천조국인 미국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인 중국.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며, 그런 만큼 각성자의 숫자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적 차이를 자랑한다.
비율상 대부분이 F등급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수많은 헌터와 그만큼 줄지 않는 짐꾼의 존재까지.
그렇기에 중국이 주변국에게 깡패처럼 행동하더라도 대부분은 그냥 군말 없이 넘어갔다.
중국이 아무리 뭣 같이 굴어도 수많은 노동력과 그에 따른 자본력이 상상 이상으로 따라왔으니 당연할 터.
결국에는 개인들은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허나, 이제는 그것이 ‘개인’이 아니게 되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저는 기억을 잃었습니다. 제 이름도, 제가 누구인지도, 제 부모님도 모르게 되었죠. 그래도 이것 하나만큼은 기억합니다. 연금 협회 놈들에게 끔찍한 고문과 실험을 당했던 것을요. 그리고 중국 정부는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저를. 그리고 같이 실험당하던 이들을 보호해 주지 않고 오히려 거들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리샤오링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연금 협회가 저지른 인체 실험.
물론 그들 모두가 한통속이었던 것도 아니고, 이미 최고 자리에 앉아 있던 리치가 죽었다지만 아직 피해자들은 버젓이 존재한다.
거기에다가 중국 정부와 연금 협회 간에 커넥션이 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다 알고 있는 사실일 터.
심지어 리샤오링은 아직 살아 있지 않던가?
– 중국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 줘야 마땅하지, 암.
– 기억도 잃어, 부모님의 존재도 잃어. 와아,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네.
– 근데 중국이 보상을 해 줄까? 배 째라고 나올 것 같은데.
– 안 해 주면 지들이 어쩔 거야? 존나 욕 처먹는 거지.
– 욕먹는 게 일상인 놈들이니 뭐.
– 근데 일은 연금 협회가 저지른 건데 왜 중국 주석을 걸고넘어짐? 그리고 듣자 하니 실험당한 사람들 다 각성했다며? 그럼 좋은 거 아닌가?
– 그 말을 믿냐? 너는 어디 가서 보증 서지 마라.
– 기억 전부 다 잃고 인체 실험당했는데 각성했으니 좋다? 그건 대체 어느 외계인의 논리냐?
– ㄹㅇ ㅋㅋ
뜨겁게 타오르는 넷상의 논쟁.
그저 사람들의 논쟁일 뿐이지만 그 숫자와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서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지금도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빌어먹을! 내가 전부 다 통제하라고 했잖아!”
“그, 그게. 타국의 인터넷까지 손을 뻗기에는 아무래도 힘듭니다. 지금도 사람을 풀어서 바꿔 보려고 해도 여론이 워낙 사나워서…….”
“그냥 해! 하라고! 우리가 한 줄 누가 알 건데? 너 이 일에서 잘리고 싶어?”
“아, 아닙니다. 해 보겠습니다.”
“해 보려고 하지 말고, 하라고!”
“알겠습니다!”
이래저래 상황상 구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리샤오링.
이번 해는 그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가장 큰 전력이라고 할 수 있을 드워프가 사라진데다가 벨모드도 죽어 버렸다.
뭐, 어떻게 보면 벨모드의 존재는 인체 실험을 한다는 탓에 폭탄이기도 했으나, 거기서 얻게 되는 결과물과 자본 등을 생각하면 꽤나 쓸 만한 우군 중 하나였다.
하지만 벨모드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리치로서 적지 않은 세월 동안 불사의 존재로 살아가던 괴물도 결국에는 인간이었다는 것일까?
최근 습격을 받아서 명을 달리하게 된 벨모드.
그리고 지금 해당 영상은 뉴튜브에 버젓이 공개된 상태다.
“개 같은! 이게 모두 다 김진우. 그 애새끼 때문에!”
한낱 농부에 불과한.
그저 아이템화된 농작물을 생산하는 각성자로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무력이 강력한 동료가 있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심지어 인간이 아닌.
의인화한 원숭이라는 생전 처음 보는 종족이라니?
“후우, 애송이인 줄 알았는데 속에는 능구렁이를 수십 마리씩 키우고 있다, 이건가?”
20대 중반의 땅만 파 봤을 농부.
그렇기에 아직 사회 물정을 전혀 모를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사람을 써서 선동까지 했음에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데다가 능수능란한 대처까지.
흠잡을 데가 없는 모습은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군이었다면 참으로 든든했을 이였겠으나 애석하게도 지금은 결코 아군이 될 수 없는 존재기도 했다.
이미 중국과는 단단히 척진 상태.
그렇기에,
“어떻게든 놈을 죽여야 돼.”
리샤오링은 진우를 죽이고자 마음먹었다.
비록 여론은 나락을 갔다지만 일단은 한 나라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닌 국가 주석이다.
중국 내 S등급의 실력 있는 각성자에게 돈을 가득 안겨 주면 까짓거 농부 하나쯤이야 뭐가 문제일까?
“……문제라면 그 원숭이 새끼인데 말이지.”
다만, 농부는 몰라도 놈의 곁에 있는 종족만큼은 무시할 수가 없다.
무력으로 벨모드도 간단히 제압한 개체다.
모르긴 몰라도 웬만한 S등급 각성자는 가볍게 찜 쪄 먹을 터.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아파 오는 그였으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놈은 원숭이 새끼가 아니다. 잔나비라는 종족이지.”
“뭐, 뭐야 너희들은? 경호 인원들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아, 앞의 인간들? 오는 길에 배가 고파서 좀 먹었어.”
“잘 씻지 않는지 맛은 최악이었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은 하더군.”
“…….”
리샤오링의 곁으로 다가오는 3명의 거대한 떡대들.
국가 주석으로서 수많은 이들.
특히나 리치였던 벨모드를 겪어 오면서 리샤오링은 본능적으로 이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인외에 속하는 괴물.
보통이라면 공포를 느껴야 정상이나 리샤오링은 웃어 보였다.
“다, 당신들도 김진우의 편인 겁니까?”
“킥킥킥! 음식과 친구가 될 수는 없지 않겠어?”
“운명은 그를 배제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런 괴물들이 각성도 하지 못한 자신을 대상으로 말을 섞는다는 건 김진우를 적대시한다는 뜻이지 않은가.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킬킬, 놈을 죽이고 싶어 하는 인간이 존재할 줄이야.”
“이번만큼은 모인. 네 말이 맞는 것 같군.”
“둘째 말도 들어 볼 만하다고 내가 계속 말했잖아?”
“큰 형님들의 말이 곧 운명입니다.”
“아 진짜 이놈의 운명무새. 그래도 그 말은 제법 마음에 들었다. 그라프볼루드.”
리샤오링은 무시한 채 자신들끼리 떠들고 있었으나, 정치 경력으로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쌓아 둔 그다.
“제가 무엇을 도와드리면 되죠? 식량? 아니면 자본의 지원을 원하시는 겁니까?”
“킬킬킬! 난 둘 다.”
“앞에서 뭣 모르고 칼을 휘두르던 먹이와는 다르군. 쓸 만한 음식이야.”
“하루에 150개체의 식량을 요구하마. 바칠 수만 있다면 김진우. 그 먹이를 우리가 집어삼켜 주겠다.”
“어이. 웬만하면 다음부터는 빡빡 씻어서 데려와. 목 넘김이 좋아야 좋다고.”
“마, 맡겨만 주십시오!”
벨모드를 잃었으나 고인&모인과 그라프볼루드라는 세 괴물을 얻게 된 리샤오링.
S등급의 경호원도 식량으로 취급하는 그들의 존재에 미소 짓고 있었으나 그와 뱀들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 고용주님! 고용주님! 저번에 요청해 주셨던 니드호그와 뱀들에 대한 정보를 구했어요!
“얼만데?”
– ……1,560억 원이요. 의뢰를 이미 하시고 마무리까지 된 부분이라 지불을 거절하실 경우에는 앞으로 요정 찻집 이용이 힘들 수도 있어요.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우수고객 할인 혜택 같은 건 없는 거야?”
– 티타니아 여왕님께서 직접 나서서 구하신 거라 할인은 안 될 거예요!
“이놈의 자본주의…….”
꽃과 나무.
그 외에도 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흙까지.
모든 것을 활용하여 정보책으로서 활용하는 요정 찻집에게는 그 어떠한 비밀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