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163
163화 찾아가는 서비스
세 마리나 되는 뱀이 중국에 똬리를 틀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
중국의 상황이 좋게는 진행되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했었던 바였다.
자칫 잘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는 데다가 그에 대해서 제대로 된 반박도 할 수 없는 것이 중국 특유의 환경.
대체적으로 뉴튜브와 같이 대부분의 세계에서 합법으로 운영되는 매체도 중국에서는 불법으로 적용될 정도로 폐쇄적이지 않던가?
특히나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는 진리.
이미 앞서 연금 협회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써먹던 정부답게 세 마리 뱀들에게 현 국가 주석인 리샤오링은 자국민들을 먹이로써 삼시세끼 꾸준히 제공 중이다.
“쯧. 이럴 줄 알았으면 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잡을 수 있게 좀 더 힘을 거들어 줄 걸 그랬나?”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고서야 쿠데타를 일으키는 쪽도 결국에는 거기서 거기일 뿐이라는 생각에 제대로 마무리까지 돕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때 당시 목적은 자신을 자극했던 연금 협회. 그리고 추가로 달달하게 챙겨 가는 게이트들이었으니 말이다.
뭐, 막말로 같은 아시아계 사람이라고 해도 생면부지의 한국인에게도 도움을 안 주는 판국에 중국까지 진우가 책임질 도리는 없지 않은가?
진우는 농부이자 드루이드지.
인류의 구원자라던가, 자선 사업가와는 거리가 먼 편에 속했으니까.
허나 이제는 얘기가 다르다.
– 서두르는 편이 좋을 거다. 뱀들은 기본적으로 인육을 즐기는 것이 아닌. 영혼을 먹고 강해진다. 죽은 자들로 가득한 나스트론드에서는 그 힘을 활용하지 못했지만, 산 자들이 가득한 곳에서는 제대로 만찬을 벌일 수 있겠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강해지고 있는 세 마리의 뱀.
하긴, 가뜩이나 인구수 1위의 중국에서 똬리를 틀고 있었으니 먹어 치우는 양이 어마어마하긴 할 것이다.
– 아, 그리고 이것도 정보값으로 받아 갈 거야.
“……그것도 돈 받아 가시는 겁니까?”
– 당연히 달아 가야지.
누가 자본주의에 찌든 요정.
그중에서도 최고봉인 여왕님 아니랄까 봐.
아주 두 눈에 $ 모양이 새겨져 있는 상태다.
– 음, 물론 비교를 하자면 진우. 인간인 네 쪽의 성장이 더욱 크긴 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
돈미새 상태에서도 연신 움직이는 티타니아의 입.
그녀의 말대로 시간은 진우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상태이긴 하다.
아마 거기에는 정령왕과의 계약과 러시아를 정화하는 과정 중에 얻은 부산물들.
특히나 두 드워프가 산전수전 끝에 제작해 준 유석의 별까지 있다.
그리고 신들의 티끌 상점에서 구매 후 섭취한 정령화 특성의 영단의 영향도 적지 않을 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화 원정을 자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농삿일은 기본적으로 팜오리와 꿀벌 등이 있기에 거의 자동화나 마찬가지기에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아무래도 조금 손을 봐 두긴 해야겠죠.”
– 역시 너도 동족이 죽는 건 싫은 거로군?
“아뇨, 전리품 챙기려고 그러는건데요.”
– …….
인류애? 그게 뭐지, 먹는 건가? 애초에 이러한 감정으로 움직였다면 지금의 진우는 농사를 지을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현재 지구에 넘어와 있는 뱀은 총 여섯 마리.
그중에 세 마리를 한 번에 처리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 않겠나.
스바프니르를 죽이고 얻었던 것들을 생각하면 하나하나가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이라는 것은 확실할 터.
–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탐욕이 엄청나군. 흠, 하기사 그러니까 이 정도로 강해질 수 있는 거겠지.
“요정 여왕님의 칭찬이라니. 이거 귀한걸요?”
타고난 돈미새의 칭찬.
원래 뛰는 놈 위에는 언제나 나는 놈이 있기 마련인 법이다.
* * *
헌터들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중요한 법칙이 존재한다.
그중 첫 번째는 오만해져서는 안된다는 것.
아무리 강력한 헌터라고해도 결국에는 사람.
산소가 존재하지 않거나 먹을 것이 없는 공간 등.
게이트마다의 환경은 천차만별이기에 만약을 위한 보험을 들어두는 일은 숱하게 벌어진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 ‘보험’이라고 하면 누누이 중요성을 언급해 오던 인맥.
게다가 진우에게는 그럴듯한 인맥들이 한국에도 적지 않게 포진 중인 상태다.
“중국에 정말로 그런 괴물이 숨어 있다고요?”
“그런 이유가 있었다면 납득이 되는구나.”
“아버지도 알고 있었어요?”
“나도 자세히는 모른다. 그저 중국에서 알고 지내는 지인이 최근들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만 알려 줬을 뿐이지.”
일단 그 첫 번째는 당연하게도 전성그룹이다.
진우의 뒷배경 중 가장 정상적이고 뒤탈도 없는 최적의 대기업.
전성에 존재하는 헌터 출신의 직원들도 그렇지만, 역시 가장 믿음직스러운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정수아였다.
“시큐엘은 이제 거의 상시 유지가 가능하신 건가요?”
“네. 아무래도 특성이 있다 보니까요. 자주 붙어 다니는 편이 친화력 부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하고.”
“그건 그렇죠.”
정수아의 곁을 지키고 있는 3개체의 시큐엘의 모습은 웅장하기 그지없다.
땅의 정령만큼은 아니더라도 4대 속성 중에서는 그 다음가는 방어에 치중된 속성인 만큼 어지간해서는 뚫기 힘든 물의 벽이나 마찬가지다.
이대로 헌터 협회를 방문하면 굳이 시험이나 힘을 잴 필요도 없이 S등급은 따 놓은 당상이요, 잘 만하면 SS등급까지 노릴 수 있을 터.
하지만 듣자 하니 아직 헌터 협회로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카페 운영 쪽에 집중하고 싶어서요. 기자들이 들러붙는 건 사절이라.”
“괜찮습니다. 그 부분은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S등급 헌터의 자격증이 주는 혜택 정도야 전성 그룹의 오너쯤 되면 그렇게까지 파격적인 보상도 아니다.
오히려 이걸 빌미로 달라붙는 기자들이 더욱 귀찮다는 것은 경험자인 진우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바.
아니, 어떻게 보면 정수아 쪽에게 들러붙는 기자는 더욱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개인인 진우야 그냥 시선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쳐낼 수 있다지만, 대기업의 미래 오너라면 쉽게 물리긴 힘들 거다.
‘이래저래 피곤하겠구만.’
금수저라고 해서 세상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니까.
물론 흙수저보다야 낫기야 하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국으로의 방문은 정수아에게 있어서 기회가 될 것이다.
기레기의 방해 하나 없는 데뷔.
거기에다가 그 영상을 찍어 올릴 진우의 채널 떡상까지.
이런 걸 보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자네 말대로라면 중국은 지금 너무 위험하지 않겠나?”
“아빠. 저도 다 컸어요.”
“그건 그래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금쪽같은 외동딸을 걱정하는 것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인 법.
하지만 그 부분은 이미 해결한 지 오래다.
“아, 그거라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까지 진우가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만들어 온 인맥.
정상적으로 인연을 만든 것은 ‘전성’ 하나뿐이지만 그 밖에도 진우가 한국에 만들어 둔 인맥은 적지 않다.
“실례합니다.”
“대장. 우리 짬에 이런 곳에 고개 숙이고 올 이유가 없다니까!”
“너. 툴툴댈거면 돌아가 있어.”
“그렇지만 대장…… 이거 내 차잖아?”
“아씨. 렌탈 좀 할게. 빨리 안가냐? 택시비도 낭낭하게 챙겨 줄 테니까 곱게 말할 때 가라.”
진우에게 대들기는 했어도 천성은 착한 편에 속하는 혈석 길드장 이창혁.
대지모신의 선지자로서 축복을 부여받은 영향인지, 아니면 이장님네 들리면서 진우의 농장 인근에 자주 접근한 탓인지는 몰라도 그 또한 어느덧 땅의 중급 정령인 노아단과 계약을 치루었다.
S등급 헌터에 걸맞는 실력과 노아단의 고기 방패 성능까지.
여간해선 쉽게 쓰러지지 않는 광전사는 꽤나 써먹을 만한 인재일 터.
덧붙여,
“실례합니다.”
“그 쪽은 처음 보는데? 누구신지?”
“아, 최근 농장 일을 도와주는 분이신데 실력은 S등급 헌터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거라고 제가 보장 할 수 있습니다.”
“진우 자네가 그리 말한다면야 믿을 수는 있지.”
팜오리 사랑꾼이 되어 버린 김장혁까지.
그래도 과거 정수아의 암살 의뢰를 했던 장본인이라는 것은 제 스스로 알고 있는 탓인지 양심상 얼굴을 들지는 못하고 있다.
뭐,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빼기에는 김장혁도 상당히 기존보다 강해진 케이스다.
진우의 농장에서 농삿일을 거들면서 바람의 정령들과의 유대도 꽤나 쌓게 되었으니 실질적인 전력은 S등급 헌터보다 한 수 위로 잡아도 될 정도.
그 밖에도 헌터 협회장인 신승혁의 인맥까지 활용하면 더욱 많은 실력자들을 대동 할 수 있겠지만 진우는 딱 이 정도 선에서 그치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정도가 딱 적당하지.’
일단 타국에서의 활동인 만큼 소수정예로 활동해야 발각될 확률도 줄어들지 않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숫자가 움직이면 그만큼 전리품을 나눠야 하기 마련인 법.
그런 의미에서 진우에게 빚이 있는 이창혁과 김장혁에게는 물론이요,
알게 모르게 동행할 엔코나 허수진 등에게는 전리품을 모두 다 나눠 줄 필요도 없겠다.
한마디로 진우만을 위한 정예 레이드 파티라고 할 수 있겠다.
* * *
“니드호그님과의 연락은 아직인가?”
“예. 계속 신호를 보내보고는 있지만 답변이 없으십니다.”
“이상하군. 아무리 차원의 격 차이가 난다고해도 이 정도로 대화가 안되지는 않을텐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건가?”
그라프볼루드의 말에 고인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짓는다.
일곱 마리의 뱀 중에서도 첫 번째로 태어나 니드호그를 받들게 된 몸.
그렇기에 충성심도 가장 컸으나 반면 고인과 한 몸으로 태어났으면서 분리도 가능한 모인은 정 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고인 형님. 여긴 나스트론드가 아니라고. 너무 안달 내는 거 아니야? 솔직한 말로 니드호그 님을 누가 죽일 수 있겠어? 명색이 초월자신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을 잊지 마라. 우린 도둑놈을 징벌하고 막내의 원한을 갚는다.”
“에휴. 우리 이제 솔직해지자고. 형님도 다시 그 시체들의 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니야?”
“모인…….”
“그리고 애초에 막내한테 연락을 시킬 필요없이 고인 형님이 직접 연락을 안 넣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거든? 이곳에서 무한하게 힘을 키울 수만 있다면 우리들도 초월자가 될 수 있다는거. 형님이랑 한 몸이나 마찬가지인데 내가 그걸 모를까?”
“…….”
과거 스바프니르가 꿍꿍이를 부렸던 것처럼 일곱 마리의 뱀들은 태생부터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쉽게 성립되지 않는다.
필멸자의 운명을 타고났으나 초월자의 격을 지닐 수 있는 힘을 타고난 존재들.
애초에 그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타고난 특성도 거기에 힘을 실어 준다.
[특성]* 영혼 포식자 : 영혼을 포식할 때마다 격이 상승합니다.
오로지 산 자를 집어삼켜야만 강해질 수 있는 특성을 얻게 된.
죽은 자들의 세계 속의 뱀들이라는 아이러니.
허나 이제 그러한 부분도 완전히 해소되었다.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만 있으면 알아서 식량을 가져다 바치는 미물들.
물론 초월자의 ‘격’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영혼을 섭취해야 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먹은 양의 수천 배.
똬리를 튼 이곳에 있는 모든 인간을 잡아먹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도 잡아먹어야 가능할 수치.
그러나 그것은 이들에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필멸자라고는 해도 허물만 벗으면 다시 젊음을 얻는다.
거의 무한에 가까운 수명을 지닌 뱀들의 운명.
“그래서 고인 형님. 어떻게 할 거야? 미워도 형님이라고. 불만은 있어도 아직까지는 형님 의견은 따를 생각이니까.”
당연하게도 첫 번째 뱀인 고인에게도 적지 않은 세월 속에서 욕심은 피어올랐으니,
“……좋다. 질이 나쁘다 해도 영혼이 넘쳐 나는 세상이니. 섭취량을 기존의 2배. 아니, 5배 정도로 늘리도록.”
“크크크, 역시 형님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예상했어.”
“단, 그렇다고는 해도 막내의 원한은 잊지 않도록 해라.”
“스바프니르에 대한 애도라면 나도 하긴 했거든?”
“그렇다면 되었다.”
진우를 노리는 것에서 자신들의 힘을 키우는 쪽으로 우회하게 된 목표.
그렇지만 그들의 목표는 애시당초 성립될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다음 식량은 왜 안 들어오는 거지?”
“하여튼 인간 놈들. 잔머리는…… 이참에 윗대가리를 바꾸던가 해야 하나?”
원래대로라면 척척 준비되어있어야할 식량 창고.
허나 텅텅 빈 그곳에서 뱀들을 반기는 것은 육중한 충격을 주는 펀치였으니,
“네 놈…….”
“초면이지만 반갑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들아.”
찾아오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탑재한 농부.
그것이 바로 진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