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165
165화 편집자의 피와 땀
“잠시 준비하는 동안 광고가 있겠습니다.”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송출되는 광고만큼 짜증 나는 것이 또 있을까?
당연하게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차피 현재 최고 갑은 진우다.
“뱀들이 나타나면 생방송으로 돌려 줘.”
– 맡겨 주세요! 고용주님.
“그래.”
지금은 이제 곧 나타날 거물 삼인방에 대한 레이드를 학습해야 할 때.
오기 전에도 상대해야 할 놈들에 대한 정보를 받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최소한이었을 뿐.
여기까지 온 이상 확실하게 복습해서 나쁠 것 없다.
‘방심은 금물이야.’
가장 최약체인 스바프니르를 간단히 사냥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환경이 진우에게 유리하게 배치되었던 덕이 컸다.
억지로 비집고 온 덕분에 가뜩이나 최약체이면서 더 약화되기까지 했으니 오죽할까?
반면에 이번에 상대해야 할 세 마리의 뱀은 경우가 다르다.
힘도 약화되지 않았을뿐더러 이곳에 온 이후 몇 번의 식사를 했는지는 몰라도 적지 않은 수의 인간을 집어삼켰다.
특히나 일곱 마리의 뱀 중에서 다섯째인 그라프볼루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고인&모인은 각각 첫째와 둘째.
심지어 분열 상태가 아닌.
하나의 몸이 되었을 때 강한 정도는 필멸자 중 상대가 없다고 해도 될 수준이었다.
단, 그렇다고 해서 진우에게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 굳이 돌아갈 필요 없이 라타토스크를 부르면 해결될 일이야. 이미 한 번 해냈으니 두 번째는 어렵지 않을 거 아니야?
이곳으로 오기 전 티타니아로부터 들은 조언.
그녀의 말로는 라타토스크의 이명 중 ‘뱀 사냥꾼’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 않던가?
뭐, 확실히 연금 협회의 리치를 한 입으로 끝을 냈던 라타토스크.
무엇보다도 ‘초월자’의 격을 갖춘 라타토스크라면 뱀들이 아무리 강한들 한 끼 식사 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으로만 남겨 둘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부 먹어 치우면 전리품도 없어지는 거니까.’
라타토스크의 어마 무시한 식욕은 음식을 제공해 준 진우 또한 잘 알고 있다.
아마 예상하건대 불러낸다면 가죽과 고기, 독니 등.
모조리 비축 식량으로 먹어 치울 게 불 보듯 뻔한 일.
게다가 너무 다른 쪽의 힘에 매달리는 것도 좋지 않다.
우호적이라고는 해도 라타토스크 역시 엄연히 초월자의 격을 갖춘 존재.
무엇을 요구할지 모르는데 이래저래 빚을 만드는 건 좋지 않다는 말씀!
[선지자여. 그러면 나는…….]“여신님은 예외죠.”
그런 의미에서 질투심이 강한 여신님은 상당히 좋은 전력인 셈.
아무튼 스스로 세 마리의 뱀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진우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둔 패를 아낌없이 꺼낼 예정이다.
“이번 적은 강합니다. 단언하건대 지금까지 살면서 마주했던 모든 적보다도요.”
“흠. 그쪽보다도 강한가?”
“확실히 붙어 본 적은 없어서 장담은 할 수 없지만, 1마리 정도는 이길 수 있습니다. 2마리 이상부터는 힘들겠지만요.”
“그렇다면 엄청나게 강하겠군.”
“쓰읍. 무시할 수가 없겠어.”
“…….”
이 사람들.
지금까지 마주한 가장 강력한 적이 나라는 소리인 건가?
어쨌든 간에 이해가 되었다면 그다음은 쉽다.
“일단은 제가 1마리를 맡고 있는 동안 나머지 놈들을 상대로 버텨 주세요. 꼭 죽이실 필요도 없습니다.”
극한의 존버.
언제나 존버는 승리하기 마련인 법.
진우가 하나씩 처리하는 동안 진우가 데려온 인원들은 말 그대로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거다.
“그거라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흠. 난 아무래도 직업상 버티는 것보다는 공격 쪽에 특화되어 있는데…….”
“우끼! 맞다! 그냥 다 뚝배기 부숴 버리면 안 되는 거냐?”
긍정적으로 수긍하는 정수아와는 달리 그저 버티라는 말에 다소 불만을 내비치는 이창혁과 엔코.
하긴, 둘 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직업과 지랄맞은 성격을 지닌 종족인 잔나비이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창혁. 이번 개체는 단순한 몬스터가 아니다. 레이드.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위협이 있는 적이야. 여기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진우의 말을 따르는 게 맞다. 너도 레이드 경험이라면 어디 가서 꿀리진 않잖아?”
“쳇. 나도 알고는 있다고.”
“진우 님의 말씀을 제대로 들어라.”
“우, 우끼. 알았다고.”
물론 그것도 이럴까 봐 준비해 둔 인물들로 해결 완료!
덧붙여 자신이 필요로 해서 데려온 만큼 죽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혹시라도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아끼지 말고 사용하세요.”
“이건……?”
“품종개량을 거친 작물입니다. 대미지는 거의 없지만 확실하게 시간을 끌 수는 있죠.”
흔히들 농부라고 하면 대부분은 먹는 것부터 생각하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이겠지만 진우가 누구던가?
수확하는 족족 ‘아이템화’가 적용되는 사기적인 힘을 지닌 드루이드.
추가로 농장에 위치해 있는 세계수 위그와 왼손에 깃든 세계수의 유물까지.
여러 가지 이점을 덩달아 얻은 진우였기에 수확하는 것만으로도 알아서 개량이 발생했고,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비단 화염 폭발단(유니크)]* 분류 : 소모품
* 사용 조건 : 없음
※ 폭탄 받아라! 우리만 빼고! : 충격을 받을 경우 폭발하여 큰 피해와 지속적으로 입힙니다. 사용자와 주변 아군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 손상 없이 빻아진 폭발 화염초의 열매를 리본 누에의 부드러운 비단으로 빠짐없이 감쌌습니다. 큰 충격을 줄 경우 폭발하여 강력한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리본 비단 특유의 생명력으로 인해 사용자에게는 온화한 불꽃을 피어 냅니다.
화염 폭발초의 타오르는 속성이 더욱 진화한 화염초의 열매를 빻아서 가공한 단.
아, 참고로 이걸 단으로 빚은 건 진우가 아닌 엘프인 알레시아였다.
태생부터 정령과의 친화력은 물론이요, 기본적으로 약초학에 정통한 덕분에 연금술 쪽으로도 재능이 있어 이루어진 일.
역시 고급 인재는 이 맛에 쓰는 것 아니겠나?
이러니 전세계에서 드워프랑 엘프들이 게이트에서 출현만 했다 하면 영입하려고 별의별 쇼를 다 하는 거겠지.
뭐, 그래 봤자 결국에는 진우의 수중으로 넘어오겠지만.
“세상에. 공격형 농작물이라니. 살다 살다 이런 것도 보게 되는군.”
“작물이라는 것만 몰랐으면 연금술로 제작한 물약인 줄 알았어.”
진우가 꺼내 든 작물에 혀를 내두르는 이창혁과 김장혁.
허나 혁 패밀리들과는 달리 정수아는 받아 든 폭발단을 지그시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표정이다.
“이거, 잘 팔리겠는데요? 생산량이랑 납품이 혹시 가능할까요?”
“아하하…….”
이 와중에도 손익을 따지며 투자할 생각을 하는 것을 보아하니 역시 대기업의 부회장이다.
“안 그래도 지금 농장에서 수확해 둔 작물들은 가공 중에 있을 겁니다.”
“오! 그거참 잘됐네요!”
“저어, 그 전에 살아 돌아갈 걱정부터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에이, 진우 씨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에요. 그리고 예전이라면 모를까. 저도 제가 지니고 있는 마력량이 놀랄 정도라고요.”
“그거야 그렇죠.”
하기사 하급이나 중급도 아니고.
무려 물의 상급 정령인 시큐엘을 3개체나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정수아다.
제대로 숙련되고 요령을 알게 된다면 미국의 키안 자이스 정도는 가볍게 가지고 놀 정도의 실력자가 되겠지.
추가로 아직 20대의 나이.
예컨대, 성장 가능성만 놓고 보면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거다.
“모두 다 진우 씨와 대지의 여신님 덕분이죠.”
“하하.”
[대지모신의 사제가 당신을 따릅니다. 더욱 더 많은 대지모신의 신앙을 알리세요.]* 대지모신은 성별과 종족을 따지지 않고 악인이 아니라면 모든 만인을 굽어살피는 대지의 여신입니다. 땅에 풍요를 가져다주는 대지모신의 교리를 좀 더 널리 퍼트려 100명의 신자들을 이끌어 주세요.
* 신앙 알리기 6 / 100
※ 특이 사항 : 강력한 사제의 숫자는 곧 선지자와 대지모신의 힘이 될 것입니다. (엘프 알레시아-마력+1, 김장혁-민첩+2, 블라트 나자르프-체력+2, 이창혁…… 정수아-마력+4)
그리고 그런 정수아가 현재는 대지모신의 사제로서 임명된 상태다.
3개체의 시큐엘과 계약한 인재를 놓치면 선지자로서 자격 미달 아니겠는가?
실제로 무려 마력 능력치가 4나 추가로 증가했다.
헌터 라이센스만 발급받지 않았을 뿐이지 실질적인 힘으로는 이미 S등급을 아득히 넘어섰다는 뜻.
그러나 하하 호호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내는 것도 여기까지다.
[선지자여. 놈들이 접근해 오고 있다.]“오고 있다고 하니 모두 말씀드린 대로 준비해 주세요.”
여신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가오는 거대한 인기척.
어둠의 정령왕 탈레이만의 힘으로 소리와 시야가 차단된 상태였기에 세 마리의 뱀들은 어리숙한 표정으로 안쪽으로 들어섰고 진우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으니,
팟- 파파팟-!
쿠르르릉-! 퍼어억!
“쿠에에엑!”
“네, 네놈!”
자고로 승부의 시작은 선빵필승!
진우의 번개가 실린 주먹질에 정신이 번쩍 드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
– 인간이 괴물로 변했어!
– 잠깐만. 저것들 아까 틀어준 영상 속 그 괴물들 아니야?
– 그러면 중국 국가 주석도 진짜라는 소리잖아.
– 미친?
거기에 더불어 방송의 분위기도 최고점을 찍으며 이루어진 순항.
단언컨대 러시아 원정 때는 물론이요,
현 뉴튜브에 존재하는 레이드 역사상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핵감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 *
– 김진우? 그게 누군데?
– 뭔 듣보잡임?
– 사람 이름이 왜 그래? 마크 제임스같이 멋진 이름이 있는데.
– 북한은 아는데.
과거.
한국에서나 이름을 알리던 때였더라면 볼 수 있을 반응.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진우의 농작물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전 세계에 비하면 작디작은 한반도 땅.
그마저도 북한의 존재로 가뜩이나 좁아 터진 한국에서 아무리 잘나가 봤자 해외에선 표현 그대로 ’듣보잡’ 그 자체였다.
허나 낭중지추라는 말처럼.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진우였기에 결국 세간에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가장 최근에 진우가 했던 일이 무엇이던가.
다름 아닌 러시아 원정.
정화를 명목으로 폭주한 게이트들을 전부 원상태로 되돌림으로서 영웅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던가?
– 김진우? 당장 달려간다.
– 영웅님의 활약을 놓칠 수야 없지!
– 중국이랑 관련된 일이라던데. 이번에 언론들도 엄청 붙을듯?
당연하게도 진우의 방송으로 몰려드는 엄청난 숫자의 인파들.
소문이 소문을 낳고 소식을 모르던 사람들도 빠르게 진우의 방송으로 찾아간다.
결국 진우가 이전에 했던 행동과 그간 차곡차곡 올려 둔 구독자들로 인해 스노우볼처럼 영향력이 불어났다.
그 결과,
[시청자 수 113,72…….]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시청자들의 숫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들이 모여든 결과물일 터.
– 와, 시청자 숫자 실화냐? 100명일 때부터 구독했는데 벌써 이 정도로 성장하다니.
– 성장이야 예상했잖아. 그런데 렉이 이렇게 없을 수가 있나?
– 아무렴 어때. 렉 없으면 우리야 좋지.
– 역시 김진우야. 채널도 깔끔하구만!
특이한 것은 보통 뉴튜브 채널의 경우 이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리게 되면 흔히 버퍼링.
렉과 함께 끊김 현상이 발생해야 정상일 테지만 고화질로 문제없이 송출되는 영상.
새삼스럽지만 거기에는 다 비밀이 있었으니,
– 아구구, 죽겠다. 우리 고용주님. 너무 잘나가시는 것도 문제라니까.
– 어머, 너도 다 그런 거 예상하고 고용되었던 거 아니니? 몰리야. 우리 요정 찻집의 원칙은 알지?
– 알죠. 비용을 치르면 그에 합당한 일을 반드시 돌려준다. 끄응. 그나저나 여왕님. 조금만 도와주시면 안 돼요?
– 나는 고용 관계가 아니라서. 미안하구나, 아이야. 그리고 나도 시청해야 해서 말이다.
– 너, 너무해!
남모르게 요정의 힘으로 채널을 지탱하고 있는 몰리.
본디 모든 콘텐츠는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지기 마련인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