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191
192화 분조장이 왜 여기서 나와?
둘의 눈앞에 떠오른 알림음.
이미 앞서 한 번 겪어 본 덕분이랄까?
과거 스콜과 하티의 구슬을 통해 학습을 해 둔 진우는 작금의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곧장 이해되었다.
“크흐! 우리 딸내미!”
잘 키운 딸내미 하나 그 무엇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더니.
이번에 한 건 크게 해내는 유진이였다.
태초의 아이로서 아주 큰 건을 올려냈다!
그것도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닌, 자그마치 450신용도의 가치를 지닌 아이템을 한입에 꿀꺽했다.
역시 강탈의 공주님 클래스 어디 안 가신다니까?
그것뿐만이 아니다.
※ 성공 시 : 500신용도 획득, 로키의 생각 변화
로키가 진우에게 제안했던 퀘스트의 성공 보상.
예컨대, 손에 넣긴 했으니 450에 500까지 플러스 되어서 족히 950에 달하는 신용도를 얻는 격이라 할 수 있을 터.
당연한 말이지만 이쯤 되면 제아무리 주신 격을 지닌 초월자라고 해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진우가 로키의 입장이었더라도 일단 거절의 의사를 표하고도 남을 일.
아니나 다를까?
【로키 : 이, 이건 무효야. 무효라고!】
“무효가 어디 있습니까. 설마 명색이 신이라는 분께서 한 입으로 두말하시려는 건 아니시겠죠?”
【로키 : 으으, 이건 약탈이잖아! 그냥 공짜로 훔쳐 가는 게 어디 있어!】
“상점 주인도 가만히 있는데 나 원 참. 왜 그러시는지. 쩝.”
【로키 : 개소리 집어 쳐!】
당장에 입에 거품이라도 물 기세로 무효를 울부짖는 로키.
본디 장난이란 어디까지나 자기가 남한테 칠 때나 재밌는 것이지 역으로 골탕을 먹으면 이만큼 기분이 X 같은 게 또 없다.
그것은 ‘장난’의 신인 로키에게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 것.
물론 로키의 말대로 장난보다는 약탈과 사기 쪽에 가까웠지만 어쩌란 말인가?
그렇기에 그는 악을 썼으나 유진이가 기껏 마련해 준 기회를 걷어찰 정도로 진우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은 항상 옳다.’
……라는 가르침을 진우에게 남긴 황금 고블린이자 드루이드 선배님이신 체르의 말씀.
황금 상단의 거상에게 스펀지처럼 빨아들인 지식은 논리에서 쉽게 밀릴 자신이 있었다.
“로키 님이 제안하신 거래에는 펜리르의 구슬을 손에 ‘넣으라’고 했지, 어디에도 직접적으로 ‘구매’하라고 표시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로키 : 그, 그거야 당연히 상점에서의 습득 방식은 구매뿐이지 않나?】
쯧쯧.
이거 이거 장난의 신도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사기꾼에게 당할 관상이구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알 수 있는 법이다.
괜히 ‘아’ 다르고 ‘어’ 다르단 말이 있겠느냔 말이다.
“보통은 그렇지만……보시다시피 어디에나 예외란 존재하는 법 아니겠어요?”
【로키 : ……전부는 아니더라도 절반. 250신용도로 넘어가는 건 어떻겠나?】
“그러니까 조금 감안해서 싸게 좀 해 달라는 건가요?”
【로키 : 그렇지!】
그래도 장난의 신 다운 임기응변은 갖추었다는 걸까?
사기에 흥정으로 맞받아치는 안타까운 모습.
하지만 그렇다 한들 무시할 수 있을 만한 존재는 확실히 아니었다.
[장난의 신 로키가 당신에게 새로운 거래를 요청합니다.]* 예상치도 못했던 약탈에 로키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250신용도로 합의를 보고자 요청해 옵니다.
* 해당 퀘스트는 강제적인 영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성공 시 : 250신용도 획득, 로키의 긍정적인 생각, 이전의 거래 자동 취소
※ 거절 시 : 로키의 부정적인 생각
※ 특이 사항 : 우리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주신격 초월자의 영향력이 강하긴 한가 보다.
곧장 말 한마디로 퀘스트 보완책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 그 힘을 여실히 느낄 정도.
그런데 오랜 삶을 살아온 것 치고 한국의 명언을 모르는 모양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명언.
이 말을 달리하자면 혀 잘못 놀렸다가는 되려 천 냥 빛을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제가 왜요?”
진우는 깔끔하게 거절했다.
미쳤다고 ‘긍정적인 생각’에 250신용도를 태우겠냐?
자고로 돈이 되었든 신용도가 되었든 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확 땡겨야 제대로 된 상인이라 할 수 있을 터.
【로키 : 이, 이 건방진……감히 기회를 줬거늘 주제도 모르는 미물 따위가!】
뭐, 말 한마디로 퀘스트를 선사해 주는 영향력을 지닌 주신 격의 초월자에게 밉보이면 곤란한 일이 생기기야 하겠지만 진우가 누구던가?
【대지모신 : 야, 너 뭐 하니?】
【로키 : 넌 빠져 있어라, 지모신.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하등 생물은 교육이 필요하다.】
【대지모신 : 어머, 지랄하고 자빠졌네. 나의 아이는 그저 네가 말한 내용을 철저히 지켰을 뿐인걸? 스스로 내뱉은 말도 못 지키면서 하등 생물 운운할 자격이 있나 몰라?】
【로키 : …….】
대지모신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지켜 주고 있는 선지자이지 않던가?
주신 격 초월자든 뭐든 간에 압박해 온들 똑같이 반격하면 그만일 뿐이란 말씀!
게다가 이미 헬라랑 대놓고 척을 진 입장이다.
애시당초에 초월자가 무서웠으면 당당히 나서지도 않았다.
누누이 말하지만 한 번이 힘든 것이지, 그것이 두 번, 세 번이 되면 그때부터는 더욱 쉬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인 법.
어찌 되었든 그가 ‘구매’라고 못 박아 놓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실.
이 이상 억지를 부렸다가는 초월자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만 남았을 터.
결국 결과는 정해진 대로 진행될 뿐이다.
【로키 : 후우, 좋아. 받아라 건방진 것. 이 행동이 다음에 어떠한 결과로 이루어질지 기대나 하라고. 다 너로 인한 일일 테니.】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귀담아듣겠습니다.”
들리지는 않지만 어째 뿌득 뿌득 이를 갈아붙이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할 듯한 로키.
그러거나 말거나 진우의 입가는 찢어지라 벌어진다.
[클리어 보상으로 신용도가 500 상승합니다.] [장난의 신 로키의 적대감이 대폭 상승합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장난의 신을 신나게 털어 먹다’] [신용도가 80 상승합니다.]업적과 퀘스트의 보상까지 도합 580에 달하는 신용도의 증가.
여기에 덧붙여 원래 페이백이 아닌 물품으로 받은 것까지 감안하면 자그마치 1080의 가치를 넝쿨째 얻게 된 셈.
거기에다가 진우가 이번 기회에 얻게 된 것은 신용도의 폭탄만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로키, 이 녀석은 대체 얼마나 미움을 샀길래 관심을 가지는 초월자들이 이렇게 많아?”
로키를 골려 먹었다는 소문 하나로 다른 건 몰라도 유명세와 관심은 확실하게 받게 된 진우였다.
* * *
“로키 덕분에 북유럽 신들은 총출동한 느낌인데요.”
[장난의 신이니까 당연한 일이다. 생각을 해 보거라. 녀석에게 당한 이들이 얼마나 될지. 했던 짓이 있는 만큼 돌려받는 것이야.]“그야 그렇긴 하겠지만. 흐음, 그나저나 니드호그 때처럼 넘어오거나 하지는 않겠죠?”
[신의 차원에서 쉽게 넘어올 수는 없을 터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굳이 나서서 수천 년, 혹은 수만 년이 될 수도 있는 힘을 날려 먹을 정도로 무지한 자들은 많지 않으니.]하긴, 인간 사회만 봐도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이 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힘’이다.
적대 관계에 있는 이가 만약 힘이 약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면? 과연 그 기회를 놓칠 초월자가 세상에 있을까?
그렇게 무한한 견제의 파도 속에서 진우는 이득을 챙기면 그만이라는 거다.
“그러고 보니 신들은 북유럽 쪽만 있는 건가?”
새삼스럽지만 국가와 인종, 나라 간의 문화와 종교에 따라서 신의 숫자는 셀 수 없이 많다.
북유럽의 신은 어디까지나 일부일 뿐.
그리스 로마의 신부터 켈트, 수메르나 기독교 등.
따지고 들면 주신 격의 초월자들의 숫자는 천정부지로 늘어난다.
물론 차원이 여러 개인 만큼 지구에만 존재하는 신이 없는 종교도 있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이 부분의 궁금증은 굳이 품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다른 차원에도 같은 종교가 그대로 존재한다. 당연하게도 신도 존재하지. 다만, 같은 신화 내의 신들끼리만 간섭할 뿐. 보통은 먼저 선을 넘지 않는 한 신경도 쓰지 않는다.]“……그렇군요.”
즉각적으로 궁금한 것을 해소시켜 주는 대지모신의 존재.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물어볼 걸 그랬나?
물론 지금 알았든, 좀 더 일찍 알았든 차이점은 크게 없다.
한 가지 알게 된 것이라면 저러한 영향 덕분에 진우가 신경 써야 되는 건 북유럽 쪽의 신들이라는 것 정도랄까?
“일단 대놓고 미움을 사게 된 신이 둘이라. 조금 까다롭겠지만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다르긴 하죠.”
헬라와 로키.
둘과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다지만 마찬가지로 그 두 신과 사이가 썩 좋지 않았던 다른 북유럽의 신들은 진우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그야말로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합쳐져서 진우로서는 잃은 것이 없다는 뜻.
[선지자여, 걱정하지 마라. 내가 있지 않느냐?]“그렇죠. 여신님도 있고, 팜오리도 있고, 수아 씨랑 유리 씨랑…….”
[……아이야?]“그밖에도 많은 도움이 있었지만, 역시 대지모신 님이 최고입니다.”
아차차. 질투의 여신님 나오실라.
진우는 곧장 아부로 넘어갔다.
[크흠, 태초의 아이. 그대의 딸 정도까지는 괜찮다.]“유진이도 빼놓을 수 없는 복덩이죠.”
뭐, 그건 그렇고.
질투의 여신님도 인정한 이번의 가장 큰 공로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유진 공주님이시다.
많고 많은 신용도도 그렇지만 500신용도에 달하는 아이템을, 그것도 ‘글레이프니르’를 제거함으로서 ‘봉인’이라는 수식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그 덕분에 얻게 된 ‘초월’ 등급의 아이템.
측정 불가인 아이템들도 하나같이 엄청난 효과를 자랑하는데, 초월이면 얼마나 되겠는가 싶은 것도 잠시.
아우우우우우-!!!(프리더어어엄-!!!)
“……어라?”
이곳 농장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않아야 할 늑대의 울음소리.
물론 스콜과 하티라는 두 늑대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유진이었지만 현재 농장을 거닐고 있는 녀석은 스콜과 하티가 아니었다.
[펜리르(초월)]* 레벨 : 45(해방 전) -> 80(해방 후)
* 성별 : ♂
“네가 왜 지금 나와?”
※ 주의! 펜리르는 자신보다 약한 자의 말은 듣지 않습니다. 공격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순간 머리를 스치는 섬뜩했던 녀석의 아이템에 걸려 있었던 경고문.
원래대로였다면 희희낙락하면서 초월 등급의 아이템의 효과를 확인하는 여유를 부렸을 거다.
그 정도로 진우가 이번에 본 이득은 상상 그 이상을 자랑했을 터.
허나,
“……X 됐다.”
* 나이 : 3,805,685
* 직업 : 해방된 늑대(특정 조건 충족 시 추가 각성합니다.)
* 능력치 포인트 : 0
* 힘 : 769 민첩 : 1,020 체력 : 447 마력 : 122
분조장의 끝판왕이 출현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높은 나이와 능력치를 보유한 녀석이 농부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농장의 중심부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