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24
225화 모발모발의 시대를 열다
‘확실히 고생을 많이 하시긴 하셨나 보네.’
스트레스가 괜히 만병의 근원으로 취급받겠는가?
제아무리 전성이라는 대기업을 일궈 냈다 한들 사람인 이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스트레스라는 거다.
아니, 오히려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회사를 이끄는 회장인 만큼 이래저래 더욱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
당장 전성 그룹에 딸려 있는 식구들만 해도 몇 명이던가?
그들 모두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이요,
막대한 세금 지출과 수출 등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에 크게 이바지를 하고 있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거기에 추가로 진우로 인해 추가된 일감들까지.
새삼 너무 과하게 타 차원의 문명의 것을 풀었나 싶기도 하지만 이미 중간만 가기에는 늦어 버린 지 오래인 입장.
이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런 정국진에게 진우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에 새로운 작물을 수확하게 되었거든요.”
“……또 말인가?”
진우의 말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회장님.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쌍수를 들고 환영할 때와는 달리 표정이 영 싱숭생숭하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로 인해 한층 더 바빠질 상황에 대한 걱정이 있을 거다.
이제 겨우 제대로 된 납품과 체계를 갖춘 상태인데 또다시 새로운 규격 외의 상품이 추가된다?
이래저래 바빠질 것은 안 봐도 비디오.
뭐, 수입적인 부분에서야 당연히 이득이겠지만 그런 식이면 워라벨이라는 게 왜 존재하겠는가?
허나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말처럼 진우의 상품도 확인하기 전과 후는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흐음, 이번 것은 자네답지 않게 등급이 낮은 편이로군?”
“하하, 그런가요.”
“흠흠. 물론 희귀 등급이 낮다는 건 아니지만 자네는 기본이 유니크였으니까.”
아이템을 확인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등급이다.
기본적으로 효과 같은 것에 있어서 한계치에 따른 토대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당연히 높으면 높을수록 가치는 상승하는 것에 반해 의외로 시장에서 원하는 등급은 희귀가 가장 많다.
헌터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고는 해도 이제 갓 각성을 한 이들이나 비주류 직업군들은 마정석 대박이 터지지 않고서야 돈을 많이 벌지 못하다 보니 발생하는 일.
하지만 이번 서리태는 단순히 ‘희귀’등급이라고해서 낮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전무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이게 정말 사실인가?”
“아이템의 효과니까요. 거짓일 이유는 없죠.”
“세상에 맙소사. 또 말도 안 되는 걸 수확해 내다니. 자네의 끝은 대체 어디인 건가?”
“과찬이십니다.”
필트니스 서리태.
효과는 비록 1시간 동안 마력을 3 증가시켜 주는 전형적인 희귀 등급의 버프에 불과할 뿐.
그러나 진정한 힘은 함께 딸려 있는 추가적인 효과 부분이다.
※ 풍성한 마나 : 마나의 회복 속도를 소폭 상승시키며, 모발의 성장을 영구적으로 촉진시킵니다.
모든 직업군에게 필요한 마나의 회복 속도는 물론.
지구 역사상 가장 확실한 모발의 촉진에 대한 언급까지.
지금까지 숱한 연구와 과학을 통해 모발에 대한 것은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세상에 부작용 없이 ‘영구적인 모발 개선’은 진우가 가져온 필트니스 서리태를 이길 것이 없다.
거기에 덧붙여,
“지금 가져온 건 시제품으로 일부에 불과하고 앞으로 수확될 건 더 효과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확량도 넉넉할 테고요.”
“허, 허허허…….”
희귀라는 낮은 등급의 작물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이점.
그것은 바로 수확하는 시기와 양이 유니크나 전설 등급과는 비교도 없이 많다는 거다.
이른바 질 대신 양으로 승부를 보는 셈.
헌데 서리태의 진정한 효과가 무엇이던가? 바로 모발 개선 아니겠는가.
지금 당장 전국에서 탈모로 고생하고 있는 수천만.
아니, 수 억의 인구가 돈다발을 들고 달려들어도 결코 이상하지 않을 물품.
그러한 것의 양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준다는데 정국진으로서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흠흠, 이거 괜찮다면 나부터 먹어 봐도 되겠는가?”
“물론이죠.”
무엇보다도 탈모의 고통은 정국진 스스로가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
그는 망설임 없이 곧장 검은콩 한 알을 입에 넣고 씹어 삼킨다.
밭에서 나는 고기라는 별칭에 걸맞게 입 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맛.
깔끔하기도 했거니와 ‘버프 아이템’답게 그 효과는 즉각적으로 적용된다.
“오오! 확실히 두피가 건강해지는 느낌이야.”
“그거 다행입니다.”
머리를 꾹꾹 누를 때마다 힘없이 떨어지던 머리카락은 어디로 갔는지 두피가 힘있게 모발을 움켜쥔다.
어디 그뿐만이겠는가?
미약하지만 약간이나마 자라난 모발.
그 차이는 평범한 이들에게는 대체 뭐가 바뀐 건가 싶겠지만 탈모로 고생을 겪어 본 이라면 격차를 느낄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가 영구적인 개선이었으니 달리 말하자면 먹으면 먹을수록 그 효과가 증폭되는 셈.
“……이건 대박이 날 수밖에 없겠어. 지금까지 자네가 가져온 물품들 중에서 가장 역대급일세.”
어지간히도 탈모로 고생을 했던 탓일까?
맨 처음 핑크 인시리움을 보게 되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과찬.
이장님과 비슷한 나이대이기도 하거니와 수아 씨의 아버지이기 때문일까?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가 기뻐하니 진우도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터.
다만,
“그나저나 서리태라. 이 효과가 가공을 해도 여전하다면 콩국수로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콩국수 좋죠. 설탕을 넣으면 최고의 진미 아닙니까?”
“……그 콩국수는 소금이 진리 아닌가?”
“소금도 나쁘진 않지만 설탕도 은근 색다른 맛이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설탕은 좀…… 어린애나 먹을 맛 아니겠나.”
“에이, 그런 건 다 선입견입니다. 제가 직접 요리해 드릴 테니 맛보시겠어요?”
“아무리 자네라고 해도 음식에 그런 걸 어떻게 넣겠나.”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감자에 이어 콩국수에서도 펼쳐지는 소금파와 설탕파의 혈전이었다.
* * *
사실 헌터들의 사회만큼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 또 없다.
미지의 공간으로 취급받는 게이트 내부.
그 안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그 밖에도 식생을 통해 얻는 다양한 부산물들과 그것들을 가공해 냈을 때 일어나는 효과 등.
능력치 강화를 위해서라면 거머리로 만든 포션도 코를 막고 마시는 것이 헌터들의 일상이다.
막말로 능력치 조금의 차이로 몬스터에게 공격받아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조금 괴롭더라도 능력치를 챙기는 것이 일반적일 터.
그러나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연금 협회의 주 판매품인 역겨운 거머리 포션을 마실 필요성이 전혀 없다.
“사냥 전 바나나 우유는 진리지.”
“이런 맛알못 같으니라고. 우유가 뭐냐. 밤샘 사냥할 거면 커피를 마셔야지.”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게이트 입구마다 존재하게 된 전성의 카페 체인점.
이제는 모르면 간첩 취급받기 딱 좋은 김진우가 직접 수확해 낸 작물을 통해 가공된 음료와 디저트들은 하나같이 거머리 포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효과를 품고 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가격이 일반적인 카페보다 월등히 비싸다는 점이랄까?
그래도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 입장에서는 전투하는 동안 능력치를 +로 얻는 셈이니 그동안 사냥을 빡세게하면 오히려 손해보다는 이득이 나는 경우가 많다.
헌터로서도, 전성으로서도 서로가 이득을 보는 윈윈.
덧붙여 한 가지 카페에 특이한 점이 있다면 헌터가 아닌 짐꾼의 경우에는 1일 1회 한정으로 80% 할인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 근데 짐꾼한테는 왜 할인 폭이 저렇게 큰 거냐?
– 글쎄. 아마 김진우도 짐꾼이던 시절이 있을 테니까 그런 거 아니려나.
– 짐꾼도 사람이야, 사람!
– 나도 짐꾼하고 싶다. 헌터 그만할래!
짐꾼에 대한 투자.
그로 인한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일단 기본적으로 증가한 생존율.
본래 1년만 버텨도 대단하다고 취급받는 짐꾼이었으나 능력치가 +된다면 기본적으로 더욱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보통의 각성자와 달리 능력치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는 없겠지만 아예 없을 때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또한 이러한 짐꾼에 대한 투자가 전성의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닌 것이 그렇게 생존한 끝에 각성해 낸 짐꾼들은 그대로 단골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원래 사람이란 가장 어려운 시절에 받은 도움을 더욱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어디 한국의 성장이 이뿐만일까?
게이트 앞 카페 체인점외에도 대한민국을 자랑하는 경매장에서는 나날이 새로운 품목들이 올라오기 바쁘다.
“역시 무기는 드워프제가 최고지.”
“강대국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렇게 성능 좋은 무구는 보기 힘들걸?”
“가성비 원탑이라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겨우 1명 있을까 말까한 드워프라는 존재.
대장장이계의 비대칭 전력으로 취급받는 이들이 한국에는 수십 명이나 자리하고 있는 상태다.
덕분에 매일마다 추가되는 새로운 얼굴의 무구들.
개중에는 생전 처음 보는 광물들로 가공한 듯.
상당히 독특한 효과는 물론이요,
강도는 일반적인 철광석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높은 저항력을 자랑하는 미스릴 정도는 가볍게 씹어 먹을 정도의 저항력부터 강도까지.
모든 직업군을 만족시키는 무구들.
그로 인해서 다양한 해외의 랭커들이 한국의 경매장을 찾아오는 것도 이해는 된다.
– 해외 방문객 조만간 1위 찍을듯?
– 전 국민이 5천만인데 타국에서 놀러 온 사람이 1억인 게 말이 되냐고 ㅋㅋㅋㅋ
– 제대로 볼 것도 없는 한국에 이렇게 찾아오는 것도 다 김진우 덕분이지. 정부는 뭐 하냐 지원금 안 주고?
– ㄹㅇ ㅋㅋ
해외 관광지와 비교했을 때 제대로 된 볼거리 하나 없는 대한민국을 찾아오는 수많은 해외인들의 방문.
그들의 주목적은 당연하게도 앞서 언급했듯이 진우의 작물과 드워프들의 무구다.
– 한국인의 맛, 김치를 맛보라고.
– 국밥은 못 참지.
– 자영업자 행복사 각이다.
– 입만 나불거리는 정부보다 실효성 확실하네.
– 이게 옳은 경제지.
동시에 겸사겸사 활성화되는 시장들.
애시당초에 여행객이 찾아오면 서울이 되었든 지방이 되었든 간에 먹고 자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하지 않겠는가.
다양한 길거리 음식부터 한국 전통의 음식에 대한 체험까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기 시작하는 대한민국의 경제.
허나 예로부터 큰 거 한 방이 터질 때가 가장 무서운 법이라고 했던가?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은 경매장에 납품된 검은 색깔의 콩이었으니,
“이게 뭐야? 필트니스 서리태?”
“검은콩이면 검은콩이지. 필트니스는 또 뭐야?”
“그 전에 아이템이면 이것도 김진우가 수확한 거 아닌가.”
“아, 근데 나 콩은 싫어하는데…….”
“김진우표 작물이면 무조건 사야지. 뭐 그런 걸 따져.”
하나둘 아이템의 효과를 확인해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머지않아 사람들은 쩍하고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맙소사.”
아이템에 떡하니 포함되어 있는 모발 개선.
머리카락의 중요성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탈모로 고통받는 남자는 기본이요,
여자에게도 미용 부분으로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
그것을 만능 아이템으로써 해결해 준다는 소문은 경매장을 시작으로 여론으로까지 삽시간에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