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35
236화 전리품과 구원자의 시너지
능력치만 봐도 알 수 있듯 대부분의 초월자들은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존재들이다.
4대 정령왕과 계약하고 대지모신의 덕으로 이것저것 챙긴 진우조차도 10배 강해진 상태로 전투에 참여 할 수 있게끔 해 주는 ‘데미 갓’ 칭호가 없었더라면 감히 대들 엄두가 나지 않는 이들.
그러나 수명적으로 무한에 가깝게 살아갈 수 있을지언정 결코 불사의 몸을 지닌 것은 아니다.
제압만 한다면 충분히 죽일 수 있는 생명체.
그렇기 때문일까?
“이, 이봐. 인간. 거래를 하자. 나, 날 살려 주면 내 성의 숨겨진 보물들도 다 주도록 하마! 맹세컨대 지금 날 죽여서 얻는 것보다 훨씬 값질 것이야!”
“글쎄. 흥미로운 제안이기는 한데 너를 뭘 믿고? 뒤통수를 맞아 본 적이 워낙 많아서 말이야.”
“거인왕의 명예를 걸고 약속하지! 지키지 않는다면 내 목숨은 없을 것이다!”
[거인왕 우트가르트 로키가 삶을 좇으며 명예의 약속을 합니다.]* 죽을 위기 속에서 우트가르트 로키가 명예의 약속을 합니다. 맹세를 어길 경우 그 즉시 모든 능력치가 0으로 떨어지며 사망합니다.
* 맹세의 내용 : 우트가르트 로키는 평생 동안 당신에게 그 어떠한 해악도 끼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반대로도 적용되기에 당신 또한 우트가르트 로키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 승낙 시 : 우트가르트 로키의 맹세 적용, 우트가르트 성의 보물
※ 거절 시 : 아무 일도 없습니다.
초월자라고 해도 일단은 생명체인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건네 온 제안.
확실히 헬라때의 경우도 그렇고 초월자들과의 관계에서 갑의 위치에 도달하면 나쁘지는 않겠지만 거인왕에게는 애석하게도 진우는 애당초에 이 제안을 승낙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 특이사항 : 우트가르트 로키의 맹세를 받아들일 경우 아우둠라와 사이가 나빠집니다.
대놓고 특이사항으로 붙어 있는 패널티.
사실 굳이 이 시스템으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진우에게도 눈치라는 게 있다.
[목숨 구걸이라니. 거인왕이라는 자격이 부끄럽지도 않나? 한심하기 짝이 없군. 날 공격 하던 때와는 전혀 다르지 않은가?]“……그, 그때의 일은 나도 원해서 했던 게 아니라는 걸 알지 않나!”
“……이, 인간. 잘 생각해라. 이 젖소는 파멸의 씨앗이라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거인왕에게 대놓고 적대감을 내비친 아우둠라의 태도.
군대부터 사회생활까지 다 겪다 보면 그런 타입들이 있기 마련이다.
결코 친해질 수가 없는 성격이나 각종 악연으로 점철된 이들.
진우로서는 첫 살인을 하게 만들었던 정 반장같은 인물들이 그러할 것이다.
뭐, 초월자라고 해서 그런 악연이 있는 것이 이상할 일도 아니다.
그저 스케일 자체가 진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클 뿐.
여하튼 간에 거인왕과 젖소인 아우둠라.
농부인 이상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큰 이득이 될지는 뻔하지 않겠는가?
그냥 마셔도 맛있고 건강한 우유부터 시작해 가공하기에 따라서 치즈부터 아이스크림의 재료가 되는 크림까지 다재다능하게 써먹을 수 있는 젖소들을 선택하는 것이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물론입니다. 아우둠라 님께서 마음대로 하시죠.”
[탁월한 선택이다.]꿈에 나올까 두려울 격노의 표정을 짓다가 진우의 승낙에 곧장 웃는 얼굴로 태세 전환하는 아우둠라의 모습.
어째 웃는 게 더 무섭다면 실례되는 말이려나?
“자, 잠깐. 이 젖소와의 약속이라니. 그게 대체 뭔……!”
이런 쪽으로는 눈치 빠른 것은 거인왕도 마찬가지였는지 당황스러움이 가득했지만,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으니,
콰직-!
아우둠라의 발굽질에 수박이 터지듯 경쾌하게 박살 나는 거인왕의 머리.
제대로 된 비명도 내지르지 못하고 절명한 거인왕을 끝으로 아우둠라와 했던 약속인 거인왕 막타에 대한 약속은 제대로 이행이 되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그와 함께 오르는 무려 4개의 레벨.
막타를 치지 않았기에 기여도가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상상 이상이지 않은가?
‘경험치가 아쉽긴 해도 욕심은 금물이니까.’
이번 전투의 완승.
특히나 진우 쪽에게 피해가 전무한 것은 어디까지나 아우둠라 쪽 젖소들의 희생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함정이 있었어도 승패를 장담하기 힘들뿐더러 팜오리들을 데려와야 했으니 피해도 엄청났을 터.
게다가 진우도 손해만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그럼 ‘약속’했던 대로 전리품은 제가 다 가져가도 되는 거겠죠?”
[그래. 어차피 더러운 것들의 피가 뒤섞인 것. 나와 젖소들은 자연 그 상태일 때가 가장 강하다.]“아하하…….”
그래도 가공하면 자신이 입을지도 모르는 아이템에 ‘더러운 것의 피’라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솔직히 말해서 틀린 말도 아닌 것이,
“……조졌네.”
전투에 써먹을 땐 이보다 좋을 수 없겠지만 전리품 수거 단계로 넘어가니 소똥 지옥은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다.
갖가지 가축들의 대변이 뒤섞인.
특히나 농부인 진우조차도 참기 힘든 소똥의 강렬함을 넘어선 살인적인 냄새.
하지만 그렇다 한들 어쩌겠는가?
전리품이야 그냥 시체까지 통째로 튀르케 차원 가방으로 집어넣으면 그만일 뿐.
물론 그 작업도 쉽지는 않겠지만 일일이 발라내서 가공하는 것과 비교할 수가 있겠는가?
“제작은 내가 하는 게 아니니까.”
애초에 무구를 제작하는 건 오늘의 진우가 아닌 내일의 드워프가 하게 될 일.
거인과 거인왕의 가죽이나 뼈 같은 거라면 드워프들도 두 손 들고 환영해 줄 터.
똥이 좀 묻은 것쯤은 사소하게 넘어가 줄 거다.
……아마도 말이지.
* * *
땅의 정령왕인 테라웰의 힘으로 생성해 낸 거대한 흙의 손으로도 쉽게 옮기기 힘들 정도로 까다로운 거인 시체들의 무게.
그래도 하나하나가 다 돈이요, 지구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품이라고 생각하면 힘든 일도 뚝딱하게 만드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
무엇보다도,
“휴우, 이걸로 잔챙이들은 끝인 거 같네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다. 나의 숙원을 이루게 해 주었는데 이 정도쯤이야.]아우둠라와 미노타우루스가 된 젖소들과 같이 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있지 않던가?
그 덕에 혼자였다면 하루 종일 걸리고도 남을 일이 1시간도 걸리지 않고 뚝딱 끝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뿐이지 않겠는가.
“그럼 이제…….”
자고로 맛있는 것은 마지막에 먹는 것이 진리인 법.
진우는 머리가 두개골째로 초전박살이 난 거인왕과 정예 거인들이 착용 중이던 장비들을 노련한 손길로 획득했다.
그와 함께 눈앞을 가득 메우는 메시지들.
그중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당연히 정예 거인들에게서 얻은 것들이다.
[황금빛 거대 멧돼지 카르칸의 앞니 귀걸이(측정 불가)]* 분류 : 장신구
* 사용 조건 : 힘 1,000 이상
* 힘 +300
* 야생의 돌진(액티브) : 지정한 대상을 향해 달려드는 속도가 300% 상승합니다. (쿨타임 10분)
* 적응(패시브) : 더위나 추위, 독 지대 등과 같은 환경에 의한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 요툰헤임의 황금 거대 멧돼지 카르칸을 사냥하고 얻은 앞니로 제작한 귀걸이입니다. 압도적인 힘과 저돌스러운 돌진을 부여해 줍니다.
※ 소유자가 착용하기에는 너무 거대합니다. 목걸이로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요르의 믿음(측정 불가)]* 분류 : 무기
* 사용 조건 : 힘 1,000 이상
* 힘 +450
* 태산 찍기(액티브) : 강하게 믿음을 내리쳐 최대 5초 동안 기절시킵니다. (쿨타임 3분)
– 요툰헤임의 고유의 광물인 요르와 각종 전리품을 녹여 제작해 낸 둔기입니다. 무척 무거운 만큼 그에 걸맞은 파괴력을 적에게 선사해 주세요.
※ 소유자가 착용하기에는 너무 거대합니다.
“호오…….”
사용 조건이 과할 정도로 많이 필요하고 거대한 것만 뺀다면 확실히 쓸모가 있어 보이는 아이템들.
그중에서도 앞니 귀걸이에 붙어 있는 ‘야생의 돌진’은 부르스티의 몸통 박치기와 함께 조합해서 사용한다면 그 효과는 몇 배로 뻥튀기되고도 남을 일.
허나 그 단점들이 너무 강렬한 게 문제다.
“이건 뭐 당장에는 어떻게 써먹을 수도 없겠네.”
효과가 아무리 좋다 한들 일단은 사용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닌가.
보통 대부분의 아이템은 사용자의 크기에 맞춰서 조율되는 편이지만, 거인이 사용했던 영향인지 아니면 원형이 너무 거대한 탓인지 몰라도 꼼짝도 하지 않는 물건들.
“그래도 드워프 님들이 알아서 해 주실 거야.”
만능의 공밀레들이 있다면 효과쯤이야 그대로 가진 상태로 인간이 착용 가능할 정도로 축소시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터.
졸지에 똥 묻은 시체에다가 파격적인 제안까지 받게 될 드워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생각하기도 전에 진우의 눈을 어지럽히는 물건이 있었으니,
두근- 둑흔-
[요르문간드의 첫 번째 심장(초월)]* 분류 : 유물
* 사용 조건 : 로키 혹은 그 세 자식들 중 최소 두 명의 승낙
*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300, 마력이 200만큼 상승하지만 요르문간드에게 적대적인 상태가 됩니다.
※ 우로보로스의 활기(패시브) : 공격력에 따라 마나의 최대치가, 마나에 따라 공격력의 최대치가 증가합니다.
–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의 심장 중에서 가장 기운이 넘치는 첫 번째 심장입니다. 주변에 뚫리지 않는 막이 처져 있어 결코 더럽혀지지도, 파괴되지도 않습니다.
※ 요르문간드가 완전한 사망을 맞이할 경우 영구적으로 파괴됩니다.
※ 특이사항 : 요르문간드가 자신의 심장 도둑을 찾고 있습니다. 시선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본디 귀중한 것은 겉보다는 안에 보관해 두기 마련이라고 했던가?
거인왕의 품속에 척 보기에도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전리품.
그것이 지금도 살아서 박동하고 있는 심장이라는 것이 의외이고 찝찝하기는 하지만 효과만 놓고 보면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나마 비교 대상이 있다면 펜리르의 구슬 정도랄까?
다만 봉인되었던 펜리르를 가둔 탓인지 약화되어 있는 구슬과는 달리 아무런 패널티도 없는 그야말로 장비 부분을 신경 쓸 필요 없이 그저 몸에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누릴 수 있는 막강한 효과들.
뭐, 제대로 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1,000대에 달하는 네자릿수의 능력치를 요구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진짜 좋은 것은 로키말고도 사용 조건이 또 있다는 거다.
헬헤임의 헬라와 소똥 냄새 때문에 전투가 끝나자마자 구슬로 쏙 들어간 펜리르.
이 둘에게 승낙을 받으면 끝이나 마찬가지인 셈.
그렇게 희희낙락하며 거인왕의 시체까지 차원 가방 쑤셔 넣고 펜리르를 부르려던 찰나였다.
[칭호, 구원자(초월)의 사용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놀라운 전리품과 놀라운 사냥 업적으로 인해 강렬한 행운이 적용됩니다.]매드 핀 때와 거신병의 전리품을 수거할 때 외에는 영 반응이 없었던 행운을 상승시켜 주는 구원자 칭호의 효과.
직후 떠오르는 메시지의 향연은 가뜩이나 기쁜 진우를 더욱 기쁘게 해 주기에 넘치도록 충분하다고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