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36
237화 로키의 거래
칭호, 구원자가 가져온 놀라운 행운.
그것은 아이템이나 업적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효용성은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드루이드의 특성, 야생을 받아들여라가 활성화됩니다.] [새로운 종류의 고대의 영혼을 발견했습니다!] [고대의 영혼은 거센 충격에 의해 생전의 기억을 잊은 상태입니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사라지기 전에 받아들이겠습니까? YES / NO]※ 주의! 당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30의 힘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소실됩니다.
진우가 보유 중인 초기부터 지금까지 알짜배기 역할을 해 준 야생을 받아들여라.
거기에 추가되었던 고대의 영혼 부여에 의한 반응.
그리고 발견된 영혼은 진우도 초면이 아니었으니,
[고대의 영혼 – 우트가르트 로키 -]* 분류 : 고대의 영혼
※ 거대한 자 우트가르트 로키 : 데미지를 10~30% 만큼 증가시킵니다. 추가로 기절이나 공포 같은 상태 이상으로부터 면역됩니다.
– 강력한 전사였던 거인왕 우트가르트 로키의 영혼입니다. 기억을 잃었지만 어째서인지 당신에게 적대감을 느낍니다. 호감도를 상승시켜 경계를 낮추기 전까지는 육체에 적용시키는 영혼 부여가 제한되며, 상승 폭이 낮아진 상태로 적용됩니다.
다름이 아니라 방금까지 적이었던 초월자인 우트가르트 로키다.
‘뭐야. 그러면 고대 영혼들은 전부 다 생전에는 초월자였다는 건가?’
하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대의 영혼’이라는 것도 그렇고 다양한 차원에서 죽어 나가는 이들이 영웅들이 얼마나 많을 텐데 영혼 부여가 가능한 숫자는 터무니없이 적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면 이번 전투로 죽어 나간 초월자는 거인왕인 우트가르트 로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놈의 주변에 있었던 몇몇 정예 거인들도 주신격만 아닐 뿐이지 초월자였을 텐데 거인왕만 이렇게 뜬 거라면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겠나?
하지만 그러한 생각도 잠깐일 뿐.
적혀 있는 내용에 진우의 눈쌀이 찌푸려진다.
‘기억을 잃어도 죽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 그런가?’
영구적으로 힘 30을 고스란히 날려 먹는 건 기본이요, 이제는 영혼한테까지도 호감작을 해야 하다니.
이건 뭐, 영혼이니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걸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트가르트 로키가 사라지기까지 남은 시간 30초]대놓고 빨리 결정하라는 듯이 재촉하는 알림음.
호감작을 해야 한다는 걸 떠나서 순수하게 데미지를 상승시켜 주는 것은 일단 얻어 둬서 나쁠 것 없는 효과다.
사실상 본인 외에도 부여가 가능하니 광범위적인 활용도는 이미 입증된 상태.
특히나 네자릿수 능력치를 보유한 아군들이 많은 진우의 현 입장에서는 더더욱 거절할 이유가 없다.
“좋아. 받아들일게.”
[고대 영혼 부여에 거대한 자 우트가르트 로키가 추가됩니다.] [거대한 자를 받아들임으로써 힘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30만큼 소실됩니다.]알고 승낙하기는 했어도 뼈 아픈 능력치의 감소.
특히나 초월자 한정으로 10배의 효과를 내는 진우 입장에서는 30이 아니라 300이 깎여 나가는 기분이다.
그래도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고 했던가?
[새로운 고대 영혼을 맞이합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거대한 자’] [신용도가 300 상승합니다.] [차원, 요툰헤임으로 넘어갈 수 있는 권한이 생깁니다.]300이라는 썩 나쁘지 않은 신용도의 획득.
그간 얻어 온 것이 워낙 커서 그렇지 300이란 수치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쇼핑을 안 한 지 오래되기도 했으니까.”
신용도 상점을 잘 뒤져 보면 잃게 된 능력치를 복구하기 위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도 있을 터.
거기에다가 요툰헤임으로 갈 수 있는 기회까지 생겼다.
이제는 주인 없는 빈집이 되었을 우트가르트 성.
그곳에 있을 전리품까지 생각해 보면 이번 투자는 썩 나쁘지 않은 거래가 되고도 남을 일.
다만 그 전에 진우에게는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남아 있는 상태다.
“펜리르 님. 잠시 괜찮으실까요?”
요르문간드의 첫 번째 심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승낙을 받는 것.
로키랑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관계이니 좀 더 쉬운 두 번째 방법으로 우회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나.
– 그, 미안한데 뭐가되었든 장소부터 좀 옮기고 대화하면 안 되겠나? 여긴 너무 괴롭다.
“아…….”
그러고 보니 개과 동물의 후각은 인간을 아득히 상회한다고 했던가?
거대 늑대인만큼 펜리르가 느끼는 소똥 지옥은 단순히 지옥으로 말하기도 힘들 정도일 거다.
농부이기에 거름 냄새에 익숙하기도 하거니와 전리품 정산에 정신이 팔린 영향으로 잠시 잊었지만, 코를 파고드는 구수한 똥 내음.
확실히 여기서 승낙을 받기에는 조금 부적절한 장소가 된 지 오래긴하다.
“그럼 잠시 헬헤임으로 장소를 옮기죠.”
어차피 헬라에게도 승낙을 받아야 하는 판이니 기왕 받을 거 한 번에 처리하자는 마음.
하나 문제라면 아우둠라와 젖소들도 데려가냐인데…….
[헬헤임은 나한테 썩 좋은 장소는 아니니 이곳에 있겠다.]그런 진우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대답하는 아우둠라.
“냄새가 좀 심한데 괜찮으세요? 튀르케나 제 농장으로 가 있으시는 게 나으실 것 같은데.”
[이 또한 자연의 산물. 우리 스스로의 것이니 아무렇지 않다.]”그, 그런가요.“
종족과 성별을 불문하고 본래 자신의 냄새에는 익숙한 법.
웅- 우우웅-!
이제는 말할 기운도 없는지 진동으로 재촉하는 펜리르의 구슬에 진우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연옥, 저승의 공간이라고 불리는 만큼 우중충한 분위기의 헬헤임.
그러나 텁텁한 공기와 언데드들의 냄새가 더 낫게 느껴지는 기분은 이번이 처음일 거다.
– 후우, 이제야 좀 살 것 같군.
“동감입니다.”
– 그, 다음에는 그거 사용하지 않는 거겠지?
“그건 좋은 방향으로 고려해 보겠습니다.”
– 믿겠다.
연옥보다도 더한 소똥 지옥의 위력이 지닌 친환경 방사능.
……그래도 사용하지 않기에는 효과가 초월자에게도 먹힐 정도로 워낙 뛰었던지라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못 하겠다.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네?]“아직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다른 차원이라면 모를까. 내 구역인데 모를 리가 있나.]툭 까놓고 말해서 안 그래도 요르문간드의 첫 번째 심장 때문에라도 부를 예정이었는데 알아서 찾아왔으니 진우로서도 나쁠 게 없다.
가타부타 따질 것 없이 진우는 곧장 본론으로 넘어갔다.
– 아, 동생 녀석의 심장이라면 사용해도 괜찮다.
[오빠도 저렇게 나왔으니 나도 더 할 말은 없지. 좋아. 승낙할게.]“따로 조건 같은 건 없는 건가요?”
그간 워낙에 기브 앤 테이크식 거래를 했던 영향이라면 영향일까?
물론 개중에는 협박으로 얻어 낸 거래도 있긴 했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솔직히 말해서 펜리르와 헬라.
둘 다 초월자인 만큼 솔직히 어느 정도는 요구사항이 있다면 들어줄 생각이었다.
헌데 이렇게 쉽게 승낙을 받아 낼 줄이야?
공짜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뭔가 찝찝한 이 기분.
– 잃어버린 녀석이 잘못이지. 그리고 녀석이라면 심장이 한두 개도 아닌데. 하나쯤이야 없어도 문제없다. 강한 자가 독식하는 것이 이 세계이니.
뭐, 약육강식을 주장하는 펜리르는 그렇다 치더라도 헬라 쪽은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승낙에도 이유가 없는 호의는 아니었다.
“……그걸 어떻게?”
초월자라고 해서 모든 차원을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없다는 것을 이미 대지모신을 통해 알고 있는 진우다.
주신격인 거인왕의 부재가 언젠가는 알려지게 되더라도 최대한 늦는 편이 진우로서는 이득일 터.
그러나 자고로 세상사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했던가.
[지금 너 엄청 유명하다고. 아마 필멸자들 중에서는 인기 원탑일걸? 혹시 생각 있으면 내 쪽의 선지자가 되어 볼 생각은 어때?] [내 선지자에게 그 더러운 손 치워라.] [아이고 무서워라. 안 그래도 그냥 한번 해 본 말이야. 나도 이미 때 탄 건 별로거든?] [어림도 없는 소리.]거인왕이 사망하기 전에 열었던 초월자 네트워크.
거기에 딸려 온 게 로키만 있던 게 아니었던 모양인 셈.
“잠깐만…….”
거기까지 생각이 뻗치자 진우는 자연스럽게 급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거인왕의 사망 소식이 온 사방의 초월자들에게 알려졌다는 것이 무엇을 뜻할지는 뻔할 뻔 자이지 않겠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빈집이 된 우트가르트 성.
평상시라면 주신격 초월자가 있는 그곳에 발을 들일 초월자가 몇 없겠지만, 빈집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차원마다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털리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을 터.
허나 급하게 요툰헤임으로 가는 것도 위험한 것이 어떤 초월자들이 빈집털이를 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미리 대기하면서 함정을 깔 수 있는 데다가 패널티까지 먹여 주는 지구와는 달리 요툰헤임은 유리한 수성의 입지를 포기하는 꼴.
차라리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우트가르트 성에 있을 보물들을 포기하자니 거인들을 사냥하고 얻은 전리품의 가치를 생각하면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
하지만 결과는 뜻밖에도 다른 곳에서 해결된다고 했던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
이미 앞서 거인왕을 마주했던 진우이기에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척하면 척이다.
헬라와 대지모신외의 또 다른 주신격의 초월자.
헬헤임에 찾아올 정도의 인물은 사실상 하나뿐이다.
[또 같잖은 수작질을 하려는 거냐, 헬라?] [나는 모르는 일이야. 저쪽이 제멋대로 찾아온 거라고.] [아비된 몸으로서 금쪽같은 딸의 집에 찾아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겠나? 대지모신.] [우웩. 나 진심 닭살 돋았어.]장난의 신 로키.
거인왕을 지구로 보낸.
아군과는 지극히도 거리가 먼 초월자였기에 대지모신의 적의는 상상 그 이상인 것은 당연한 일.
[선지자에게 선을 댄다면 같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죽여 주지.] [이거 이거. 진정하라고 대지모신. 싸우려고 왔으면 이미 진즉에 공격부터 했지. 이번에는 도움을 주려고 찾아온 거라고.] [뚫린 입이라고 잘도 말하는군. 박쥐 같은 생활을 하고, 거짓말투성이인 주제에. 그 말을 어떻게 믿지?] [그러니까 말이야. 자식도 버리는 아버지인데.]– 아들을 팔아먹은 빌어먹을 아버지이기도 하지.
[크흠, 사방에서 찔러 대면 나도 아프다고. 좋아, 말보다는 행동인 법이지.]어지간한 철면피답게 자식들의 극딜에도 유쾌하게 받아들인 로키의 행동은 간단했다.
우르르르르-
차원 가방처럼 자그마한 게이트와 함께 헬헤임의 한편으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무수한 양의 전리품들.
하나같이 인간이 사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거대하다는 것만 보더라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어디서 얻어온 것들인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우트가르트 성에서 가장 값진 것들로만 털어온 보물들인데. 어때? 이 정도면 화해의 의미로 충분하지 않겠어?] [장난의 신 로키가 당신의 힘을 확인한 이후 거래를 요청합니다.]* 주신격 초월자를 사냥하고 아우둠라와 동맹을 맺은 당신의 저력에 로키가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동료로서 충분한 자질을 느낌으로써 로키 본인도 그 동맹의 일원이 되기를 원합니다.
* 해당 퀘스트는 강제적인 영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성공 시 : 100신용도 획득, 로키와의 동맹(?), 우트가르트 성의 보물
※ 거절 시 : 아무 일도 없습니다.
※ 특이 사항 : 장난의 신 로키의 신뢰도는 초월자들 중에서도 바닥 중의 바닥입니다. 이미 한 번 동맹을 저버린 존재를 믿기에는 꺼림칙합니다.
※ 특이 사항 2 : 대지모신이 로키를 싫어합니다.
※ 특이 사항 3 : 펜리르가 로키를 싫어합니다.
※ 특이 사항 4 : 헬라가 로키를 싫어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트가르트 성이 빈집이 되었다는 것을 진우보다도 빠르게 눈치챈 유일한 초월자.
진우의 고민거리를 단박에 해결해 주는 로키였지만 특이 사항에 적혀 있듯.
박쥐 같은 행동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로키는 믿을 만한 인물이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