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37
238화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다
– 분명히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 게 뻔하다.
“…….”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왔으면 여신님은 그렇다 쳐도 자식들에게까지 미운털이 저렇게 박힐 수가 있는 걸까?
새삼 놀라우면서도 그런 로키의 혹할 만한 제안에 고민하고 있던 찰나였다.
[초월자(주신)이 입장합니다.]알림음과 함께 갑작스러운 또 하나의 주신격 초월자의 방문.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대상은 진우도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라는 거다.
【아우둠라 : 역시 나도 없겠다. 이쯤되면 슬슬 접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로키. 이 당돌한 꼬맹이 녀석.】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소똥 지옥으로 범벅이 된 러시아의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었을 아우둠라의 입장.
도저히 영문을 모를 일이었으나 진우도 척하면 척이라고 했던가?
【아우둠라 : 말은 그렇게 했지. 네 녀석이 어딘가에서 보고 있었을 테니까.】
당황스러워하는 로키.
이 정도면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알 수 있다.
【아우둠라 : 아이야. 너에겐 미리 말해 주지 않아서 미안하구나. 속이려던 의미는 아니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나이 10,240,006에 달하는 짬에서 나오는 경험으로 아우둠라가 로키의 뒤통수를 친 이유는 간단했다.
【아우둠라 : 로키. 네가 요청한 거래에 대해서 이렇게 수정을 요청한다.】
[장난의 신 로키가 건넨 거래를 태초의 암소 아우둠라가 수정합니다.]* 주신격 초월자 중에서도 급이 있는 법입니다. 아우둠라의 수정이 받아들여집니다.
* 해당 퀘스트는 강제적인 영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성공 시 : 300 신용도 획득, 우트가르트 성의 보물
※ 거절 시 : 아무 일도 없습니다.
※ 특이사항 : 장난의 신 로키가 변경된 내용에 불만을 가집니다.
변경된 퀘스트의 내용.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받게 될 신용도가 3배로 껑충 뛴 데다가 찝찝해 보이던 ‘로키와의 동맹’이 사라졌다.
말그대로 로키에게 있어선 아무런 득 하나없이 실만 가득한 내용.
[이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이 어디 있어! 이럴거면 차라리 아스가르드 쪽이랑 거래하는게 백 번 낫지!] [로키가 거래를 취소…….]당연한 말이지만 사기를 치려던 사기꾼이라고 해도 독소 조항이 가득한 계약서를 들이밀면 화를 내는 건 어쩔 수 없는 심리일 터.
하지만 아우둠라도 이 정도는 다 예상했던 것일까?
로키가 거래를 취소하기 전에 생각하지도 못한 딜을 제시했으니,
【아우둠라 : 그 대신 네 녀석과의 동맹은 내가 맺는 걸로 하지. 그러면 너한테도 썩 나쁜 제안은 아닐 텐데?】
【아우둠라 : 한 명의 방관자를 놓치더라도 나머지 실행했던 녀석들을 죽일 수만 있다면야. 효율을 위해서 포기할 수도 있지.】
그것은 바로 동맹 부분의 거래는 아우둠라가 개인적으로 로키와 맺는다는 점.
[좋아. 거래는 계속 진행하도록 하지. 너는 승낙할 테냐?]“대답이 필요할까요?”
[수정된 로키의 거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300 신용도와 우트가르트 성의 보물들을 획득합니다.] [요툰헤임 힘의 문양(초월)을 획득합니다.] [미미르의 샘물(초월)을 획득합니다.] [만년 설원초(초월)을 획득합니다.]…….
패널티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전부 가져가 준다면야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
로키가 다른 마음을 품기 전에 고민할 필요도 없이 즉각 승낙하는 진우다.
* * *
진우에게 있어서는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던 거인의 침략.
이것은 게이트의 내부의 핵을 부수는 트롤링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어떻게보면 자신 때문에 세계 전체가 종말을 맞이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을 일.
하지만 그 정도로 리스크가 컸던 만큼 거인들의 침략을 막아 냄으로써 얻어 낼 수 있는 것도 결코 범상치가 않다.
가장 먼저 기본 토대라 할 수 있는 거인의 시체.
뼈와 가죽, 피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부산물에다가 기본이 측정 불가 등급으로 시작된다.
“거인의 시체라고? 그것도 하나가 아닌 무더기?”
“거인들이 쓰던 무구야 녹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지. 우리들만으로는 힘들지라도 진우 너한테는 불의 정령왕님이 계시니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어?”
“당장, 지금 당장 보여 주게.”
“천둥산의 이름을 걸고 최고의 걸작을 만들어 주겠어!”
“우선은 혈액부터 뽑아야 되니 이쪽으로 가지고 와.”
“무슨 소리. 이쪽이 먼저다! 혈액이 응고되더라도 네가 가진 독이라면 충분히 녹일 수 있지 않나!”
“그것도 저항력이 적당히 있어야지. 연구해 본 샘플도 없고, 무엇보다도 거인한테는 실험해 본 적 없다고.”
“그렇게 서로 싸울 필요 없습니다. 재료는 많으니까요.”
“응? 그런데 왜 그렇게 멀찍이 떨어져서 말하는건가?”
“그러고 보니 굳이 이렇게 멀리까지 나와서 작업을 해야 돼?”
농장에 돌아가서 소식을 전하자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 드워프와, 그라바크.
서로 자기들이 먼저 하겠다고 날뛰는 것도 잠시.
튀르케의 차원 가방이 열리고 하나둘 재료가 나오기 시작하자 흥분의 도가니는 곧바로 혼란에 점철된 충격의 도가니로 변질되었다.
“으윽, 이 무슨 고약한…….”
“너무…… 너무 지독한 거 아니냐!”
“이건 대체 어디서부터 작업을 시작해야 되는 거야.”
뭐, 소똥 지옥의 후폭풍은 예상했던 바이다.
꽤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발효 과정을 거치며 한층 더 강화된 똥 꾸릉내.
그야말로 부패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똥의 위력.
이래서 일부러 농장에 냄새가 배지 않게 작업장도 떨어진 곳에 따로 만들어둔 것 아니겠는가.
그것도 무려 남들 눈에 띌 리가 없기까지 한 게이트.
핵을 부수면서 진우의 소유가 된 것들 중에는 농사짓기가 번거로운 환경의 장소도 몇몇 있었는데 버림패로 쓰기에는 딱 좋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믿고 있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기, 기다려!”
“적어도 물의 정령왕님으로 깨끗하게는 해 달라고!”
“죄송합니다. 그게 이미 세척한 거예요.”
– 나로서도 정화 안 되는 지독함은 난생처음이었지.
똥이 첨가된 전리품을 투척하며 몸에 냄새가 밸까 진우는 빠르게 빤스런을 조졌다.
* * *
“한동안은 뵙기 힘들어지겠지.”
몸에 묻히지만 않았을 뿐이지 테러의 급을 따지자면 최고라고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똥 테러.
호감 수치가 보인다면 아마 바닥으로 내리꽂히지 않았을까?
그래도 드워프들이야 공략법은 단순하다.
잘 만든 드워프 맥주로 해결하면 될 일.
애시당초에 무구 제작이나 포션 부분은 진우의 담당도 아니었으니 어쩔 도리가 있겠나.
게다가 진우에게는 그것들이 아니더라도 해야 될 일이 적지 않다.
* 분류 : 유물
* 사용 조건 : 요툰헤임의 주인 (조건 충족됨)
*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100만큼 상승합니다.
※ 요툰헤임의 지배자(패시브) : 요툰헤임의 차원에 있을 경우 힘이 추가로 500만큼 더 증가합니다.(미적용)
– 요툰헤임의 탄생과 함께 오랜 역사를 함께한 문양입니다. 오직 지배자로서 군림한 요툰헤임의 주인만이 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요르문간드의 첫 번째 심장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은 초월 등급에 걸맞은 효과.
게다가 데미 갓의 경우처럼 조건부을 따지기는 하지만 적어도 요툰헤임에 있을 때만큼은 단순히 능력치 적인 면의 증가로는 첫 번째 심장을 뛰어넘는 잠재력까지 지니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사용 조건으로 이미 충족된 상태라는 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요툰헤임에는 한 발자국도 안 나가 봤는데 주인이라니.”
이전에 지배자로서 군림하던 우트가르트 로키를 죽였기 때문일까?
물론 정확히 따지자면 최후의 일격을 날려서 죽인 것은 아우둠라였지만 애초에 전리품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데다가 비록 표면상일 뿐이라지만 그런 태초의 암소를 유물 던전을 클리어함으로써 주종 관계를 구축해 둔 진우이지 않던가.
또한 추가로 우트가르트 로키를 고대 영혼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했기에 자연스럽게 넘어온 권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데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어떻게 보면 완전히 이득인데?”
거대한 자의 고대 영혼을 받아들이면서 깎여나간 30의 힘.
그러나 이것으로 100이 증가했으니, 사실상 70만큼 이득을 본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
거기에 더해서 우트가르트 성의 보물들 중에는 힘의 문양 하나로 끝이 아니다.
[미미르의 샘물(초월)]* 분류 : 소모품, 재료
* 사용 조건 : 없음
* 효과 : 온전하게 섭취할 시 24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가 50만큼 증가하며, 이후 영구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10만큼 상승합니다.(0/1 1회 한정)
– 지혜를 품고 있는 현자의 우물인 미미르의 샘에서 퍼 올린 샘물입니다. 마시는 것만으로도 머리를 맑게해 줍니다. 단, 강제로 미미르에게서 약탈한 영향인지 지식이 담겨지지는 않았습니다.
[만년 설원초(초월)]* 분류 : 소모품, 재료
* 사용 조건 : 체력과 마력의 총합 300 이상 (조건 충족됨)
* 효과 : 온전하게 섭취할 시 6시간 동안 마력 능력치가 250만큼 증가하며, 영구적으로 냉기의 화신 특성과 마력 능력치를 30만큼 획득합니다.(0/1 1회 한정)
※ 냉기의 화신 : 부정적인 추위에 면역되며, 얼음으로 이루어진 방어벽이 몸 주변에 생성됩니다. 방어벽은 파괴될 경우 재생성까지 2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 요툰헤임의 혹독한 환경에서 만년의 세월을 견뎌 낸 설원초로서 상상을 넘어서는 저항력을 품고 있습니다. 어느정도로 타고난 자만이 섭취 할 수 있으며 고된 인내끝에 성공할 경우 냉기의 화신이 될 수 있습니다.
※ 주의! 섭취 과정에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지독한 추위가 엄습해 옵니다.
“끝내주는구나.”
하나같이 지구상의 경매장에 풀리는 날에는 어떻게 될지 눈에 선하다.
피바람은 물론이요, 돈바람을 넘어선 돈의 태풍이 몰아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물건들.
다만 한정적인 숫자의 양.
본인이 사용하기에도 빠듯한 마당에 머리에 총 맞는 것이 아니고서야 풀 이유가 없을 테지만 진우가 누구던가?
드루이드, 그중에서도 농부다.
작물이 되었든, 약초가 되었든 간에 기본 근간에는 씨앗이 존재하기 마련인 법.
“샘물을 기를 수는 없지만 설원초는 가능하지.”
어찌되었든 초草.
약초든 독초든간에 기를 수만 있다면 만사 오케이.
처음이야 어렵겠지만 재차 시도하다보면 불가능이란 없는 법.
“쓰읍. 예상은 했지만 펠기르브 선생님도 설원초에 대해서 아는 건 없나 보네.”
요툰헤임 고유의 식생인 영향인지 어디에든 써먹을 수 있던 펠기르브의 공략집이지만 만능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포기할 생각은 없다.
“노하우 부분이라면 나도 꿀리지 않으니까.”
안 되면 되게 하라고, 가능성이 눈앞에 있는 데다가 이미 인시리움부터 정령초에 이르기까지 전부 다 정복해 낸 진우에게 망설임이 있겠는가?
“……그 전에 우선은 맛부터 봐야겠지?”
판매하기 전에 먼저 맛과 효능을 알아보는 과정이 우선일 터.
겸사겸사 씨앗도 얻을 겸 곧바로 입에 넣고 씹기 시작한다.
“으음…….”
만져 봤을 때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설원초’라는 이름에 걸맞는 시원함.
씹을 때까지만 해도 풀 내음 특유의 씁쓰름하면서도 청량한 시원함이 느껴지는 것도 잠시.
꿀꺽-
기도를 통해 넘어간 순간 드는 섬뜩한 이 기분.
살다 보면 박하사탕을 먹고 난 이후 물을 마시면 왠지 더 차가운 느낌이 들지 않던가?
그러나 이건 그 경우의 수를 넘어섰다.
박하사탕을 먹고 물이 아닌 콜라를 마셨을 때가 이러할까?
“이런 미, 미친!”
※ 주의! 섭취 과정에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지독한 추위가 엄습해 옵니다.
주의 사항을 미리 알고 먹은 것이긴 해도 정도를 넘어선 추위.
그것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섭취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목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