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81
81화 새로운 식구와 풍족한 수확의 준비
각성자.
헌터 세계에 있어서 등급은 절대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신화 등급은 전설 등급보다 좋고, 전설 등급은 유니크보다 좋으며, 유니크는 희귀보다 뛰어나다.
지극히도 당연한 상식.
그러나 효과고 출중한 만큼 그에 비례해서 가격 또한 곱절.
아니, 기본적으로 수십 수백 배의 비싼 비용을 요구하기 마련.
속된 말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도 야생의 드루이드 상점으로 넘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희귀 등급에도 충분히 쓸모 있는 물건도, 생명체도 있지.”
당장에 현시점 진우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 주는 킹갓 가축.
팜오리 군단만 해도 다들 희귀 등급이다.
그런 반면 희귀 등급이면서도 농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가히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
녹용이라던가 비늘 가루, 만드라고라의 정기 등.
비싼 물품을 생산하지는 못하더라도 양적인 부분을 채워 주는 것은 무시할 수가 없다.
뭐, 그것도 어디까지나 진우가 보유한 특성인 ‘자연이 그대를 돌보리라’로 인한 혜택이 더해져서 더욱 극대화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지만.
“이제는 네 덕분에 더 좋아질 수도 있겠지.”
“유진이 떡뿌네에?”
“녀석. 자기 이름은 잘도 말하네. 그래, 네 덕분이다.”
“이예 킴찌누!”
거기에다가 김유진의 태초의 기적 효과까지 더해져서 앞으로의 작물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진우도 예상치 못할 정도!
어찌 되었든 요점을 정리하자면 현재 진우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비싸고 좋은 물품이 아니다.
농부가 ‘주’가 되는 진우에게 딱 알맞은 것.
그것이 씨앗이 되었든, 가축이 되었든, 혹은 도구가 되었든 진우는 되는대로 사들였다.
희귀 등급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게 하나같이 저렴하게는 3억 원부터 비싸게는 20억 원대를 가볍게 넘어가는 물품들이었다.
그래도 개중에는 백억 원대의 유니크 등급도, 천억 원대인 전설 등급 아이템도 있는 상태.
아마 예전이었더라면 손을 덜덜 떨면서 구매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제는 제법 개인으로서는 세계적인 부자들과 나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자금력을 갖추게 된 몸.
허나 그것만으로 만족하면 어디 농부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무조건 본전 이상은 뽑아내야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돈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
물론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겠으나 가난에서 오는 불행이 얼마나 큰지는 짐꾼 생활로 뼈저리게 겪어 보지 않았던가?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물품을 구매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호갱님!] [2,425억 2,222만 원이 출금되었습니다.] [대량 구매 특전이 적용됩니다! 신용도가 1 상승합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구매한 물품들로 앞으로의 수익 모델로 삼아 이득을 극대화하는 것.
어차피 유통 쪽은 전성에서 다 알아서 해 줄 테니 진우로서는 질 좋은 것들로 풍족하게 결실을 맺어 내기만 하면 될 터.
“그럼 신참들 받고 시작해 볼까, 얘들아?”
꾸왁, 꾸와아악!
삐삐! 삐삐삐삐!
응애든 어른이든 귀엽기 그지없는 팜오리들의 지원도 있겠다.
진우는 지금의 이 투자가 반드시 자신에게 복이 되어 돌아올 것을 의심치 않았다.
* * *
2,425억 원.
뒤에 2,222만 원을 제외하더라도 가볍게 볼 수는 없는 거금의 투자.
‘대량 구매 특전’이 뜨는 것도 그렇고.
꽤나 많이 구매한 것 같지만 사실상 진우가 구매한 물품의 양은 채 20개를 넘어가지 않는다.
– 이제야 좀 농부 다워졌군, 인간.
– 쥐고 있는 괭이에게서 특별한 힘이 느껴진다!
“너희들 제법 보는 눈이 있구나?”
일단 첫 번째로 진우의 농사에 큰 도움이 되어 줄 영양가득 양분 괭이.
유니크 등급이기도 한 이 녀석은 그 이름처럼 밭을 갈 경우 땅의 지력을 상승시키고 농사를 짓는 땅에 반드시 필요한 양분을 채워 준다.
“안 그래도 땅에서 일정 부분은 휴경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잘 됐지 뭐.”
기본적으로 작물.
특히 그중에서도 약초인 핑크 인시리움의 경우 심어진 땅의 영양분을 실로 게걸스럽게도 먹어 치우는데다가 독성까지 뿜어내니 삐끗하면 땅 버리고 딱 좋은 종류의 약초다.
이런 종류의 작물은 한 번 수확한 이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의 휴경 기간을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욕심을 부려서 계속 작물을 심기만 한다면 결국 완전한 땅의 황폐화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
사실 지금까지도 잘 버텨 준 것도 어디까지나 진우와 팜오리들의 꾸준한 관리와 더불어 질 좋은 비료라 할 수 있는 배설물.
오리와 지룡의 똥 덕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터.
허나 그렇다 해도 한계는 존재하는 법.
최근 얻게 된 농지…… 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핵을 섭취함으로써 농장 인근에 설치한 게이트의 땅을 대체제로 삼아 작물을 심을까 했는데, 이제는 양분 괭이가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어차피 휴경하지 않더라도 그곳에도 작물을 심을 것이지 않나?]“대지모신 님께서는 저를 너무 잘 아시는군요.”
[선지자를 하루 이틀 지켜본 내가 아니니.]“여신님의 관심은 환영이죠.”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곳에서도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은 변치 않을 테니 휴경 없는 진우의 농사 속 생산량은 나날이 증가하게 된다는 뜻.
하물며 진우가 이번 상점에서 구입한 것의 대부분은 도구보다는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켈틱 볍씨처럼 다른 차원의 씨앗들이었다.
개중에는 약초 종류도 있었지만, 진우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것은 다른 쪽이다.
윙윙- 위이잉-!
위에에엥~
이번 기회에 큰맘 먹고 지른 신참 겸 새로운 식구.
[보석 꿀벌에게는 보석이 최고의 집이요, 최고의 꿀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장소지. 집을 만드는데 보석을 쓰는 게 아깝다고? 어허! 이 녀석들이 만들어내는 보석 꿀맛을 보게 되면 생각이 달라질걸? 한번 잡숴 봐, 츄라이, 츄라이!]※ 상품명 : 보석 여왕꿀벌(전설) – 구매 비용 1,550억 원
* 영롱하고 커다란 보석을 여왕꿀벌에게 건네주세요. 집은 직접 만들어서 생활하는 생활력 있는 꿀벌입니다.
* 주변에 꽃, 혹은 수분 활동이 가능한 작물이 있을 경우 수확량과 효과에 특별한 옵션을 부여하며, 생산되는 꿀의 등급을 상승시킵니다.
그 이름하여 보석 여왕꿀벌.
이름값을 하려는 듯.
씰룩거리는 꿀벌의 토실토실하고 복슬복슬한 엉덩이.
탐스럽기 그지없는 그곳에 달려 있는 것은 아름답고 영롱하게 빛을 뽐내고 있는 붉은빛의 보석이다.
물론 꿀벌.
전설 등급이라고는 해도 종족의 한계는 존재하는 법이라고.
진우의 새끼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기에 보석의 양은 그렇게 많다고까지 할 수는 없는 것이 흠이긴 해도 꿀벌을 도축해서 팔 것도 아닌데 그게 무슨 상관일까?
“시오랑 좋은 짝이 되어 주렴.”
나비와 꿀벌.
어떻게 보면 같은 충매화의 대표적인 곤충답게 꿀을 탐하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이야 진우가 알아서 배정해 주면 그만이다.
예전과는 달리 게이트 내부.
던전 속에서 짓는 농사 덕분에 땅의 제약은 거의 없어진 지 오래인 진우였으니까.
위이잉?
허나 시오란 말에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녀석.
그래, 일단은 구매해서 주인이 되었다 해도 제대로 호감도를 쌓는 것이 순서에 응당 맞을 터.
친해지는 방법쯤이야 사실 그렇게까지 어렵지도 않다.
[보석, 보석은 정말이지 너무 멋지죠.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말이에요!]※ 상품명 : 쓸데없이 큰 보석(유니크) – 구매 비용 420억 원
* 거대 보석 광산에서 즉시 채광해 올린 보석입니다. 많은 양의 마나를 함유하고 있으나 무구나 장신구로 가공하기에는 불필요할 정도로 거대합니다. 쪼개서 나눌 경우 힘 또한 나눠지는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 보석 꿀벌이 가장 좋아하는 집의 재료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역시 돈을 벌 줄 안다니까. 드루이드들이.”
보석 꿀벌을 판매했으리라고 예상되는 드루이드가 올렸을 것 같은 보석.
두 개를 세트로 구매하는 바람에 총 2천억 원에 근접할 정도로 사용하게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흑우가 되는 기분은 썩 유쾌하지는 않다. 그러나 흑우와 투자는 종이 한 끗 차이라지만 엄연히 다르다.
“사용한 금액 그 이상을 벌어들이면 될 일이지.”
괭이를 비롯하여 꿀벌 친구와 집.
그 밖에도 농사에 큰 도움이 될 물품들.
본전 그 이상을 뽑아낼 자신이 넘치다 못해 폭발할 지경인 진우가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슬슬 시작해 볼까.”
돈을 사용한 만큼 이제는 비워진 통장 잔고를 채워 주기 위한 씨앗을 심을 때다.
* * *
“끄응, 심는 건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굳건한 체력의 특성과 높은 체력 능력치.
두 종류의 힘으로 인해서 여간해서는 크게 지치지 않는 진우다.
허나 그렇다 해도 땅이 거의 무한대 수준으로 늘어난 덕분일까?
각 군락지 구역마다 일일이 씨앗과 모종을 심고 군데군데 자라난 잡초를 제거하는 것까지.
땅이 늘어남에 따라서 한층 더 많아진 일거리.
그것들을 보면 심는 것이 끝이 아닌.
아직 반도 시작되지 않은.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진우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럼 오늘도 잘 부탁하겠다 제군들. 일을 확실하게 처리해 줄 시 특제 밀웜 2개를, 귀엽기만 해도 특제 밀웜 2개를 챙겨 주겠다.”
꾸왁, 꾸와아악!
삐삐삐삐!
노동력에 있어서 진우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팜오리 군단.
그런데 어째 환장의 헤드뱅잉을 선사해 주는 밀웜의 요구에도 어째 팜오리들의 반응이 영 시원치가 않다.
진우를 위해서 하기는 하겠는데 밀웜에 만족하지는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해당 이유가 어째서인지 알기까지는 그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물고기도 얹어 줄까?”
꾸와아아아앙-!
삐삥! 삐이잉!
“……참으로 솔직한 반응이로구나.”
오리들에게 있어서 밀웜이 맛 좋은 간식이라면 정령의 연못에서 성장한 물고기는 별 5개를 줘도 부족하지 않을 별미 중의 별미다.
그것도 갓 잡아서 신선함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으니 밀웜과는 비교도 안 될 수밖에.
“하긴, 그건 인간도 마찬가지니까.”
맛있는 것도 좋지만 더 맛있는 것이 있다면 그쪽으로 끌리는 것은 생명의 공통점이다.
아예 처음부터 맛보지 않았으면 모를까.
이미 맛본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건 당연하겠지.
뭐, 아무튼 간에.
꾸와아아악!
밀웜에다가 물고기까지.
아주 제대로 챙겨 주겠다는 약속을 하자 팜오리는 말 그대로 군단을 일으켰다.
우루루루루-
파박- 파박- 파바바바박-!
앞에 무엇이 있든 간에 다 뚫어 버릴 기세로 천방지축 쏘다니는 녀석들.
집 앞의 농장에 이어서 뿔토끼의 쉼터와 쌍두 늑대 굴, 거대 숲 지그룸에다가 인내와 칼날엄니 숲까지.
역시 땅이 아무리 넓어도 물량 앞에는 장사가 없기 마련.
당연한 말이지만 팜오리들이 저렇게 고생해 주는데 씨앗만 심었다고 해서 쉴 생각이 전혀 없던 진우는 그대로 칼날엄니 숲으로 이동했다.
부웅~ 부우웅~
그곳에서 한참 활동 중인 시오의 명령을 따르고 있는 무지개 나비들.
꿀벌처럼 꿀은 얻을 수 없더라도 비슷한 수분 활동으로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시오의 인분보다는 효능은 떨어질지언정 무지개 비늘 가루들 또한 꽤나 쓸모는 있는 편.
어디 그뿐만일까?
진우가 칼날엄니 숲으로 찾아온 이유.
이번만큼은 작물 때문에 걸음을 옮긴 것은 아니다.
“와아…….”
진우가 처음 터전으로 삼았던 칼날엄니 숲속.
그루터기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식생 군락지.
그곳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은 작물도, 약초도 아니었으니,
[리본 누에 고치(희귀)]그것은 바로 진우가 무지개 나비와 함께 구매했었던 리본 누에 유충.
고치에 참 앙증맞게도 리본이 매달린 채 금방이라도 성충이 될 듯.
박동하고 있는 100여 개의 리본 누에의 고치가 진우를 맞이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