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43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42화
“자아, 팔굽혀펴기 후 바로 달린다! 실시!”
“실시!”
“좀 더! 더 엉덩이를 내리지 못할까!”
“요령 피우지 말고! 요령 피우면 한 세트 더 시킨다!”
숲 한가운데 탁 트인 공터에서 30여 명의 다크 엘프들이 맨몸 운동을 하고 있었다.
팔굽혀 펴기, 적당한 크기의 바위 위로 뛰었다 내려오기, 넝쿨을 줄넘기 삼아 뛰기.
공터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나뭇가지를 붙잡고 턱걸이, 맨손 스쿼트 후 싯업 하기 등,
도구는 거의 쓰지 않았지만 상당한 고강도의 맨몸 운동을 하고 있었다.
“대단하군! 대단한 크로스핏 현장이다!”
“크로스핏? 무슨 말인가 그건? 뭐, 이건 우리 다크엘프 들의 전통적인 신체 단련법이다.”
“그걸 우리는 크로스핏이라 부르지.”
“와아, 굉장하네요!”
그걸 본 프로테나가 감탄했다.
우리 중에서 가장 크로스핏에 강하고, 또 진심인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로헨 트레이너! 저 몸이 근질거리는데요!”
“그래, 내가 한동안 운동을 봐주지 못했지. 가서 마음껏 놀다 와라.”
“예엣!”
“노, 놀다……?”
“아니, 우리도 역시 보고있자니 몸이 근질거리는군! 우리도 함께 하자!”
“그거 좋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의 근육이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우리는 우리만의 루틴을 시작한다! 자아, 실시!”
나를 시작으로 모두가 먼저 푸시업, 그다음 맨손 스쿼트를 시작했다.
“전력 질주! 인터벌!”
하아아앗!
나와 에이크, 프로테나는 전력질주로 공터를 한 바퀴 돌았다.
“으아악! 뭐, 뭐야!”
“오크? 오크야 저거?”
“게다가, 저 하얀 피부…… ‘하이옌’이잖아!”
크로스핏을 하던 다크 엘프들은 갑자기 난입한 셋에 경악하며 흩어졌다.
“괜찮다, 저들은 적이 아니니.”
시트라가 직접 나서서 안심시키고 나서야 다크 엘프들은 머쓱해하며 전투 태세를 거두었다.
소란이 일어나거나 말거나, 우리는 전력질주 후 시작점으로 돌아왔다.
“자아, 풀업!”
타앗!
“실패지점까지 실시한다!”
“젠장, 그건 별론데!”
“예엣! 하앗!”
한계치까지 풀업이라는 말에 프로테나는 오히려 기뻐하며 나무에 매달렸다.
후욱! 후욱! 후욱!
“저, 저것좀 봐…….”
“저 셋, 엄청나다…….”
두 오크와 엘프가 난데없이 난입해서 크로스핏을 하는 것에 황당해하는 것도 잠시,
“저, 저 거대한 근육들좀 봐…….”
“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을 먹어서 저런 몸을 만든 거지?”
“백년 전에 본 오크들도 저런 몸은 아니었는데…….”
“오크들도 오크들이지만, 저 하이옌을 봐…….”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그녀들이 주목하는 프로테나는 이미 풀업을 30회 넘게 쉬지 않고 하고 있었다.
“후우, 젠장!”
먼저 에이크가 투덜거리며 내렸다.
“흐음!”
그 다음 나도 풀업 반복을 멈추고 내려왔다.
딱히 실패지점까지 닿은 건 아니지만, 굳이 회원님이 가진 강점을 압도해서 회원님의 의욕을 꺾을 필욘 없지.
“아하핫! 어때요 트레이너! 맨몸운동이라면 트레이너에게 안진다구요!”
“그래, 대단하군.”
프로테나는 신이 나서 턱걸이를 지속, 불과 몇 분 되지 않아서 100회를 달성했다.
“대, 대단해!”
“저 등 근육좀 봐.”
“목부터 연결되어서 툭 불거졌어! 굉장해!”
“등만 대단한게 아니야, 저 어깨위로 튀어나온 삼각근을 봐!”
“척추기립근 발달 된 것도 대단하다!”
‘흐음, 재미있는 녀석들이군.’
프로테나와 같은 일반 엘프들은 당연히 육체 운동을 멀리하고, 혐오하다시피 했다.
인간들도 나의 몸과 덩치를 보고 놀랄지언정 그 근육의 세세한 것을 보고 감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 다크엘프들은 세세한 근육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서 나도 어리둥절하다.
“어, 어라?”
풀업을 끝내고 내려왔더니 다크엘프들에게 둘러싸인 프로테나도 당혹스러워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얀 피부의 자매여! 대체 어떤 운동을 해왔던 건가!”
“검은 피부가 아닌데도 이렇게나 몸을 단련시킬 수 있다니! 대단해!”
“대체 뭘 하면 삼각근이 이렇게 강하게 단련이 돼?”
“뭘 먹은 거야? 멧돼지 고기? 사슴 고기?”
“저, 저기…….”
“그쯤 하시죠 형제 자매님들.”
시트라는 프로테나를 둘러싼 다크엘프들에게 다가와 타일렀다.
“우리를 찾아온 손님들입니다. 손님들을 접대하는 것이 먼저죠. 궁금한 것은 나중에 따로 묻도록 하죠.”
그녀가 타이르자 다크엘프들은 머쓱해하며 뒤로 물러섰다.
“자,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최고장로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제 좀 펌핑이 도는 와중이었는데.”
“우리는 여기에 대화를 하러 온 거니, 운동의 시간은 나중에 얼마든지 가질 수 있을 거다.”
에이크를 타이르며 나는 시트라를 따라 다크엘프들의 마을로 들어섰다.
*
“높새바람 공동체에 온 것을 환영하오, 오크여.”
검은 로브로 몸을 가린, 백금발의 여성 다크엘프가 위엄있게 앉아 우릴 맞이했다.
나이는 이제 30대 정도로 젊은 학부모와 같은 이미지였다.
일단 내가 직접 본 엘프 중에선 가장 나이들어 보이는 엘프였다.
‘엘프들은 죄다 10대, 20대로 보이는 줄 알았지.’
잠깐, 그렇다면 내가 만난 그 어떤 엘프들보다 나이가 많단 뜻인가?
“내 이름은 크레아. 드레카이 최초의 7인 중 한 명이며 높새바람 부족의 대장로일세.”
“로헨 코르막. 핏빛함성 부족의 대전사이다.”
인사를 나눈 뒤, 나는 근심안으로 그녀의 몸을 살폈다.
‘전신에 고루 잘 발달 된 근육. 역시 하체 쪽이 집중적으로 잘 발달 되었군. 속근 보다는 지근의 비율이 높다. 전형적인 크로스핏 스타일의 근육이다.’
근육량도 충분하고 체지방도 적다. 오랜 시간 단 하루도 게을리한 적 없는, 그야말로 시간과 성실함이 만든 몸이다.
‘하지만…….’
그 몸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분명 그녀 자신도 자각하고 있을 터다.
“본디 우리는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강한 몸을 갖추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자들일세. 다른 엘프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길을 걷게 되어버린 탓에 이 검은 피부를 가지고 그들과 떨어져 공동체를 형성한, 떠난 자들이지.”
“확실히, 당신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몸을 단련시킨 것 같군. 게다가 근육을 키우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우리의 몸은 생명을 앗아간다는 업을 삼키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
크레아라는 대장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로헨, 그대도 그 몸을 만들기 위해 같은 일을 해 온 것이지.”
“그렇다. 앗아간 생명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단련을 멈추지 않고, 그 생명과 단백질을 근육으로 만들어 함께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생각보다 우리는 잘 맞을 것 같군. 과거의 자네들은 그런 진지한 생각과는 다른 자들이었거든.”
“과거의 우리 오크 종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물론. 우리 엘프와 오크들의 사이가 좋지 않지만, 공동의 적이 생기면 힘을 합쳤지. 과거 ‘피의 신’이 부활한 때에, 암흑신을 섬기는 흑마련이란 자들이 이 대륙 전체를 위협할 때처럼.”
“그렇군. 우리 종족의 역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바로 그 흑마련이 부활해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알고 있네. 마수들이 나타나서 우리 공동체를 포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그들, 특히 마수를 다루는 흑마법사가 나타났다는 것을 말이야.”
“이미 슬란 산맥에 흑마련의 군세가 들어오려 했다. 내게 퇴치되었지만.”
“그건 바람걸이 공동체의 아이들에게 들어서 알았네. 자네들을 공동체에 들이게 한 것도 그 때문이지.”
그러며 그녀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대들의 힘이 필요하네. 부디 우리 종족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네.”
나는 그 손을 잠시 말없이 지켜보다 말했다.
“누군가에게 협력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줘야 한다는 뜻이다. 대장로, 당신은 우리에게 그만한 보상을 줄 수 있는가?”
크레아는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이내 훗 미소 지었다.
“역시 자네는 다른 오크들과 다르군.”
“나를 시험해본 것이라면 대단히 불쾌하다만.”
“아…… 그건 미안하네.”
“너희 엘프들이 다른 종족을 아래로 보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단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그럴 만한 위치에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거지.”
세상 누구나 갑질을 하고 싶지만.
“하지만 대장로, 너는 지금 나에게 그런 태도를 가질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하다만.”
그건 그만한 충분한 힘이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거다!
[스킬 : 근육 조작]불끈!
나는 가슴을 펴고 광배근과 삼각근을 부풀려 위압감이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나 또한, 흑마련이란 거대한 적을 상대해야 하기에 상당히 많은 것을 참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군. 네가 앉은 채 우릴 맞이한 것도 아무 말 하지 않고 넘어간 것처럼.”
그리고 난, 갑이 되기에 충분한 힘을 갖추었지. 무력이 최고인 이 세상에서 말이야.
“……명심하도록 하지.”
그녀는 머쓱한 듯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자네에게 줄 수 있는 건 우리 부족의 힘, 그리고…… 자네라면 분명히 관심을 가질 ‘힘’이라네.”
“흐음?”
힘이라, 솔직히 힘이라면 내가 스스로 근육을 키우고 단련해서 얻어내는 건데.
“우리 드레카이, 자네들이 다크엘프라 말하는 종족의 시작에 관해서부터 이야기해야 하네. 읏…….”
그러며 그녀는 좌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렸다.
“……내가 앉아있던 것은 미안하네. 최근에 몸이 그리 좋지 않아서 말이야. 허리와 무릎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흐음.”
역시, 문제가 있다니까.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거네. 최근 공동체의 아이들의 몸에 극심한 통증이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충 어떤 문제인지 이해가 간다.
“게다가 젊은 세대일수록 그런 문제가 생기는 빈도가 더 자주 나타나네. 이런 말을 하면 모두가 늙었다 말하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몸이 더 약해지는 것처럼 보이네.”
의외로 나이 어린 회원님일수록 잔 부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
젊은 육체의 회복력만 믿다가 부상이 낫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고, 그러다 만성적인 부상에 시달리는,
의외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달라, 그것이 너의 요청이로군.”
크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다크엘프는 오직 몸을 강하게 만든다는 것만으로 동족들과 길을 갈라섰네.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공동체의 정체성, 무엇보다…… 지금 마수들에게 포위된 상황을 타개할 수 없어.”
그러며 크레아는 내게 고개를 숙였다.
자존심 높고 오만한 엘프가 다른 종족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 자체가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 것이리라.
“부탁하네. 드레카이 아이들에게 구원을 내려주게. 자네라면…… 할 수 있을 터. 그렇다면 나는 자네에게 ‘활력의 근원’에 대한 것을 알려주겠네.”
“…….”
솔직히 무슨 힘을 준다, 그런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이곳에까지 나는 내가 키운 근육의 힘으로 헤치고 왔다.
‘힘을 원하는가?’ 그런 대사를 치는 녀석들은 언제나 꿍꿍이가 있는 놈들이지!
‘도핑 약물이나 수상한 보충제를 권장하던 놈들이 그런 놈들이었어!’
『근육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힘을, 지금 깨우쳐라! 지금은 잠깐, 맛만 보게 해 주마!』
“…….”
하지만 지난번 그 썩은 시체 덩어리를 해치울 때, ‘그 목소리’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고,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더 거대한 적이 나타난다면 순수한 근육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일지 모른다.
‘정당한 거래로 얻는 힘이라면…….’
그렇게 10초 정도의 머릿속 마라톤 회의를 마친 끝에 결론을 냈다.
“크레아 대장로.”
“음…….”
“거래를 받아들이겠다.”
“아-.”
“앞으로 흑마련과 싸우기 위해서는 너희 다크엘프들의 힘도 필요하다. 물론 지금 대장로 당신이 말하는 대로의 상태라면 힘들다. 하지만!”
나는 두 손을 들어 보였다.
“나는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그리고 너희 다크엘프들에게 더 큰 힘을 줄 수 있다.”
“저, 정말인가……? 어떻게 말인가!”
“그걸 지금 알려주겠다.”
그러며 나는 내 유틸리티 웨이트벨트에 있는 작은 병을 꺼냈다.
주르륵-.
그것은 동물의 지방에서 짜낸 기름들을 향기나는 허브와 함께 재워둔 것.
“뭐지? 그 좋은 향이 나는 기름은?”
나는 그것을 손에 주륵 끼얹었다.
“긴말 필요 없다. 크레아 대장로. 벗어라.”
“……응?”
“근육을 볼 수 있도록, 옷을 전부 벗어라!”
나는 기름으로 번뜩이는 손을 쥐었다 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