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54)
154. 물러설 수 없다!
파드드드드드드득!
여왕이 두 더듬이를 떨자, 반대쪽 입구를 막고 있던 병정개미들이 명령에 호응하듯 더듬이를 흔들었다.
그러더니 절반은 그곳 입구에서 계속 침입자를 막고, 나머지 절반은 새로운 침입자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끼리릭!”
“끄드득!”
끼기기기긱! 다다다닥!
괴이한 관절 꺾이는 소리를 내며 병정개미들이 우리에게 달려온다.
[지금부턴 개미들의 급소만 노린다! 인정사정 봐주지 마라!] [네!]마법인형을 만들기 위해 운명의 실을 붙일 여유는 없었다.
최대한 빨리 죽이고, 이젠 여왕을 잡아야 한다.
[라이너! 선봉에 서서 팀을 이끈다!] [네! 영주님!]기이잉! 쿵! 쿵!
라이너와 영웅 기사들이 앞을 막아섰다.
[웨슬리! 그림자 기사들을 이끌고 라이너의 뒤를 받쳐라!] [네! 주군!]쿵! 쿵! 쿵!
[개미 괴수를 잡아라!] [가자!]촤악! 서걱!
라이너와 오리지널 기간트 기사들이 병정개미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웨슬리와 40기의 기간트가 뒤를 따르며 달려오는 병정개미들을 막아섰다.
거대 병정개미는 B등급 괴수지만, 오리지널 기간트를 압도할 순 없었다. 특히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는 A등급 괴수를 일대일로 상대할 수준이었기에 병정개미의 덩치가 커도 밀리지 않았다.
그리고 내 마법인형들의 기간트가 뒤에서 합세하자, 병정개미는 내가 있는 곳까지 다가오지 못했다.
[물러서지 말고 대형을 지켜라!] [전진하라!]기간트는 원래 괴수를 잡기 위한 거대 병기.
움직임에 거침이 없었다.
개미 괴수의 공격은 단순했다.
거대한 턱으로 상대를 물거나 여섯 개의 다리 힘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것이었다.
그러니 일단 기체가 물리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끼드드득!”
병정개미가 입을 벌리고 달려들자, 라이너의 오리지널 기간트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방패를 밀며 병정개미의 턱 사이로 파고들었다.
병정개미가 턱을 오므릴 때, 그의 검이 병정개미의 대가리를 찔렀다.
푸욱! 푹!
[맛이 어떠냐!]“끼이악!”
외골격이 단단한 개미 괴수였지만,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의 검은 A등급 이상의 괴수 부산물로 만들어져 있었기에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기간트의 검이 개미의 외골격을 뚫고 뇌와 살을 갈랐다.
[밀리지 마라!]개미들은 숫자가 많음에도 기간트의 일자 대형을 뚫지 못했다.
알리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왜 개미들이 뒤에서 기다리는 거죠? 숫자가 많으니 포위하면 될 텐데요?”
[우회 공격 개념이 없나 보지.]실제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 병정개미는 100여 마리로 40여 기의 기간트를 압도할 수준이었다. 그러니 지금처럼 앞선 개미가 싸울 때, 뒤에 있는 개미가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회하거나 더 길게 일자로 늘어서 포위하는 진형으로 바꾼다면, 훨씬 더 유리했을 것이다.
‘개미들의 지능이 좀 낮은가?’
그때였다!
파드드드득!
여왕이 이쪽을 보며 더듬이를 흔들었다.
그러자 후미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10여 마리의 병정개미가 떨어져 나가더니, 일자 대형 우측으로 우회해 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응? 내가 지휘관이라는 걸 알았나?’
여왕개미는 생각보다 머리가 좋은 것 같다.
게다가 인형술사가 마법인형을 조종하는 것처럼 거대 개미들을 더듬이로 조종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와 비슷한 점이 많네.
[암 드로운! 우회하는 놈들을 막아!]“네! 주군!”
몸이 근질거렸는지 암 드로운은 아까부터 검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숫자는 부족했지만, 암 드로운은 일당백의 기사였기에 걱정이 없었다.
“주군의 명이다! 죽어라!”
암 드로운이 거대병정 개미의 더듬이를 자르고 몸을 옆으로 돌려 머리를 잘라버렸다.
[타일러 영주님, 저도 암 드로운 경을 도울까요?]에테나는 오리지널 비숍급 기간트를 배정받았기에 싸우고 싶어 했다.
[아직 아니야! 기다려!]그때였다.
여왕이 다시 더듬이를 파르르 떨자, 이번엔 후미에 있던 10여 기의 병정개미가 좌측 끝으로 이동해 나를 향해 달려왔다.
[에테나, 갈라그란트! 두 사람이 저것들을 맡아!] [네!]“네!”
에테나의 기간트와 갈라그란트가 좌측으로 오는 병정개미를 향해 달렸다.
“스승님! 저도 도와주면 안 될까요?”
[아니! 넌 병정개미를 상대하긴 부족해!]“네······.”
릴리안은 전투를 위해 데려온 것은 아니었다.
큰 전투를 경험해 보라는 뜻이었다.
그녀의 파이어 에로우는 나이트급 기간트까진 꽤 효과가 있었다.
그것도 기간트를 직접 부수는 것은 아니고 해치 부근에 화염 마법이 적중하면 뜨거운 열기로 안에 탄 기사에게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기간트의 머리를 공격해 화염과 연기로 시야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었고.
물론 상대가 방패로 막거나 적중하기 전에 피해버리면 아무 소용없었다.
그러니 B등급 괴수를 죽이려면 큰 화염 마법을 써야 하는데, 한두 방 쓰면 마나가 바닥이 되기에 비상시를 대비해 마나를 아껴야 했다.
알리사 엘가가 내게 물었다.
“영주님, 그럼 전 뭘 하면 될까요?”
[힘을 아껴! 진짜 전투는 아직 멀었으니까.]“네! 주군!”
여왕개미는 왜 움직이지 않는 거지?
가장 큰 전력인 알리사와 난 움직이지 않았다.
구석에 짱박혀 있는 여왕개미가 언제 어떻게 공격해 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우리 쪽은 밀리는 곳은 없고! 크루세이더 팀은?’
마나를 눈에 뿜어냈다.
그러자 어둠을 뚫고 반대편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쪽 역시 입구를 뚫고 나와 병정개미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서둘러라! 아리칸 기사들은 이미 개미들을 모두 처리했다.]내 목소리에 기사들이 더욱 열심히 싸웠다.
[꼭두각시(lv.9)가 자아를 각성했습니다.] [자동인형(lv.1)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내 마법인형도 대수림의 괴수를 잡을 때보다, 다른 차원의 괴수를 잡는 것이 훨씬 빨리 경험치가 올랐다.
지금처럼 자아도 빨리 각성하고!
[계속 몰아쳐라!]우리에게 달려들던 병정개미를 거의 다 처리했을 때였다.
“으헉!”
쿵!
갈라그란트가 병정개미 한 마리에 밀려 넘어졌다.
놈이 턱을 벌려 갈라그란트의 검을 잡고 흔들었다.
갈라그란트는 검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었다.
그때 릴리안이 마나를 모으며 손을 뻗었다.
“파이어 에로우!”
휘익!
병정개미를 향해 릴리안의 화염 마법이 날아갔다.
퍼엉! 화르르르!
병정개미가 화염에 휩싸였다.
그런데 병정개미는 죽지 않고, 릴리안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어? 머, 머리를 맞혔는데!”
릴리안은 놀라서 다시 파이어 에로우를 사용하려고 마나를 집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알리사가 피식 웃으며 마법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난 알리사의 손을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제자를 믿어 보기로 했다.
다다다닥!
“끄드득!”
병정개미가 달려와 릴리안을 향해 커다란 입을 벌렸을 때였다.
“파, 파이어 에로우!”
화르륵! 퍼어엉!
병정개미의 입속으로 화살이 날아가 터졌다.
“끼이아!”
입속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병정개미!
괴로운 듯 몸을 마구 비틀기 시작했다.
그리고 벌써 10여 마리의 병정개미를 다 죽인 암 드로운이 다가와 검을 찔러 마무리했다.
[릴리안, 방금 마법 캐스팅 속도는 꽤 괜찮았어.]“헉! 저 방금 죽을 뻔했어요!”
사실 마법을 발현하지 못했다면, 내 킹콩인형이 튀어나와 병정개미를 처리했을 것이다.
그리고 릴리안이 입은 갑옷은 나이트급 거신 갑옷이었다.
B등급 괴수라고 해도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마법이 먼저 적중했다.
제자는 강하게 키워야지.
나도 그렇게 컸으니까.
[병정개미를 모두 정리했습니다!]웨슬리가 말했다.
[서둘러! 저쪽은 이미 여왕개미와 전투를 시작했다!]이미 크루세이더 기사들은 병정개미를 죽이고 여왕개미 앞까지 전진한 상태였다.
[이동해라!]쿠쿠쿠쿵!
기간트들이 먼저 앞으로 내달렸다.
난 뒤쪽에서 달려가면서 여왕개미와 크루세이더 기사들의 싸움을 자세히 살폈다.
적을 살피고, 파악해, 약점을 찾아내는 거.
이건 내가 가장 잘하는 거다!
특히 괴수와의 싸움이라면 날 따라갈 자가 없지.
S등급 괴수 드라우켄을 잡은 실력도 있었고.
‘근데, 아예 접근을 못 하고 있네!’
거대한 두 개의 앞발로 다가오는 기간트를 공격하고 있었다.
발끝에는 톱날 같은 발톱이 달려 있는데, 발톱 길이가 룩급 기간트만 했다.
조금만 스쳐도 팔이 잘리고, 직통으로 맞으면 기간트도 구멍이 뚫리거나 아예 박살 난다.
벌써 접근하던 기간트 몇 대가 당했는지 바닥에 잔해가 보였다.
방금 마르틴의 우가스가 앞발을 피해 여왕개미 안쪽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송곳 같은 가운데 다리가 날아오자, 어쩔 수 없이 뒤로 피해야 했다.
‘근데 왜 움직이지 않는 거지?’
앞발을 주로 공격하고, 중간 다리도 가끔 움직였다.
그런데 맨 마지막 다리는 아예 땅에 붙이고,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배 아래 쪽엔 방금 낳은 수십 개의 알이 있었다.
‘모성애인가?’
괴수도 모성애가 있는 건가?
어쩌면 나와 마법인형의 관계처럼, 여왕개미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자기 새끼들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아니면 진짜 모성애던가.
왠지 저 알은 건들면 안 될 것 같았다.
저것 때문에 놈이 움직이지 않은 거니까.
게다가 지금도 계속해서 알을 낳고 있었다.
자신을 공격하는데, 알을 낳다니!
‘알 낳는 기계인가?’
기이잉! 쿵! 쿵!
우리도 여왕개미 앞에 도착했다.
놈이 앞발을 휘두르면 사방 200미터까지 위험지역이었다.
그랬기에 크루세이더 기사단도 200미터 떨어진 뒤쪽 바위와 기둥 뒤쪽에서 여왕개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마르틴 전하, 꽤 고전하시네요.]마르틴의 우가스가 날 향해 고개를 돌렸다.
[휴! 다행히 여왕이 앞으로 나오진 않는데, 워낙 앞발 공격이 빠르고 시야가 넓어 접근이 쉽지 않소. 벌써 기사가 여섯이나 당했소.]나도 씁쓸했다.
크루세이더 기사단은 모두 안면이 있는 기사들이었다.
그들의 죽음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놈의 다리를 낫으로 공격했는데, 끄떡도 없소.]그건 살짝 충격이었다.
퀸급 기간트 우가스가 들고 있는 낫은 S등급 괴수의 뼈로 만든 정말 희귀한 무기였다.
그런데 여왕개미의 외골격을 뚫을 수 없다니!
[어떻게 공격할 방법이 없겠소?] [저라고 당장 뾰족한 방법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약점은 알 것 같군요.]우가스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기간트들이 일제히 날 돌아봤다.
[그게 어디요?] [여왕개미의 배죠. 정확히는 지금도 알을 낳는 알주머니가 있는 곳입니다.]그곳이 마나가 가장 약한 부분이었다.
[하아! 역시 안으로 파고 들어야······.]우가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었으니까.
그때였다!
파드드드득!
여왕이 더듬이를 미친 듯이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온 입구 쪽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개미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어서 여왕을 죽여야 합니다!]더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휴우! 한번 해봅시다!]우가스가 커다란 낫을 들고 기사들을 쳐다봤다.
[모두 정렬하라! 한꺼번에 공격한다!] [우리도 모두 공격 준비를 해라!]“끼이이이아!”
“키드드드득!”
그때 공동 입구에서 10여 미터 크기의 개미들이 날개를 퍼덕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수개미였다.
그리고 그 뒤로 수백 마리의 개미 괴수가 몰려오고 있었다.
[비에르!] [네! 전하!] [크루세이더 기사단을 이끌고 저 개미들을 막아라! 나와 원탁의 기사들이 여왕을 맡겠다!] [네! 전하!]비에르 후작이 90기의 기간트를 이끌고 몰려오는 수개미와 개미를 막았다.
내가 소리쳤다.
[모두 넓게 퍼져 놈의 품 안으로 달려간다! 먼저 도착한 기사가 배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가자!]기이이이잉! 쿠쿠쿠쿵!
기간트들이 일제히 놈의 배를 향해 달려들었다.
[공격해라!]내 자동인형과 꼭두각시가 탄 기간트부터 여왕의 배를 향해 달렸다.
이건 미끼였다.
휘익! 콰앙!
어둠 속에 거대한 발이 내려 찍힐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휘익! 콰앙!
‘젠장! 피 같은 꼭두각시가!’
몇 달을 키운 꼭두각시가 날아갔다.
꼭두각시와 연결된 50개의 운명의 실이 한 번에 끊어져 인형의 집에 회수하지 못할 정도로 여왕개미의 공격은 무시무시했다.
휘익! 콰앙!
주변 땅이 흔들렸다.
기간트에 장착된 3개의 라이트로 주변을 밝히기는 부족했다. 특히 여왕개미의 높이는 100미터나 되기에 언제 어디서 거대한 발이 공격할지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마나로 보는 게 낫겠어!’
난 마나를 눈에 뿜어냈다.
그제야 여왕개미가 온통 푸른 빛의 실루엣으로 보였다.
바닥이 울퉁불퉁해 걸려 넘어질 수도 있지만, 저 거대한 앞발을 피하려면 이게 나았다.
[계속 전진해!]마르틴 국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휘익! 쿠웅! 촤아아!
[크윽!]아리칸 왕국의 오리지널 기간트의 팔과 다리가 동시에 날아갔다.
거대한 앞발이 내려 찍힐 땐 아슬아슬하게 피했지만, 놈의 발톱은 톱니처럼 되어 있어 잡아당길 때도 위협적이었다.
[게일, 탈출하라!]마르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부서진 기간트에서 게일 대령이 겨우 몸을 빼내서 뒤로 물러섰다.
‘조심해!’
휘잉! 콰앙!
내가 경고했지만, 자할리(lv.9) 자동인형이 몰던 룩급 기간트가 그대로 폭사했다.
‘인형의 집으로!’
다행히 운명의 실이 모두 끊어지기 전에 인형의 집에 넣었다.
[계속 전진하라!]난 지금 중앙으로 접근하고 있었고, 암 드로운은 좌측 끝에서 은밀히 접근하고 있었다.
휘잉!
쿠아앙!
[크악!]꼭두각시가 몰던 비숍급 기간트 하나가 얼굴부터 몸통까지 찌그러지며 파괴됐다.
꼭두각시는 인형의 집에 넣었지만, 너무 크게 다쳐 레벨이 초기화됐다.
‘젠장! 이렇게 강할 줄이야!’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설 수 없었다!
오로지 전진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