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59)
159. 헤어질 결심.
내가 가디언 제국의 입장이라면 나부터 암살하고 싶을 거다.
가장 불확실하고, 아베르크 제국에서 전력이 완전히 드러나 있지 않은 상대니까.
“솔직히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네와 밖에 있는 기사들을 죽이는 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이네. 하지만 루이스 저하와 옛정을 생각해서 참고 있는 거니까,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살짝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때 문을 열고 한 기사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드십시오. 이 차가 그래도 입맛에 맞으실 겁니다. 이곳 수인들의 차는 좀 떫거든요.”
“좀 식으면 마시겠네.”
기사가 나가고 김이 오르는 찻잔을 지그시 바라보며, 조금 전 상황을 정리했다.
내가 급발진을 하긴 했지.
여긴 나와 관련된 것이 하나도 없는 곳인데······.
하지만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거신 마법사가 수인을 공격하는 것에 화가 난 것은 맞다.
하지만 비겁하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물러선 기사들에게 더 화가 났다.
내가 아는 루이스는 그런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측근인 패로운 역시, 루이스를 존경하고 닮기 위해 노력하는 기사였다.
하지만 지금 모습은 많이 변해 있었다.
그래도 오늘 내가 개입했으니, 코린트 왕국과 가디언 제국은 당분간 적대적일 것이다.
거신을 죽였으니, 수인들의 편에 설 수밖에 없겠지.
코린트 왕국의 거신들이 수인들을 도와 괴수의 침공을 함께 막으면 제일 좋겠지만, 오늘 그들의 행태를 보니 기대할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방해할까 걱정이다.
그러니 이곳 차원에서만은 가디언 제국이 수인들의 편을 드는 것이 내게는 이득이었다.
공동의 적이 생기는 것이니까.
찻잔에서 눈을 떼고, 패로운 준장을 쳐다봤다.
“가디언 제국의 다음 황제가 루이스 저하신가? 아니면 안드레아스 원수인가?”
“무슨 말씀입니까. 그야 당연히 루이스 저하십니다.”
“그런데 왜 다들 안드레아스의 명을 듣는 거지?”
“그야. 안드레아스 원수께서 총사령관이시니까요.”
“무슨 총사령관?”
패로운은 대답 대신 살짝 내 눈치를 봤다.
“아베르크 제국을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할 총사령관?”
그의 침묵은 긍정이었다.
전부터 궁금한 점을 물었다.
“루이스 저하께서 왜 그런 결정을 하신 거지? 전쟁을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었는데?”
“지금도 전쟁은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죽을 테니까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군.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데, 안드레아스 원수를 아베르크 제국을 점령하기 위한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고? 그리고 지금도 한창 전쟁을 준비 중이고.”
패로운 준장이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최종 목적은 다릅니다. 루이스 저하께서는 300년이나 지속한 두 제국의 전쟁을 완전히 종식하고자 합시다. 그래서 안드레아스 원수를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전쟁을 없애는 방법으로 아베르크를 완전히 점령하겠다는 거야? 전쟁으로 전쟁을 없애려고?”
“그렇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두 제국의 기사들이 피를 흘려야 합니까. 루이스 저하는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허!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지 않은가? 루이스 저하가 황제가 되어 아베르크 제국에 투항하면 되겠네. 그럼 전쟁도 사라질 거고.”
“그, 그건······.”
고개를 흔들었다.
황제 자리는 유지하고 싶겠지.
그게 인간의 본성이니까.
결국, 루이스도 똑같은 인간이었구나!
안드레아스에 대한 분노와 루이스에 대한 호감이 조금씩 섞여 있었는데, 루이스의 목적을 듣자 이젠 한쪽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그리고 두 제국의 전쟁이 그리 쉽게 끝날 리가 없잖은가. 지금은 가디언 제국의 전력이 더 높다고 해도, 아베르크는 지난 300년간 기간트 기술에서 앞서왔네. 그리고 최근에 오리지널 기간트를 다수 확보했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테고. 전쟁에서 아무리 가디언 제국이 유리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기껏해야 이베리아 평원과 동부 일부를 가져가고 끝날 거야. 기사들만 죽어 나가는 거지.”
패로운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아닙니다! 이번엔 다를 겁니다.”
“다르긴, 큰 그림을 보게. 제국의 땅은 매우 넓네. 전투에서 여러 번 승리했다고 해도 점령지도 안정해야 하고, 부서진 마장기도 수리해야 하네. 기사들과 병사들도 피로할 거고. 또 하늘에서 비공정이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마냥 전진할 수도 없을 거네. 그러니 적당히 아베르크의 땅을 차지하면 휴전할 것이네. 그리고 몇 년 후에 다시 싸우겠지. 뭐, 병력에서 2배 이상 압도하면 또 모를까.”
앞선 300년간의 역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방금 패로운 준장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뭐지? 저 반응은?’
에테나가 있었다면 바로 알아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도 왠지 알 것 같았다.
진짜 병력이 2배 이상이라고?
하지만 마장기와 기사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리도 없고, 비공정을 자동화 공장에서 찍어낼 수도 있는 것도 아니었다. 비행석도 한계가 있을 테고.
추밀원의 정보국에서 파악한 두 제국의 전력 차는 1.3배 정도.
수치는 높지 않지만 이건 엄청난 전력 차다.
내 기간트가 1,000기라면 상대는 1,300기가 있는 거니까.
하지만 그 정도 병력 차로 압도할 순 없을 텐데······.
‘대체 뭐지?’
순간 머리가 회전한다.
잠깐 전력이 배가 된다고?
그 순간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우리 병력은 줄고 저들의 병력이 늘어난다면?
그리고 입안이 마르기 시작했다.
“설마, 호엘 삼황자인가?”
그 순간 패로운 준장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헉! 그 미친 것들이!”
“정확한 것은 삼황자와 바이마르 대영지입니다. 그들은 남쪽 베른 식민지 대륙과 아베르크 제국의 남쪽을 가져갈 겁니다.”
“하아! 멍청하긴 토사구팽의 수순을 왜 몰라!”
“그리고 글론 왕국과 탈로스 왕국이 합세해 아리칸 왕국을 공격할 겁니다. 거기에 아베르크 남서쪽의 살루스 왕국과 남동쪽의 윈데르 왕국까지 연합군은 이미 결성됐고, 병력은 이미 각 전선으로 집결 중입니다.”
그럼! 연합군의 병력이 2배가 아니고, 3배가 되는 건가?
어째서 아베르크 제국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
머릿속에 의문이 떠오른다.
아! 그들은 지금 황제 자리를 놓고 서로 싸우기 바쁘지······.
제국 내 경쟁 세력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황제가 당장 내일 죽을 정도로 위독하지도 않은데 말이다.
일단 빨리 이 사실을 아베르크 제국에 알려서 수습을······.
기이잉! 쿵! 쿵!
묵직한 울림이 주변을 뒤덮었다.
마장기들이 이곳을 포위하는 것이 느껴졌다.
패로운 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지금 내게 이런 말을 다 해주는 이유가 날 죽여 입막음하려는 건가?”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습니다. 얌전히 따라가신다면, 제가 목숨은 보장하겠습니다.”
“내가 싫다면?”
“그럼, 여기가 타일러 백작님의 무덤이 될 겁니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안드레아스 원수가 날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나?”
“물론 하셨습니다. 그래서 마장기를 동원하는 겁니다. 용서하십시오.”
패로운 준장이 문을 열었다.
난 가만히 서서 한숨을 쉬었다.
가디언 제국은 내 진정한 힘을 모르고 있었다.
내가 기사와 병사 수십 명을 때려잡고,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고 활약을 하고, 뛰어난 부하들이 있고, 대수림을 마음대로 오간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어쩌면 아공간 같은 능력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겠지.
하지만 괴수인형은?
인형술사의 능력은?
알고 있을까?
아니! 거기까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이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거지.
그동안 괴수인형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꺼내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었다.
지금 당장 드라우켄을 꺼내면 저들을 한 방에 다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진 않았다.
아무 죄 없는 수인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
콰앙!
“죽여라!”
문이 닫히자마자, 사방에서 마장기들이 달려들었다.
난 그 순간 인형 바꿔치기 스킬을 사용해 미리 준비해 둔 토우인형과 자리를 바꿨다.
기이잉! 쾅! 쾅!
콰직! 쿠웅!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골목에서 방금 내가 있던 건물을 쳐다보았다.
여섯 기의 마장기가 달려들어 거대한 검과 창으로 건물을 마구 찔렀고, 나무로 된 건물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쉬지 말고 계속 공격해!”
확인사살이라도 하려는 듯 무너진 건물을 향해 검과 창을 찔렀고, 다른 기간트가 다가와 도끼를 휘두르고, 육중한 몸으로 건물을 밟았다.
아예 건물과 나를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게 으스러트리는 것이다.
주변에 있던 수인들은 놀란 표정으로 나처럼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씁쓸하군.’
그동안 쌓아왔던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저 건물처럼 한순간에 무너졌다.
나와 그렇게 적이 되고 싶은 건가??
아베르크가 사실 망해도 난 상관없었다.
내 영지만 무사하면 되니까.
하지만 내 영지는 아베르크 제국 안에 있었다.
그러니 필연적으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다.
저들이 날 가만 놔둘 리도 없고.
‘뭔가 터질 것 같더니, 그게 이거였나?’
이런 사실을 모르고 서로 싸우는 황실과 아베르크 제국도 하나같이 멍청한 것들만 모였다.
그런 것들을 위해 싸우고 싶진 않았다.
아무래도 마르틴 국왕처럼 나도 독립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아베르크 제국은 이미 틀렸다.
헤어질 결심이 들자, 오히려 눈앞에 환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앞으로 할 일들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시안 황자와 윌리엄 원수와 결판을 내야겠군.’
일단 이곳부터 마무리하고.
놈들은 건물 잔해에 기름을 뿌리고 불까지 붙였다.
순식간에 건물이 불타올랐고, 시뻘건 불꽃과 시커먼 연기가 뿜어졌다.
***
해가 지고, 세상이 어둠에 휩싸였을 때도 불은 주변을 밝히며 계속 타올랐다.
마장기 기사들은 이제야 안도하는 것 같았다.
마장기에서 내려 저녁 식사를 하고, 천막에서 쉬고 있었다.
‘다크 엘프라, 얼마나 대단한지 볼까?’
통역을 맡은 다크 엘프가 식사를 끝내고 도시 안에 사과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사과를 하나 따서 디저트를 먹으며 나뭇가지에 누워있었다.
그는 인간들에게 협력하고 있지만, 인간들과 함께 생활하진 않았다.
[그림자 투영(lv.6) 스킬이 발동됐습니다.] [선택된 마법인형 – 표범인형(lv.10) 꼭두각시]은밀히 이동할 때는 표범인형보다 좋은 괴수가 없었다.
그리고 기습을 할 때도.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쓰윽!
“컥! 커컥!”
다크 엘프의 몸이 축 늘어졌다.
운명의 실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기사회생(lv.max) 스킬을 사용합니다.] [다크 엘프(lv.1) 허수아비가 만들어졌습니다.]서둘지 않았다.
스킬 지속 시간은 600초.
10분이면 충분하다.
기간트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지키고 있는 두 당직 기사.
그들 뒤로 은밀히 다가갔다.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푹! 촤악!
쿵! 쿵!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모닥불에 앉아 술을 마시는 네 기사.
그 옆에 일찍 누운 기사 하나.
그냥 천천히 다가갔다.
자연스럽게.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푹!
“커헉!”
앉아 있던 기사가 목을 잡고 옆으로 쓰러졌다.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응? 뭐야?”
얼큰하게 취한 옆에 기사가 날 올려다봤다.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촤악!
“크헉!”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앞에 앉아 있던 두 기사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가 급히 몸을 돌려 마장기를 향해 달렸다.
난 그들의 뒤를 쫓아 달렸다.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그렇게 차례로 기사들을 죽였다.
그리고 그들을 내 마법인형으로 만들었다.
돌아와 모닥불 옆에 자고 있던 기사도 죽였다.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온 기사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그리고 숨어 있던 기사도 찾았다.
마나를 품고 있는 기사라면 내 눈을 피할 순 없었다.
마지막으로 왕궁에서 쉬고 있던 패로운을 찾아갔다.
왕궁의 수비병들은 인간인 날 막지 않았다.
덜컹!
패로운은 날 귀신 보듯 쳐다봤다.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줄 알았나?”
“어, 어떻게?”
“그러게 안드레아스가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가 검을 뽑고 달려들었다.
난 가볍게 피했다.
[운명의 실을 연결합니다.]그리고 달려들어 검을 찔렀다.
푹!
“커헉!”
쿵!
[허수아비(lv.1)가 만들어졌습니다.]지금 내 기사회생 확률은 95%.
기사 열하나를 죽였는데, 열이 내 마법인형이 됐다.
이것이 SS급 인형술사의 무서움이다.
적을 죽이면 끝이 아니다.
그들은 이제 내 기사가 된다.
‘차례로 다 흡수해 주지.’
공중에 떠 있는 비공정으로 올라갔다.
내 자동인형들과 비공정을 지키는 다크 엘프들을 처리했다.
그중에 사로잡은 열아홉 명은 추가로 허수아비 마법인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비공정을 내려 11척의 마장기와 마석 배터리를 모두 실었다.
전쟁을 원한다면, 전력을 다 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