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82)
182. 기계쟁이들이란······.
이번엔 룩급 기간트의 해치를 열자, 스텐 뱅커스와 대장장이들이 매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갑옷이 열렸어?”
“아니, 이게 갑옷이긴 한 거야?”
위이잉! 치익!
난 해치를 닫았다.
“오! 안으로 들어갔어.”
[어때? 이제 키가 좀 비슷해졌지?]스텐과 그의 딸인 트레이시는 신기한 듯 다가와 기간트를 만져 보기까지 했다.
난 그들이 말을 편하게 하기에 똑같이 편하게 말했다.
그리고 기간트를 움직였다.
“대체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 거야?”
“이 갑옷으로 어느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는 거지?”
[보여주지.]난 등에서 검을 뽑았다.
그리고 앞으로 내달리며 허공에 검을 찌르고 휘둘렀고, 일부러 반쯤 만든 갑옷을 검으로 잘라버렸고, 앞구르기까지 했다.
“허! 저건 기사들의 움직임이잖아!”
“그럼 저 작은 인간이 거신 기사들과 동등하게 싸울 수 있다는 말이네?”
“와아!”
다들 입을 떡 벌렸다.
기계쟁이들이란······.
한바탕 오리지널 기간트의 능력을 보여주자, 날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이건 거신 갑옷으로 만든 기간트란 병기다. 이걸로 우린 대수림의 괴수와 싸우지.]스텐이 입을 열었다.
“기간트라······, 이런 기간트가 많은가?”
[지금 보고 있는 기간트는 고대의 거신 선조들이 만든 갑옷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저쪽 세상에도 100여 기밖에 없는 귀한 물건이지. 그리고 이것보다 성능이 조금 떨어지는 기간트는 수십 배는 더 많고.]텅! 텅!
내 말을 들은 스텐이 내 기간트를 두들겼다.
그리고 보호 장갑을 힘으로 뜯어보며 이음새와 관절 부분까지 자세히 살폈다.
“정말 우리가 만드는 갑옷하고 비슷하네. 움직임을 보니 안에 마법진도 제대로 있는 거 같고.”
“세상에! 우린 우물 안 개구리였어. 갑옷으로 이런 걸 만들다니······.”
아니, 거신 갑옷을 만드는 너희가 대단한 거야.
인간은 아직 흉내 내는 것뿐이고.
난 다시 해치를 열고, 알리사를 쳐다봤다.
“원로들한테 기간트 이야기는 안 한 거야?”
“했습니다. 다만 여기 거신들이 그 자리에 없어서 그렇죠.”
옆에 있던 데마르 원로가 고개를 흔들었다.
“원래 뱅커스 가문은 원로회에 잘 참석하지 않습니다.”
난 그들이 오리지널 기간트를 더 살펴보게 놔뒀다.
한참을 살펴본 스텐과 트레이시가 내게 다가왔다.
“그런데 방금 어디서 이 갑옷을 꺼낸 건가?”
“그건 내 능력이네. 나만의 아공간이라고 할까?”
“오! 대단하군. 어째서 우리가 이런 인간과 기간트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거지?”
데마르 원로가 나섰다.
“그거야 원로원이 정보를 통제해서 그런 것입니다.”
데마르가 나와 알리사 대신에 원로회와 마법사들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곧 괴수들이 몰려올 텐데, 원로들과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지배력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오히려 마석과 괴수 부산물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고, 수인들을 공격할 생각입니다. 이러다 코린트 왕국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지요.”
그런데, 그들은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우린 그런 머리 아픈 건 모르겠고, 그보다 그대가 정말 하늘을 나는 배를 만들었다는 건가?”
“물론이다. 원리는 간단하지. 이 비행석만 있으면 아무리 무거운 물건도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난 비행석이 담긴 병 하나를 꺼냈다.
“이 작은 것이? 그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지금처럼 물에 잠겨 있으면, 그 능력이 거의 사라지고, 물을 빼면······.”
쪼르르륵!
병에 물을 조금 뺐다.
그러자 원형 비행석 윗부분이 물 밖으로 드러나며, 병을 들고 있는 내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어? 정말이네. 신기하다.”
“한번 들어볼 텐가?”
“내게 줘보게.”
스텐이 손을 내밀었다.
난 비행석이 담긴 병을 건넸다.
스텐이 엄지와 검지로 병을 집었는데!
챙캉!
“헛!”
힘 조절을 못 해 병이 깨지며 비행석이 위로 떠 올랐고, 스텐은 재빨리 비행석을 손으로 잡았다.
그러자 스텐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오! 스텐 공방장이 하늘을 난다!”
“우와!”
고오오오! 쿵!
비행석을 잡은 스텐이 순식간에 공동 천장까지 올라갔다.
“세상에! 저런 물질이 있다니!”
그 모습을 본 트레이시와 대장장이들은 입을 떡 벌렸다.
“이건 다른 차원에서 가져온 물질로 비행석이란 돌이다. 저 비행석 몇 개면 거대한 배도 공중으로 날 수 있는 거지.”
트레이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물에 잠기는 부분을 조절하면 고도를 높이거나 낮추게도 만들 수 있겠군.”
“벌써 원리를 파악했군. 저렇게 하늘을 나는 배를 우린 비공정이라고 부른다.”
“음! 저 비행석이면 만들 수 있는 게 엄청나게 많겠어!”
트레이시가 비행석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좋아! 걸려들었어!
“저 비행석은 선물로 주지.”
“정말인가?”
“물론이야. 앞으로 날 도와준다면 더 많은 비행석을 줄 수도 있다. 물론 마석과 괴수 부산물도 제공해주지.”
“그럼, 우리가 뭘 도와주면 되지?”
“원래 하던 것처럼 거신 갑옷이나 무기 같은 걸 만들어 주면 된다. 물론 하늘을 나는 초거대 비공정이나 25미터짜리 기간트를 만드는 걸 도와주면 더 좋고.”
“뭐? 초거대 비공정? 25미터짜리 기간트라고? 그런 것도 있다니!”
트레이시의 눈빛이 반짝였다.
“오오! 어서 만들어 보고 싶군!”
천장에 붙어 있는 스텐이 말했다.
“좋아! 우리도 도와주지.”
너무 쉽게 허락했기에 조금 얼떨떨하긴 했다.
“딸아! 나 좀 내려주면 안 될까?”
“아부지, 알아서 좀 내려와요.”
“하지만 이 비행석을 놓을 순 없잖으냐! 그럼 비행석이 천장에 붙어 내리기 더 힘들 거다!”
지금 비행석이 문제가 아닐 텐데······.
비행석을 놓치면 약 70미터 아래 바닥에 추락한다.
트레이시는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게 병을 좀 살살 잡지. 누가 아부지 좀 도와드려!”
“가주를 내려라!”
대장장이들이 달려들어 밧줄과 장대로 스텐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리고 겨우 비행석을 물통에 넣었다.
“다들 가까이 모여봐.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난 지금 밖에 상황을 뱅커스 가문의 대장장이들에게 상세히 말했다.
밖에 있는 장벽이며 대수림, 차원 균열과 지금 이곳에 온 괴수 군단까지.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오로지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비행석을 이용해 뭘 만들어야 할지 이미 머릿속이 가득 찬 상태였다.
정말 코린트 왕국에서 대장장이들만 활기가 넘쳤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야 한다.”
“뭐? 이 공방을 떠나야 한다고?”
“아니! 코린트 왕국을 떠나야 해. 이곳에선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그리고 내 기간트 공방이 차원 너머에 2개나 있다. 물론 둘 다 이곳보다 훨씬 규모가 크지.”
스텐 뱅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우리 모두 다 코린트 왕국을 떠나겠다.”
“응? 그렇게 바로 결정해도 되는 거야?”
“물론이다. 내가 가주니까. 내 결정을 따라야지.”
난 다른 거신 대장장이들을 쳐다봤다.
“너희는?”
“나도 가겠다!”
“나도 간다!”
“망치는 당장 챙겨야지.”
“언제 출발하면 되지?”
트레이시 뱅커스가 물었다.
“난 내일 원로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서 다른 원로와 마법사들을 설득할 생각이다. 그러니 그 이후에 출발하지.”
“짐을 싸려면 시간이 빠듯하겠군.”
“그리고 내일 원로원의 마탑 전체 회의엔 아무도 참석하지 마라. 설득이 실패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응? 설마 원로들과 마법사들을 혼자 상대하려고? 그러다 죽을 수도 있다. 원로들이 꽉 막힌 놈들이긴 하지만 코린트 왕국을 장악할 만큼 강하다. 그대가 죽으면 우린 누구에게 비행석을 받는 건가?”
“내 걱정은 하지 마. 공방의 짐이나 많이 챙겨. 가지고 가는 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스텐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내일 정문에서 저녁까지만 기다리겠다.”
난 뱅커스 가문의 공방을 나섰다.
데마르 원로가 주먹을 쥐며 말했다.
“잘됐습니다. 뱅커스 가문이 코린트 왕국을 떠나면 원로든 마탑이든 오래 버틸 수 없을 겁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이 거신 대장장이들이 도와준다면, 거대 기간트 생산을 앞당길 수 있었다.
일반 기간트의 경우 드워프들이 힘을 합쳐 충분히 생산할 수 있었지만, 거대 기간트는 너무 커서 만들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엄청나게 무거워 비행석까지 이용해야 했다. 그랬기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렸고.
하지만 스텐 뱅커스는 키가 13미터였고, 트레이시는 11미터에 다른 대장장이들도 9미터에 달했다.
힘도 충분했고, 높이도 높았기에 거대 기간트를 훨씬 빨리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오리지널 기간트를 만들 수 있었으니, 거신 기사를 위한 또 다른 거대 기간트를 만들 수도 있었다.
물론 재료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다른 원로들도 이들처럼 단순하면 좋을 텐데······.’
거신 대장장이들만 데리고 가도, 이곳에 온 목적은 충분히 이루었다.
하지만 난 내일 원로원 마탑 전체 회의에 참석할 것이다.
***
[원로원]원로원은 마탑 바로 옆에 거대한 돔형 건물이었다.
이곳은 과거에 수백 명의 거신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던 장소였다고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돔 안에 돔이 또 있었다. 저기가 회의실 같았다.
회의실로 들어가려는데, 마법사들이 데마르 원로를 막아섰다.
“허! 오늘 해임될 원로께서 이곳엔 무슨 일입니까?”
“설마 투표라도 하시려고요?”
“그렇소. 아무리 오늘 해임된다고 해도 아직은 원로고, 나도 코린트 왕국의 마법사요. 이곳에 올 권리는 있소.”
“꼭 그렇게 직접 수모를 당하고 싶으시다면야······.”
마법사들이 길을 비켜줬다.
내부 공간은 매우 넓었다.
앉을 수 있는 의자도 많았고.
하지만 지금은 겨우 육십여 명의 마법사만 앉아 있을 뿐이었다.
데마르 원로는 가장 앞쪽에 있는 12개의 의자 끝에 앉았다.
지금 난 그의 배낭 속에 숨어 있었다.
잠시 후 원로들이 원로원 안으로 들어왔다.
열 명의 원로가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먼저 온 데마르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데마르 원로, 이 자리가 무슨 자린 줄 알고 오신 거요?”
“그렇습니다. 데스몬드 수석 원로님.”
데스몬드가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문을 닫아라!”
끼이이잉! 쿵!
출입문이 닫혔다.
“자! 가장 급한 안건부터 처리합시다.”
데스몬드가 말하자, 원로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들 아시다시피 수인들이 가져오는 마석과 괴수 부산물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수인들이 상황을 알아보러 간 우리 병사들을 공격했고 죽였습니다.”
“건방진 수인놈들!”
“감히 우리를 공격하다니요.”
거신 마법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정체 모를 적들을 끌어들여 우리를 공격했습니다.”
“허! 외부 세력까지 끌어들이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마법사들이 분개했다.
“이미 일부 병력을 테오아칸으로 보냈으나, 그곳에 상당한 숫자의 외부 적들이 주둔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병력을 추가 파견하고자 합니다.”
“병력을 얼마나 보낼 것이오?”
한 원로가 물었다.
“코린트 전체 병력의 절반과 마법사들을 보내서 외부 세력을 제압하고, 테오아칸의 수인들을 본보기로 처형할 생각입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찬성입니다.”
“우리 코린트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합니다!”
원로들과 마법사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그럼 투표에 들어가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데마르 원로가 일어섰다.
“난 반대합니다.”
원로들과 마법사들이 데마르를 노려봤다.
“제가 알아보니, 우리 코린트 병사들이 수인들을 먼저 공격했기에 수인들이 반격한 것이라고 합니다.”
데마르는 오탈리마와 테오아칸의 수인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그대로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했다.
“감히 수인들이 반격이라니!”
“놈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수석 원로인 데스몬드가 마법사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수인들은 열등한 존재요. 우리가 다스리는 존재지. 그들은 도구도 만들지 못하고, 생김새가 가축이나 짐승과 다름없소. 우리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문명 수준을 일으키지도 못했을 것이오.”
“그렇다고 그들을 죽일 권리는 없습니다.”
“허허! 데마르 원로는 그게 문제요. 모든 것은 우리 거신들과 코린트 왕국을 위해서 하는 일이오. 수인들이 기어오르면 우리에게 마석과 괴수를 잡아 오겠소?”
“하지만 전에 알리사님의 말을 들으시지 않으셨습니까. 괴수들이 옵니다. 우리 선조인 이데아 제국을 멸망시킨 그 괴수가요!”
데스몬드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오래된 신화일 뿐이오. 그리고 설사 괴수가 온다고 해도 이곳은 천혜의 요새요. 우린 놈들을 막을 수 있소.”
내가 나섰다.
“그럼 수인들은 다 죽게 될 겁니다.”
내가 난간 위로 올라가자, 원로들과 마법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데마르가 날 가리켰다.
“이분은 인간들의 왕이요! 우리와 협상을 하기 위해 차원 균열을 넘어왔습니다.”
데스몬드가 날 노려봤다.
“인간들의 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