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202)
202. 운명의 불꽃.
SSS급 마법인형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흐뭇해진다.
불카누스(lv.1) 복제인형의 실력을 보기 위해 인형의 집에서 꺼냈다.
쿵! 쿠쿠쿠쿵!
기이이잉! 콰앙!
“크르르릉!”
허! 원래 체격이 큰지는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보니 정말 거대하다.
눈앞에 산이 우뚝 솟아 있는 느낌이었고, 작은 거신목은 그냥 몸으로 눌러버릴 정도였다.
꼭두각시라면 걸음마부터 가르쳤겠지만, 복제인형은 분신인형보다 상위 마법인형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운명의 실타래 범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었고, 매우 자주적이고 독립적이었다.
‘자! 대수림을 향해 불을 뿜어봐!’
난 불카누스에게 의식을 전달했다.
그때 불카누스가 거대한 머리를 내게 돌리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그렇게 느껴졌다.
복제인형과 난 의식이 통하니까.
‘왜?’
“크릉! 크르릉!”
불카누스가 거대한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 용암이나 마그마를 흡수해야 한다고?’
불카누스의 의식이 내게 말했다.
그래서 그렇게 용암 속에 몸을 담그고 사는구나!
그리고 그때 처음 본 불카누스와 지금의 모습은 매우 달랐다.
처음 봤을 땐 온몸에서 밝은 붉은빛을 뿜어냈다면, 지금은 투박하고 짙은 바위 색으로 붉은빛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 용암이나 마그마를 찾아야겠네.’
불카누스가 불을 뿜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일단은 용암부터 찾아야 했다.
“크릉! 크르릉!”
‘뭐? 근처에 화산이 있다고? 냄새가 나?’
불카누스가 거대한 머리를 끄덕였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화산이 있다고 했다.
근데 용암을 흡수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했다.
‘그래?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가서 용암을 흡수하고, 내가 있는 곳을 찾아와!’
“쿠아아아!”
쿵! 쿵! 쿵!
불카누스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대수림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금 한걸음 땠을 때 하늘을 날아서 가면 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피부가 바위처럼 굳어져 무거워 날 수 없다고 했다.
하늘을 날기 위해서도 용암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살짝 콧방귀를 뀐 것 같았다.
하긴 암흑 대수림에서 SSS급 괴수를 상대할 놈이 있겠냐마는.
놈이 거대한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사라졌다.
덩치는 정말 거대한데, 살짝 귀염성도 있네.
‘어?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금방 사라졌어!’
순식간에 내 운명의 실타래를 벗어나 사라졌다.
그럼, 불카누스가 올 때까지 나도 조금 쉴까?
레벨업을 위해 지난 보름을 쉬지 않고 사냥했다.
그리고 며칠 후면 밤이 되기에 근처 성채에 가서 좀 쉴 생각이었다.
내가 몸을 돌릴 때였다.
쿵! 쿵! 쿵!
‘어?’
묵직한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불카누스가 다가와 거대한 머리를 내밀었다.
‘왜 돌아왔어?’
“크릉! 크르릉!”
‘응? 그러니까 내 허수아비를 달라는 거야? 아무거나?’
불카누스의 의식이 다시 흘러들러 왔다.
‘뭐? 화염 괴수를 제작할 수 있어?’
불카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크릉! 크르릉!”
‘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녀석의 고유 스킬인 운명의 불꽃은 내 운명의 실타래처럼 스스로 연결할 수는 없다.
오로지 나와 연결된 마법인형만 가능하다는 소리였다.
그러니까 내가 운명의 실타래와 연결된 마법인형을 주면, 운명의 불꽃 스킬로 불카누스가 마법인형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 마법인형을 용암의 집에 넣어 화염 괴수로 제작하는 것이다.
‘오! 신기한데! 그럼 화염 괴수가 되면 불꽃도 뿜어낼 수 있는 거야?’
불카누스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당연한 걸 묻는다는 표정.
어쩐지 표정이 날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크릉! 크르릉!”
‘아! 화염 괴수 제작 스킬 레벨과 괴수 등급에 따라 다르다고.’
불카누스가 말하길 화염 괴수 제작 스킬 레벨이 높을수록 화염 괴수의 능력이 좋아지고, 화염도 더 강하게 뿜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법인형의 원래 등급이 높으면 당연히 강한 화염 괴수가 나온다고 했다.
“크릉! 크르릉!”
‘이왕이면 강한 마법인형으로 달라고?’
아! 스킬 레벨도 좀 올리게······.
정말 생각하는 것이 날 닮았는데?
내 성격을 복제했나?
‘좋아! 좋은 놈으로 주지!’
난 며칠 전에 암흑 대수림의 괴수를 죽이고 허수아비로 만든 와이번(lv.1) 마법인형을 꺼냈다.
“크르르르릉!”
불카누스가 아주 기뻐했다.
S급 괴수를 줬으니 당연하지.
불카누스가 와이번을 입에 물더니, 획 허공으로 던졌다.
그러자 와이번이 사라졌다.
저건 용암의 방에 넣는 것이다.
“크릉! 크르릉!”
불카누스가 지금 운명의 불꽃(lv.1) 레벨로 한 마리 더 만들 수 있다고 한 마리를 더 달란다.
대신 등급이 조금 낮은 괴수 마법인형으로.
난 고심하다가 요즘 체격이 작아서 거의 쓰지 않은 3미터 크기의 표범 괴수를 꺼냈다.
‘이 정도면 되겠어?’
불카누스가 딱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카누스가 표범인형을 물고 던지자, 또 허공으로 사라졌다.
왠지 표범인형에 이빨 자국이 났을 것 같다.
난 살짝 터치하면 운명의 실을 연결할 수 있었지만, 불카누스는 아마도 입에 물어야 하는 것 같았다.
“크르릉!”
불카누스가 곧 다녀오겠다며, 몸을 돌려 대수림으로 사라졌다.
‘정말 불카누스가 내 지능을 복제했나?’
시키지도 않았는데, 행동하는 불카누스가 마음에 들었다.
드래곤이었을 때 꽤 똑똑했을 수도.
난 마법인형들과 기간트, 자동인형들을 인형의 집에 넣었다.
그리고 와이번 꼭두각시에 올라타 북쪽으로 향했다.
***
[쿨레인 성채]거신 인구 10,000명의 거대 성채.
대수림과 가까운 도시 성채 중에서 이곳이 가장 규모가 컸다.
난 이곳에서 두 달 후에 카타리나와 용병들을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응? 저기 비공정이 보이네. 벌써 왔나?’
비공정이 성벽 위쪽에 걸쳐 살짝 떠 있었다.
지금 내 자동인형들은 비공정에 타고 있었다.
“끼아아아아!”
난 일부러 와이번 괴수를 성채 안에 착륙시켰다.
그러자 사방이 조용해졌다.
가끔 와이번에 거신을 잡아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이곳 거신들은 와이번을 두려워했다.
그런데!
척! 처처처척!
수백 명의 거신 병사들이 창을 들고 우리 주변을 포위했다.
‘오! 뭔가 좀 바뀌긴 했네.’
아하르 국왕이 거신 병사들을 훈련한다고 하더니, 조금 체계가 잡혔나?
그때였다!
이번엔 인간 헌터들이 무기를 들고 우르르 몰려나왔다.
“어? 타일러 대공님이시다!”
카타리나와 두 헌터가 와이번 등에 탄 날 알아보고 달려왔다.
난 와이번에서 내렸다.
그러자 거신들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와이번을 인형의 집에 넣었다.
거신 병사들과 지휘관은 그런 내 모습을 보자, 고개를 숙였다.
이미 아하르 국왕에게 내 이야기를 들었나 보다.
“와! 타일러 대공 저하의 능력은 언제봐도 신기합니다.”
카타리나가 말했다.
“나 이제 대공 아니야. 국왕이라고 불러.”
“네? 왕이 되신 겁니까?”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 헌터들이 전부 우리 왕국으로 오겠다는 헌터들인가?”
“그렇습니다. 이곳과 비공정에 200여 명이 있습니다. 대부분 비공정과 기간트를 보자마자, 다들 전하의 왕국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헌터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이분이 그 SS급 헌터와 같은 능력이 있다는 분이신가?”
“오오! 괴수 테이머나 소환 술사이신가 봅니다.”
헌터들은 말을 하면서도 살짝 긴장한 것 같았다.
방금 S급 괴수를 타고 내렸고, 순식간에 사라지게 했기에 내가 최소 S급 이상의 실력자란 것은 다들 알고 있었으니까.
헌터 중에는 동양인도 여럿 보였다.
난 일부러 한국인을 찾진 않았다.
지구의 모든 나라가 붕괴하고 멸망했는데, 이전 국적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이제 내 왕국도 있고.
“카타리나, 그런데 왜 벌써 이곳에 모인 거지? 나와 약속한 날짜는 두 달 후일 텐데?”
카타리나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알고 오신 거 아니셨습니까?”
“······?”
“전에 에릴 성채를 공격한 괴수들 말입니다. 최근 그 괴수들과 같은 종류의 괴수들이 다른 성채를 공격했고, 한 달 만에 3곳이 당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곳이 대수림 근처에 남은 마지막 성채입니다. 그랬기에 거신 병사들이 이곳에 많이 모여 있는 겁니다.”
“그럼 헌터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거지?”
“사실 비공정에 타고 불모지 안쪽 성채로 이동하려다가 그동안 우릴 받아주고 도움을 줬는데, 그냥 도망치기가 뭐해서요. 그리고 이곳에서 타일러 국왕 전하를 만나기로 했는데 성채가 망하면 우릴 찾지 못하실 수도 있고요.”
“다른 건 몰라도 거신들을 돕는 건 잘한 거다. 사람이 은혜를 받았으면 갚는 게 도리지.”
“감사합니다.”
난 이곳의 성채를 다시 한번 살폈다.
성벽은 높고 성문 역시 에릴 성채보다 훨씬 두꺼웠다.
하지만 대군주가 있기에 성문은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참! 저들의 병력 규모가 얼마나 되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 달 안에 벌써 3개의 성채를 휩쓸었으니, 수만은 되지 않을까요?”
“그렇군. 낮이 얼마나 남았나?”
“나흘 남았습니다.”
“그럼 공격은 밤이 되는 나흘 후가 되겠군.”
이곳 성채를 지키는 거신 병사 숫자는 대략 5천 명.
대수림과 가까운 변방이라 원래 거신 병사가 많았고, 대수림 마지막 성채를 지키기 위해 중앙에서도 병사가 추가됐기에 제법 병력은 많았다.
그리고 C급, B급 헌터가 합쳐서 200여 명이었다.
이 정도 병력에 내가 좀 도와준다면, 괴수 군단이 수만 마리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어 보였다.
그리고.
‘다행이야. 애써 대수림의 괴수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겠어!’
지난 며칠은 대수림에 괴수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미 이곳 대수림의 괴수들도 나와 마법인형 군단의 힘을 알았는지, 도망치는 놈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아서 죽으러 온다는데 나는 더 반가웠다.
이곳을 공격한 놈들을 모두 잡고, 여기서 1레벨을 더 올릴 생각이었다.
그럼 드디어 내가 SSS급 헌터가 된다.
“좋다! 나도 도와주지!”
“오! 타일러 전하께서 도와주시면 이 성채는 지킨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헌터들은 카타리나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SS급 헌터가 돕는다면 당연히 막을 확률이 올라가니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다들 방비를 철저히 하고, 준비하도록.”
“네!”
헌터들과 함께 한 첫 번째 전투였다.
이들에게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야 저쪽 차원에 가서도 불안해하지 않고 괴수들과 더 열심히 싸울 테니까.
***
나흘 후 해가 지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열흘간은 계속 밤이다.
물론 여기 거신들은 우리 기준으로 20일의 낮과 10일의 밤을 하루로 친다.
높은 성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대수림에서 실시간으로 괴수들이 어둠과 함께 몰려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괴수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오! 좋은데!’
이번엔 확실히 레벨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괴수들의 뒤쪽에서 대군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뭐야? 왜 이렇게 많아?
‘어? 거신 괴수도 있네!’
이곳 암흑 차원에도 SS급 거신 괴수가 있었다.
그때 거신 괴수 뒤쪽으로 뭔가 거대한 실루엣이 꿈틀거리며 나타났다.
높이가 60미터에 거대한 두 발로 걷는다.
그리고 도마뱀 형태의 머리를 가졌다?
“크아아아아!”
허! 공룡 괴수야?
티라노사우루스를 닮은 거대 괴수가 거신 괴수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헉! SS급 괴수입니다!”
옆에 있던 카타리나가 공룡 괴수를 보며 놀란 입을 벌렸다.
거신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시무시한 포스를 뿜어내는 거대 괴수를 보고, 서로를 쳐다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솔직히 나도 조금 놀랐다.
불카누스를 보지 않았다면, 오금이 저릴 뻔했다.
하지만 불카누스와 싸우고 나선 다른 괴수는 왠지 작고 약해 보였다.
다만 지금은 불카누스가 옆에 없어서 그런지 조금 걱정이 되긴 했다.
“괜찮아! 저 정도는 내가 충분히 잡을 수 있어.”
“아! 역시!”
“대신 헌터들에겐 말하지 마. 사기가 떨어질 수 있으니까.”
“네! 그럼 내려가서 전투를 준비하겠습니다.”
카타리나가 성벽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솔직히 살짝 쫄리긴 하지만, SS급 괴수도 몇 마리 잡았기에 허세를 부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