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56)
56. 고급 정보.
쏴아아아!
흙무더기에 파묻힌 바오트 대위를 꺼냈다.
“푸하! 죽을 뻔했네.”
“쉿! 조용히 뒤를 따라와!”
우린 흙을 위로 퍼 올리는 기중기 때문에 무사히 싱크홀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위쪽도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곳곳에 마장기와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기에 최대한 은밀히 이동해야 했다.
에테나가 앞서고 우린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커다란 나무 뒤에서 잠시 쉬었다.
“휴! 이쯤에서 헤어지죠.”
가쁜 호흡을 내 쉬는 파이컬 중령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헤어지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저는 이곳에 남아서 저들의 정보를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뭐?”
파이컬 중령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제 이곳의 경비는 두 배, 아니 몇 배로 강화될 거네.”
“맞습니다. 타일러 소령님, 위험합니다.”
바오트 대위도 나를 말렸다.
그리고 로제 소령은 무슨 결심을 했는지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간트도 없이 대수림에 있는 것은 자살 행위입니다. 게다가 이제 적들의 경계도 강화될 거고요. 그러니 제가 함께 남겠습니다.”
“응?”
“네?”
얘는 또 왜 남겠데?
파이컬 중령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저도 위험하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제 실력을 아실 겁니다. 그리고 제가 정보를 최대한 알아내야 시안 군단장님께 도움이 될 것이 아닙니까.”
일부러 마지막에 시안 군단장의 이름을 넣어 강조했다.
굳이 높은 사람과 척을 질 필요는 없으니까.
혹시 아는가? 그가 황제가 될지도 모르고.
그리고 어차피 중요한 정보는 내가 가지고 시안 군단장이나 아베르크 제국엔 꼭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면 되니까.
내 말을 들은 파이컬 중령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소령을 오해했었네.”
“아닙니다.”
“그리고 소령의 능력을 믿지 못한 것도 미안했네. 시안 황자님께는 내가 잘 말씀드리지.”
“그래 주시면 감사합니다.”
로제 소령과 바오트 대위도 날 향해 존경의 눈빛을 보였다.
“제가 함께 남겠습니다. 그래도 기간트 한 대는 있어야 안전합니다.”
로제 소령이 다시 나섰다.
“오히려 기간트가 있으면 발각당하기 쉽습니다. 전 여기 엘프 하사관과 숨어 있으면 됩니다.”
“그래도 위험······.”
“이건 명령입니다! 제가 기간트와 합류하기 전까진 지휘관입니다. 그러니 명령대로 하세요.”
“하아! 네, 알겠습니다.”
로제 소령도 단념했다.
다행히 모두 내 의도대로 흘러갔다.
“아! 파이컬 중령님, 블랙힐 기지로 가지 마시고, 카야킨 전진 기지로 가셔야 합니다.”
“응? 블랙힐로 가서 빨리 소식을 전하고 시안 군단장님을 기다리는 것이 낫지 않겠나?”
난 고개를 흔들었다.
“블랙힐 기지에 있는 록체스터 가문의 솔버리 백작과 기사들은 욕심이 많은 자들입니다. 이곳에 이데아 제국의 수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독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긴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긴 하지.”
“그러니 곧장 카야킨으로 가서 5군단을 이곳으로 데려와야 합니다. 그리고 헬다임 장벽에도 이 사실을 알려야 하고요.”
“맞네. 이 정도 규모면 5군단 가지곤 어림도 없지. 다른 군단과 병력도 더 필요할 거야.”
파이컬 중령이 내 말을 잘 알아들었다.
“다행히 거신의 수도는 그 규모나 크기가 엄청날 겁니다. 저들이 수백 대의 작업용 기간트와 굴착 장비를 쓰고 있지만, 발굴하려면 얼마나 걸릴지 모릅니다.”
“최소 몇 년은 걸리겠지.”
“어쩌면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병력을 많이 이끌고 오셔야 합니다. 그래야 싸움이 됩니다.”
“알았네. 내 최대한 빨리 다녀오지. 그러니 자네도 조심하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들 제 실력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이컬 중령 팀은 곧장 기간트가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이제 난 시간을 벌었다.
카야킨까지 왕복하려면 최소 5개월.
그리고 병참을 챙기는 것도 1개월은 걸릴 것이다.
그럼 총 반년의 시간을 벌었다.
그러니 이제 이곳을 좀 더 조사해 봐야겠다.
***
난 에테나와 가디언 제국의 작업장으로 다시 향했다.
“괜찮을까요? 우리가 병사들을 죽였으니, 경비가 삼엄해졌을 겁니다.”
“경비는 조금 삼엄해졌겠지만, 우리 때문은 아니야.”
“네?”
에테나가 영문모를 표정을 지었다.
난 마법인형을 이용해 우리가 죽인 병사의 시체를 모두 치워 인형의 집에 넣었다.
그리고 표범인형의 발톱 자국과 핏자국을 사방에 남겼다.
저들은 괴수 한 마리가 들어와 수색하던 병사들을 모두 잡아먹은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쯤 동굴과 싱크홀을 샅샅이 뒤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곧 괴수가 발견되지 않으면 밖으로 나간 줄 알겠지.
난 싱크홀 주변 나무 위에서 저들의 경계가 누그러질 때까지 며칠간 기다렸다.
아름다운 미녀 엘프와 함께 있으니 외롭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난 며칠 동안 작업장과 동굴 입구를 자세히 스케치했고, 저들의 마장기 배치와 병력 규모를 상세히 기록했다.
“성문 안쪽 구조는 알아보기 힘들지?”
“네. 구멍 깊이가 깊고, 안쪽으로 깊게 꺾여 있어 제 소리가 거기까지 닿지 않아요.”
“역시 들어가 봐야 하나?”
“위험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고급 정보를 획득하려면 저들이 얼마나 작업했는지 확인해 봐야지.”
난 정보국 장교다.
정보국의 힘은 정보다.
그리고 진급 역시 얼마나 많은 고급 정보를 독점으로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내 인형의 집에 고급 정보야 넘쳐나지만, 그걸 활용하는 건 끝까지 비밀로 해야 했다. 아니면 내가 정보국을 털어간 범인이란 걸 시인하는 꼴이 되니까.
그리고 그건 독점적인 정보는 아닐 것이다.
그걸 알아낸 정보원이 있을 테고, 어딘가에 사본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수림의 정보는 완전히 다르다.
여기서 생겨나고 알아낸 모든 정보는 완전 독점이다.
그러니 이참에 이곳의 정보를 더 얻어야 했다.
특히 성문 안쪽에 이데아 제국의 발굴 정보라면 중령 진급은 떼 놓은 당상이었다.
‘무조건 대령 위치까진 올라가야 해!’
정보국이나 장벽 사령부, 혹은 5군단에 들어가더라도 최소 대령까진 올라가야 했다.
영지를 가질 수 있는 건, 귀족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대령부터는 기간트 기사가 아니라도 제국의 명예 훈작 작위를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아베르크 제국에서 귀족이 되기는 쉽지 않았다.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거나 귀족의 자식이 영지나 작위를 물려줬을 때만 가능했다.
물론 작위를 사는 대상인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라인이 필요했고, 뇌물을 엄청나게 먹여야 했다.
대수림에 어둠이 깔렸다.
“그럼 슬슬 가볼까.”
“제발 조심하세요.”
“왜? 내가 죽으면 시노우엘을 찾지 못할까 봐?”
“그, 그게 아니라······.”
에테나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안다.
날 걱정하는 걸.
난 에테나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괴수 조심하고, 잘 숨어 있어.”
“네······.”
난 가디언 제국의 하사관 제복을 입었다.
일전에 동굴에서 내가 처리한 1등 하사관이 입던 것이었다.
에테나가 함께 가면 좋겠지만,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드러내지 못하니, 오히려 운신의 폭이 줄어든다.
그녀는 믿지만, 엘프는 아직 계약관계일 뿐이니까.
싱크홀에 내려올 때도 기중기 쇠사슬을 이용했다.
그리고 사마귀 꼭두각시를 이용해 전방을 살피며 성문 쪽으로 이동했다.
‘역시 경비병과 마장기가 더 늘었네!’
수십 명의 병사가 성문 좌우에서 지키고 있었고, 그들 뒤에는 마장기 5대가 놓여 있었다.
마장기 기사들은 그 앞에서 모닥불을 쬐며,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곳이 적에게 들켰는지도 모르고, 아주 여유롭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지만.
‘밧줄을 잡아당겨!’
밧줄과 함께 표범인형을 성벽 위에 올려보냈고, 난 편하게 성벽 위로 올라갔다.
거신의 성벽이라 그런지, 높이도 높고 폭도 10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성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와! 가디언 제국이 이곳에 사활을 걸었구나!’
이미 거대한 이데아 제국 수도의 풍모가 엿보였다.
성문 입구에서 깔짝대며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벌써 성문 주변으로 반경 2km 정도는 발굴이 끝났다.
물론 아직 도시 입구에서 깔짝댄 수준이지만.
저기가 중심 도로네.
길 너비가 20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길이 안쪽으로 쭉 이어져 있었다.
‘가디언 제국도 바보는 아니네.’
도시 이곳저곳을 발굴하는 건 바보짓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데아 제국의 황성.
그곳을 찾기 위해서 지금 가장 큰 대로로 길을 내고, 대로 주변 건물만 발굴하고 있었다.
그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메인 스트리트 주변에 중요한 건물이 있는 건 당연했다.
난 성벽 반대편으로 내려가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저들의 전진 상황을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한참을 들어갔지만, 아직도 끝은 아니었다.
내가 보기에 발굴 작업은 2단계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마석 굴착기로 구멍을 뚫어 길을 내고, 그곳에서 나온 흙을 대수림에 버리는 작업.
그리고 작업용 마장기들이 대로 주변의 건물을 발굴하는 작업이었다.
지금 대로 양쪽에 커다란 건물들이 보였고, 무너진 건물도 상당수 있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 높이와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었으니까.
‘지금 수준으로 이걸 다 발굴하려면 몇 년, 몇십 년이 아니라 백 년도 더 걸리겠어!’
점점 공기가 탁해지고, 희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대로 중간중간 천장에 구멍을 뚫어 지름 2미터 두께의 커다란 원형 파이프를 박아놓은 것이 보였다.
아마도 대수림 지상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한 시간 가량을 더 들어오자, 드디어 끝이 보였다.
굉음 내고 땅을 파는 거대 굴착기와 그 굴착기를 조종하는 작업용 마장기도 보였다.
가디언 제국은 벌써 상당히 파고 들어왔다.
난 주변을 살피고, 굴착기 너머를 향해 마나 탐색을 시작했다.
이데아 제국의 황성이라면 그곳을 지키던 기사들이나 마석 보관 창고, 기간트 공방 같은 중요한 건물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눈엔 아직 마나로 된 물질이 보이지 않았다.
그건 아직 황궁과 멀었다는 방증.
혹시나 몰라 조금 떨어진 건물 뒤쪽에 암 드로운을 꺼냈다.
“주군, 여긴 대체 어딥니까?”
암 드로운은 이곳이 자기가 충성을 바친 제국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때론 모르는 것이 약이지······.
“설명하면 길어. 일단 저쪽 방향으로 혹시 마나가 보이는지 확인해 봐!”
“네! 마나 탐지 명을 받았습니다.”
거신인형의 마나 탐지 능력은 무려 1km나 된다.
암 드로운이 눈을 가리고 있던 고글을 위로 올리더니, 푸른 안광을 뿜어냈다.
저 고글은 케네스 영감이 만들어 준 것이었다.
낮엔 투구 안으로 거신의 눈동자가 선명하게 보였고, 밤에 야간 시야를 할 때는 눈에서 자줏빛 안광이 비췄다.
이건 누가 봐도 기간트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였기에 그걸 가리기 위해 내가 주문했고, 케네스가 반투명한 선글라스 겸 고글을 만들어 준 것이다.
거신인형이 마나 탐지를 마치고 날 돌아봤다.
“전방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 이데아 제국의 황성은 아직 멀었다.
이제 이곳에서 살펴볼 건 다 봤다.
“그만 돌아가자.”
“그런데 저쪽에 푸른빛이 보입니다.”
“뭐?”
난 거신인형이 바라보는 방향을 쳐다봤다.
메인 대로에 있는 건물이 아니라 그 뒤쪽으로 기둥 2개의 밑단만 살짝 튀어나와 있는 건물이었다.
난 암 드로운과 그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기둥 앞에서 마나 탐지를 했다.
“오! 뭔가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푸른빛의 물건이 하나 보였다.
그런데 내가 있는 위치보다 한참 아래쪽에도 푸른빛이 보였다.
지하 창고인가?
당장 살펴보고 싶었지만, 문제는 여길 어떻게 들어가는 가였다.
“주군 제게 맡겨 주십시오.”
팍! 파팍! 팍!
암 드로운이 자신의 검과 방패로 기둥 사이를 파기 시작했다.
나와 마법인형들은 망을 봤다.
잠시 후에 여섯 개의 기둥이 보였고, 거대한 입구가 드러났다.
암 드로운의 키가 11미터였는데, 입구 크기는 그 3배는 되는 것 같았다.
귀족 집인가?
암 드로운이 문을 두드려봤다.
텅! 텅!
“주군, 속이 비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문을 열어봐.”
암 드로운이 어깨로 문을 밀었다.
쿵! 끼이이이익! 휘이이이잉!
주변의 공기가 안으로 휘몰아치며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암 드로운의 다리를 잡지 않았다면 나도 빨려 들어갈 뻔했다.
이건 희소식이었다.
안에 공간이 있다는 뜻이니까.
조금씩 틈이 나면서 암 드로운이 몸을 넣을 정도까지 벌어졌다.
“잠깐!”
난 사마귀 꼭두각시를 먼저 들여보냈다.
사마귀가 온 사방을 날아다니는 것이 느껴졌다.
“좋아! 안전해. 들어가자!”
화산재가 덮쳤는데 용케도 건물이 무너지거나 안으로 화산재가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도 엄청나게 튼튼하게 지어진 건물 같았다.
“허! 여기 분명 귀족 저택일 거야!”
엄청나게 넓은 홀이 우릴 맞이했다.
창문은 모두 두꺼운 철문으로 닫혀 있었고, 거대한 기둥들이 원형으로 박혀 있었다. 그리고 이 층으로 오르는 두 개의 계단이 용처럼 양쪽 벽을 휘감고 올라가 있었다.
그 웅장함이 보통 귀족은 아닌 것 같았다.
“어! 찾았다!”
대박!
계단 사이에 11미터 크기의 갑옷이 떡하니 세워져 있었다.
밖에서 봤던 푸른빛은 이것이었다.
순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고 있는 내 모습이 연상됐다.
아니지! 배에 구멍 난 갑옷을 입고 있는 암 드로운에게 먼저 주는 게 훨씬 효율적이지.
[이데아 제국의 열두 기사 – 롤랑 귀네스 백작]이 저택과 갑옷의 주인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는 이 근처에서 죽었겠지?
갑옷을 챙기지도 못할 만큼 급박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잠시 롤랑 귀네스를 향해 묵념했다.
그리고 거대 토우인형과 내 오리지널 마장기를 꺼냈다.
아무리 지하가 궁금해도 이건 무조건 챙겨야 했다.
10분 후 토우인형이 롤랑의 갑옷을 챙겨 인형의 집으로 들어갔다.
난 오리지널 마장기에 타고, 암 드로운과 지하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을 한참 내려가자 곧 계단 끝에 도착했다.
문을 활짝 열었다.
“오오! 이거 일이 이렇게 잘 풀려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