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55)
55. 잃어버린 유산.
기사들이 크게 당황한 가운데, 두 사람이 날 보고 반가운 얼굴을 했다.
기사들 옆을 지나는데 바오트 대위가 먼저 아는 척을 했다.
“타일러 소령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진급 축하드립니다.”
“저도 축하해요.”
로제 소령도 웃으며 말했다.
난 두 사람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고, 파이컬 중령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파이컬 중령은 날 노려보고 있었다.
“타일러 소령! 그대가 여긴 무슨 일인가?”
“저도 중령님과 같은 이유입니다. 가디언 제국의 꿍꿍이를 알아보러 왔습니다.”
“내가 그걸 물은 게 아니지 않은가! 시안 군단장님의 명을 듣지 않은 이유가 뭐지?”
“그것이 곤란한 명령이라서······.”
“뭐라? 곤란해?”
발끈하는 것이 파이컬 중령은 완전히 시안 7황자의 수족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그는 내가 기차역에서 봤을 때 친절했던 파이컬 중령은 아니었다.
그러니 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제가 명색이 정보국 대수림 정보대 지부장입니다.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고 해도 대수림의 정보는 이제 제가 관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고를 올리면 정보국 부국장에게 전달이 되고, 부국장은 정보국장에게, 정보국장은 추밀원장에게, 그리고 추밀원장은 위대하신 케인 오르도 황제 폐하께 보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움직이는 것은 황제 폐하의 명령입니다. 설마 시안 5군단장님의 지시가 황제 폐하의 명령보다 우선하신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그, 그건······.”
반박할 순 없을 것이다.
엄연히 소속이 다르고, 명령체계 또한 달랐으니까.
또한, 정보국의 상급 기관인 추밀원은 황제의 오른팔로 영주 회의와 더불어 제국의 실세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7황자가 5군단장에 후계 서열 3위라고 해도 현 황제의 자문인 추밀원장을 무시할 순 없었다.
“험! 그런데 여길 어떻게 왔나? 우리도 방금 도착했는데?”
“어떻게 오긴요. 저도 계속 중령님 팀과 계속 함께 이동했는데요.”
“뭐? 우릴 따라왔단 말인가?”
“대수림은 이제 제 안방과도 같은 곳입니다. 다들 제가 미행했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파이컬 중령은 자신의 부하들을 쳐다봤다.
부하들은 중령의 시선을 피했다.
내 말대로 아무도 내가 따라오는 걸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난 여유롭게 미소 지어줬다.
“그보다 어서 가디언 제국의 꿍꿍이를 알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파이칼 중령이 미간을 좁혔다.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하지.”
“제가 지금까지 듣기엔 방법이 없어 보이던데요.”
“뭐라, 우리가 하는 말을 엿들었나?”
“우연히 들었습니다.”
파이칼 중령은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었다.
제국 5군단의 기사로 정보국 장교의 미행을 눈치채지 못한 것도 그렇고, 바로 옆에서 엿듣고 있었는데도 몰랐다는 것이 기사의 자존심으로 용납하지 못하는 거겠지.
“제게 몰래 들어갔다가 나올 방법이 있습니다. 어떻게 저와 함께 들어가시겠습니까?”
“정말 방법이 있다는 건가?”
“물론입니다. 대신 저 안에 들어가선 제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뭐라?”
“지금 우리더러 정보국 장교의 명령을 들으란 말이야?”
5군단 기사들은 발끈했다.
그때 파이칼 중령이 손을 들었다.
“조용! 지금은 임무가 최우선이다.”
파이칼 중령이 날 쳐다봤다.
“우선 그대의 방법을 들어보고, 결정하지.”
난 파이칼 중령과 기사들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그러자 모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위험하긴 해도 나보다 좋은 작전을 생각한 사람이 없었으니까.
***
바오트 대위가 인상을 찡그렸다.
“제길, 하필 암내 나는 놈의 갑옷이라니······.”
“난 갑옷이 너무 커!”
로제 소령도 가디언 제국의 병사 갑옷을 입었으나, 솔직히 너무 커서 이상해 보였다.
“안 되겠다. 옷을 더 껴입어야지.”
하지만 침투 작전에 함께 가고 싶다는 그녀를 말릴 순 없었다.
바오트 대위가 말하길, 그녀가 부대에서 마나량도 제일 많지만, 검술 실력도 제일 좋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로제 에니슨 소령은 윌리엄 사령관의 호위이자,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 기사인 엠버 에니슨 중령의 동생이었다.
이번에 두 자매가 나란히 대수림에 온 것이다.
지금 엠버 중령은 시안 군단장의 호위로 카야킨 전진 기지에 있었다.
“난 준비를 끝냈네.”
가디언 병사 옷을 입고 온 파이컬 중령은 약속대로 내게 지휘를 맡겼다.
그래도 그는 임무를 위해선 타협할 줄도 알고,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었다.
“기간트는 대기 중입니까?”
“10대의 기간트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놈들의 출구 가까운 곳에서 기다리고 있네. 일단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오기만 하면 블랙힐 전진 기지까지 곧장 이동할 것이네.”
“그럼 슬슬 출발하죠.”
난 고개를 끄덕였다.
만반의 준비는 끝냈다.
내 작전은 간단했다.
보급품을 가져왔던 수송대가 보르자 전진 기지로 돌아가는 길에 병사를 납치 처리하고 갑옷을 챙긴다.
대수림에선 이동 시 병사 몇 명 사라진다고 다시 수색하진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그냥 괴수가 물고갔구나 하고 그러려니 생각했다.
***
잠입 인원은 총 다섯 명.
어두운 밤이라 울타리를 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들 곧 생산될 오리지널 기간트를 배정받을 만큼 뛰어난 기사들이라 그런지 몸이 아주 가볍다.
물론 가장 가벼운 것은 엘프인 에테나였지만.
다다닥! 탁!
내 손을 밟고 에테나가 울타리 위로 올라갔다.
다들 올라가고 내가 마지막이었다.
‘도약!’
팟! 척!
나 혼자 울타리 위로 올라가자, 파이컬 중령과 기사들의 눈이 커졌다.
좀 놀랐을 거다.
스킬을 쓰면 점프력이 장난 아니거든.
“에테나! 시작해!”
“네!”
에테나를 앞으로 보내고, 나와 수색팀이 뒤를 따랐다.
엘프는 야간 시력도 좋았지만, 귀도 밝았고, 반향정위의 능력까지 있었기에 잠입에 능했다.
이러니 엘프 한 명을 잡기 위해선 병사 100명은 필요할 것이다.
우린 어둠을 틈타 울타리 밑이나 구석으로 이동하고, 적당한 엄폐물을 찾아 숨었다.
그렇게 20여 분을 은밀히 이동하자, 동굴 입구까지 올 수 있었다.
“소령, 저긴 어떻게 들어가지?”
파이컬 중령이 물었다.
문제는 입구에 경비가 삼엄하다는 거다.
마장기도 있고.
“그냥 들어가면 될 겁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세요. 우린 지금 가디언 제국의 병사니까!”
“뭐?”
그때 마장기 3대가 동굴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비숍급 마장기 1대와 나이트급 마장기 2대가 나란히 오고 있었다.
“지금입니다. 가죠.”
나와 일행은 마장기 맨 뒤에 붙어서 따라갔다.
기이잉! 쿵! 쿵!
선두 마장기가 입구에 도착하자, 입구를 지키는 마장기 기사와 몇 마디를 하더니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우린 그 뒤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3번째 마장기가 들어가고, 이제 우리 차례.
내가 맨 앞이었기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때 입구를 지키는 장교와 눈이 마주쳤다.
척!
난 장교를 향해 경례했다.
장교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동굴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우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허!”
“와씨! 오줌 쌀 뻔했네!”
바오트 대위가 호들갑을 떨었다.
사실 나도 장교와 눈이 마주쳤을 때, 지릴 뻔했다.
물론 걸린다고 내가 잡히거나 죽거나 하진 않겠지만, 작전은 실패하고 쫓기는 신세가 됐을 테니까.
“서두르죠.”
다시 에테나를 선두로 동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동굴 곳곳에 횃불이나 발광석이 박혀 있었기에 이동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동굴은 비스듬한 경사로 아래로 이어지고 있었다.
“정지!”
에테나가 정지 신호를 보냈다.
“왜?”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몇 명?”
“열세 명입니다.”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은 몸을 숨길 장소도 샛길도 없었다.
난 일행들에게 말해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시켰다.
“그냥 입구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겁니다.”
“휴우!”
다들 긴장을 유지하고, 통로를 이동했다.
척척척!
하사관 하나와 병사 열두 명이 마주 오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면 좋으련만.
“거기 정지!”
역시, 인생사 쉽게 가는 법이 없다.
하사관이 다가와 물었다.
“이 시각에 어디 가는 거야?”
“심부름하러 가는 중입니다.”
“심부름? 넌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 소속이야?”
“그게······.”
내가 뒤쪽으로 손짓하자 다들 알아서 전투를 준비했다.
“아베르크 제국 정보국 소속입니다.”
“어?”
부웅! 퍼억!
들고 있던 창으로 머리를 후려쳤다.
그것을 신호로 파이컬 중령과 로제 소령, 바오트 대위가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뭐, 뭐야?”
푸푹! 쩌억!
“크악!”
“으악!”
병사들의 비명이 동굴을 울렸다.
다행히 지금은 새벽 시간이라 순찰병을 제외하고 이동이 거의 없는 상태였기에 들키지 않았다.
“도망쳐!”
순식간에 일곱이 죽자, 남은 다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딜!”
촤악! 촤악!
로제 소령이 달려가 둘이나 되는 병사를 쓰러트렸다.
그녀의 검술 실력이 상당했다.
피슉! 피슉!
“커헉!”
“크윽!”
에테나의 화살에 병사 둘이 더 쓰러졌다.
하지만 한 명은 이미 입구 쪽으로 상당히 달아난 상태였다.
“저놈은 내가 가서 처리하지.”
파이컬 중령이 달렸다.
“잠시만요.”
“뭐?”
“저쪽엔 제 정보원이 있습니다.”
“정보원?”
알리만을 인형의 집에서 꺼내 100미터 뒤쪽에 배치했다.
“으악!”
곧 병사의 비명이 들렸다.
“처리됐군요.”
“허!”
파이컬 중령이 탄식과 비슷한 탄성을 질렀다.
“혹시, 그 정보원인가? 변신을 자유자재로 한다는?”
“네.”
“어서 시체를 정리하고 가지.”
“그냥 놔두고 빨리 이동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들이 반대편 통로에 도착하지 않으면 수색대를 보낼 겁니다. 그러니 차라리 빠르게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알았네. 소령 말대로 하지.”
파이컬 중령도 이제 내 명령에 토를 달지 않는다.
역시 능력을 보여줘야 내 말을 믿는다니까.
우린 다시 서둘러 이동했다.
상황이 매우 급하게 돌아갔지만, 난 오히려 웃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통로까지 병사와 기간트까지 순찰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라면, 내 예상보다 더 귀한 물건이 있을 테니까.
우린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10여 분 만에 통로 끝에 도착했다.
“세상에! 이게 다 뭐야?”
“광산인가?”
“혹시, 마석이 산처럼 묻혀 있는 거 아냐?”
“어? 별이 보이네요.”
내가 말하자, 기사들이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이곳은 한쪽 폭이 300미터쯤 되고, 높이는 400미터쯤 되는 상당히 넓고 깊은 싱크홀이었다.
아래쪽에선 작업용 마장기가 흙을 쉴새 없이 나르고, 위쪽엔 거대한 기중기들이 그 흙을 계속해서 위로 퍼 올리고 있었다.
“역시 마석 광산인가!”
흙을 퍼 나르는 이유는 땅을 파기 위해서고, 그건 이곳이 마석 광산일 가능성이 컸다.
“이 정도면 증거로 충분해. 돌아가지.”
파이컬 중령이 말했다.
중간에 병사들을 해치웠으니, 언제 들킬지 몰라 걱정하는 것이었다.
“아닙니다. 저쪽 안쪽까지 보고 가죠.”
“알았네.”
정확히 그들이 캐는 것이 마석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싱크홀 벽을 따라 이동했다.
한쪽엔 허벅지 깊이까지 오는 시커먼 물이 흐르고 있었다.
자세히는 몰라도 지하수가 이곳을 흘러 화산재 같은 퇴적물이 붕괴하여 거대한 싱크홀이 생긴 것 같았다.
그리고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뭔가가 보였······.
“억?”
“어어?”
“이, 이게 대체!”
우린 단체로 경악했다.
바로 눈앞에 거대한 성문과 성벽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바오트 대위가 말했다.
“거신들의 도시?”
“아니! 이건 이데아 제국의 수도야!”
내가 대답했다.
“뭐, 이데아 제국? 이곳이 하루아침에 멸망했다는 거신 제국의 수도라고?”
중령의 눈이 3배로 커졌다.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난 거신의 언어를 읽을 수 있었으니까.
성문 위쪽에 적혀 있었다.
여긴 이데아 제국의 수도로 들어가는 11번째 초소 성문이었다.
그리고 이데아 제국은 내 거신인형인 암 드로운의 모국이었다.
비록 잠깐의 의식 연결이었지만, 거신들은 이데아 제국의 기사로 자긍심이 강했다.
하지만 내가 의식을 연결했을 땐, 이미 이데아 제국은 멸망했고, 살아남은 거신들은 남쪽으로 도망쳐 급하게 헬다임 장벽을 만들고 있을 때였다.
“아! 그럼 화산이 터져 거신 제국이 망한 건가요?”
비오트 대위가 물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화산이 곳곳에서 터지고, 화산재가 도시를 덮쳤고, 그 위에 대수림이 자리 잡아 그동안 찾지 못했을 거야. 아무튼, 이데아 제국은 거신들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문명이라고 들었네.”
“허! 그럼 가디언 새끼들이 그 문명의 유산을 혼자 꿀꺽하려고 했네요. 그것도 우리 블랙힐 전진 기지가 더 가까운 구역에서!”
기사들이 놀라고 떠들 때, 난 내부를 살폈다.
아까 안으로 들어왔던 마장기 3대가 입구 쪽에 나란히 세워져 있었고, 성문 안쪽에서 밖으로 철로를 설치해 작업용 마장기들이 계속해서 밖으로 흙을 퍼 나르고 있었다.
가디언 제국은 지금 계속해서 안쪽으로 구멍을 파서 발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제국의 중심인 황성을 찾아 길을 만들려는 것 같았다.
문제라면 인간 제국도 아니고, 거신의 제국이다.
그리고 이곳은 그저 도시로 들어가는 외곽 경계 초소 같은 곳이었다.
거신들의 키는 5미터에서 15미터까지 매우 거대했다.
그냥 일반 1층 가정집 높이도 30미터가 넘고, 조금 큰 건물은 인간이 만든 성만 할 것이다.
그럼 골목길의 폭이 수십 미터고, 광장은 적어도 수 킬로미터는 되지 않을까?
그러니 이걸 언제 다 파낼 것이며, 언제 발굴할 것인가!
파이컬 중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제야 모든 것을 알겠군. 왜 저들이 우리의 이동을 막고, 눈을 가리기 위해서 병력을 집결했는지······.”
“이제 다 알았으니,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죠.”
로제 소령이 말했다.
“그래야겠네. 이 사실을 어서 군단장님께 알려야 해!”
우린 들어왔던 통로 입구로 이동했다.
에테나가 통로 입구에서 우리를 멈춰 세웠다.
“타일러님, 1km 전방에 마장기와 병사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걸렸군.
난 일행을 멈춰 세웠다.
나와 에테나는 거신인형과 기간트에 탈 수 있는 꼭두각시가 다섯이나 있었기에 어떻게든 뚫고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뒤에 세 사람은?
아직 같은 편이란 확신도 없는데, 내 능력을 보일 순 없었다.
이건 엄청난 사건이자, 엄청난 발견이었다.
그리고 가디언 제국을 견제하려면 많은 병력이 필요했고, 장기적인 계획과 작전이 필요한 일이었다.
‘이들의 증언이 필요한데······.’
나 혼자의 증언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걸 다시 확인한다고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 가디언 제국이 이데아 제국의 황성을 먼저 발견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아베르크 제국과 가디언 제국이 싸우게 된다면, 중간에서 내가 챙길 것이 더 많아진다.
난 움직이는 경항공모함이니까!
그러니까 두 제국이 경쟁하는 것이 내겐 더 이익이었고, 내가 속한 아베르크 제국도 큰 이득이었다.
이곳에서 정말 귀한 물건이나 거신의 갑옷 같은 것이 무더기로 나온다면, 현재 팽팽한 두 제국의 군사력이 가디언 제국 쪽으로 확 기울어질 수 있었으니까.
그걸 막은 내가 애국자지!
이러다 또 진급하는 거 아냐?
그때 다 함께 탈출할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탈출로를 변경해야겠습니다. 가디언 놈들에게 들켰네요.”
“뭐? 큰일 났군! 통로는 이거 하나뿐인데 어떻게 변경한다는 건가?”
파이컬 중령이 물었다.
“저거 타고 올라가죠.”
난 거대한 기중기와 쇠사슬을 가리켰다.
“뭐?”
“저 위는 바로 대수림이니까, 기간트가 있는 곳으로 달리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