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21
21
저희 진짜 여기 서요?
-너네 마피아게임 좋아하면 여기서 봐라
(링크)(링크)
지금 아위랑 마이킷 영혼의 배틀중ㅋㅋㅋㅋ배째진다ㅋㅋㅋㅋ
ㄴ대환장 마피아게임ㅅㅂ
ㄴ얘넨 누구냐? 재밌냐? 나도볼까
ㄴ개꿀잼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얘네 친목있었냐? 존나베프같은데ㅋㅋㅋㅋㅋ
대기실의 소란스러움에 각 소속사 직원들이 냄새를 맡았다. 그들의 드립과 몸 개그가 난무하는 마피아게임을 보니 혼자 보기 아까운 예능감이였다.
그래서 직원들은 서로의 상의하에 각 그룹 Y-app채널에서 그들의 게임을 중계했다.
“이의 있소!”
“피고, 반론하세요.”
“저는 화목하고 인자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
“지금 입으로 자소서 씁니까? 탈락입니다.”
이안이 능숙하게 사회를 봤다. 과거의 수많은 연기 경력이 마피아 게임에서 발휘되었다. 점점 상황극을 섞어서 하니 온갖 밈과 드립이 난무했다.
“너희 뭐 해? 재밌겠다.”
“선배님들도 오세요.”
소란스러움에 블랙러시에서도 두 명의 멤버가 게임을 하다 갔고, 다른 선배 그룹의 멤버들도 참여했다.
“우린 이만 갈게.”
“너네 재밌다. 나중에 연락해라.”
게임 맛집으로 어딘가 소문이 났는지, 인기 중상위권 선배들과의 친목을 할 기회도 생겼다. 심지어는 톱 티어, 보이그룹 삼대장 멤버 한 명도 그들과 한 게임 하다 갔다.
어느새 그들의 대기실은 가요제에 참가하는 거의 모든 출연진이 한 번씩 얼굴을 비추다 가는 정류장 같은 역할을 했다.
이 기세를 이어받은 이안은 계속 똑같은 게임을 하면 질릴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게임부터는 평범하게 진행하는 게 아닌, 마피아 편에 붙어서 게임을 조작하기도 했고 아예 새로운 룰을 추가해서 게임을 더 재밌게 만들었다.
“여기 뭐 해요?”
“와 재밌겠다. 우리도 할까?”
가요제를 기다리던 팬들이 혹시 자기 가수도 나올까 봐 아위와 마이킷의 채널에 들렀고, 재밌어서 계속 시청하다 보니 시청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방송사 비하인드 카메라도 그들을 찍어 갔다.
다른 팀이 아위와 마이킷을 벤치마킹해 개인 방송을 켰지만, 그들만큼 도른자들이 없어서 조용히 방송을 종료했다.
* * *
마치 MT 온 것처럼 놀다보니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아위는 연말 가요제 1부에서 세기말 비닐 재질의 통 큰 옷을 입고 1절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2절 부터는 미리 칼집을 낸 비닐 옷을 손쉽게 찢어 버리고 핏에 딱 맞는 슬랙스와 셔츠를 드러낸다. 이안과 멤버들은 생방송임에도 실수 없이 무대를 마쳤다.
주어진 무대가 끝나면 바로 퇴근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방송 마지막 순서에 전 출연자가 무대에 올라 가요계 대선배님과 노래를 함께 부른다. 작년에는 트로트, 이번에는 서정적인 발라드였다.
“키 몇이야?”
마이킷의 김철민이 이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대기실에서 게임을 하면서 친해진 김철민은 이안과 같은 동갑의 나이, 그리고 마이킷 최단신이었다.
“180은 넘을걸?”
“부럽다.”
“너도 더 크겠지. 스무살 넘어서도 크는 사람 있다더라.”
“난 망했어.”
김철민은 마이킷의 메인 댄서인데, 어릴 때부터 춤을 춰 온 사람들은 평균 키가 작다며 투덜거렸다. 글쎄, 아위의 메인댄서 두 명은 그래도 170대 후반인 것을 보면 그냥 타고나길 작게 태어난 거 아닐까?
“와….”
“안녕하세요?”
복도를 지나가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안을 슬쩍 쳐다보고 간다. 붙임성 좋은 몇몇은 이안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갔다. 그뿐만 아니라 무대 위로 가면서도 저들끼리 수근 거리고 있었다.
이안이 진을 빤히 바라보자, 진은 뭘 그걸 확인하려 하냐고 투덜거리면서도 착실하게 내용을 알려 줬다.
[너보고 다들 존나 잘생겼대. 쟤네들은 번호 따고 싶다고 하네.]이런 취급은 언제 당해도 즐거운 법이었다. 잘생긴 삶이 이런 거지, 짜릿했다.
보이그룹 삼대장 중 하나인 마이디어의 사녹이 송출되는 동안, 전 출연진들이 무대 위로 올라섰다.
여기서 가장 최근 데뷔가 아위이기 때문에, 눈 마주치는 출연자마자 폴더인사를 했다.
단체 무대에서 신인의 위치는 당연히 맨 뒤였다.
카메라에 잘 잡히는 맨 앞은 연차가 많거나 혹은 인기가 많은 가수들이 이미 차지하고 있었다.
아위도 당연히 뒤쪽으로 가려는 찰나, 스태프가 후다닥 올라와 그들을 이끌었다. 정신차려보니 가장자리지만 맨 앞으로 가 있었다.
“저희 진짜 여기 서요?”
이주혁의 동공이 떨리고 있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태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이크를 이안에게 내밀었다.
“희상 선생님이 무대 돌아다니시면서 노래하실거거든요? 적당히 부르시다가 희상 선생님 다가오시면 듀엣 형식으로 부르시면 돼요.”
“제가요?”
“네, 메인보컬 아니세요? 피디님 지시인데.”
스태프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른 그룹으로 가 마이크를 내밀고 있었다. 이안은 얼떨떨함에 손에 쥔 마이크를 바라보다가 멤버들을 쳐다보았다.
그가 입 모양으로 실화? 라고 하니 멤버들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모니터에 송출되는 마이디어의 무대가 막바지에 달했다. 전 출연자들이 서로 웅성이던 걸 멈추고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고, 진행을 맡은 진행자 두 명이 마지막 인삿말을 전하고 노래가 시작되었다.
김희상은 80년 초반부터 90년 후반까지 대한민국 발라드의 전성기를 이끈 가요계 대선배님이었다. 그가 도입부를 부르자, 가히 전 출연진이 감탄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목 관리를 잘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 정말 시디를 씹어 먹는 가창력이다.
그가 노래를 부르자 마이크를 든 각 그룹의 메보 들이 코러스를 깔듯 작게 노래를 불렀다.
[근데 너네 카메라 잡히는 건 좋은데 신인 주제에 앞에 나와 있다고 창조논란 좀 일어나겠는데?]‘그런가?’
진의 말에 이안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멤버들을 흘깃 쳐다봤다. 서로 무대를 즐기며 노래 부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창조논란이라 해도 논란은 논란. 그 과정에서 악플이 안 달릴 수가 없다.
안 그래도 웹서핑 자주하는 멤버들인데… 저런 애들의 얼굴에 그늘이 지는 건 보기 싫었다.
‘그럼 노래로 잠재우면 돼.’
[야 그러다 역효과난다.]‘잘 알아. 튀는 듯 안 튀는 듯 잘 불러 봐야지.’
그래도 내가 노래 부른 짬이 몇 년인데. 이안은 김희상의 노래를 유심히 들었다.
이안과 눈이 마주친 김희상이 마침 옆 그룹의 멤버와 듀엣을 마무리하고 이안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너와 함께하는 이 순간~”
이안이 화음을 넣으면서도 적당히 가창력이 돋보이게끔 노래를 부르자, 같이 부르던 김희상이 오, 하며 감탄했다.
몇 소절 같이 부르던 그가 마이크를 떼고 이안에게 계속 부르라 손짓을 했다.
이안이 바통을 이어받아 힘 있게 노래를 부르자, 김희상이 화음을 넣어 부른다. 이안의 앞에 있던 카메라에서 불이 꺼지지 않았다.
‘왜 안 가시지?’
같이 듀엣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안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김희상의 눈치를 보았다. 이제 반대쪽으로 가서 다른 출연자들과 듀엣을 해야 할 텐데.
김희상은 이안과 함께하는 노래가 맘에 들었는지 이안의 옆 자리에 못 박은 듯 움직이질 않았다. 이안은 사방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네, 방송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카메라의 불이 꺼지고, 피디가 종료를 고하자 여기저기서 인삿말이 쏟아졌다. 아위와 멤버들도 수고하셨습니다를 연신 말하며 상체를 숙였다.
“이 친구 노래 잘하는구만!”
“선생님, 영광입니다.”
당연히 분량을 챙겨 준 김희상에게 한 번 더 다가가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희상이 껄껄 웃으며 이안의 등을 토닥였다.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김 현식 피디가 무대 위로 후다닥 올라왔다. 김희상은 피디를 보자마자 아차 했다.
“아이구… 그러고 보니 저쪽으로 가서도 노래 불렀어야 했는데. 이 친구가 내 곡을 너무 잘 불러 줘서 잊어버렸지 뭔가.”
“아닙니다, 선생님. 화면 잘 나왔으면 됐죠.”
피디의 굽실거림에도 으스대지 않고 되려 피디를 생각해 주는 김희상은 나이가 들어도 고집스럽지 않고 인자했다.
“선생님 그럼 활동은….”
“내년부터 할까 생각중이라네. 너무 오래 쉬었지.”
김 현식 피디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차기 프로그램에서 김희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 언제 내려감?’
‘내려갈 수는 있을까?’
가요계 대선배님과 피디를 사이에 낀 이안과 멤버들은 내려갈 각을 못 잡고 무대 위에서 서로 시선만 교환했다.
가수 몇 명이 김희상에게 다가가고 싶어 주위에서 맴돌고 있어 눈치가 더 보였다. 그 순간, 이안과 김희상의 눈이 마주쳤다. 김희상은 후배들을 세워 둔 게 무안했는지 껄껄 웃으며 이안과 멤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생기고 훤칠한 청년들이야.”
“저도 이 친구들 리허설 보는데 선생님이 좋아하실 것 같았거든요.”
김희상은 노래 잘 부르는 후배들을 좋아한다. 그냥 잘 불러서는 안 됐다. 다른 이들보다 더 뛰어나야 했다.
그 짧은 시간에 이안은 김희상의 음색에 어울리게끔 화음을 넣었으니, 당연히 김희상의 관심이 그에게 쏠렸던 것이다.
“그래, 이름이 뭐라고?”
“아위의 최이안이라고 합니다, 선생님.”
이안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최이안, 아위. 다음에 또 봤으면 좋겠구먼. 들어가 봐.”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안과 멤버들은 90도 인사를 하고 무대 밑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 * *
-진짜 레전드는 레전드다.
-와 아직도 노래를 저렇게 잘 부르시다니ㄷㄷㄷ
-근데 같이 노래하는 애도 잘 부르더라 잘생겼던데
몇 년 새 두문불출하던 김희상이 오랜만에 방송에 나오는 자리였다.
방송 이후 가요제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당연히 커뮤니티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심지어는 아위와 이안의 이름이 실검 16위와 17위에 반짝하고 올라갔을 정도였다.
-근데 아위 걔네는 왜 앞줄에 있었냐?
-걔네 회사랑 방송국이랑 뭐 있는 거 아냐?
-이럴 거면 우리 애들도 앞에 세워주지
물론 마냥 좋은 글만 있는 건 아니었다. 특히나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타 그룹 팬덤이 의혹의 말들을 쏟아 냈지만 소수일 뿐.
대부분은 이안의 실력은 앞에 세울 만했다며 열폭 그만하라는 소리에 조용히 글을 내렸다.
-선배님 안 가니까 애들 동공지진하는거 봤냐?
(캡쳐)
앜ㅋㅋㅋㅋㅋ기뻐하다가 나중에 표정봐ㅋㅋㅋㅋ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
ㄴ뭐냐 얘네 좀 귀엽네 누구냐?
ㄴ마이크 든 애 존잘
-얘들아 나 입덕각인데 떡밥 뭐부터 봐야 하냐
아까 무대보고 좀 치였는데 ㅊㅊ좀 해주라
ㄴ오늘 마피아게임 봐라 레전드
ㄴ그거보면 애들 성격 다 보임ㅋㅋㅋㅋ
ㄴ웃겨 디지는줄 알았음ㅋㅋ
그리고 당연히 아위의 인지도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