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 Heaven examination RAW novel - chapter (70)
72화. 남촌 피습 (2)
“싫다.”
이벽이 말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아니, 생각을 하는 척이라도 좀 하고 답을 해라. 응? 네 눈에는 지금 상황이 안 보이냐?”
우두머리 사내가 답했다.
말마따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언미희와 파진성은 마비향에 당해 움직일 수 없다.
적의 부하들은 대부분 건재하며, 심지어는 저택 바깥에 몇 명이나 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또한.
“…….”
이벽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좀처럼 실력이 가늠되지 않는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코앞에서 기세를 감출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실력의 반증인 것이다.
‘…절정, 그것도 초입은 아니다.’
그리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겠지.
슥.
“…오라버니.”
그때였다.
이벽의 등 뒤로 다가선 공손수가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괜찮아요, 이제. 상황이 좀 이상하게 됐지만, 어차피 이제 헤어질 거였고… 삼촌의 말마따나 이건 집안싸움이니까—”
“헛소리하지 마라.”
“…에.”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결국은 이 ‘집안싸움’ 역시 사파무림의 세력 경쟁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움찔.
공손수의 표정이 작게 흔들렸다.
역시나 짐작이 틀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렇다면.
공손수와 공손수를 적대하는 이.
어느 쪽이 자기 자신, 그리고 패왕가와 입장을 함께하는 쪽인지는 더 생각할 것도 없다.
“또한 너는 아직 내 대원이다.”
“…….”
이벽이 다시 사내를 향했다.
“련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가족이건 뭐건, 내 대원을 데려가고 싶다면 우선 나를 거쳐 가도록.”
우웅.
선천의 힘이 움직인다.
마음속에 작은 긴장이 일었다.
이벽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다. 하지만… 승산은 없지 않다.
앞서 베어냈던 산적을 생각했다. 절정고수와 맞서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사내다워서 멋있긴 한데.”
저벅, 사내가 다가왔다.
“너,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니냐?”
“…….”
“사파제일 후기지수인지 뭔지 모르겠고, 나 암영각의 4호야.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냐고?”
“모르겠다.”
“…이 동네에서 대충 네 번째로 강하단 뜻이거든? 이거 조금 자존심 상하려고 하네?”
하아, 사내가 땅을 향해 한숨을 뱉었다. 훅,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부하들을 향한다.
“일대일이다. 괜히 끼어들어서 주접떨지 말고 아무도 못 나가게 문이나 지키고 있어라. 알겠나?”
“…조, 존명!”
탓.
명령과 동시에 부복하고 있던 부하들이 일제히 땅을 박찼다. 저택의 담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다.
‘…적당히 빠져나가는 건 무리인가.’
사내가 다시 이벽을 향했다.
“너도 일대일이 편이 낫지? 뒤쪽에 친구들까지 신경 쓰려면 정신 사납고.”
“그렇군. 고맙다고 해야 하나?”
“뭐, 그럴 필요까진 없고. 좌우간에 나도 애꿎은 부하들 목 떨어지면 자칫 눈 돌아갈 것 같으니까.”
저벅저벅.
사내가 계속해서 다가왔다.
슥, 소매에서 비수가 흘러나왔다.
“봐주진 않는다. 적당히 알아서 죽기 전에 항복해라. 알았지?”
저벅.
저벅저벅, 탓.
다음 순간, 사내가 사라졌다.
‘위다.’
채앵!
“오?”
이벽은 교차하며 내려찍는 비수를 막아냈다. 체중이 실린 공격은 묵직하다.
허나 밀리지 않는다.
청강검식, 발검식 강의 묘리.
핑그르르.
다음 순간, 비수가 회전했다.
그것은 언뜻 힘 싸움에서 밀려나 손에서 비수를 놓쳐버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탁.
튕겨 나간 비수를 사내가 다시 낚아챘다. 그리고 착지와 동시에 중단을 파고든다. 동작의 연계는 부드러웠다.
채앵!
“어어?”
이벽의 검이 다시 회수되었다.
손끝에서 회검식 변의 묘리가 펼쳐졌다. 기괴망측한 검로가 비수의 경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챙, 채앵.
“…이럴 리가 없는데?”
사내가 당황한 목소리를 냈다.
‘묵직하군.’
이벽은 생각했다.
선천의 힘으로 끊임없이 보충되는 내력과는 별개로, 부딪힐 때마다 손목이 시큰거렸다.
충격이 누적된다.
강의 묘리를 제외하고서는 충돌의 힘을 전부 상쇄할 수 없는 모양이다. 허나.
‘검로는 익숙하다.’
빠르고 강하지만, 그 틀은 공손수의 투로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두 자루 비수의 가벼움과 유연함을 통해 다양한 변칙 공격들이 이어진다.
채챙, 챙!
이벽은 상대의 검로를 알고 있으나, 상대는 이벽의 청강검식을 읽을 수 없다.
그 우열은 명백했다.
채앵
“큭?!”
발검식과 회검식.
여섯 개의 묘리가 교차했다.
그리고 이십 합 정도가 흘렀다.
사내의 두 팔이 열리며 가슴이 활짝 벌어졌다. 진심으로 당황한 얼굴이 스친다.
청강유엽검식(淸江流葉劍式).
발검제일식(拔劍第一式).
직검(直劍).
쐐액.
틈을 놓치지 않고 이벽의 검이 파고들었다. 회심의 일검이 사내의 가슴을 향해 쏘아지던 그때였다.
“퉷!”
사내가 침을 뱉었다.
타액 속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채앵!
이벽은 황급히 검을 거두었다.
얼굴을 향해 쏘아지는 바늘을 회검식 곡의 묘리로 쳐내었다. 어깨에 작은 삐걱거림이 일었다.
탓, 후욱.
그 틈을 타 사내가 다급히 물러섰다. 일 보의 물러섬으로 다섯 자 가량의 거리를 벌렸다.
“…….”
소강상태. 그리고 이벽을 바라보는 사내의 표정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너… 설마?”
이벽은 검을 겨누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
사내의 말은 거기에서 더 이어지지 않았다. 허나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는 서로 모르지 않는다.
강기는 절정고수를 상징하는 무력의 결정체이지만, 동시에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다.
굳이 강기를 쓰지 않더라도, 내력 운용 등에서 일류 이하의 무인들과는 이미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검을 섞음으로써 서로의 경지를 확인했다. 물론, 사내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안 돼요, 오라버니!”
그때, 공손수가 다급히 외쳤다.
“그자를 상대로 거리를 둬선—!”
“…미안하지만 이미 늦었다.”
탓.
사내가 다시 뛰어올랐다.
담벼락 위로 사뿐히 착지했다.
“…자만한 건 나였군. 사과하마. 너는 이미 후기지수 어쩌고 하는 수준이 아니구나.”
‘…따라붙어야 하나?’
아니, 이벽은 직감했다.
따라붙기에는 한발 늦었다.
“하지만.”
스륵.
비수가 소매 안으로 사라졌다.
“수준이 비슷하다고 해서 짬을 무시할 수는 없지. 너는 이제부터 내게 상처 하나 낼 수 없을 거다.”
* * *
탓.
잠깐의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벽이었다. 거리를 좁혀야 한다. 사내를 향해 곧장 땅을 박찼다.
휙, 사내가 소매를 휘둘렀다.
우수수.
단 한 번의 가벼운 동작.
쇠털 같은 암기들이 쏟아졌다.
챙, 채챙.
이벽은 쳐내며 전진했다.
딱히 어려울 것은 없—
채앵!
“큭.”
일순 이벽의 몸이 경직되었다.
타앗.
“하핫, 미안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부딪혀줄 생각은 이미 없어졌거든?”
그 틈을 타 사내가 담을 박찼다. 다시 거리를 벌리는 한편, 소매를 흔들었다. 후두둑, 암기가 재차 뿌려졌다.
챙, 챙, 채앵!
‘…그런가.’
이벽은 깨달았다.
사내가 뿌리는 암기는 겉보기에는 모두 같은 바늘처럼 보였으나, 대부분 별것 아닌 눈속임이다.
다만 한 개, 혹은 두 개.
그 속에 유달리 ‘무거운’ 것들이 섞여 있었다.
절정고수의 암기.
이미 손을 떠났음에도 그 안에 실린 내력은 마치 검과 검을 힘껏 부딪치는 것과 같다.
탓, 채앵!
이벽은 이를 악물었다.
다소의 상처를 각오한다.
어찌 되었든 거리를 좁혀야 한다.
후욱.
허나 그때, 사내의 신형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팽그르르, 몸이 회전하며 무수한 암기가 빗발친다.
타다다닷!
“크—”
일일이 쳐낼 수는 없다. 또한 저 중 어떤 것이 ‘진짜’인지도 판단할 수 없다.
훅.
이벽은 다시 물러서고 말았다.
‘…거리를 내어줘선 안 된다는 건 이런 뜻이었나.’
탓.
사내가 땅에 착지했다. 그 즉시 이벽은 다시 접근을 시도했다.
“안 되지, 안 돼!”
허나 사내가 몸을 추스르고 물러서는 속도가 더 빨랐다. 적어도 경신법에 있어 사내는 이벽보다 명백히 우위에 있다.
우수수.
채앵!
“큭.”
다시 암기가 흩뿌려졌다. 그리고.
“하하! 어설프구나, 어설퍼!”
이후 같은 상황의 반복이 지겹게 이어졌다.
사내는 한사코 이벽과의 충돌을 거부한 채 물러서고, 암기를 뿌렸다.
우수수.
채앵!
쫓는 자와 도망치는 자.
그 과정 속에서 마침내 이벽의 몸에는 곳곳에 자잘한 생채기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벽은 생각했다.
허나 자신이 가진 검에는 이처럼 정면승부를 거부한 채 멀찍이 도망치기만 하는 상대를 제압할 방법은 없다.
설령 강기라 한들 닿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이다.
‘하지만.’
암기가 무한정 있지는 않을 터.
또한 단전이 아닌 선천의 힘에 기대고 있는 자신은 내력에 있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이대로 버틴다면 승산이—
“후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 것 같군, 그래.”
“…….”
퍼억!
사내가 별안간 땅을 굴렀다.
훅, 자갈들이 튕겨서 날아오른다. 가슴께에 이른 순간, 사내가 소매를 휘둘렀다.
후두두둑.
자갈들이 이벽에게로 쏟아졌다.
챙, 채앵!
“미안하지만 말야, 나쯤 되면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간에 다 암기가 되거든?”
“…….”
말마따나 전투가 길어지자 사내는 주변에 널브러진 온갖 자연물들을 암기로 삼기 시작했다.
때로는 떨어진 암기들을 도로 회수하기도 했다. 갉아 먹히듯 이벽의 몸에 상처가 늘어간다.
“어때, 치사한 것 같냐? 응?”
“…….”
“아니지, 암기의 고수가 암습이 아니라 모습을 드러내고 싸워주는 시점에서 너는 이미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 거다.”
말마따나.
틀린 말은 아니다.
설령 이길 수 없다면, 그것은 오직 자신의 미숙함 탓이다. 패배의 원인은 언제나 자신에게 있다.
하지만.
‘…어쩌면.’
같은 방식을 수도 없이 당했다.
방법이… 보이는 것도 같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길 수 없다면, 시도해본들 나쁠 것은 없다.
철컥, 이벽은 검을 고쳐 쥐었다.
“하, 그래. 여자가 보는 앞인데 물러서긴 죽어도 싫겠지? 어쩌겠니? 좀 다쳐보는 수밖에!”
타앗.
이벽이 땅을 박차자 어김없이 암기가 뻗어졌다. 그 순간, 이벽은 걸음을 멈추었다.
쐐애액!
“…뭐냐? 진짜 죽을라고?”
소리에 집중한다.
우웅
그 순간, 선천의 힘이 가볍게 떨렸다. 찰나의 순간, 시간이 느려지는 감각속에서 이벽은 깨달았다.
진짜와 가짜의… 소리의 차이.
탓.
이벽의 몸이 움직였다.
직감에 의존하여 검을 휘둘렀다.
챙, 채앵!
가벼운 암기를 쳐내고, 무거운 암기를 피한다. 그것은 요행에 가까웠으나, 어찌 되었건 성공했다.
“…어? 이놈이?”
스륵.
마침내 이벽의 몸이 경직 없이 암기의 빗발을 지나쳤다. 단 한 순간, 사내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후욱, 채앵!
그 즉시 이벽은 검을 휘둘렀다.
“훗, 제법 놀라게 해주네.”
으득, 이벽은 이를 악물었다.
어느새 다시 사내의 손에는 비수가 들려있었다. 거리를 좁힌들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허나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
훅.
사내가 다른 한 손을 휘둘렀다.
‘모래?’
그 손에는 모래가 쥐어져 있었다. 의문이 떠오름과 동시에, 이벽의 면전에 모래가 흩뿌려졌다.
파아앗.
“…큭.”
허나 충분한 내력이 실린 순간, 그것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암기의 다발이 된다.
파사사삭.
다음 순간, 모래 알갱이가 이벽의 온몸을 감쌌다. 눈을 가리고 의복을 찢고 온몸을 할퀴며 파고든다.
‘…안 돼.’
으득, 이벽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빠져나가게 둘 수 없다.
타앗, 이벽은 모래를 온몸으로 맞으며 일 보 전진했다. 시야는 흐릿하지만, 형체는 놓치지 않았다.
우웅.
이벽의 검이 빛났다.
찰나의 순간, 검강이 펼쳐졌다.
서걱.
빛의 검이 사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내 칼끝에서 무언가가 베어지는 확고한 감각이 스쳤다.
“저런, 앞을 잘 봐야지.”
허나 다음 순간.
모래가 가라앉음과 동시에 시야가 돌아왔다. 이벽의 검에 베어진 것은… 석등이었다.
퍼억, 쐐애액!
사내는 석등의 뒤에 서 있었다.
다음 순간, 사내가 베어진 석등의 머리를 힘껏 걷어찼다. 묵직한 돌덩어리가 채 땅에 떨어지기도 전 이벽에게로 쏘아졌다.
퍼어억!
“컥!”
미처 피할 새는 없었다.
석등이 이벽의 배를 파고들었다.
“오, 오라버니!”
“가만히 있거라, 수야. 일대일 중이잖니? 네가 움직이면 내 부하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단다.”
움찔.
공손수가 멈추었다.
치이익.
이벽의 신형이 뒤로 밀려났다.
충격에 밀려난 몸이 결국 땅을 짚고서 쓰러지고 말았다. 욱씬, 복부에서 격통이 일었다.
“쿨럭.”
목구멍으로 피가 올라왔다.
장기를 다쳤을 수도 있다.
허나… 쓰러져 있을 틈은 없다.
타앗.
이벽이 땅을 박차고 일어섰다.
파바밧.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이벽이 쓰러져있던 지면 위로 다수의 암기가 틀어박혔다.
‘어디지?’
이벽은 사내를 찾았다.
그러나 그때, 이미 사내는 저만치 뒤에 멀어져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히쭉 웃는다.
핑그르르.
그리고 사내가 땅을 박찼다.
탓, 별채의 지붕 위로 착지했다.
“…….”
떠오른 달 아래.
사내가 지붕 위로 우뚝 섰다.
“어때? 좀 알겠냐, 이 녀석아? 좁아터진 비무대에서 정정당당히 부딪히는 게 무림의 다가 아니란다.”
“…과연.”
이벽은 납득했다.
퉷, 올라오는 피를 뱉었다.
우웅.
선천의 힘이 바쁘게 움직인다. 소모된 내력을 채우는 한편, 몸 안에서 부상을 다스리기 시작한다.
“하나 배웠다. 계속하지.”
“…덜 자랐어도 괴물은 괴물이군. 이쯤 되면 후환이 좀 두려운데. 너무 그러지 마라. 무서워서 무심코 죽여버리고 싶어지—”
뻐억!
그러나 바로 그때였다.
느닷없이 사내의 몸이 튕겨 나갔다. 충격과 함께 지붕 아래에서 추락한 사내의 몸이 정원에 틀어박혔다.
“천소진, 이 씹새끼야아아—!!”
허나 시작에 불과했다.
어느새 사내의 등 뒤에 나타난 인영이 마찬가지로 지붕에서 뛰어내렸다.
땅에 처박힌 사내를 추격한 뒤 마구 짓밟고 두드리기 시작했다.
뻐억, 뻑! 뻑!
“커억! 누, 누님!”
“이 새끼가 감히 겁도 없이 내 딸을 괴롭혀?! 나 시집가고 안 맞기 시작하니까 잊어버렸지?! 앙?!”
인영은 천소연이었다.
퍽, 퍼억! 채앵!
허나 다음 순간, 사내가 비수를 들어 공격을 막았다. 멈칫, 공격의 맥이 끊겼다.
핑그르르.
그 순간 사내가 땅을 박찼다.
“누님, 누님이야말로 믿을 게 없어 고작 저런 핏덩이들을 믿고 있소?! 다 끝났소, 이젠!”
“닥쳐 이 졸렬한 새끼야!”
치열한 접전이 이어진다.
“커헉!”
“크아악!”
천소연을 도와야 하나?
이벽은 상황을 판단하려 했다.
그러나 그때, 두 사람의 접전과는 별개로 다른 방향에서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훅, 이벽이 시선을 돌렸다.
문을 지키고 있던 사내의 부하들이 비수를 든 인영에 의해 빠르게 제압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어, 엄마! 유모!”
“수야, 일단 튀어! 얼른!”
“아가씨! 소협! 이쪽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