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178)
-탁! 탁!
뚫려 있는 천장으로 백기와 문란영, 그리고 기절해 있는 코드네임 씨(C)를 들쳐 맨 허봉이 내려왔다.
“주군!”
“그 자는 놓친 겁니까?”
“그래.”
천여운이 놓쳤다는 말에 세 사람 모두가 놀라워했다.
어떤 식으로든 적을 살려서 보낸 적이 없는 천여운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적미노선은 적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했지만 여태껏 만났던 어떤 자들에 비해서 강력한 힘을 지닌 것만은 확실했다.
“주군. 이 도는 무엇입니까?”
백기가 천여운이 두고 갔던 흑도를 넘겼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흑철로 만들어진 절세보도.
천여운이 그 도신을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매만졌다.
-스릉!
‘도에서 강한 선기가 느껴지는군.’
아마도 제대로 도를 다루기 위해서는 이 선기를 흡수하여 체화시켜야만 가능하리라.
그러기에는 이 장소가 맞지 않았다.
‘백룡도 이상의 예기를 지녔군.’
천여운에게는 최고의 보도라 불리는 백룡도가 있었다.
승천하려하는 백룡의 뿔을 잘라서 만든 도이기에 그 역시도 절세보도였다.
얼떨결에 얻기는 했지만 어찌 보면 기연이었다.
‘일단 나중에 하기로 하고.’
-슥! 우웅!
천여운이 그림자를 열어 흑도를 집어넣었다.
문란영과 허봉은 이런 모습이 익숙한 듯 했지만 백기는 처음 봤는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천여운이 그림자를 닫고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수많은 박스들로 가득한 이곳은 창고인 듯 한데, 한동안 쓰지 않았는지 먼지로 가득했다.
‘이곳에 뭔가 숨겨져 있다고?’
적미노선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말이었다.
그는 천여운이 이곳에서 무엇을 찾는지 알고 그런 말을 했을까?
의아했지만 이곳을 수색할 필요가 있었다.
‘여긴 나 혼자로 충분하다.’
3 객주와 싸우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곳 섹터는 생각보다 많이 넓었다.
게다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렇게 넓고 거대한 섹터에 인기척이 잡히지 않았다.
기감 상으로는 더 이상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곳은 내가 살펴볼 테니, 세 사람은 다른 곳을 수색해서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라.”
“이 여자를 혼자 둬도 괜찮겠습니까?”
문란영이 탐탁지 않은 눈으로 기절해 있는 코드네임 씨(C)를 바라보며 물었다.
남편의 몸을 빼앗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은 심경이었다.
-슥! 우웅!
천여운이 손을 밑으로 짚고서 그림자를 열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세 명의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나신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어머!”
문란영이 그 광경을 얼굴을 붉히면서 바라보았다.
이에 허봉이 투덜거렸다.
“여보님. 고개를 돌리시오.”
나신의 남자들은 사요기와 같은 클론들로 육체를 가진 고스트들이었다.
그림자 속에 넣어놓고 상시 데리고 다니는 정예들이라 할 수 있었다.
“이들이 지킬 것이다.”
“알겠습니다.”
천여운의 그 말에 세 사람은 안심하고 섹터를 수색하러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그들이 나간 후에 천여운은 사요기 클론들에게 코드네임 씨(C)와 접촉을 삼간 채, 지키라고 하고서 창고를 살폈다.
‘나노 스캔해.’
[알겠습니다.]천여운이 손을 내밀자 붉은 빛의 레이저가 흘러나와 사방을 스캔했다.
굳이 직접 살펴보는 것보다 나노의 능력을 활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파르르!
천여운의 동공이 떨리며 증강현실이 개안되었다.
증강현실 속에 빛의 입자들이 선을 그리며 스캔했던 정보를 표기했다.
박스 안에는 문건으로 확인되는 서류들과 오래된 기기 같은 것을 보관하는 듯 했다.
‘숨겨진 장소가 어디에 있다는 거지?’
특별히 숨겨진 장소로 짐작되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사방을 스캔해서 정보가 표기되는데 원래부터 문이 있는 동쪽 부근을 제외한 다른 삼면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위는 아니라면…..’
그렇다면 밑일 확률이 높았다.
천여운이 손바닥을 밑으로 향했다.
-삐삐! 삐삐!
증강현실 속에 어떤 장소가 붉은 십자 표시가 생겨났다.
그곳은 박스를 쌓아둔 곳이었다.
-슥!
천여운이 손을 내밀자 박스들이 양옆으로 밀려나며 바닥이 보였다.
바닥에는 특별히 숨겨진 장소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흔적은 있었다.
[이곳만 후에 착공한 흔적이 있습니다.]얼핏 보면 다른 바닥들과 전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나노는 미세한 질감과 색마저 구분이 가능하기에 이것을 찾아냈다.
천여운이 검결지를 쥐고서 그곳을 원으로 그었다.
-촤아아아악!
무형의 검기에 의해 베어진 바닥을 진기로 끌어당기자, 둥근 형태로 기둥이 위로 쑤욱하고 뽑혀져 나왔다.
‘두껍군.’
거의 5미터 정도 되는 기둥이었다.
현재 있는 공간의 높이가 부족해서 기둥을 잘라서 끌어올려야 할 정도였다.
이 정도 두께였기에 천여운이 바닥을 밟았을 때, 더 이상 밑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었다.
‘내려가볼까.’
기둥을 뽑아낸 천여운이 구멍으로 들어갔다.
터널 같은 구멍을 지나자, 그 밑으로 어두운 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르륵!
천여운이 화기를 일으키자 사방에 불꽃이 일렁이며 어두운 공간을 밝혔다.
굉장히 넓은 장소였다.
“아…..”
얼마나 오랫동안 막아놓았었는지 매캐한 냄새부터 사방이 먼지로 가득했다.
심지어 공기마저 유입이 되지 못하도록 해놓았는지, 보통 사람들이 막 들어왔다면 순간 호흡이 벅찰 정도였다.
-슥!
천여운이 손을 들어 올리자, 풍기에 의해 바람이 일어나 사방의 먼지들이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먼지들이 뭉쳐져서 사람의 머리통 만한 큰 공이 되었다.
먼지들을 전부 치우자 안에 있는 것들이 확실히 보였다.
“기계들인가?”
사방에는 처음 보는 기계들로 가득했다.
네모난 박스 형태의 모니터가 달린 흰색 기계부터 시작해 특이한 것들이 많이 보였는데, 여러 진공관들이 전부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나노. 타임팩은 안 보여?’
천여운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나노에게 물었다.
사실 천여운은 후손인 천무성이 가지고 있던 타임팩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공간에는 그것으로 짐작되는 무언가도 보이지 않았다.
[이 장소에는 타임팩이 없습니다.]스캔을 마친 나노 역시도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천여운이 오래된 기계들을 살펴보면서 물었다.
“이게 대체 뭐야?”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스캔 결과 수많은 진공관들이 연결된 것을 보면 슈퍼 컴퓨터의 형태를 갖춘 것 같습니다.]슈퍼컴퓨터.
그것은 말 그대로 컴퓨터이다.
다만 일반 컴퓨터와 다르게 고도의 연산능력을 위해 제작되었다.
‘가동시킬 수 있나?’
천여운이 진공관들을 건드리면서 물었다.
이에 나노에게서 나온 말은 꽤나 놀라운 진실이 흘러나왔다.
[진공관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제작 시기가 400여 년 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동하기 어렵습니다.]‘사백 년 전?’
400년 전이라면 애초에 컴퓨터란 것이 존재하지 않은 시기이다.
그런데 이것이 400년 전의 것이라고 한다.
‘나노. 네가 내게 보낸 정보가 맞다면 컴퓨터가 만들어진 시기는…’
[실질적으로 컴퓨터라 불릴 만한 컴퓨터의 제작은 1944년 ‘MARK-1’입니다. 슈퍼컴퓨터의 경우는 그보다 2년 후인 1946년도 제작된 에니악입니다.]그런 모든 역사적인 사실을 뒤엎은 물건이 이곳에 숨겨져 있던 것이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이 슈퍼컴퓨터의 성능이었다.
[이 기기의 연산 속도는대략 8.0테라플롭스의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1테라플롭스(tera Flops)의 프로세서는 1초에 1조번의 연산을 할 수 있다.
이런 엄청난 연산 속도를 오백 여 년 전에 구현해낼 수 있는 기술을 MS 그룹에서는 지녔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학계에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모두가 놀라워할 만한 일이었지만 천여운에게는 아니었다.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있나.’
MS 그룹의 자체적인 힘만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테라플롭스급의 연산 능력을 갖추려면 진공관만으로 불가능합니다. 이것 이외에도 여러 복합적인 미래의 기술이 보조하고 있습니다.]-삐삐삐!
나노가 진공관 주변에 있는 여러 기기들을 붉은 십자 표시로 가리켰다.
단순한 진공관 기술로는 이 정도 성능을 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기에 이 정도 컴퓨터를 제작하려면 먼 미래의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했다.
천여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왠지 모르게 자신의 예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무성회……천무성.’
MS 그룹의 예전 이름이 무성회라고 했다.
황헐에게 그 사실을 들었을 때는 그저 우연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동면했던 세 수하들의 TQC 코드로 숨겨져 있던 장소에 MS 그룹의 섹터가 존재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MS그룹을 천무성과 연결 지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이 슈퍼컴퓨터로 무엇을 한 거지?’
가동을 시킬 수 없기에 정확한 사용 의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천무성은 분명 허봉과 백기, 문란영 등을 통해서 자신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물을 남겨놓는다고 알렸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것은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슈퍼 컴퓨터뿐이다.
“후우.”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고 있던 찰나였다.
-삐삐삐!
아직까지 개안되어 있는 증강현실로 나노가 무언가를 십자 표시로 가리켰다.
이에 천여운이 그곳으로 다가가자 여러 장의 네모난 유리 조각들 몇 개가 바닥에 덩그러니 굴러다니고 있었다.
총 다섯 장의 유리 조각이었는데, 세 장은 깨졌고 두 장만 그럭저럭 멀쩡했다.
‘이게 뭐지?’
[탄소유리 영상 저장 장치인 TVM입니다.]‘음?’
[서기 2906년에 개발된 영상 기록 장치입니다.]그 말에 천여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후손인 천무성은 2940년 경에 타임팩으로 과거로 시간이동을 했다.
그런데 이 영상 기록 장치가 그 시기 쯤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것은 천무성이 가지고 있던 것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나노….이것도 오래 되서 볼 수 없나?’
[아닙니다. 반영구 보관 장치라 TVM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면 증강현실로 영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그 말에 천여운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드디어 뭔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섯 장 모두가 멀쩡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두 장이라도 남아있으니 다행이었다.
‘영상을 구현해봐.’
[TVM에 손을 갖다대주십시오.]나노의 말대로 천여운이 유리 조각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러자 손바닥에서 붉은 레이저가 일렁이며 TVM을 스캔했다.
[2장의 TVM에도 많은 균열이 가있어서 영상 기록에 상당수가 손상되었습니다.]‘뭐?’
자세히 보니 유리에 상당히 잔 기스가 많았다.
다른 TVM들이 깨진 것을 감안한다면 손상이 간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복구할 수 있는 영상을 위주로 재생시키겠습니다.]이윽고 천여운의 시야 증강현실로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치칙!
‘천무성!’
그는 천여운의 먼 훗날의 후손인 천무성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와 달리 수염을 기르고 옛 중원인들이 있는 복장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낯설었다.
셀프캠을 찍듯이 앉아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천무성이 영상으로 자신의 턱수염을 몇 번 쓰다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영상 기록 421번. 서기 996년 12월 8일. 시각은 밤 11시.
지금으로부터 1083년 전이었다.
영상 기록이 421번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깨진 TVM 중에 그 전에 찍은 것이 있는 듯 했다.
-오늘 마지막 TQC 코드를 외운 백기 공의 동면 배치가 끝났다. 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분명 2079년경에 선조님께서는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거다.
천무성은 일기장처럼 자신의 일과를 기록하고 있었다.
천여운이 영상에 집중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역사대로라고 한다면 세 사람을 배치한 동면실은 큰 외부 충격이 없을 거라 판단되지만 만약에……문제가 생겨서 동면실에 손상이라도 간다면 선조님께서 타임팩을 받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아.
천무성이 골머리가 아프다는 얼굴로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그는 그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거듭해가면서 천여운을 위한 안배를 준비한 모양이었다.
혼자서 머리를 짚고서 고민하던 천무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만약의 사태에는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치칙!
영상이 끊기고 다음 영상이 이어서 재생되었다.
-영상 기록 422번. 서기 996년 12월 23일. 시각은 저녁 8시. 들어보니 문란영 대장로는 불기린의 피를 복용하고서 오랜 세월 장수를 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이 점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한다.
-탁!
천무성이 손에 작은 호리병 같은 것을 들어보였다.
-이것은 불기린의 피다. 이것을 이용하면 나 역시도 평균 수명이 늘어날 것이다. 다만 정제된 이것조차도 화기가 강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런 것을 감안했을 때 리스크가 크기에 조금….아니 솔직히 많이 두렵다.
호리병을 내려놓은 천무성이 다시 말했다.
-새해의 첫날에 불기린의 피를 복용할 생각이다. 만약…..다음 기록을 하지 않는다면 나 역시 리스크에 휘말린 거다. 부디 다음 기록을 할 수 있기…치칙!
도중에 영상이 끊겼다.
다음 영상이 이어지나 싶었는데, 나노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TVM의 손상으로 인해 다른 영상들을 재생할 수 없습니다. 다른 TVM 장치에 있는 기록을 읽겠습니까?]“후우.”
천여운이 한숨을 내쉬었다.
한 장의 TVM에 고작 짧은 영상 기록 두 개만이 무사했다.
그렇다면 남은 한 장 역시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재생시켜봐.’
일단은 확인은 해야 했다.
나노가 마지막으로 무사한 TVM을 스캔하여 영상을 출력시켰다.
-치칙!
영상 속에 천무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런데 방금 전과 다르게 상당히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붉은 머리카락을 보면 분명 불기린의 피를 복용하는데 성공한 것은 틀림없었는데, 외양은 50대 중반으로 보였다.
-영상 기록 3021번. 서기 1699년. 8월 20일 오후 다섯 시. 슈퍼컴퓨터의 업데이트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아직은 테라플롭스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정도 연산 능력이라면 슬슬 A.I를 구동시키는 것도 가능할 듯 하다.
‘A.I?’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
즉 인공 지능을 의미하는 말이다.
-A.I를 구동시킬 수 있게 된다면 슈퍼 컴퓨터 마신이 스스로 자가 업데이트를 하여 시공간 이동 장치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치칙!
천무성이 미소를 씨익 지으며 영상을 종료했다.
이 모습에 천여운이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슈퍼컴퓨터 마신?”
컴퓨터의 이름에다가 자신의 별호를 붙여놓은 천무성이었다.
뭔가 발칙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영상으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공간 이동 장치를 개발 중이었나.’
슈퍼 컴퓨터가 만들어진 이유가 드러난 것이다.
천무성은 이것을 통해 타임팩을 대신할 시공간 이동 장치 개발에 착수한 듯 했다.
의아한 것은 굳이 타임팩이 있는데, 어째서 시공간 이동 장치를 개발하려고 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혹시 허봉과 문란영, 백기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그 자신이 원래 시대로 돌아갈 것은 개발하는 것일 지도 몰랐다.
그러던 차에 다음 영상이 재생되었다.
-치칙!
그런데 영상 속의 천무성의 얼굴이 많이 초췌해보였다.
좀 더 주름이 늘어난 것을 보면 전 영상보다 시간이 많이 흐른 듯 했다.
-쿨럭….영상 기록 3087번. 서기 1728년. 3월 15일 밤 11시. 쿨럭쿨럭. 점점 체중이 줄고 있다. 몸에 이상증후군이 생긴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의료 정보들만으로는 내 몸의 이상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다.
기침을 하는 천무성의 입가에 피가 흘러내렸다.
그 모습만 봐도 몸 상태가 많이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영물의 영력이 다하기라도 한 것일까? 어째서인지 알 수 없다. 쿨럭쿨럭. 아무래도 내 몸을 치료할 방법을 먼저 연구해야 할 것 같다.
-치칙!
영상이 종료되면서 또 다른 영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천여운의 얼굴이 많이 어두워졌다.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에 앙상한 천무성이 영상을 바라보면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영상…..기록….3092번. 서기 1730년. 2월 19일 밤 10시. 약물로 버틸 수….있는데는….더 이상 한계가 있는 듯하다. 개발을…..진척하려면….내가 있어야 한다. 하아…하아…
한참을 거친 호흡을 내뱉던 천무성이 입술을 질끈 깨물면서 말했다.
-1년 동안…..나의 뇌를 디지털로 기록하는데 모든 시간을 들였다. 이것이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뇌 기록을 슈퍼컴퓨터 마신의 A.I에 업데이트를 시키려 한다.
영상 속 천무성의 그 말에 천여운이 인상을 찡그렸다.
‘이게…..무슨 소리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