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37)
11화 접선 (2)
인생이라는 것이 참 부질없었다.
정통 무림인의 후예인 모용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버림받았다.
고작 이유는 무공을 잃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일순간에 회장이자 아버지의 기대를 받는 몸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2년 간 방황을 겪었다.
목표를 잃고서 방황하던 차에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은 공안국의 경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부터였다.
어차피 회사나 무림과는 더 이상 연이 없었다.
새롭게 시작된 삶에 집중하여 남은 미련을 전부 깨끗하게 잊고 싶었다.
‘정의를 위해 공헌하며 살아가자.’
정의를 위한 삶.
새로운 목표를 가진 그에게 있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하는 공안국은 안성맞춤이었다.
이 공안국만큼은 어둠이 도사리지 않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모든 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쥐뿔도 없는 녀석이 스스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군.]점혈이 풀렸을 때 천여운이 그에게 했던 말이었다.
모용이명은 깨어나자마자 실망이 극치에 이르러 의욕을 잃고 말았다.
무엇이 옳은 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어둠 그 자체인 이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네놈에게 기회를 주지. 내 밑으로 들어와라. 그렇다면 네놈의 무공과 네가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을 되찾게 해주마.]다른 자가 말했다면 개소리라고 치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자가 하는 말의 무게는 어째서인지 절대로 가볍게 여겨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확인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확인은 지금 끝났다.
“끄으으으윽! 제, 제발!”
국장 상유근의 온몸의 군데군데가 그을려 있다.
안쪽에서 나노 폭탄이 터지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버틸 재간이 없었다.
네다섯 번까지는 호기롭게 자신을 죽이라며 버텼지만, 중요한 방울 하나가 터지기 직전에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상유근은 무릎을 꿇고서 손발이 닳도록 빌면서 살려달라고 구걸하고 있었다.
‘……결국 똑같구나.’
모용이명의 눈빛에 실망감이 맴돌았다.
그가 알고 있던 강직한 국장의 이미지는 완전히 부서졌다.
국장 상유근은 무공을 익힌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능도명보다도 고통을 더 잘 버티는 게 이상한 일이기도 했다.
“따르겠다. 제, 제발 따를 테니….그만! 그만해라!”
상유근은 자존심을 버렸다.
처음에는 고통도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에 불과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그 정도 깜냥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 인지하게 되었다.
“부, 부디 목숨만 살려…”
-딱! 팡!
“끄아아아아아악!”
상유근의 왼쪽 허벅지 안쪽에서 나노 폭탄이 터졌다.
순간 그곳이 터졌나 싶어 놀란 그가 고통스러워하면서 살폈지만 다행히 허벅지였다.
상유근이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끄으으으 따, 따르겠다고 했는데 어째서?”
“개는 개답게 굴었으면 좋겠군.”
-슥!
그 말과 함께 천여운이 다시 손가락을 튕기려고 했다.
화들짝 놀란 상유근이 바닥으로 납작 엎드려서 벌벌 떨면서 소리쳤다.
“겨, 견마지로로 따를 테니,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십쇼.”
“흠.”
한결 공손해졌다.
그럭저럭 만족했는지 천여운이 손가락을 풀었다.
“후우…후우….”
또 다시 나노 폭탄이 터질까봐 바짝 쫄아 있던 상유근이 거친 숨을 내쉬었다.
-띵동!
그때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서 세 명이 나왔다.
기동 타격대의 복장을 입고 있고 있는 두 명은 바로 백종서와 금오연이었다.
그들은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서 기동 타격대의 복장과 헬멧을 착용하고 들어왔었다.
“끄으윽….”
비틀거리면서 신음성을 내고 있는 자는 능도명 과장이었다.
그의 용도는 지하 5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기 위한 지문 셔틀이었다.
백종서가 천여운에게 다가가 말했다.
“찾았습니다!”
그가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어머니가 들고 있는 책을 가리켰다.
그런데 금오연이 두 손으로 책을 꼭 쥐고서 뭔가 쑥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천여운에게 책을 갖다 바치면서도 뭔가 민망해하는 눈치였다.
“여, 여기…..”
“이건가.”
천여운이 에세이 책의 겉면에 적혀 있는 제목을 보았다.
[마흔. 한참 농익을 나이.]‘………’
한사코 자신이 책을 챙기겠다는 말에 책 제목을 미처 보지 못했던 아들 백종서의 시선이 갈 곳을 잃어버렸다.
천여운은 개의치 않고 책장을 넘겼다.
굳이 나노가 아니더라도 천여운은 짧은 숫자 정도는 쉽게 외울 만큼 머리가 좋았다.
24페이지를 살펴보니 유일하게 숫자가 적혀 있는 문구 하나가 있었다.
[쳅터 1. 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피부….]‘1.’
32페이지로 넘기니 마찬가지로 숫자 하나가 문구에 적혀 있었다.
‘0.’
그렇게 넘기다보니, 열 개의 숫자가 조합되었다.
‘1052987642.’
그리 어려운 방식의 암호는 아니었다.
물론 금오연이 외우고 있는 숫자를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말이다.
‘이건가.’
아마도 이게 접선할 수 있는 연락처 번호일 확률이 높았다.
천여운이 백종서를 쳐다보자, 눈치가 빨랐던 그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국장 상유근과 벽에 기대고 있던 능도명 과장의 혈도를 짚었다.
두 사람이 기절하자 천여운이 입을 열었다.
“1052987642.”
“10이면…..지역 번호 010이니까 북경시입니다.”
중화 정부의 번호는 86.
중원에 있는 각 시별로 지역 번호가 있는데, 10은 백종서의 말대로 북경이었다.
그렇다면 천유성 파벌의 거점지가 북경일 확률이 높았다.
현재는 바뀌었지만 전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를 거점으로 삼은 것은 상당히 의외라고 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백종서의 물음에 천여운이 금오연을 한 번 쳐다보았다.
당연히 그녀가 이 접선 번호로 연락을 하는 것이 맞겠지만, 뭔가 불안하다.
천여운이 고개를 돌려 백종서에게 말했다.
“적당히 연기할 수 있나?”
“네?”
“내가 일러준 대로만 말하면 된다.”
결국 전화는 백종서가 맡기로 했다.
백종서가 플랙시블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하니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지만, 나름 첩자로서의 경력이 있는 만큼 실수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탁!
천여운이 그의 스마트폰의 유리 뒷면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아?’
백종서가 의아하게 쳐다보았지만 이내 통화음이 끝나고 전화가 연결되었다.
-달칵!
-야식은 역시 슈마이. 달달하니 맛있는 오촌 슈마이를….
“어라?”
전화에서 들린 것은 음식점의 광고 음악이 들려왔다.
처음 들어보는 슈마이(중국식 만두 일종) 체인점 같은데, 김이 새게 만들었다.
뭔가 잘못 전화를 걸었다고 생각한 백종서가 천여운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광고음악이 끝나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오촌 슈마이입니다.
전형적인 음식점 주인 같은 여자의 목소리에 백종서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번호가 잘못된 건가.’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생각해보면 저들 역시도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표면에 드러낼 수 없는 입장이었다.
당연히 전화를 걸자마자 정체를 밝힐 리가 없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다만 모친인 금오연으로부터 다른 암호를 들은 것이 없었다.
고민하고 있는데 전화기로 들리는 목소리가 말했다.
-메뉴 선정 때문에 고민 중이시면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하시겠습니까?
‘젠장. 에라 모르겠다.’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순각종의 당대 종주인 백종…”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통화가 끊기며 음이 바뀌었다.
-달칵! 띠! 삐리리리! 삐리리리!
이윽고 연결음이 끊기면서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스피커 폰으로 들리는 목소리에 금오연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가 알고 있는 고 부장의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이에 백종서가 말했다.
“혹시 고왕현 부장님이십니까?”
-……그대는 누군데 어째서 이 번호를 알고 있는 거지?
의심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뭐라고 답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천여운이 그에게 전음으로 해야 할 말을 일러주었다.
“저는 순각종의 당대 종주인 백종서입니다. 저희 어머니께 남기신 24, 32, 94, 83, 13, 52, 63, 103, 26, 49의 에세이 책에 있던 번호를 토대로 적혀 있던 번호로 전화를 건 겁니다.”
-……모친의 성함은?
“금 오자 연자 되십니다.”
그의 말을 들은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이 잠시 말이 없어졌다.
7초 정도의 정적이 흐른 후에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전화기로 연결되는 번호는 네 모친께서만 알고 있다. 우리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인 것을 감안해주길 바란다.
“이해합니다.”
-시간이 없으니 짧게 이야기하자꾸나. 무슨 일로 접선한 건지 말하거라.
여건상 길게 통화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백종서가 머릿속으로 천여운이 일러준 말을 정리해서 말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머니께서 공안국에 붙잡혔었습니다.
-뭐?
“다행히 심양시에 게이트가 열리는 어수선한 틈을 타서 어머니를 구출했는데, 경보령이 해지되면 공안국에 쫓기는 신세가 될 것 같습니다.
-허어……
전화에서 들리는 고왕현 부장의 목소리에 당혹감이 서렸다.
예상보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듯 했다.
잠시 후 고왕현이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자네를 돕고 싶지만, 모친께는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순각종은 현재 우리, 아니 본교와 연을 끊기로 되어 있다네.
‘칫.’
백종서의 인상이 구겨졌다.
연기를 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같은 교인이었던 자를 구출하려는 것보다 파벌을 먼저 생각할 줄은 몰랐다.
물론 어차피 그것 역시도 어느 정도 상정했었다.
“고 부장님. 저희 모자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만약 이번에 도와주신다면 당대 순각종의 종주로서 천유성님을 지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곧바로 먹잇감을 던졌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상위 열두 종파 중 한 곳인 순각종의 지지 선언.
아무리 연을 끊는다는 의사를 밝혔어도 접선책을 남겨놓은 것은 이를 얻기 위한 일말의 포석이었다.
반응은 곧바로 왔다.
-…..자네 모친도 동의하는 바인가?
“어머니께서 공안국에 잡혀 있는 동안 고생이 많으셔서 많이 불편하시지만, 제 뜻에 따라주시기로 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먹잇감을 무느냐 마느냐였다.
호흡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는데, 고왕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많이 어려운 상황인데, 어찌 같은 교인으로서 위기를 모르는 척 하겠는가. 심양시의 게이트 경보령이 풀리는 데로 곧바로 교인들을 파견하겠네.
확연하게 태도가 바뀌었다.
백종서가 내심 실망스러웠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목소리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까지야 이 번호가 자네의 연락처라면….흠. 아무래도 시간이 다 되었군. 추적 시도가 계속 되고 있네. 우리 쪽에서 연락하겠네.
-달칵!
고왕현 부장이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
“추적?”
백종서가 의아해 하는데, 천여운이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을 떼면서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발신지 추적에 실패했습니다.]추적을 시도한 것은 바로 천여운이었다.
나노가 전화의 발신지를 추적하려 했지만 번호가 계속 우회되면서 바뀌는 통에 끝내 찾지 못했다.
적어도 10초 정도만 더 있었다면 우회된 곳을 파헤쳐서 알아낼 수 있었지만 저쪽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했는지, 눈치 채버리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뭐 어쨌든 저쪽과 접선을 했으니.’
게이트 경보령이 끝나는 즉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천여운은 그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드르르르르!
그때였다.
어디선가 진동 소리가 들렸다.
진동의 진원지는 국장 상유근의 팔목에 있는 플랙시블 스마트폰이었다.
폰의 메인 화면으로 번호가 떴는데,
“교통과 상황 통제실입니다. 아마 국장을 부르는 것 같습니다.”
모용이명이 바로 알아채고서 말해주었다.
이런 점에서 그가 공안국 강력반 팀장이라는게 도움이 되었다.
“깨워라.”
“넵.”
천여운의 명령에 백종서가 국장 상유근의 점혈을 풀었다.
-타타타탁!
점혈이 풀린 국장 상유근이 멍한 눈으로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이내 얼굴이 어두워졌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꿈이길 바랐던 것이 현실임을 인지한 사람처럼 말이다.
눈치를 보는 그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돌아가서 평소에 하던 데로 해라. 그리고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을 전부 수습해라.”
‘큭. 이놈….완전 상전처럼 구는 구나.’
명령하는 태도에 상유근은 속으로 분해했다.
적어도 나노 폭탄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
‘그래. 현재 기술국에서 나노 폭탄의 해제 장치를 만들고 있다.’
전 MS사의 연구원에게 확보한 코드가 있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를 떠올리자 국장 상유근의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지금 당장은 어쩔 수 없기에 일단은 따르는 척하다가 나노 폭탄만 해제되면 되갚아주면 그만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무림의 일에는 손을 떼라.”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연락을 취하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고분고분하게 답하는 국장 상유근을 천여운이 먼저 올려 보냈다.
백종서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다행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생각보다 고분고분하군요.”
그런 그의 말에 천여운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글쎄.”
그때 누군가 끼어들었다.
“일단은 이곳에서 볼일이 끝났다면 나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는 모용이명이었다.
모용이명은 더 이상 공안국에 있기를 원하지 않았다.
극도로 실망하게 되면서 정이 떨어진 상태였다.
“게이트 경보령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모르고, 특수 전담부 건물이 언제까지 비어있을지 모르니, 서둘러 나가는 편이…”
“잠깐. 그 전에 하나만 처리하고 가지.”
천여운이 그의 말을 끊고서 어딘가로 다가갔다.
그곳은 셔터가 내려가 있는 감옥 앞이었다.
-슥! 철컹! 끼이이이!
천여운이 손을 위로 들어 올리는 시늉을 하자, 밑으로 내려와 있던 셔터가 위로 올라가면서 감옥 내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으음.”
금오연이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감옥 안에는 고문의 흔적들로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인영이 보호구에 가려져서, 쇠고랑들에 양 팔과 발목이 구속되어 있었다.
“아….”
백종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셔터의 두께를 보면 방음 처리가 잘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혹시 모르니, 이 자를 처리하고 가는 편이 나았다.
“제가 하겠습니다.”
천마인 천여운이 이런 일에 직접 손을 대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한 백종서가 그에게로 다가갔다.
원한은 없었지만 이곳에서 나온 말들을 조금이라도 엿들었다면 살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탁!
백종서가 그의 목을 움켜잡았다.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단번에 숨통을 끊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그의 목을 잡는 순간, 보호구가 씌워져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신음성을 내며 뭔가를 말하려 했다.
“읍읍읍! 읍읍!”
뭔가 이상했다.
그것은 자신을 살려달라거나 반항하는 듯한 느낌이 아니었다.
뭔가를 알리고 싶어 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왜 그러는….응?’
의아한 마음에 보호구에 드러난 얼굴을 바라보던 백종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백종서가 그의 목에서 손을 떼더니, 이내 그 자의 얼굴에 씌워져 있는 보호구를 벗겨냈다.
“아!”
“왜 그러는 거지?”
천여운의 물음에 백종서가 놀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자는 인면 가죽을 거래하는 가게에 있던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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