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58)
하늘에서 내려치는 푸른 빛줄기가 사방을 내리쳤다.
엄청난 광경에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얼음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검강들은 마구잡이로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시바라들을 맞췄다.
-콰콰콰콰콰콰쾅!
“크아아아아아아!”
“카가가가각!”
위험 개체 시바라들이 탄검강에 몸이 꿰뚫리며 쓰러져갔다.
‘이건 대체…..’
제남시 무림협회 지부장인 식스 에센스의 회장 백예가 천공섬광의 엄청난 위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기어탄검강!’
그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분명 이기어탄검강이었다.
현경의 초입에 이른 고수는 진기로써 검을 다루는 이기어검을 펼칠 수 있다.
완전한 현경에 이르게 되면 이기어검에서 강기를 주입할 수 있는 이기어검강이 가능해지고, 현경에 극(極)에 이르면 이기어검에서 검강을 날릴 수 있는 이기어탄검강의 절대 기예를 익힐 수 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그게 아니었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엄청난 숫자의 얼음검.
이론적으로 현경의 경지에 이른 고수라고 해도 최대한 정밀하게 이기어검을 다룰 수 있는 숫자는 열 손가락을 넘길 수 없다.
그런데 이 엄청난 숫자의 이기어탄검강들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지부장. 이게 말이 되는 일이오?”
그의 옆에 서있는 제갈 문화 제단의 이사장 제갈보현이 마찬가지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저 자는 대체 누구요? 정말 인간이 맞는 거요?”
HB 철강의 사장인 황보윤 역시도 눈을 떼지 못하며 말했다.
제남시를 이끌어가는 최고수 제남사성(济南四星) 중 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에 무림 협회의 무림인들이 놀라워했다.
-웅성웅성!
“대체 저 괴물은 누구요?”
“무림 협회에서 본 적이 없는데.”
절로 천여운의 신상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하늘로 주먹을 뻗고 있던 천여운이 손바닥을 폈다.
그러자,
-차차차차차창!
허공에 떠있던 얼음검들이 이내 산산조각이 나서 부서지며 사라졌다.
유성우가 내려치는 것처럼 사방을 푸른빛으로 번쩍이게 만들던 천공섬광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끝나버렸다.
사차선 도로의 곳곳에는 죽은 시바라들의 시체로 넘쳐났다.
“와아아아아아!”
도망치다 말고 넋을 놓고 이 광경을 쳐다보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시바라들에게 따라잡혀 죽을 지도 모른다고 벌벌 떨던 그들의 얼굴은 흥분으로 물들어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고 난리도 아니었다.
“저 검은 슈트의 남자는 대체 누구야?”
“게이트 키퍼?”
“아니야. 양복을 입고 있는데?”
“무림인이 저런 것도 할 수 있는 거야?”
게이트가 열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실제로 무림인이나 이능력자들의 전투를 본 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이렇게 신기해하고 놀라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백 회장님. 저자도 무림협회 소속입니까?”
제남시 무림협회 지부장 백예에게 고글을 쓰고 있는 꽁짓 머리의 사내가 다가와 물었다.
그의 이름은 마강첨.
B급 키퍼로 제남시 게이트 키퍼들의 제 2소대장이다.
게이트 키퍼들의 대장인 하현강이 사망하고 제 1소대가 부상을 입은 바람에 그가 남아있는 게이트 키퍼들을 이끌고 있었다.
“아니네. 우리도 모르는 자일세.”
마강첨의 질문에 제갈보현이 고개를 저으며 대신 답했다.
모르는 자를 무림협회 소속이라고 속일 이유는 없었다.
“진짜 괴물이군요. 무림인이 저런 일도 가능한 겁니까? S급이나 SS급 키퍼는 되어야 저런 일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마강첨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황보윤이 속으로 혀를 찼다.
‘S급 키퍼가 저런 일이 가능하다고?’
가당치도 않은 소리였다.
저건 현대 무림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오대고수라고 할지라도 가능할지 의문이 갈 만큼 말도 안 되는 신위였다.
‘하나 저 정도 엄청난 기예를 선보였다면 저 괴물 같은 자도 내공을 전부 소진했겠군.’
저런 말도 안 되는 초식을 펼치고도 내공이 남아 있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경악하던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지부장 백예가 말했다.
“자네들은 우선 방벽 집결 포인트로 가게나. 나는 저 자와 접촉해봐야 할 것 같네. 저런 엄청난 고수가 어떻게 제남시로 왔는지 알아보겠네.”
그 눈빛에는 일말의 견제심이 들어 있었다.
이에 제갈보현이 말했다.
“그러지 말고 같이 갑시다. 백 회장.”
“그렇소.”
황보윤이 동의하는지 말을 거들었다.
궁금하기는 그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조차 짐작이 안가는 절대고수가 참전했는데,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던 차였다.
-드르르!
“뭐지?”
“차가 떨려?”
도로 위에 정체된 차량들이 떨려왔다.
흔들리는 차량의 떨림은 점차 도로의 진동으로 번져나갔다.
-쿠르르르르!
“지진이다!”
“도, 도망쳐야 해!”
놀란 시민들이 지진이 났다고 생각했는지 놀라서 우왕좌왕 당황스러워했다.
그때 누군가가 도로 바깥의 북동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 저길 봐!”
-쿵! 쿠르르르르! 쿵! 쿠르르르!
북동쪽의 낮은 산등성이 나무들이 꺾여나가는 것이 보였다.
수풀들이 흔들리며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그것이 점차 도로가 있는 방향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때 멀리 우거진 수풀 사이로 뭔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저건….”
“알파 시바라다아아아아!!!”
그 존재를 알아본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소리쳤다.
근육으로 가득한 붉은 전신에 도깨비를 연상하는 날카로운 이빨과 붉은 안광을 내뿜는 머리, 팔이 여섯 개 가량 달려 있는 괴물은 시바라와 닮았으면서도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 무슨 크기가?”
거목의 크기마저 넘어설 만큼 엄청난 신장을 지녔다.
얼핏 봐도 거의 30미터에 육박하는데, 그 엄청난 중량 때문에 놈이 걸을 때마다 도로에 진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먼지가 일고 있는 흔들리는 수풀들 사이로 꾸물거리며 달려오는 시바라들도 보였다.
그 숫자는 도로 위로 나타난 시바라들 이상이었다.
“이런….”
“정말 방벽이 뚫렸단 말인가?”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게이트가 방벽 바로 앞에서 열린 것도 모자라 A등급 위험 개체인 시바라라고 해서 우려는 했지만 최악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었다.
방위군과 방벽이 뚫린 것이라면 더 많은 위험 개체들이 제남시로 밀려들 것이다.
그리 된다면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라고 해도 막을 수 없게 된다.
“괴물들이 몰려 온다아아앗!”
“도망쳐!”
“우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악!”
-쾅! 쾅!
알파 시바라를 비롯한 시바라들의 등장에 도로가 다시 혼란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정체된 차량을 강제로 뚫기 위해 다른 차량을 박는 차들부터 시작해, 도로를 벗어나 서남쪽을 향해 시민들이 내달렸다.
협회의 지부장인 백예가 수풀을 뚫고 다가오는 알파 시바라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무림 동도들은 들으시오! 저놈을 잡지 못한다면 우리 제남시는 게이트에서 밀려오는 위험 개체들에 멸망할 것이오!”
“옳소! 당장 알파 개체를 잡아야 합니다!”
유일한 희망은 하나였다.
알파 개체를 제거해 게이트를 닫아야만 이 사태를 호전시킬 수 있었다.
-팟! 팟!
백예가 선두로 경공을 펼치자, 무림인들이 뒤따랐다.
게이트 키퍼들도 질세라 시바라들이 몰려오는 북동쪽 산등성이가 있는 방향을 향해 달렸다.
산등성이와 도로의 거리는 불과 300미터에 불과했다.
놈들이 기동력을 본다면 도망치는 시민들을 따라잡는 것도 금방일 것이다.
-촤촤촤?!
수풀이 끝나는 지점에서 수많은 시바라들이 튀어나왔다.
예상보다도 훨씬 빨랐다.
“크와아아아아!”
“카카카카칵!”
시바라들이 괴성을 지르며 도로를 향해 달려오려 했다.
“막아라!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한 개체라도 통과시키면 안 돼!”
칠백여 명에 이르는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이를 막기 위해 결의가 담긴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엄청난 숫자로 밀려오는 시바라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때였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
-쑤욱!
거대한 알파 시바라가 괴성을 질러대며 거목을 여섯 손으로 뽑아들었다.
뿌리까지 뽑힌 것을 보면 엄청난 괴력이었다.
알파 시바라가 뽑아버린 거목을 투창을 던지듯이 무림인들을 향해 던져버렸다.
-슉!
“이, 이런 미친!”
“피해라 아아아앗!”
무림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며 날아오는 거목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거목이 날아오는 속도는 너무 빨랐다.
-콰아아앙!
“끄아아아악!”
“으악!”
날아오는 거목에 무림인들이 고기 조각처럼 찢겨져나갔다.
게다가 거목이 내려쳐진 지점은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파괴의 여파로 주변에 있던 무림인들이 튕겨나가고 말았다.
“피해. 아직 끝이 아니야!”
알파 시바라가 들고 있는 거목의 숫자는 다섯 개나 남아 있었다.
놈이 또 다른 거목을 던졌다.
-슈우우욱!
“이노오오옴!”
지부장 백예가 허공을 박차고 올라 도강을 일으켜 거목을 베었다.
-촤아아아아악!
거목의 무게부터 시작해 날아오는 속도 때문에 그 힘이 엄청났지만, 명색이 화경의 고수답게 거목을 반으로 베어냈다.
하지만 거목은 하나가 아니었다.
-슉!
“안 됏!”
놈이 이어서 거목 세 개를 동시에 던진 것이었다.
거목이 로켓이라도 된 듯이 엄청난 기세로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을 향해 날아왔다.
“칫!”
“우리도 있다!”
-팟!
백예와 더불어 사성으로 명성을 떨치는 제갈보현과 황보윤이 날아오는 각각 거목을 막아냈지만 화경 초입에 불과한 제갈보현은 거목을 베어냈지만 그 힘의 여파에 도리어 튕겨나가고 말았다.
“크헉!”
게다가,
-콰아앙!
“우아아악!”
“끄악!”
다른 하나의 거목에 또 다른 무리의 게이트 키퍼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들이 베리어를 비롯해 이능력으로 이를 막아내려 했지만 중량이 완전히 다른 괴물의 공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이게 A등급 알파 위험 개체.”
기존에 싸워왔던 위험 개체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크와아아아아!”
알파 개체의 공격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
엄청난 숫자로 밀려오던 시바라들이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의 양옆을 나뉘어, 그들이 아닌 도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그들은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을 완전히 피해나갔다.
마치 처음부터 목적은 일반 시민들이었던 것처럼 그들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안 돼! 놈들이 벗어났다.”
“막아야 해!”
바로 그때였다.
“크와아아아아아아!”
-쿵! 쿵! 쿵! 쿵!
“아, 알파!”
수풀 안에서 거목을 던졌던 알파 시바라가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을 향해 달려왔다.
놈이 한 번 발을 내딛을 때마다 엄청난 진동이 일어났다.
백예가 놀란 눈으로 놈을 쳐다보았다.
‘설마 이놈….우리를 막고서 위험 개체들이 시민들을 해치고 시로 진입하게 하려는 것인가?’
다소 인간형에 가까운 위험 개체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 지성을 지녔을 줄은 몰랐다.
이 정도라면 전략적으로 움직인다고 봐도 무방했다.
당연히 게이트를 닫히게 할 수 있는 코어를 지녔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당혹스러웠다.
“막아라! 놈들이 도로로 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황보윤이 다급히 내공을 실어 무림인들에게 외쳤다.
알파만 막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빌어먹을!”
“당장 따라잡앗!”
-팟!
그의 명령에 무림인들의 절반이 뒤로 몸을 돌려 시바라들을 따라잡기 위해 경공을 펼치려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앙!
“끄아아아악!”
“으아아악!”
무림인들을 향해 달려온 알파 시바라가 여섯 손바닥을 동시에 땅바닥을 향해 내리쳤는데, 엄청난 충격파가 일어나며 대지에 균열이 일어나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덕분에 피하지 못한 수십 명이 넘는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이를 막지 못하고 파편에 휩쓸려버렸다.
“이 괴물 놈이!”
엄청난 기세로 달려오는 바람에 얼떨결에 뛰어올라, 이를 피한 황보윤이 노기가 치솟아 검강을 일으켜 알파 시바라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놈의 머리를 베기 위해 단숨에 패도적인 절초를 펼쳤다.
“하아아아압!”
황보세가의 패도적인 검법인 벽력신검(霹靂神劍)의 제 5초식 벽력검패(霹靂劍敗)다.
벼락에서 창안한 검초답게 푸른 빛 강기가 번개 형태를 궤로를 그리며 패도적인 기세로 알파 시바라의 목을 노렸다.
그러나,
-부우웅! 파악!
“끄아아아아악!”
30미터가 넘는 거구의 알파 시바라가 귀찮다는 듯이 손바닥을 휘둘렀는데, 이에 맞은 황보윤의 몸이 날아가 바닥에 처박혀 버렸다.
-쾅!
“끄웩!”
내상을 입었는지 황보윤이 피를 한움큼 토했다.
중간에 초식을 틀어서 손바닥을 막아내려 했는데, 검강으로 손바닥을 살짝 베는 것에 그쳤다.
‘이건 너무 사기잖아.’
지부장 백예가 혀를 내둘렀다.
30미터나 되는 거의 거인에 가까운 존재는 그 중량이 너무 컸다.
그냥 시바라조차도 무림인들이나 이능력자들이 아니면 상대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신체능력을 가졌는데, 이건 압도적이었다.
‘이를 어쩐단 말인가.’
알파 시바라를 제압하려면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 전부가 달려들어야 가망성이 있어 보였는데, 절반 이상이 일반 시바라를 막기 위해 전력이 분산되었다.
“이, 이놈들 멈추지 않아!”
“젠장!”
무림인들이 시바라들을 막으려 했지만 놈들은 절대 멈추지 않고 도로를 향해 달렸다.
뒷열에 있는 놈들을 죽여도 소용없었다.
이러다 도망치는 시민들이 학살당할 판국이었다.
그러던 차였다.
-끼이이익!
“엇?”
그때 도로에 다섯 대의 버스가 달려와 멈춰 섰다.
“저건….”
“용천 그룹?”
버스에 그려진 그룹 마크를 보고서 그들은 그것이 용천그룹 전용 버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르르르!
멈춰선 버스 안에서 용천 그룹의 무인들로 보이는 자들이 나왔다.
그런 무인들 사이에는 용천 그룹의 회장인 천유장을 비롯한 중진들이 앞으로 나섰다.
검을 쥔 천유장이 엄청난 기세로 몰려오는 시바라들을 바라보며 다소 긴장된 얼굴로 소리쳤다.
“천마의 명이다. 위험 개체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없애라.”
“충!”
-챙! 챙! 챙!
이백여 명에 이르는 무인들이 동시에 병장기를 뽑고서 도로를 향해 달려오는 시바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용천 그룹이 참전하다니?”
“저들이 어떻게?”
미등록 무림인인 이들의 참전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이 끝이 아니었다.
-쾅! 쾅! 쾅!
“크아아아아!”
“카칵!”
도로를 향해 달려오던 시바라들의 무리가 갑자기 바닥에 엎어졌다.
그 숫자가 거의 백 마리나 넘었다.
용천 그룹의 무인들 사이에서 한 여인이 시바라들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는데, 그녀는 바로 중력마녀 유소화였다.
“중력마녀!”
이를 알아본 게이트 키퍼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녀가 어째서 용천 그룹과 함께 나타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세 정점이라 불리는 SS급 게이트 키퍼의 등장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묶어둘 테니, 빨리 처리하세요.”
-쾅! 쾅! 쾅!
유소화가 중력장의 범위를 넓히자 순식간에 수백 마리나 되는 시바라들이 바닥에 엎어져서는 꼼짝도 못하기 시작했다.
범위가 좁을수록 중력을 더 높여서 시바라들을 압사시켜 죽일 수 있었지만, 그녀의 목적은 다수의 놈들을 잡아두는 것이었다.
“알겠소! 놈들을 죽여라!”
“충!”
그녀의 지원 덕분에 용천 그룹의 무인들이 한결 수월하게 시바라들을 상대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도로를 넘어가려 하던 시바라들이 묶여버리고 말았다.
“와아아아아아!”
시바라들을 막으려고 하던 무림인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이 제때 도착해준 덕분에 어찌 되었든 시민들이 학살당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용천 그룹이 참전하다니….”
지부장 백예가 인상을 찡그렸다.
미등록 무림인인 그들이 도움 요청도 없었는데 나타난 것이 의아했다.
다행스러운 한편으로 뭔가 마음에 걸렸다.
백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알파 시바라를 바라보았다.
‘일단은 알파 시바라를 죽여야 한다.’
용천 그룹이 참전 해준 덕분에 손이 한결 편해졌으니, 어떻게 해서든 알파 시바라를 죽여서 게이트를 닫고 코어를 얻어야 했다.
A등급 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절대 흔치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놈을 어떻게 죽이느냐는 것이었다.
“크와아아아아아!”
-쾅! 쾅!
거대한 알파 시바라는 무림인들이 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발로 짓밟고,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학살에 가까울 만큼 무차별적인 공격을 행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초식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크기가 맞아야 쓸 수 있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까 전 황보윤이 도전한 것처럼 목을 베는 것이지만 놈의 여섯 개의 팔이 그걸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슉! 쿵!
“엇?”
누군가 날아와 지부장 백예의 앞에 섰다.
그는 바로 천여운이었다.
“그, 그대는…”
“고작 이런 놈을 상대로 얼을 타다니. 한심하군.”
“뭣?”
-팟!
백예가 뭐라고 반문하기도 전에 천여운의 신형이 순식간에 알파 시바라의 앞까지 파고들었다.
갑자기 나타난 천여운의 등장에 알파 시바라가 그를 튕겨내기 위해 여섯 개의 팔로 모기를 잡듯이 손바닥을 마주치려고 했다.
“위, 위험하오!”
백예가 당황해서 다급히 외쳤는데,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천여운이 검결지를 가볍게 휘젓자,
-촤촤촤촤촤?!
-쿵! 쿵! 쿵! 쿵! 쿵! 쿵!
“끄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알파 시바라의 여섯 개의 팔이 잘려나가 버렸다.
바닥에 떨어진 거대한 놈의 팔을 보면서 지부장 백예를 비롯한 무림인들이 입이 쩌억 벌어지고 말았다.
‘아….알파 시바라의 팔이….’
검강에도 생채기 밖에 나지 않던 팔을 너무도 쉽게 베었다.
“저, 저건!”
“무형검!”
황보윤이 놀라서 소리쳤다.
천여운의 주변에 여섯 개의 흐릿한 검의 형태의 무언가가 떠있었다.
그것은 바로 무형검(無形劍)이었다.
“무형검이라니!”
“이럴 수가!”
생사경의 경지에 오른 절대고수만이 펼칠 수 있는 전설 속의 검의 기예가 눈앞에서 벌어지 자 무림인들은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때 천여운이 손을 뻗자 무형검 중 하나가 그의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착!
“오랜만에 써보는군.”
-팟!
천여운이 공중을 박차며 알파 시바라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그 순간 그의 신형이 스물네 개의 잔상으로 나뉘었다가 하나로 모아졌다.
“크가아아아!”
-쿵! 쿵!
위험을 감지한 알파 시바라가 뒷걸음을 치며 이를 피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천여운의 신형이 환상처럼 놈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슉!
놈의 머리 뒤의 허공에서 멈춰선 천여운이 무형검을 소멸시켰다.
그와 동시에 알파 시바라의 머리가,
-팡!
그대로 폭사되듯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머리가 날아간 알파 시바라의 몸이 휘청거리더니, 이내 그 거대한 육체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쿠웅!
이를 멀리서 보고 있던 회장 천유장이 전율에 휩싸인 듯이 떨리는 눈으로 중얼거렸다.
“이걸…..내 눈으로 보게 되다니….”
그것은 천마검공의 마지막 초식인 비기 검의 일원화였다.
오직 마신 천여운 이래로 후대의 어떤 교주들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는 전설의 검초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