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292)
# 93장 장백산으로 (1) #
전 태상교주 천인지가 진정하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천마검부터 시작해 진원까지 놀라움으로 가득한 소식들은 세월의 풍파로 옥석처럼 단단해진 그의 마음조차 흔들어버렸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마교의 정통성은 칠대 교주, 마검제 천무휘로부터 끊겼다고 여겼다.
거짓된 천마검법과 천마신공.
옅어진 천가(天家)의 피.
그러나 그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마교에 새로운 천마가 탄생했다.
“이 할애비가 정식으로 인사를 해야 겠구나.”
‘!?’
천인지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곧게 허리를 펴고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조부님!”
천여운이 다급히 만류했으나 소용없었다.
“대 천마신교의 이십이대 교주 천인지가 제 이대 천마님을 배알하나이다.”
주름이 가득한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이 젖어들고 있었다.
그것은 다시 맥이 이어진 천마에 대한 기쁨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조부가 예를 갖추자, 난감했던 천여운은 그를 일으켜 세웠다.
“조부님께서 저를 곤란하게 하시는군요.”
“곤란할 게 어디 있겠느냐. 노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쁜 날이 찾아왔는데 말이다.”
‘…….진심이시구나.’
전 태상교주 천인지는 마교를 사랑했다.
지배자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마교인으로서도 마교를 아꼈다.
그렇기에 모든 짐을 짊어지고 희생할 생각으로 자취를 감췄던 것이었다.
‘진정한 교인이시다.’
오랜 세월 동안 황릉에서 자신을 희생했던 대장로 란영을 만난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존경심이었다.
육대 종파의 종주들조차 이러했다면 마교는 내전을 겪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감격의 여운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는지 천인지의 떨림도 멈췄다.
천여운이 걱정스운 눈빛으로 물었다.
“조부님. 기억이 온전치 않다고 하셨는데, 좀 더 안정을 취한 후에 이야기하시겠습니까?”
이에 천인지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다. 보름이나 잠들었으니, 그 동안 충분히 쉰 듯하구나.”
너털웃음을 짓던 그가 다시 손목의 보호대로 변한 천마검을 바라보며 자뭇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어 말을 이었다.
“여운이 네가 진정한 천마검을 얻고…..그리고 극도육무문보다 앞서 진원을 얻은 것 모두가 천마 조사님의 인도일지도 모르겠다.”
“조사님의 인도……”
문득 천여운의 머릿속에 천마검을 얻었을 때의 환상이 떠올랐다.
그때 천마 조사로 짐작되는 사내가 말했었다.
[제법 오래 걸리겠군. 내 몫은 아닌가 보네.]그 말이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한 사람의 교인으로서 끼워 맞추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지. 허허,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운이 다가온 듯하구나. 이것도 정해진 운명일 수 있겠지. 이젠 모든 것을 밝힐 때가 온 게야. 암.”
고개를 끄덕이던 천인지가 회상하듯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 말대로라면 시간이 그리 흘렀다면 지금으로부터 이십오 년 전쯤이겠구나.”
당대 교주였던 천인지는 오대고수로서 명성이 두터웠다.
천인지가 집권하던 시기의 마교는 사파의 영역인 서쪽으로 영토를 늘려나가던 시기였다.
당시에 사파 연맹의 수장은 전대 오대고수인 대사왕 옥현을 꺾고서 새롭게 오대고수가 된 패왕 항연이었다.
사나운 흉성이라 불리는 패왕 항연이었지만 천인지가 이끄는 마교의 군세를 이길 수 없었기에 운남성까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서쪽으로 계속 나아가던 시기였다. 꽤 많이 승리했는데도 여섯 종파에서는 불만이 많았지.”
“…..기억합니다. 당시에 본교의 역량이면 충분히 북상하여, 정도 무림맹을 상대로 중원 공략을 꿈꿀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쪽 토벌에 집중하셔서 모두가 의아해하던 시기였지요.”
마라겸도 당시를 떠올렸는지 천인지의 말에 덧붙였다.
이에 천인지가 그립다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당시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노부가 그와 맹약을 맺었기 때문이지.”
“맹약?”
“……소림사의 전대 방장인 구중 대사이다.”
칠십여 년 전, 천인지는 마도관의 육 단계 시험을 통과했다.
오랜 세월 동안 누구도 통과하지 못한 시험을 통과할 만큼 뛰어난 무재를 지닌 천인지는 교주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대고수로 명성을 날리게 되었다.
“구중 대사를 처음 본 지도 오십여 년 전이구나.”
젊고 혈기가 넘친 천인지는 역대 교주들과 마교가 그래왔듯이 북상하여 중원 무림의 중심으로 나아가려 했다.
실제로 호북성을 완전히 넘어서 하남성까지도 북상하려던 때가 있었다.
“그때 이 할애비를 막아선 자가 바로 구중 대사였다.”
소림사의 당대 방장인 구중 대사는 불성이라 불리며, 중원 무림에 존경받는 인사였지만 특별히 무위로 명성을 떨치던 이가 아니었다.
그러나 십계승들과 백팔나한진을 데리고 온 구중 대사는 소문으로 들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처음으로 알게 되었단다. 무림에는 숨겨진 기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말이다.”
놀랍게도 오대고수로 불릴 만큼 뛰어난 무위를 지닌 천인지는 처음으로 패배를 맛보았다.
반나절 가까이 대결을 펼친 결과 심한 내상을 입고서 패퇴하고 말았다.
“조부님께서 패하셨다고요?”
마라겸 역시 그것은 처음 들었는지 의아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허허, 그때 처음으로 소림사의 저력을 알게 되었지.”
그들은 좀처럼 무림의 행사에 나서지 않지만 한 번 움직인다면 여느 구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무력을 지녔다.
“……그 때문에 북상을 멈추신 겁니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겠구나. 하나……처음에는 무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이었지.”
“자존심?”
“그 당시 구중 대사에게 패하며 그와 둘만의 맹약을 맺게 되었단다.”
그 맹약은 오 년에 한 번씩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 비무를 겨루는 것이었다.
생애 첫 패배를 당한 천인지는 설욕전을 펼치고 싶었다.
그때 구중 대사가 제안했다.
[아미타불. 천 시주. 다시 겨루자고 하였는데, 매번 이렇게 귀 교의 군세를 끌고 온다면 수많은 인명 피해가 일어날 것이오. 차라리 빈승과 단 둘이 결자해지를 하는 것이 어떻겠소이까?]처음에 구중 대사는 십 년 뒤에 만나서 겨루자 제안하였다.
그러나 북상하려는 마교에 있어서 십 년은 너무 길었다.
천인지는 그에게 오 년을 제안했고 이를 구중 대사가 받아들이면서 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부끄럽지만 자그마치 이십 년 동안 나는 한 번도 대사를 이기지 못했다.”
천인지는 설욕전을 하기 위해 부단히 연마했다.
하지만 마교의 북상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을 지닌 구중 대사 역시도 연마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결과는 매번 같았다.
그렇게 네 번의 만남 동안 두 사람은 호적수로서 묘한 동질감을 가지게 되었다.
“끝끝내 북상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십여 년 동안 계속…..”
조부의 자존심을 의식했는지 천여운이 뒷말을 잇지 않았다.
이에 천인지는 개의치 않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이 할애비를 가볍게 보았구나. 다섯 번째로 구중 대사와 겨뤘을 때는 처음으로 그를 꺾게 되었지.”
천인지는 다섯 번째 대결에서 드디어 승리를 거뒀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승리였고, 구중 대사를 이김으로써 두 사람이 맺은 맹약대로 북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리할 수 없었다.
이십오 년 동안 맺은 인연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대사를 이긴 후로 우리는 막역지우와 같은 사이가 되었지.”
정마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묘했다.
무림인답게 손을 겨루면서 그 연이 시작되었고 교분이 두터워졌으니 말이다.
그 후로 천인지는 그와의 교분을 생각해 북상을 포기하고 사파의 영역인 서쪽 토벌로 눈길을 돌렸다.
어찌 보면 정파의 입장에서 구중 대사는 영웅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당사자인 두 사람만 알고 있었다.
“정무에 시달리고 고민이 있을 때면 불심이 깊은 대사를 만나서 토로하곤 했지. 그는 참된 불자였다.”
정말로 두 사람은 교분이 깊었는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듯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해나가던 천인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건이 터지고 말았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구중 대사를 만나기 위해 약속된 장소로 향했던 천인지는 보름이 지나도록 기다렸지만 그를 만날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기다려볼까 하다가 암종의 정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소림사의 십계승 중 한 사람인 주암 선사가 안휘성 동남쪽에 있는 비암산에서 행방불명되었다고 하여 구중 대사가 직접 그리로 향했다고 하더구나.”
정파인데다가 타문파의 일에 관여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기다리거나 다시 십만대산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서로가 이념을 달리하고 한 단체의 수장이기에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던 천인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비암산으로 향했다.
안휘성의 동남쪽은 어차피 마교의 영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기에 혼자서 다녀오면 충분하리라 여겼다.
“닷새 후에 비암산에 도착하여 구중 대사의 행적을 찾으려 했단다.”
당연히 구중 대사는 소림사의 승려들과 함께 행방불명된 주암 선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으리라고 여겼다.
그런데 비암산을 수색하던 천인지는 깊은 숲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우연이었지만 누군가 싸운 흔적을 발견했다.”
그것에서는 여러 초식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소림사의 칠십이절예로 짐작되는 것과 하나의 초식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기존에 알고 있던 무공과는 상이하게 다른 도법의 흔적이었다.
“극도신무!”
그의 말에서 극도신무라고 확신한 천여운이 입을 열었다.
“극도신무?”
“극도육무문의 도법입니다. 놈들의 수뇌부 중 한 사람에게 들었습니다.”
“허어, 도법의 이름까지 알아 냈더냐?”
천인지가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쨌거나 정답이었는지 천인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것은 극도신의 도법의 흔적이었다. 이 할애비는 마도관의 육 단계 시험을 통과하면서 마도관의 비고에서 본교의 칠대 교주님과 검마 공이 상대했다던 천하제일 도객 극도신의 도흔을 보았었단다.”
워낙 충격적일 만큼 절세도법이었기에 천인지는 그 도흔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법가에게 들었던 검마 공의 유훈은 수백 년이나 지난 과거였기 때문에 천인지는 깊게 새겨듣지 않았었다.
다시는 그 도법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여긴 탓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발견하자 뭔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천인지는 구중 대사를 찾아야 한다고 여겼다.
“내가 찾은 흔적에 소림사의 절예는 구중 대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고수가 펼친 흔적이었기에 아마도 행방불명된 주암 선사가 싸운 흔적이라 짐작했다.”
자신보다도 먼저 비암산으로 출발한 구중 대사였다.
천인지는 서둘러 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틀 동안 샅샅이 수색하던 끝에 무공을 익힌 고수들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발자국은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둘러서 따라 추적을 하면서 절강성의 서쪽에 있는 진산의 협곡에 이르렀지. 그곳에서 천운으로 구중 대사를 찾게 되었지.”
그것은 말 그대로 천운이었다.
협곡으로 들어가는 깊은 계곡 쪽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급히 그곳으로 향했더니,
“구중 대사가 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수들과 겨루고 있었단다.”
일행인 소림사의 승려들은 당했는지 계곡 바닥에는 시신들로 가득했고, 구중 대사가 분전을 해가면서 수많은 고수들과 힘겹게 겨루고 있었다.
이에 천인지가 합류하여 구중 대사를 도왔다.
“장법부터 시작해 여러 병장기를 사용했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의 무공은 분명 극도신의 도법이었단다.”
아무리 뛰어난 무공을 익혔다고 해도 천인지의 합류로 상황이 반전되었다.
개중에 화경의 고수들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그들을 전부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들을 제압하는 도중에 구중 대사가 말했지.”
[천 시주! 그들을 전부 죽여선 안 되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당부가 있었기에 몇 명을 죽이지 않고 생포했다.
구중 대사는 얼마나 오래 싸웠는지 많이 지쳐있었다.
그가 운기조식을 하고서 회복했을 때 천인지는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천 시주. 이들은 극도신의 후예들이네.]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오래 전에 사라졌던 천하제일 도객의 후예들이 나타났으니 말이다.
“이 할애비는 구중 대사가 행방불명된 주암 선사를 찾는 도중에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단다. 하나 그게 아니었지.”
“그게 아니라면?”
천여운의 반문에 전 태상교주 천인지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답했다.
“…….구중 대사는 이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단다.”
“알고 있었다뇨? 저들의 존재를 말입니까?”
“그래.”
구중 대사는 생포한 극도신의 후예들을 가리키며 진실을 밝혔다.
[막역한 지우인 그대에게는 알리지 않으려 했으나, 천 시주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 하니 알려주겠네. 아미타불.]지금으로부터 오백 년 전에 처음으로 극도신이라는 자가 무림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첫 희생자가 당대 오대 고수였던 마교의 칠대 교주 천무휘였다.
오대고수 중 한 사람을 죽인 극도신은 행방불명 되었다가 정확히 이 년 뒤에 다시 나타났다.
그곳은 바로,
“숭산!”
“응? 그걸 네가 어떻게 아느냐?”
천여운이 숭산에 대해서 알고 있자, 천인지가 의아해했다.
이에 마라겸이 말했다.
“교주님께서는 어르신에 이어서 마도관의 육 단계 시험을 통과해 비고에 들어갔었고 검마 공의 유훈도 알고 있습니다.”
“뭣? 육 단계 시험을 통과했다고?”
그 말에 천인지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긴 생각해보면 이런 전율적인 고수로 성장할 정도로 뛰어난 무재를 지녔다면 육 단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게 이상한 일이기도 했다.
“……이 할애비를 많이 놀라게 하는구나. 허허,”
놀라워하던 여운이 어느 정도 가시자, 천인지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자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이 년 뒤인 하남의 숭산이었지. 그때 다른 오대 고수 중 한 사람인 소림신승 공운 대사가 피살되었단다.”
마교주인 천무휘가 살해 당했을 때보다도 사건은 커졌다.
신승이라 불릴 만큼 공운 대사는 중원 무림 전체에 존경받는 인사였기 때문이다. 무림맹에서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를 잡기 위해 구파일방과 중소 문파들이 연합하여 천라지망(天羅地網)을 펼쳤다.
“결과는 알다시피 실패였지.”
그 후로 이 년 뒤에 사파의 거성인 철사권왕 육종겸, 그리고 또 다시 이 년 뒤에 무당파의 제일 검객 무당검선 청면 진인이 극도신에게 살해당했다.
“이때 유일하게 그 자를 막은 자가 바로 본교의 불세출의 검수이신 검마 공이지. 육 단계 시험을 통과했다고 하니 검마 공께서 마도관을 지은 이유를 알고 있겠지?”
“…….훗날에 나타날 극도신과 그 후예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렇지. 하지만 그 준비를 한 것은 본교만이 아니었다.”
“그럼?”
“정도 무림맹의 두 거성인 소림 신승과 무당검선이 살해되면서 정파 내에서도 그 자를 추적하는 비밀의 단체가 생겨났지.”
한 번 호흡을 가다듬은 천인지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중 대사가 속해있는 이 비밀 단체의 이름은 바로 은자림(隱玆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