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정말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만약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큰눈의 남매인 제비꽃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으로 전화위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 이빨 님!”
“선두에 서라! 비록 반쪽 악어지만 악어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 줘라!”
이제 제대로 레벨 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차하면…….’
제일 선두에 선다는 것은 제일 위험한 자리에 선다는 의미다.
그리고 전투 중에 가장 먼저 목숨을 잃는 자리이기도 했다.
‘뭐지?’
상황이 변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노리는 것이 틀림없다.
* * *
나를 선두로 하나둘 동굴로 들어섰다.
나를 선두에 세운 이빨은 내가 죽든 말든 상관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죽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두에 세웠을지도 모른다.
“다들 조심해라! 이달투 놈들도 이제 우리가 공격한다는 것을 안다!”
이빨이 소리를 쳤다.
“예, 이빨 님!”
“땅속에서일어서 족장 뒤에서 횃불을 밝혀라! 밝아야 한다.”
첫 전투 때와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다만 몇몇 전사가 방패와 무기, 횃불과 무기를 들지 않고 횃불과 불이 붙은 장작더미를 들고 있다는 거였다.
‘조금씩 전진할 생각이네.’
그래서 동굴 안은 첫 전투보다는 훨씬 밝았다.
물론 나는 상관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전진했지만 의외로 이달투 놈들의 공격은 없었다.
“야오야오 아카키아오요오욥!”
가끔 동굴 안에서 거친 포효가 메아리쳤다.
악어머리 전사들은 이달투 놈들의 포효에 겁을 먹은 듯 움츠리고 있었다.
말의 뜻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포효 속에 들어 있는 감정을 느낀 것이다.
‘저 앞에서 어른거리네.’
초음파와 야간 시야로 인해 동굴 안에서 이달투 놈들이 우리를 보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덤벼들진 않았다.
“죽여라! 놈들이 또 왔다.”
이달투들의 외침이 내 귀에 생생하게 들렸다.
그리고 초음파로 잡힌 감각에 수많은 이달투 놈들이 걸렸다.
‘아까보다 훨씬 많다.’
놈들도 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놈들은 우리를 위협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있기는 하지만 이달투 놈들은 쉽게 공격하지 않았다.
‘유인책인가?’
슈우웅!
그때 내 쪽으로 돌이 날아왔다.
돌의 속도는 빨랐다. 나는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돌을 고개만 살짝 꺾어 피했다.
퍼억!
“으악!”
내 뒤에 있던 전사가 돌멩이에 맞아 주저앉았다. 불을 밝혔다지만 날아오는 돌의 속도는 빨랐고, 내 눈에는 잘 보이지만 다른 전사들의 눈에는 안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혔다. 맞았다.”
“또 던져라!”
동굴 속에서 이달투 놈들이 외쳤다.
다른 전사들은 이달투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지만 나는 이달투의 언어를 흡수했기 때문에 놈들이 뭐라고 지껄이는지 똑똑히 들었다.
“돌만 던져라! 이러면 그냥 갈 수밖에 없다!”
“알았다!”
“그래도 안 가면 동굴 공터까지 들어올 때 한꺼번에 공격한다!”
직접적인 근접전을 회피할 생각인 모양이다.
이달투 놈들이 현생인류라지만 아종이고, 머리가 작은 만큼 뇌도 작을 것이고, 멍청할 거라는 내 추측이 완벽하게 깨지는 순간이다.
“천천히 이동한다! 동굴 안에 넓은 공터가 있다고 했다. 거기를 차지한다!”
뒤에서 이빨의 외침이 들렸다.
아마도 이빨은 넓은 공터를 점령하고 그곳을 거대한 모닥불로 주변을 밝혀서 공격의 교두보로 삼을 생각인 것 같다.
“앞에 있는 놈을 맞혀라!”
“아냐! 불을 든 놈부터 맞혀라!”
“불만 꺼지면 놈들은 앞이 안 보인다. 맞다! 위에서 물을 부어라! 대나무 통에 물을 부어라!”
이달투 하나가 이번 전투를 지휘하고 있었다.
‘……대나무 통?’
이달투들도 대나무 통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아니면 최소한 잡혀 온 여자들이 이달투와의 생활에서 적응을 하고 대나무 통을 만들어 줬을 수도 있었다.
‘물이라…… 동굴 안에 샘이 있다는 건데…….’
이달투 놈들이 모두 똑똑한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똑똑한 놈이 하나는 있는 것 같다.
슝!
퍼억!
다시 내 쪽으로 투석이 날아들었고, 나는 몸을 틀어 피했다.
“아악!”
그리고 또 뒤에서 횃불을 든 전사가 돌에 맞아 앞으로 쓰러졌다.
‘망할 새끼!’
놈들은 어둠 속에 숨어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숨어 있는 것을 우리는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던져라!”
“물통에 물을 가지고 왔다!”
“돌을 던지고 위에서 부어!”
아마 처음 전투를 벌였을 때처럼 천장에 나 있는 동굴에서 물을 부을 생각인 것 같다.
‘계속 들어가면…….’
뒤에는 날 탐탁지 않아 하는 이빨과 큰눈이 있고, 앞에는 이달투 놈들이 있다.
호랑이 아가리로 들어가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웅! 슝슝!
이달투들은 계속해서 동굴 속으로 전진하는 우리에게 간헐적으로 투석 공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나는 그때마다 살짝살짝 몸을 틀어 날아드는 돌멩이를 피했고, 뒤에 있는 전사들이 어딘가 한구석을 잡았다.
퍼억!
“으악!”
퍽!
“아악, 내 눈!”
개중에는 갑옷에 맞아 멀쩡한 전사도 있었지만 부상을 입은 전사들도 많았다.
쫘아악! 쫘아악!
그때 천장에서 소나기가 쏟아지듯 횃불을 든 전사들에게 물이 쏟아졌다.
지지직! 지직!
횃불 몇 개가 꺼졌고, 동굴 안은 조금 더 어두워졌다.
“이런 망할!”
이빨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만 던질 줄 아나 보지.’
나는 천장에 있는 동굴에서 물을 쏟은 놈을 노려보며 돌을 주워 던졌다.
슈우웅!
퍼어억!
“끄아아악!”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습니다.
바로 메시지가 떴다.
‘나도 투석 스킬이 있거든?’
사악한 미소를 머금었다.
퍽!
“크악!”
“앞에 있는 놈이 돌을 던진다!”
놀란 이달투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물론 악어머리 부족 전사들은 그 외침이 이달투들의 포효처럼 들릴 것 같다.
“우리가 보이는 모양이다!”
“아냐! 절대 안 보인다!”
“보이는 것 같다!”
“저것들은 우리가 안 보인다. 돌이나 던져!”
생각보다 이달투는 멍청하지 않았다.
아마 몬스터였다면 자기가 죽는 줄도 모르고 우르르 달려들었을 것이고, 그대로 우르르 죽어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놈들은 조금 더 신중하게 움직여 나갔다.
“바로 뒤가 동굴 공터다!”
그렇게 간헐적인 투석 공격의 피해를 입으며 우리는 거의 동굴 넓은 공터 입구까지 밀고 들어왔다.
물론 나 역시 투석 스킬을 이용해 이달투의 수를 줄였다.
-레벨 업!
여섯 마리 정도를 죽이자 다시 레벨 업 메시지가 떴다.
“저 키 작은 새끼는 우리가 보이는 것 같다!”
내 투석 공격에 여섯 마리 정도 이달투들이 쓰러지자 내가 자신들이 보인다는 것을 안 것 같다.
“지금이다! 물을 부어라!”
“알았다!”
쫘아아악!
이달투를 지휘하는 놈이 이달투들에게 물을 부으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천장에서 물이 쏟아졌다.
이곳저곳에서 불이 붙은 장작과 횃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젠장!’
“횃불이 꺼졌다!”
“아, 앞이 보이지 않아!”
횃불이 3분의 2 정도가 꺼졌고, 동굴 안에는 석양이 물러가듯 빠르게 어두워졌다.
다시 어둠이 덮치자 누군가가 두려움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고, 악어머리 전사들은 패닉에 빠져 우왕좌왕했다.
‘살기다!’
순간 등 뒤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살기를 느끼자마자 초음파를 사용한 나는 다리가길다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
놈은 어둠을 틈타 소리 없이 흑요석 돌창을 힘껏 내질렀다.
놈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마도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놈도 앞이 잘 보이지 않겠지만 말이다.
척!
나는 몸을 돌려 놈의 손에 들린 돌창의 창대를 잡았고, 힘껏 잡아당겼다.
“으윽!”
내가 돌창을 잡아당기는 힘이 강한 전사 못지않다는 것을 느낀 다리가길다가 움찔 놀라 창대를 잡아당겼지만, 꿈쩍도 안 했다. 놀란 듯 신음 소리를 토해 낸 다리가길다는 창대를 놓고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창대로 다리가길다의 손을 후려친 후 돌칼을 뽑아 놈의 목을 찔렀다.
수우욱!
“크아악!”
거친 비명이 동굴 안에 메아리쳤다.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컥! 컥!”
큰눈이 시켰을 것이다.
‘망할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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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의 생명력이 20분의 1 이하로 하락했다.
그냥 둬도 죽는다.
‘테이밍을 해?’
악마의 유혹처럼 죽어가는 놈을 테이밍하고 싶은 충동이 솟아올랐다.
턱!
내가 망설이는 순간에도 생명력이 하락하던 다리가길다가 끝내 죽었다.
“으음…….”
이제 큰눈과 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이번에는 동시에 던진다!”
“키 작은 새끼에게 한꺼번에 던진다!”
그때 이달투 놈들이 동시에 공격하자는 말이 들렸다.
내게는 정확하게 들리지만 악어머리 전사들에게는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들릴 것이다.
그래서 더욱 오싹할 것이 분명했다.
‘……망했다.’
지그시 입술이 깨물어지는 순간이다.
“동시에 던진다.”
“준비!”
“돌을 던지고 튀어 나가 주먹도끼로 죽인다. 놈들의 무기를 빼앗는다.”
투석은 내 시야와 민첩 때문에 쉽게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한꺼번에 던지면 아무리 똑똑히 보인다고 해도 피하기 힘들다.
또한 나도 사람인지라 머리에 투석을 맞으면 대갈통이 깨진다. 투구의 절심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돌격한다.’
다다닥! 다다닥!
뒤에는 큰눈과 이빨이 있고, 앞에는 이달투 놈들이 있다.
위기를 타파할 유일한 방법은 놈들의 허를 찌르는 것.
생각을 마친 나는 이달투 놈들에게 달려 나갔다.
“너무 나갔습니다! 횃불이 꺼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 내 뒤에 있던 전사 하나가 소리를 쳤다.
“아아악!”
하지만 나는 질주를 멈추지 않고 달려갔고, 악어머리 족장이 준 용의 뼈로 만든 검을 잘라 만든 화살을 뽑아 가장 앞에 있던 이달투 놈의 목을 찔렀다.
“그래, 아주 잘 보인다.”
“크으윽!”
목에 화살이 박힌 이달투는 아무런 소리도 지르지 못했고, 도움을 청하는 듯 눈을 데룩데룩 굴렸다.
그리고 화살을 뽑자 목을 부여잡고 앞으로 꼬꾸라졌다.
“죽여라!”
내 갑작스런 돌격에 깜짝 놀란 이달투들이 이제야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쉬웅! 서걱! 서걱!
으악!
크아아악!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또 한 번 레벨 업 메시지가 떴다.
-난잡한 난도질 스킬이 현란한 난도질 스킬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검술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하여 4성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투지 스텟이 상승했습니다.
으아아악!
이달투의 비명이 동굴에 메아리쳤다.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수우웅! 슈슈슈! 슈슈슈!
퍼퍼퍽! 퍼퍽!
“으악!”
한발 늦게 던져진 돌멩이들이 나를 지나쳐 악어머리 전사들을 덮쳤다.
불이 꺼져 어두워진 동굴 속에서 투석을 맞은 악어머리 전사들의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아아악!”
“죽여라!”
“돌을 던져라!”
“무기를 빼앗아라!”
일제히 돌을 던진 이달투들이 일제히 돌격을 감행했다.
놀랍게도 놈들의 목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기였다.